※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성운은 별다를 것 없이, 그 순박하게 생긴 대로 온화하게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참 생긴 대로인 사람이다. 그냥 확인만 하러 온 걸까- 그렇다면, 이건 정말로 김빠지는 만남이 맞겠다.
“그냥, 이걸 잘라도 되는지 물어보려고요.”
혜우가 길렀다지만 엄연히 자기 머리인데, 자기 마음대로 하면 되는 거 아닌가? 굳이 그걸 길게 만든 사람을 찾아와서 잘라도 되냐고 물어볼 필요가 있을까? 하지만, 혜우의 능력이 무엇인지 아직 모르는 성운으로서는 혜우가 정확히 어떤 원리로 자신의 머리를 길게 만들어놓은 것인지 모르므로 이것을 함부로 잘랐다가 예기치 못한 일을 겪을 수도 있었고, 그리고-
모두가 잠든 밤. 서한양은 혼자 도장에 있다. 두 손으로 무언가를 쥐고 있었다. 창문에서 비추는 달빛에 반사되어 빛나는 무언가. 검이었다.
한양의 주변에는 볏짚들이 둘러싸여 있다. 이 볏짚들은 내일 상대할 블랙크로우들. 서한양은 이 볏짚들을 응시하기 시작했고, 몰입하기 시작했다.
숨이 빨라지게 만드는 녀석들의 살기. 승리의 목적이 아닌 , 살생을 위해 달려드는 녀석들. 어쩌면 생애 마지막 전투가 되어, 말 한마디 하지 못하는 백골이 될 수도 있는 싸움.
서한양은 이런 압박감을 억누른 채, 두 손으로 볏짚 세 개를 횡으로 베었다.
하늘을 비행하는 나비처럼 부드럽다. 이 부드러움은 서한양의 힘을 담아낼 그릇이 되어줄 수 있었다. 견고한 그릇은 담아낸 힘을 어느 곳 하나 흘리지 않았다. 힘을 흘리지 않기에 번개처럼 순식간이었다.
한양의 칼날은 볏짚을 향해 번개처럼 쇄도했다. 볏짚들이 갈라지는 소리가 들린다. 거대한 파도에 맞은 자들 같았다. 갈라진 볏짚들은 잠시 공중으로 맥없이 떴고, 이내 바닥으로 툭 떨어졌다. 블랙크로우 3명을 사살하는데 성공했다.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호흡을 천천히 가다듬기 시작한다. 경직된 호흡은 시야를 좁혀주었다. 공격에도 성급함이 가미된다. 이는 곧 힘을 담을 부드러움을 잃게 만든다. 도예가가 무리한 힘을 주어서 도자기를 망치는 것처럼.
서한양은 오른발을 왼쪽으로 옮긴다. 곧바로 몸을 회전시킨다. 녀석들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살기가 담긴 일격들. 사람을 살인하는데 있어 망설임이 없다. 서한양 역시 죽음의 두려움을 느끼는 인간. 하지만 죽음의 문턱 앞에서 더 대담하고 과감해야 됐다. 죽음이 어색하지 않은 현장. 움츠러들다가는 사냥하기 쉬운 먹잇감이 될 뿐이었다. 몸을 옆으로 회전시키며 공격들을 피해낸다. 바람에 몸을 맡긴 벚꽃잎처럼 가벼운 몸놀림이었다.
공격을 피함과 동시였다. 회전하는 힘을 이용한 공격을 했다. 공방일체가 되어야 했다. 단순히 막아낸다고, 피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반격하지 않으면 계속 막고 피하기만 할 뿐이었다. 회전은 단순히 회피의 용도가 아니었다. 이는 더 큰 힘을 담게해주는 더 큰 그릇이 되어주었다. 회전의 가속력이 붙은 서한양의 칼날. 아까보다 더 빠르고 날카롭게 볏짚들에게 쇄도한다. 오감으로는 인지할 틈도 없이 베어져서 공중으로 날아가는 볏짚들이었다.
서한양의 오른쪽 대각선에서 공격을 준비하는 자들. 한양은 오른발을 앞으로 내민다. 이는 곧 도움닫기가 되어줄 발. 왼쪽 다리를 굽힌 뒤에 스프링처럼 도약했다. 이어서 한양의 몸은 공중에서 팽이처럼 회전하였다. 공중에서 몸을 회전시키며 녀석에게 쇄도하는 서한양. 녀석의 키를 가뿐하게 넘는 도약이었다. 그러나 녀석의 앞에 도착하기에는 도약을 너무 강하게 해버린 탓일까. 한양의 몸은 녀석을 지나버렸다.
하지만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그 볏짚 마저도 베어졌다. 정면을 베려고 도약한 것이 아니다. 정면에 착지하면 녀석의 공격에 당할 수도 있었다. 도약으로 공격을 피함과 동시에 노린 것이 있다. 바로 녀석의 뒷목이었다. 뒤를 공략하기 위해서 필요이상의 더 먼 도약을 한 것. 이를 해석하자면, 더 먼 시야까지 볼 수 있다는 걸 의미했다. 그리고 이것은 어느 검술에서도 가르치지 않는 기술. 서한양이 본능적으로 시전한 기술이었다.
고수가 되기 위한 첫 걸음. 격을 깨는 것. 이것은 곧 파격이라고 불린다. 살점과 피가 튀기는 전쟁터에서는 무술의 '형(形)'에만 의존하면 안 된다. 이 '형'을 깨버리는 자유로운 움직임. 단순히 급소를 공격하거나, 이빨로 물거나, 눈을 찌르는 언페어 플레이하고는 철저히 다른 개념이었다.
서한양은 불속에 든 불나방 같은 검무로 볏짚들을 전부 베어냈다. 깔끔하게 베어진 볏짚들이었다.
"...마인드 컨트롤은 이 정도면 됐을까."
사실 이 수련은 블랙크로우에게 진검을 쓰기 위한 목적이 아니었다. 베어진 볏짚들을 통해서 자신이 흔들리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함이었을 뿐.
블랙 크로우와의 교전을 앞두고 평소보다 난이도를 높인 커리큘럼을 진행했다. 난이도를 높였대도 평소 하던 걸 복합적으로 하는 거라 큰 변화는 없었다.
단지 빡센 체력훈련 후에 원거리 회복 실습 과정까지 잠깐의 쉬는 시간을 제외하고 쭉 달렸으니 신체적으로 한계에 다다랐을 뿐이었다.
탱크톱과 반바지 차림으로 체력훈련을 마치기를 1시간 15분 휴식 후 들어와 위에 저지 하나만 걸치고 실습실에 들어갔다. 거기서 다시 1시간에 걸쳐 다방면으로 능력을 연산하는 실습에 임했다.
그 결과 완전 녹초가 되어 실습실 바닥에 뻗는다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볼썽사납게 드러누워 거친 숨을 몰아쉬는 나를 보고 유준이 다가와 낄낄 웃었다.
"보통 이쯤 하면 체력이 좀 붙던데 넌 어째 제자리 걸음이냐. 너 나중에라도 운동 하지 마라. 필라테스 같은 거나 해. 유연성은 좋으니까."
저게 조언인지 놀리는 건지. 누워서 씨근거리고 있으니 그가 슬근슬근 걸어 어디론사 사라졌다. 나야 눈에 안 보이면 편하니 그대로 누워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러길 한 5분 지났나. 정신이 가물거릴 쯤, 옆에 툭 놓여지는 소리에 번쩍 눈을 떴다. 누운 채로 두리번거리자 왠 상자가 내 얼굴 옆에 있었다. 이게 뭐냐는 시선을 보내니 백의에 두 손을 찔러넣은 그가 설명했다.
"거 뭐야. 새벽에 왠 털뭉치 같은 꼬맹이가 와서 주고 가던데. 너 주래."
털뭉치?
"나 그때 비몽사몽 해갖고 제대로 못 봤어. 허여멀건하고 쬐깐한 남자애였나 여자애였나- 아무튼. 너 주랬다."
털뭉치 같은... 희고 작은...
당장 일어나 상자를 열어보았다. 안에는 고양이 인형과 작은 메모가 들어있었다.
먕옹이... 네이밍 센스 이상하잖아...
"...어, 야 뭐야. 왜 우는데? 야? 천혜우?!" 어째서야 "야 울지 마 울지 마! 이러면 그림이 이상하잖아!" 더는 기대하기 싫은데 "와씨 이거 들키면 나 또 시말서인ㄷ" 더는 바라고 싶지 않은데... "저런- 박 군. 잘 전달해준다고 하더니 기어코 애를 울렸구만." "그, 아니 소장님이 왜 여기에 계심까!?" "선배... 그렇게 안 봤는데..." "양백담 너 입 안 다물어!" "허허, 박 군은 일단 시말서 제출하게-" "으아악! 이런 젠장!"
[희야] [(연구소 실습실로 보이는 공간에서, 체육복 차림으로 앉아 고양이 인형을 얼굴 앞에 들고 있는 사진)] [고마워] [잘 간직할게] [그리고...] [나중에 물어볼 거야]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뭐 했는지] [대답, 미리 생각해 두면 좋겠다] [(삭제된 메세지)] [나중에 봐]
왜지~? 어쩐지 이 선배에게는 머리를 내주는 일이 많은 것 같다!! 혼자서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에 열심히 고민해보던 중 그러던 중 리라의 이야기가 들려오자 아지의 귀가 쫑긋 선 것 같다.
"저지먼트의 리라 누나죠~? 두 분이 친하구나아~"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묘하게 거리가 느껴지는 말투다. 어쨌든 성운도 친절하고 리라는 밝아서 누구에게나 금방 다가가 친해지는 면이 있으니 친한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 월요일 아침새가 된 성운 앞에서 대조적으로 일요일 아침의 강아지 같은 기운을 뿜어내고 있는 아지였다.
"좋은 생각이에요~ 그럼 번화가 쪽으로 갈까요~"
땋은 머리가 상할세라 패널을 조심조심 벗어내고 팔에 끼고서 성운과 번화가 방향으로 향하는 것이다. 내내 싱글벙글이다.
....
그리고 도착한 거리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봄기운이 느껴지는 따듯한 날씨에 나들이나온 사람들이 유독 많은 듯하였다. 순식간에 자신이 없어진 아지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져 있다. 바들바들 떨고 있는 것은 덤이다.
"서서성운 선배... 부... 부끄러워요..."
성운에게 찰싹 붙어있다가 다시금 성운을 보고서 뭔가 결심한 듯한 얼굴을 하는 것이다. 패널을 자신의 목에 거는 손이 파들파들 떨린다. 마침 근처를 지나가던 대학생 쯤으로 보이는 여성들이 아지와 성운을 발견하고 입가에 손을 올린다.
역시 플래그 브레이커. 라고 해야하나. 플레그한테 브레이크 당한다는 얘기다. 엄청난 힘에 의해 날아간 동월은 날아가는 방향에 있던 문도 뚫어버리고 어느 방에 처박혔다. 와장창! 하는 소리가 들리고, 방 안에 있던 물건들이 강한 충격을 받아 나동그라지는 소리가 함께 들린다. 그래도 다행히 어딜 크게 다치거나 한건 아닌지 얼마 지나지 않아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온다.
융합체를 조우한 애린은, 그것.... 아니, 그것들이라고 해야 할까? 융합체가 속삭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테다. 귀기울여 들어봤자 별 의미 없는 단어들을 내뱉고 있을 뿐이다. 모든 눈동자는 애린을 향해있으며, 한 걸음씩 그녀에게 전진하고 있었다.
애린이 물러났던, 그것에게 달려들었던, 가만히 있었건간에, 충분한 거리를 확보했다고 판단한 융합체는 땅을 박차고 애린에게 달려들었을테다. 다만 압도적인 힘만큼, 그리고 융합된 개체의 수만큼이나 속도가 느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지, 단검을 든 일반적인 스킬아웃보다 느릿한 속도의 주먹이 그녀에게 날려질테다.
그런 와중에 동월은 날아온 충격에 대한 고통을 이겨내고 부스럭 부스럭 일어서고 있었다. 움직일 수 있을만큼 회복하는데에는 오래 걸리지 않았고, 다시 문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애린과 동월이 융합체의 앞뒤를 포위하게 되었다.
" 폼 잡는데 때리다니. 변신하는데 때리는거랑 똑같잖아!!!!!!!!!!!! "
방금 한대 맞은게 분했는지, 알아들을 리 없는 융합체에게 소리치고는, 안주머니에서 작은 물건을 꺼내고 달리기 시작한다. 애린이 공격을 피했던, 융합체에게 카운터를 먹였든간에 동월은 그것의 뒤에서 점프하여 칼을 수직으로 내려찍었다. 그러려고 했다.
우뚝, 하고 허공에 멈춘 자신이 이해가 안된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애린쪽에 잠시 시선을 던졌다가,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 ....... "
저 멀리 복도의 어둠 속에서부터 뻗어온 길다란 팔 하나가, 커다란 손으로 동월의 뒷덜미를 정확하게 잡고 있었다. 상황을 파악한 동월은, 곧바로 고개를 돌려 애린과 눈을 마주치고, 방에서 나왔을 때부터 손에 쥐고있던 검은색 다이얼 같은 물건을 애린에게 휙 던졌다.
" 미안. "
다이얼이 손에서 떠나자마자, 동월은 믿을 수 없을 속도로 당겨져 복도 저편으로 사라져버렸다.
이제 애린에겐 다이얼 하나와, 금속 배트가 남았다. 앞에는 동월은 신경쓰고 있던 융합체가 다시 애린에게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선택할 때다.
활대가 휘둘러졌다. 주문제작품 리커브 보우가 자신의 곡선을 유려하게 자랑하며 호를 그려내었다. 종착지는 파란 머리카락 위다. 아까보다 위력이 좀 더 강해져 있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활'은'이라고 말했던 것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던 모ㅇ
"이름."
아 그 쪽.
"자, 따라해 보세요. 최이경."
하얀 소년은 마음이 넓기에 활 말고는 특기가 없다고 이해할 수도 있는 말에 상처도 분노도 없었으나, 마음이 좁아서 이름을 부르지 않는 건 용서하지 못했다. 제대로 소년의 이름을 부르지 않으면 다시 한 번 '꽁' 될 수 있다. 아마도.
"그러면 좋겠네요! 로켓 추진기보다는 테이저 화살 같은 건 안 나오려나~"
명중률이나 속도는 보정할 수 있다. 좀 더 장력을 강화하면 더 멀리 날아가게 될 테니까. 하지만 화살촉에 특수한 효과를 담는 건, 그런 능력이 아니라면 할 수 없다. 장력을 강화하는 것보다 배로 돈이 들어가니까. 잘 베어내는 것이나 검술 같은 건 개인적인 단련으로 어쩔 수 있지만, '불로 휘감긴 검'이나 '빔을 쏘는 검'은 돈이나 능력이 없으면 안 되는 것과 비슷하다.
"지금까지 동월 선배가 한 말 중에 최소한 3분의 1은 비슷한 효과를 냈으니까 다를 거 없겠네요!"
취급이 조금 너무한데. 이 발언은 딱밤이 무죄일 게 분명하다.
"원거리나 근거리나 은우 부장님이 능력으로 공 하나만 굴리고 있어도 무난하게 패배하게 되는 시점에서 무적이란 단어는 거리가 좀 멀지 않을까요?"
사실 부장님 까지 안 가더라도 한양 부부장님 선에서 끝날 것 같다고, 소년은 생각했다. 최근 알음알음 소문이 흐르는 것 같던데...
당신이 문마저 뚫어버리고 방 안의 물건들이 요란스레 쏟아지는 소리와 함께 저쪽 방 안으로 나동그라지는 소리가 들리자 살짝 어깨를 움츠리며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저 무지막지한 괴이는 이제 막 뭔가를 하려는 태세겠지.
누군가가 속삭이는듯한 소리, 하지만 주의깊게 들어보아도 의미를 찾긴 힘든듯 보였다. 어쩌겠는가, 원만한 대화가 가능할 수도 있는 사람조차 먼저 공격적으로 나오면 골치아파지는데 말이 안 통하는 괴이라면 선 공격, 후 판단이어도 딱히 나쁘진 않겠지.
"ㅖ, 알고 있슴다. 근데 즈는 선약이 있어서 말이에여."
그럼에도 마치 대화라도 하는 양, 서로 의미를 알수 없는 일방적 소통을 할 뿐이었다.
한걸음씩 다가오는 융합체에 맞추어 서서히 거리를 좁히다 이내 땅을 박차고 이쪽으로 달려드는 것이 보이자 그녀 역시 반박자 늦게 앞으로 튀어나갔다. 곧장 날아오는 주먹은 확실히 엄청난 힘이 담겨져 있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그럼에도 사람이 여럿 얽혀있는 덩치 때문인지, 속도는 느려보였다. ...아니면 정말 느렸거나,
몸을 뒤로 눕혀 미끄러지듯 피하려고 하니 꽤나 아슬아슬하게 닿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사실 아주 미묘하게 닿은 것 같기도 하지만 자신의 몸이 유연하지 않았다면 단순히 스친것만으로도 방금 전 당신처럼 멀리 튕겨져나갔을테다.
"때찌임다."
그리고선 주먹이 날아든 반대 방향, 마주보듯 몸을 살짝 틀어 들고 있던 금속 배트를 명치에 찔러넣듯 힘주어 짓눌렀을까? 주먹만 휘둘러도 사람을 저만치 날려버릴 정도인데 고작 이정도로 유효타가 될만큼 맷집이 약하진 않을테다. 과정이 어찌되었든 약간의 거리를 둘 정도로 튕겨져나가는 것은 마찬가지겠지만,
한번의 깊은 심호흡과 함께 저쪽이 달려들기를 기다리던 찰나, 다행스럽게도 그렇게까지 치명타는 아니었는지 당신이 융합체의 앞뒤를 마킹하듯 대치해오자 그녀는 안도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요즘시대에 변신매너 지키는 빌런이 어딨슴까..."
짧지만 강한 불평과 함께 융합체에게 달려드는 당신에게 그렇게 대꾸하다가도 이내 점프하며 칼을 내리꽂으려 하다 허공에 그대로 멈춰버린 모습을 보고선 그녀 또한 잠시 굳어있었을까, 저 멀리 복도의 어둠 속에서 뻗어져나온 긴 팔이 당신의 뒷덜미를 확실하게 잡아채 붙든 것이 보였고 방금 전 손에 쥐고 있었던 물건, 검은색 다이얼 같은 것을 이쪽으로 넘기며 미안, 이라는 짧은 말과 함께 빨려들어가듯 복도의 어둠속으로 사라지자 이번엔 탄식 섞인 한숨이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미안한 건, 일찍 사용하지 않은걸 미안해해야 할검다."
마치 굳건한 철판마저 부숴버릴듯한 그림이 그려진 다이얼을 손에서 이리저리 굴리던 그녀는 그것을 안전하게 품 속에 넣어두고선 융합체가 다시금 이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멋쩍은듯 어깨를 으쓱였다.
"머, 그렇게 된 고로..."
이쪽을 향한 무수한 시선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런 시선쯤이야 이미 익숙했다.
"요즘은 히로인이 히어로를 구하러 가는 얘기도 있다덤다? 그거나 한번 도전해볼까 하구여. 여기가 을마나 오래되었는진 모르겠지만서두, 슬슬 상식 개변 좀 하지 말임다."
>>101 (복복이 받고 신난 펭윙!!!!!!) 세계 최고의 검호가 되어 돌아오겠다.... (끄덕) 원래는 신나게 싸운 흔적 온몸에 남긴채로 애린이가 찾으러 올때 평온하게 걸어오는 등장 하려했는데요 이제 다 필요 없어요. 애린이가 구하러 올 때까지 슈뢰딩거의 월월이야. 난 몰라. (??)
>>103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아, 남자들이 일찍 죽는 이유인가... (아님) 근데 아지아지야 우리 세계정복 하려면 은우부터 꺾어야 해.... (안됨)
>>104 뭐라고 고양이 왜 혼자 봤어요 나도 보여줘!!!!!!!!!!!!!! (오열) 그나저나 오늘 춥던데 산책 또 가시려구요...? 따뜻하게 입고 감기 조심하세요...!!!
>>127 일단 거인증으로 성장호르몬 조절이 안되어야 키가 그렇게 크는데 그렇게 키가 크면 발목이나 무릎 쪽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가 많고 기네스북에 나온 사람도 이로 인한 패혈증 때문에 사망했고 몸 관리를 잘해도 혈관이 너무 길어져 심장에 무리가 많이 가기 때문에 50을 넘기는 경우도 진짜 드물더라구요..
활'은'이라고 한 것의 문제점을 모른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지만 그 사실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으니 정말로 괜찮은 것일 수도 있다. 활바보 취급 당한 것 보다 이름이 무시 당한 것에 불만을 지닌 순백색의 소년은, 왜 인지는 몰라도 원어민 발음으로 부르는 것에 고민하듯 고개를 기울였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뭔가 이상하긴 한데 일단 합격."
무엇이 합격일까
"근데 다음에는 한국식으로 불러주시면 감사하겠어요. 저라고 선배를 더 때리고 싶지는 않아서 그래요."
아 폭력에서 벗어나는 의미였구나. 반쯤은 농담일 말을 방싯방싯 잘 웃는 얼굴로 하고서 그는, 동월이 꺼낸 검을 보았다. 무엇이 되는 지는 몰라서 의문이란 표정을 꾸며내어 동월이 어떤 조작을 하는 검을 보고 있자. 곧 그가 설명을 해주었다.
"피ㅋ, 네?"
제대로 된 설명은 아니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소년은 피카츄라는 유명 인사에 대해 알고 있었으니 대충 전기와 관련이 있는 물건이라는 걸 이해했다. 전류가 흐르는 검인 모양이었다. 저건 적당히 폭력적인 비살상 제압 무기였다. 리라 선배가 만든 것일까? 또 다른 유명 인사인 파란 너구리가 떠올랐다.
"호흡처럼 저주하셔서 이상한 걸 모르시는."
사실 저주라기 보다는 사람의 어이를 털어버리는 부류의 말이기는 했다. 소년의 뒷말을 동월이 들었을 지는 모르겠다. 그가 말한 것이 알맞게 폭력적인 팩트가 아니라 퇴마 주문이라도 된다는 듯 머리를 붙잡았으니 말이다.
"?"
진짜 무슨 퇴마 주문이라도 외운 걸까. 저 선배의 머릿속에는 마구니가 있었나.
"아니 부장이라도 그건 먹히죠."
그래도 평범하게 헛소리를 하는 것을 보니 멀쩡한 모양이었다. 예전에 부장님에게 당한 뭔가라도 있는 모양이다.
"은우 부장님은 막는 쪽 같으니까 무의미하죠? 자 일어나세요~ 바닥은 차요~"
하얀 소년은 익숙해졌다는 듯 가볍게 말을 흘려가며 바닥에 쭉 늘어진 동월을 잡고 가볍게 들어 올리려 하였다.
음, 뭐랄까. SCP 정도로 이해하셔도 상관은 없지만, 괴이는 격리가 불가능합니다. 괴이부는 격리하는 애들이 아니에용! 과거에 존재했었지만 사건사고로 인해 사라진 어느 장소 자체가 괴이가 되는겁니다. 일정 조건을 만족하면 낮은 확률로 괴이에 진입할 수 있고, 덕분에 드물게 실종자가 존재합니다. 괴이 내부에서는 괴이들만의 법칙을 따르는 일들이 일어납니다. 장소 자체가 괴이기 때문에 장소에서 일어나는 일, 등장하는 개체들도 모두 괴이입니다. 괴이들의 법칙을 조사하고 분석하여 탈출 방법을 지침서로 만들어주는 곳이 괴이부입니다. 동월이 같은 경우는 수색에 투입돼서 괴이에 바뀐 법칙이 없는지, 지침서는 잘 있는지 확인하고 실종자를 수색하는 일을 합니다. 현재 괴이부 인원으로는 사무업무조 2명, 수색조 3명, 금쪽이조 1명입니다. 감사합니다.
전체적으로 종합해서 말씀드리자면, 나폴리탄 괴담은 지침서만 나오는 경우가 많잖아요? 하지만 지침서만 내놓는게 아니라 지침서를 만드는 사람들과 나폴리탄을 탐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붙인게 지금의 괴이 이야기입니다!!!!
situplay>1597017090>148 좋은 이유로 하는건데 거절은 (아지한테 안기려고 줄 선 사람들 보지 못했다면) 안 하지 사람들 부담스러워지면 바로 리타이어하고(?)
일상 지금 뭐 하는게 있어서 구하면 안되지만 미련 남아서 울부짖어 봤오.. :((
>>151 뭔소리야 동월이 공설(경진주피셜) 꽃미남인데
아 괴이는 괴물에 한정되는게 아니였구나? 와... 진짜 재밌다... 설정 너무 좋다 동월주가 매일 괴이 일상만 돌렸으면 조캣어(?) 금쪽이 ㅋㅋㅋㅋㅋㅋㅋ 얘 전에 언급했던 캐가 담당하는 애지? 그 괴이 나올때 작살나게 일상 읽어야지 ㅎㅎ 긴 설명 고마워 멀티 하느라 손꾸락 아플텐데 (복복복복) 동월이 괴이 일상 볼때마다 레딧괴담 하나 생각나는게 있워
ㅋㅋㅋㅋㅋㅋㅋ재밌어해주시니 저는 매우엄청많이 감사할 뿐입니다 XDDDDDDDD 금쪽이 친구 이야기도 한번 풀어야 하는데... 요새 독백을 너무 안붙잡았더니 감이 너무 떨어진 것 같다에요 :( 앗 저 괴담 처음보는데! 근데 너무 괴이스럽다! 나중에 경진이랑 괴이 가면 써먹어보자!!!! (안됨) 아무튼 잘 봐주셔서 너무 감사해요!!!!!!ㅎㅎㅎㅎ
>>161-162 아무 반응 없구나..... 🤔🤔🤔 그럼 자기가 뒤죽박죽 섞인 모습으로 오는건요? (팔다리 위치가 이상하다던지 이목구비가 이상하던지....) 그냥 죽이나..?
감 주워줄게 (??) 금쪽이 독백 푼다면 나 태그 바라 느낌표도 잔뜩 달아줘 못 놓치게 ㅋㅋ !!! 저 괴담 일어나면 동월이는 눈 깜짝 안 하고 썰고 장경진 그 옆에서 (짤) 하고 있을걸 같은데 아 어쩌지 이 둘 시리어스한 장면 연상할수록 없어 ()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냥 재밌는 설정 보여줘서 늘 고마워~~~~
>>163 혼자 목격하면.. 즉 흑이경 상태면 뭐...잡아서 문제가 생길 게 없다면 잡아 죽이겠죠? 꼭 잡아야 한다면 자신을 그런 모습으로 섞은 게 좋은 건 아니니까 폭발 화살 시험해 볼 거 같네요! 그냥 날려버리게! "....불쾌해서 그래." 라고, 폭발에 휩쓸려 죽은 그것에게 말할 듯
>>164 같이 다니는 애의 상태에 따라 조금 달라질 거 같아요 놀라면서 즐기는 정도라면 적당이 맞춰서 놀란 척을 할 거고, 진짜 무서워서 정신 못 차리고 있으면 눈 감고 옷자락 잡으라고 한 뒤 걸음 맞춰가면서 돌파할 듯한?
생각해보니까 오늘 타코랑 부리또를 처음 먹어봤는데 괜찮더라구요. 거기에 고수가 들어있었고 그것도 처음 먹어봤는데 허브맛이 좀 강하긴 한데 먹으라면 먹을 수 있는 맛이었고요. 그래서 질문! 여러분들 캐릭터는 고수를 잘 먹을까요? 참고로 청윤이는 고수볶음밥도 먹어봐서 잘 먹어요! 매니아급까진 아니지만!
>>16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경진주는.... 강압적.... (메모) (?) 태그까지요?ㅋㅋㅋㅋㅋㅋㅋ 알겠습니다 @푸딩 으로 태그 해놓을게요 ^^ (안됨)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경진이 안그럴거 같으면서 잘 놀라고 무서워하냐구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경진 : ㄴㅇ0ㅇㄱ 동월 : (한숨)돌아가야하네... 이러고 있는거냐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째서 동월이와 경진이는 만났다 하면 개그 상황이 되는가ㅋㅋㅋㅋㅋ (대충 80퍼센트는 동월이 탓임)
>>168 폭발 화살이라니 얼마나 불쾌한 것이야 🤔🤔 하긴 흑이경이는 쿨뷰티미소년이니까 그럴 수 있지! (?) 언젠가는.... 이경이도 괴이에 데려갈것임.... (대충 기다려 짤)
>>175 저도 고수 한번도 안먹어봐서...222 (옆눈) 호불호가 꽤 갈리는 모양인데 월월이는 막 밥에 너무 안어울리고 그런거 아니면 앵간해선 먹을거라 생각해요??
>>18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핑구도 귀엽당^-^ (복복복복복복) 하긴 펭윙이나 펭깅이나 펭긴이나 다 귀엽죠.... (널부렁) 카운터 스톱 오랜만에 듣는다ㅋㅋㅋㅋㅋㅋㅋ 맞어요 동월이 너무 강해진 나머지 0부터 다시 시작하게 된 것 (??) 으윽 흑흑 점례야 미안 그치만 점례 걱정? 이거 못참고 받아보고 싶죠?ㅋㅋㅋㅋㅋㅋ 우리 금쪽이는 언제쯤에나 수색을 나갈 수 있을까.... (동월:평생 못가)
애린의 공격이 성공적으로 융합체에게 들어가고, 융합체는 특유의 신체 능력으로 버텨내긴 했지만 애린이 가한 충격에 한두 걸음 뒤로 물러나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이 타격을 당했다는 사실이 불만인지 여러 개의 발을 땅바닥에 쾅쾅 구르기 시작했다. 몇 개의 머리에서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융합체는 힘은 세지만 속도가 느리니, 잘만 피한다면 어떻게든 제압 또는 떨쳐내고 도망갈 수 있을테다. 붙잡히지 않게 조심해야 할테다. 한 번 잡혔다가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으니.
아무튼 애린이 말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 듯이 고개를 아주 약간 기울인 융합체가, 애린의 눈빛과 살기를 감지하고서 그 수많은 입으로 소리를 질렀다.
[끼야아아아아악!!!!!!!]
입들이 한번의 각양각색의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니,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저런 모습의 괴이가 소리를 지르고 있자니 시각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데미지가 들어올 지경이다. 융합체가 그것을 노렸는진 모르겠지만, 그것은 소리가 멈추자마자 애린이 들어오는 것에 맞춰 앞으로 쿵쿵 걸어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리 괴이라도, 여러 것들이 섞인 융합체라도 지성이 없는것은 큰 문제인지 하나같이 빈틈 투성이였다. 융합체는 애린과 충분히 거리가 가까워졌을 때에, 오른쪽에서는 주먹들을, 왼쪽에선 발들을 끌어모아 양 옆을 공격하려 할 것이다. 여러개의 팔과 발이 있기에 균형을 잃지 않고 그런 공격을 할 수 있는 것일테다. 그래도 빈틈이 많은건 같기에, 잘만 피해낸다면 애린이 원하는 곳에 제대로 된 정타를 먹여줄 수 있을것이다. 잘 풀리면 후속타도 문제 없겠지.
그리고 그만큼 가까워지니, 애린은 융합체에 달려있는 얼굴들과도 가까워졌을테다. 얼굴은 모두 다르게 생겼지만, 전부 울고있는 표정이라는것은 같았을까. 그들의 눈에서 눈물은 흐르지 않아도 굉장히 슬퍼하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을테다. 그리고 애린이 그것의 뒤를 잡는데 성공한다면, 단 하나의 얼굴이 웃고있는 표정이라는 것도 알 수 있을테다.
//무적 시간 종료. 이 융합체는 이제 애린이가 씹고뜯고맛보고즐기고 다 하면서 쓰러트리셔도 좋습니다. 스릴을 좋아하신다면 제압만 해놓고 이동하셔도 상관은 없겠죠...
이미 두번이나 말했다. 그래도 동월의 표정은 한 없이 진지했다. 어떻게 보면 비장하기도 했다. 이름 하나 부르는데, 어디 전쟁 나가는 것 처럼.
" 피카츄피카츄. 이거 백만볼트도 쓰고 아이언 테일도 쓸 줄 알아. "
백만볼트는 도신에 전류를 흐르게 하는 기술이고.... 아이언 테일은, 그냥 칼날로 베는거다. 아이언 테일 맞지 뭐. 타격기가 아니고 참격기라는 것만 빼면 말이다.
" 내가 언제 널 호흡처럼 저주했냐!!!!!!! "
바닥에서 버럭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퇴치 당한 주제에 무슨 목소리가 저렇게 큰가 싶다만은, 원래부터 한 번 소리를 지르기 시작하면 기차 화통을 3겹은 겹쳐 먹은 사람처럼 자주 저러니까 이상한 것은 아니었다.
" ......그럼 새틀라이트 빔을 가지면 세계 지배가 가능한건가? "
이경이 일어나라며 그를 잡아 올리고는 있는데, 잡힌 부분만 주욱 끌려 올라가고 나머지 부분은 바닥에 붙어서 생각에 잠겨버렸다. 아무리 새틀라이트 빔이라도 세계 지배는....... 되지 않을까? 핵을 정통으로 후려맞는게 아니라면야 전부 다 이길 수 있을지도? 일단 부장에게 통한다는 것부터가.
situplay>1597017090>168 배려 넘치는 너란남자 최이경 너무 귀여워 이 순둥이 어찌할꼬... (복)
ㅋㅋㅋㅋㅋㅋㅋㅌㅋㅋㅋㅋ 경진이랑 여로 버리고 가는거냐고ㅋㅋㅋㅋㅋㅋ 어쩔수 없지 걔네 둘은 서로 의존하며 탈출해야... (상대가 성여로)
situplay>1597017090>175 막입이라 호불호 갈리는 것도 잘 먹고 다 잘 먹어!! 고수도 굳이 찾아 먹진 않는데 올라가 있으면 맛있게 잘 먹는다
situplay>1597017090>181 회색 털뭉치 점례? 아귀여워~~~~~ 점례가 두배가 되어버렸어 날 점례확대범이라 불러
situplay>1597017090>184 맞아 난 광공이야 (잘생긴 웃음) ㅋㅋㅋㅋㅌㅋㅋㅋㅋㅋㅋ 태그가 왜 푸딩이야!!!!!!!! 내 이름 석자!!!!!!! (안됨) ㅋㅋ 경진이 점프스케어에 약해 동월아 장경진이 괴이에 휘말리지 않길 빌어라. 네가 힘들고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첫 단추를 너무 잘 꿰매서 관계성 이렇게 되어버린 더블유 더블유 더블유
situplay>1597017090>190 뭐야 프리허그 진짜 해주는 거였어?????? 드립으로 들었어 미안타 나도 줘!!!!! .dice 1 2. = 1 1. 은 2. 세
>>206 아무 수식어 없이 광공이면 그냥 잘생긴 사이코인게 (아님) (잡혀감) 핫하하 @장푸딩 으로 해주마 핫하하하!!!!!!!!!!!!!!!!\ 괜찮아요 동월이라면 경진이를 믿고 '혼자 나갈 수 있지?' 라며 웃으며 보내줄 것 (안된다) 경진이가 진짜 혼자 가면 근처에 숨어 쫓아다니면서 위험한거 쳐내주고 놀라는거 보면서 웃고있겠지 동월 : 엌 또 놀랐다ㅋㅋㅋㅋㅋㅋㅋㅋ
situplay>1597017090>22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상황에 허탈해서 웃는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ㅌㅋㅋㅌㅌㅌㅋㅋㅋㅋ 이경아 "여로랑 둘이 둘수 없어서"라니!!!!!!! 여로 그렇게 못 믿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면 역으로 여로 장난에 경진이가 승질낼까봐 그러는 걸까 (여로주 난 여로 장난 좋아 사랑해 평생 쳐줘) ㅋㅋㅋㅋㅋㅋ라이온킹이냐고!! 경진이 귀신의 집은 갑툭튀 없는 이상 잘 내비 해서 다닐것 같아서 이경이 앞서가면 그냥 보폭 넓혀서 같이 걸을듯 야 얘네 이럴거면 왜 들어간거지()
situplay>1597017090>223 잘생긴 사이코 좋잖아 이런 외모로 미쳐돌아가는 말을 한다니 (???) 좋다고 말해!!!!!! ㅋㅋㅌㅋㅋㅋㅋㅋㅋ 응..........장푸딩으로 달아줘.................. 그걸로 개명할게.........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ㅋㅋㅌㅋㅋㅋㅋㅋㅋ 동월이한테 손절당했어 힝(아님) (경진: 살아서 봅시다)아니 보내놓고 따라다니면서 위험한거 쳐내준다니 너무스윗한 선배잖아 이런 선배가 푸딩 좀 못 만들었다고 꼽준 장경진 최소 블크 간부(?) 근데 경진이 괴이에 휘말리면 현실감 떨어지는 상황인고로 회피회로 돌려서 이건 꿈이구나 같은 이상한 결론에 도달해서 월이 뒷목 잡게 할 짓 할거 같아() 자기 흉내내는 괴이 얼굴 잡고 “거울로 보는 것보다 잘생겼네…” 하면서 외모품평 한다거나 10분 이상 방황하면 이제 슬슬 깨야지… 하면서 자기 얼굴 따라하던 괴이 인신공양(누구한테) 한다던가 흠,,, 월주 미안하다 사랑한다 미안하다
situplay>1597017090>239 (혹부리 영감이 되어버림) 내 덕에 점례 파워업 했구나 감사인사는 잘 받을게
>>241 어느 쪽이든 얘네 둘은 같이 두지 않는 게 좋겠다는 판단이 있는 탓에.. 근데 모두 여로랑 누구를 단 둘이 두는 걸 가만히 있지 않지 않을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여로주 나도 여로 정말 좋아하는 거 알지) 사실 강하게 키우기 보다는 둘 다 별로 겁먹지 않을 걸 아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경이 먼저 가서 갑툭튀 다 빼놓고 와서 경진이는 그냥 산책 한 번 하고 끝날 듯 얘네는 그냥... 귀신의 집 보내지 말자..
>>242 적흑 계열 예쁘다! 저기 방울도 혜성이랑 잘 어울려~ 그 뭐라고 할까, 일본 무녀? 그 쪽 느낌 나는 건 왜일까...
>>248 ㅋㅋㅋㅋㅋ 이경이 캐치 잘 했어.... ㅌㅋㅋㅋ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취급 받는겄도 너무 여로 설정에 충실한데 ㅋㅋ튜ㅠㅠㅠㅠㅠㅠㅠ 난.. 여로 팬이야 여로주.......... 갑툭튀 다 빼준다니 이경이는 배려 넘쳐 스윗해 그 덕에 경진이 "아!!" 이러는 것도 안 듣고 넘길수 있고 그래... 차라리 그 돈으로 국밥을 사 먹이자...
두 분이 친하구나, 하는 말에 성운은 별 대꾸를 하지 않았다. 그냥 보일락말락한 미소만 보일 뿐이었다. 성운은 아지를 따라 패널을 다시 벗고는 번화가 쪽으로 향했다. 번화가 쪽으로 향하는 성운의 얼굴은 스스로 불러온 재앙에 짓눌려 또 월요일아침새 얼굴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봄기운이 완연한 학구의 중심가. 어느덧 날씨가 퍽 따뜻해졌다고 몸으로 느끼는 것이 자신만이 아니라는 것을 반증하듯, 길거리의 사람들이 하나둘씩 저마다 봄옷을 차려입고 있었다. 성운 역시도 오늘은 야구점퍼에 스웨터가 아니라 셔츠에 가디건 차림이다. 이 며칠간의 좋은 봄날씨가 끝나고 나면 아마 멸망의 지옥불이 내리쬘 테다만, 그 때 걱정은 그 때 해도 되겠다. 지금은 지금 걱정만으로 벅차니까. 성운은 월요일아침새 얼굴을 한 채로 아지의 옷깃을 꼭 쥐었다.
“저도 그렇긴 한데······.”
그리고는, 아지를 올려다보며 있는 힘껏 월요일아침새 얼굴을 거두고 결연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래도, 아지가 이걸 하고 싶었던 이유가 있을 테니까요. 한번 해봐요.”
성운 역시 아지를 따라 패널을 목에 걸고, 끈에 걸린 꽁지머리를 패널 밖으로 뽑았다. 프리허그 패널이 앞에 매달린다. 성운은 떨리고 있는 아지의 손을 꼭 쥐었다만··· 결연한 얼굴과, 아지와 마찬가지로 떨리는 손은 별개다. 그때 자매가 프리허그를 하러 왔다는 말에, 성운은 눈을 땡그랗게 뜨고 그 쪽을 돌아봤다가 잠깐 아지를 다시 돌아보았다.
자매가 아닌 건 맞는데 아지가 남자던가? 골격만 놓고 보면 남자인데, 그렇다고 확 남자인 골격도 아니고, 목소리도 소년이라 할 만하지만 소녀일 가능성을 부정할 정도는 또 아니다. ─자신도 누가 본다면 별반 다를 게 없는 처지긴 한데, 다른 사람을 눈앞에 놓고 보면 또 다르다. 더군다나 젠더 문제도 있다. 성운은 다른 사람이 자신을 정의하는 것을 존중해주고 싶어했지만, 젠더 지식에 대해서는 아는 게 별로 없기도 했다.
아하─ 혜우의 설명에, 성운은 쉽사리 납득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세포작용을 촉진시키는 능력이라면 갑자기 머리가 이렇게 길어진 것도 이해가 간다. 저지먼트에 치료와 관련된 능력자가 있다고 들었는데 그게 이 사람이었구나. 성운은 적어도 혜우가 자신의 머리카락을 늘려놓은 것을 그렇게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다. 다만, 너무 길어져서 움직임에 꽤 거치적거리기에 잘라야겠다 하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러다 뜻밖에 건네어져 온 혜우의 요청에, 성운은 고개를 갸웃 기울였다.
꽤 흔쾌히 수락한다. 조건으로 따라붙은 질문도 대답여부는 어디까지나 선택사항이다. 인첨공의 이능력자는 각자 어떤 현실을 품고 있을지 모르므로 이렇게 쉽게 이능력자의 요청을 허락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만, 혜우는 저지먼트였고, 성운에게는 저지먼트 부원들에게 갖는 기본적인 신뢰가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 신뢰는 꽤 넉넉한 편이었다. 한순간에 오른손을 미라처럼 말라비틀어지게 했다가 원상복구시킨 것도 아니고, 머리 좀 길게 한 정도니까.
적당히 유효타, 하지만 공격이 먹혀들었다는게 여간 기분이 상한 것인지 여러개의 발이 발을 구르며 쾅쾅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과연 저만한 덩치에게 잡히면 어떻게 될지, 호기심이 생기면서도 아까 당신이 저만치 날아갔던 그 힘으로 무엇인들 못할까. 라는 생각에 금방 정신이 드는듯 했다.
이내 자신이 명백한 적대적 분위기를 풍기고 있음을 본능적으로 직감했는지 여러개의 입들이 저마다의 톤으로 소리를 내지르자 그녀는 아주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그 여러 울림에 머리가 지끈거리는듯 했지만 먼젓번 겪었던 기괴한 독전파(캐퍼시티 다운)보다는 약간이나마 나은 처사이긴 했다. ...물론 저 비주얼은 상당히 깼지만, 괴이라는 존재를 처음 접하는 것도 아닐 뿐더러 저런식의 기괴한 뒤틀림은 그녀도 몇번이고 봐왔으니까.
"아주 훌륭한 배틀 크라이였슴다."
소리가 잦아들자 쿵쿵거리며 자신과 맞추어 걸어오는 융합체. 다만 이번엔 거리가 가까워지자 오른쪽에선 주먹들을, 왼쪽에선 발들을 한데 모아 양 옆으로 공격하려 하는 것이 보였으려나? 발도 여러개, 팔도 여러개, 머리도 여러개니 저런 판단이 가능한 거라고 생각하는 그녀였다. 이게 바로 사공이 많기에 융합체가 산으로도 가지 못하고 상자 안에 있는거 아닐까,
최소한 저런 행동마저 보완하는 여러개의 발이 있지만... 그녀는 그런 융합체의 공격에 아랑곳하지 않고 금속 배트를 크게 휘두르며 발을 공격했다. 아무리 융합체라고 한들 그것들이 뭉쳐진 본질은 사람의 내구도, 완벽히 쳐내진 못한대도 최소한 방향이 틀어지게 할수는 있었다. 다만 궤적이 정확하게 이쪽으로 쇄도하는 주먹에서 끊겼기에 쥐고 있던 금속 배트 채로 내던져질 뻔했을까? 잡혀버린 자신의 무기를 지지대 삼아 도약한 그녀는 팔, 어깨, 머리순서로 강하게 발돋움을 하다 융합체의 뒷편에서 특이한 얼굴 하나를 발견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그 여러개의 시선들은 분명 슬퍼하는 표정이었을텐데, 유독 등 뒤에 있는 하나의 얼굴만이 기분나쁘게 웃고 있던 것이다.
"어디서 혼자 쪼개고 있슴까,"
왼손들이 자신에게 달려들기 전에, 아니면 오른손들이 다시 잡으려 하기 전에 머리에서의 발돋움이 끝나자 허공으로 떠올랐고, 그녀는 품 속에서 칼을 뽑아내는 것처럼 익숙한 모양의 하얗고 미약한 광택이 느껴지는 둔탁한 물건을 꺼내었다.
"표정이 마음에 안들어 벼르고 있었슴다."
그리고 알수 없는 말을 내뱉으며 그 웃는 얼굴의 미간에 정확하게, 뼈모양 도구의 돌출된 부위로 정확하게 내리찍었다. 다들 울고 있는데 혼자서 웃었다는 죄목이었다.
>>417 처음에는 생쥐굴처럼 눈에 안 띄는 거점 하나 만들어놓고 거기에 자원을 최대한 모으지만, 한 지역에서 모을 수 있는 자원에는 한계가 있다는 걸 알고 이동수단을 구하지 않을까요. 자전거나 자동차가 있을 텐데 아마 자동차를 선호할 것 같네요. 자전거는 조용하지만 적재량에 한계가 명확하니까... 성운이는 적재량과 정숙함 둘 다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둘 중에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정숙함을 포기할 것 같죠.
전부터 인상을 보고 생각한 건데 이 선배, 사람 말을 너무 순순히 듣는 거 아닌가. 내가 정말로 그런 의도가 아니었으면 어쩌려고. 원래 쉽게 믿는 건지 아님 아무래도 상관 없다고 생각하는 건지.
빤히 바라보다 눈을 옆으로 슬쩍 굴렸다. 어떤 사람이든 아무려면 어떨까.
"딱히 비밀로 할 것까진 없어서요. 음, 그걸로 보석을 만들 수 있다고 하길래 맡겨볼까 했죠."
얼마 전 내 머리카락을 맡긴 타 연구소에서 연락이 왔었다. 정확히는 내가 아니라 유준에게 온 거였다. 혹시 머리카락의 샘플을 더 구해줄 수 있냐는 연락이었다.
"랩그로운 다이아라고,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는 보석이 있어요. 거기에 머리카락에서 추출한 생체정보를 담는 건데, 능력자의 것을 쓰면 내부에 특이한 분양이 생긴다나봐요. 그래서 제 것 말고 다른 객체를 얻을 수 있다면 달라는 요청을 받았기에, 마침 선배님을 보고 생각나서 말씀을 드렸네요."
대강의 이유를 설명하고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불쾌하면 거절하세요."
테스트용 객체야 늘리면 그만이었다. 예를 들면 담당 연구원이라던가, 선임 연구원이라던가. 그가 편한 대로 대답하란 듯 가만히 응시했다.
>>417 처음에는 생존자 캠프에 합류함. 초반에는 검으로 사냥을 해오고 바리게이트 제작도 감독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임. 그러나 캠프에서 일어나는 여러 비윤리적인 행동들을 봄. 쌓이고 쌓이다가 결국 터진 서한양. 캠프원들에게 이에 대해 항의하지만 반동분자로 낙인 찍힘. 결국 덤비는 이들을 다 죽이고, 힘없는 사람들만 캠프에서 생존하게 됨. 서한양은 혼자서 캠프를 떠나는데, 이렇게 살아봤자 의미가 없다고 생각함. 인간성을 상실한 세상에서 살아갈 의지를 잃은 서한양은 스스로 재앙에게 몸을 던져서 눈을 감으려고 함.
그런데 안 죽음. 겨우 목숨이 붙은 상태였음. 한 노인이 앞에 있고, 개 한 마리가 쓰러진 한양을 핥고 있음. 노인과 개는 한양을 지극정성으로 소생시키고 간호해줌. 몸이 나은 한양은 노인과 함께 정처없이 떠돌아다니면서 노인으로부터 여러 교훈을 배워감. 초중반은 아포칼립스로 가다가, 나머지는 아포칼립스는 그저 배경인 성장물로 이어질 듯!
하루 전이다. 블랙크로우와의 결전 말이다. 누군가는 목숨을 걸어야 될 내일에 대한 긴장을 풀고 있다. 누군가는 방금 말한 이와 반대로 평소처럼 신나게 놀고 있다. 또 누군가는 결전에 대한 철저한 정비를 하고 있다. 서한양은 어느 쪽에 속하는 사람인가. 서한양은 그 셋에 포함이 안 됐다. 서한양은 목숨이 걸린 결전 하루 전에 순찰을 도는 사람이 됐다. 오늘이 마침 순번이어가지고..
"아앗..잠시만! X발..."
한양은 화장실 세면대에서 혼자 욕을 작게 뱉고 있다. 왜냐고? 렌즈를 반대로 꼈다. 끼자마자 알 수 있는 불쾌한 이물감. 심지어 빼려고 해도, 잘 빠지지가 않았다. 겨우 왼쪽 눈의 렌즈를 빼낸 서한양. 그런데 또 문제가 생겼다.
"아잇..젠장..반대쪽 뺏다.."
렌즈를 잘 못 낀 쪽은 오른쪽이었다. 괜히 멀쩡히 낀 왼쪽렌즈부터 빼버린 서한양. 마치 삼국지의 화타가 팔에 독이 퍼지는 관우를 신속하게 치료하기 위해서, 마취도 없이 팔의 근육을 가르고 뼈를 들어낸다. 이후에 뼈에 스며든 독을 긁어낸다. 이를 참아내는 관우를 보고 감탄하다가 화타는 놀라면서 말한다. "아. X벌 반대팔에 했네." .. 마치 이 기분이다.
우여곡절 끝에 렌즈를 낀 서한양이었다. 아직 시간은 늦지 않았다. 부실에 들어갔다. 결전 하루 전에 순찰을 나가는 불쌍한 사람이 한 명 더 있거든.
사실은 은우가 결전을 앞두고는 비번지시를 내렸다. 한양은 은우의 의도가 결전을 앞두고 모두 푹 쉬거나 싸울 준비를 할 여건을 보장해주기 위함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양의 생각은 달랐다. 목화고 저지먼트가 결전을 앞두고 있다고 해서 3학구에서 범죄가 멈추는 건 아니었다. 큰 싸움을 앞전에 둔 것은 우리의 사정이지, 범법자들은 우리의 사정을 알지 못한다. 그렇기에 한양 혼자서라도 순찰을 돌기 위해 나선 것이었다.
"네네. 어디 아픈 곳은 없죠?"
순찰을 돌기 전에 항상 한양이 묻는 질문. 몸상태의 이상여부. 능력의 강함을 떠나서 컨디션이 안 좋으면 임무수행에 기복이 있기 마련이다. 게다가 상태가 안 좋은 부원을 억지로 순찰을 하게 만드는 것도 싫었다. 적어도 은우와 한양이 간부로 자리잡은 저지먼트에서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한 한양의 마음이었다.
한양은 수경이 준비가 된 것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뇨. 잘 준비했어요. 이제 가자고요."
서한양은 순찰을 돌기 위해 자동문 출구로 다가간다. 하지만 다가가는 도중에 무엇인가 생각이 난 듯, 뒤를 돌아봤다. 이어서 수경에게 질문을 했다.
"맞다. 은우가 최근에 비번지시를 내렸어요. 저는 자발적으로 나가는 순찰이고요. 수경양은 원하지 않으면 귀가해도 괜찮아요. 어떻게 하실래요?"
수경은 순찰을 앞두고 가방을 자신의 방으로 이동시키려 합니다. 주머니에 든 건.. 별로 없네요. 순찰할 때 몸을 가볍게 만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아프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는 연산이 복잡한 편이라서 컨디션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그런 다음 부부장님은 괜찮으십니까? 라고 되묻고는 고개를 끄덕인 수경입니다. 그리고 한양이 가자는 말을 하고 일어서자. 수경도 일어섰습니다. 그러다가 한양의 질문을 듣고는 멈칫합니다.
"저는.. 일정이 있어도, 기본적인 루틴을 지키려 노력하는 터라 괜찮습니다." 비번지시 자체는 들었겠지만, 수경은 한양이 없었더라도 순찰루트를 돌긴 했을지도요.
연산이 복잡한 편이라 컨디션 신경을 많이 쓰지만 오늘은 안 아프니깐 가겠다. 멀쩡하다는 뜻이네. 수경은 한양에게 괜찮냐고 되물었다. 항상 그렇듯이 컨디션은 멀쩡한 한양이었다. 한양의 능력은 응용성과 위력에 비해서 연산은 단순한 편이었다. 그래서 컨디션의 영향을 덜 받기도 했다.
"아, 네. 괜찮아요."
분명 몸에 골병이 들 싸움을 많이 하고 다닌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잔병치레나 부상 없이 튼튼하다. 본인 말로는 싸움을 별로 안 좋아한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 부원들의 얘기를 몰래 들어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싸울 때 눈이 도는 자.' 혹은 '싸움에 눈이 돌은 자.' 부원들 사이에서 오해가 돌고 있다. 이를 어째 해명하지. 아, 문제는 이게 아니지.
"그럼 가자고요."
본인이 괜찮다고 했으니깐 가야겠지. 서한양과 수경은 그렇게 학교를 나서서 순찰을 돌기 시작했다.
.dice 1 4. = 2
1. 이 놈들이 대놓고 샹그릴라 거래를 2. 약한애 돈 뺏는 양아치들 발견 3. 저레벨 능력자 괴롭히는 엘리트 능력자 발견 4. 평화로움
인첨공의 양아치들. 아무리 약자를 괴롭히는 녀석들이라지만 바깥의 양아치보다는 훨씬 강할 것이다. 약해보이는 녀석을 건드렸다가 고레벨 능력자면 어쩌려고. 그럴 위험을 감수하고 양아치 짓거리를 하는 것은..그야 살아남을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겠지. 기본적으로 싸움에 잔뼈가 굵은 녀석들이 많다는 거야.
"싸울 의지가 존X게 강하면?"
수경의 투항권고는 먹혀들지 않았다.
수경은 삼단봉을 휘두른다. 삼단봉은 양아치의 팔을 향하기 시작했다. 삼단봉은 얇고 길지 않았다. 그러나 이 단단하고 서늘한 삼단봉은 양아치의 팔에 충격을 주기에는 충분했다. 이 삼단봉은 양아치의 팔을 타격하는 듯 싶었다. 하지만 수경의 삼단봉은 허공을 가르게 되었다.
서한양의 말대로 그냥 껄렁거리기만 하는 녀석들이 아니었다. 수경의 타겟이 된 양아치. 수경이 삼단봉을 휘두르기 위한 예비동작. 삼단봉을 쥐고, 위력과 속력을 내기 위해서 뒤로 살짝 당기는 동작. 그 양아치는 수경의 이런 움직임을 보고 미리 뒷걸음질을 쳐서 거리를 벌린 것이다.
수경의 삼단봉이 허공을 가르자, 바로 이어지는 양아치의 반격. 그대로 긴 다리를 이용했다. 오른발로 수경의 복부를 밀어차려고 했다. 수경이 휘두른 삼단봉을 회수하고, 다시 자세를 잡기 전을 노린 것이다.
최근 보고를 들었을때 느끼는 것은 이때다 싶어서 양아치들이 상당히 날뛰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현 목화고등학교 저지먼트의 뒤에 누가 있는지를 전혀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잡히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을 하고 있는 것인지. 조만간에 스킬아웃이 아니라 양아치들도 한번 청소를 할 필요가 있겠다고 은우는 생각했다.
일단 자리에 앉아 노트북으로 올라온 서류를 전부 체크한 후에, 하나하나 처리를 한 은우는 책상 서랍을 열어 코뿔소 모양 쿠키를 천천히 씹었다. 이제는 만들어진 것이 꽤 능숙해져서 팔 수 잇을 정도까진 되었다고 스스로는 생각했으나, 실제로 팔았을때 잘 팔릴지는 은우도 알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맛이 확실히 나아졌다고 느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어쨌든 그렇게 조용히 앉아있는 도중, 자동문이 열리는 소리가 그의 귓가로 들려왔다. 고개를 올려보니 이경이 들어오고 있었다. 그는 자리에 앉은채로 조용히 손을 흔들면서 미소를 지었다.
"안녕. 이경아. 근무 대기니? 아니면 따로 할 일이 있니? 쉬러 온 거면 쉬어도 괜찮아."
원래 쉽게 믿는 건지 아니면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건지는 지금 상황만으로는 모르겠다. 새삼 참 앳되기 그지없는 이목구비를 보면 그래도 지금은 전자 쪽에 무게를 더 실어줄 수 있을 것 같다. 싸운다니 속인다니 하는 일과는 턱없이도 거리가 멀어보여, 길거리 뜨내기도 이 소년을 쉽게 속여먹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저번 모임 때 은우를 따라 바로 다음으로 완장을 던졌다거나, 최근 이 선배가 스킬아웃들을 때려잡아 올리는 전과를 낸다거나-2레벨 능력자가 포함된 스킬아웃 4명을 삼단봉으로 진압했다는 서류를 본 듯하다- 하는 걸 보면 이 순진한 얼굴로도 코뿔소는 코뿔소인 모양이다. 지금은 혜우가 꺼내는 이야기에 호기심이 동해서 신기하다는 듯 눈을 반짝이고 있을 뿐이지만. 또랑또랑한 눈이 반짝이는 게 아무리 봐도 혜우보다 1살 연상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 옥상 올라가는 소리의 범인은 자신이었으니, 네가 공부하다 나왔음을 모르는 류화였기에 괜히 헛걸음하게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에 미안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며 고개를 끄덕이니, 쉬엄쉬엄하라는 그 말에 옅게 웃었을까. 어떻게 저지먼트에는 다들 마음씨 따뜻한 사람들 밖에 없는 것 같아서. 그러니 저지먼트 활동에 다들 열심히겠구나 생각하니, 이어지는 끝말에 그만 당혹스러운 표정이 된다. 눈을 깜빡이다가, 웃음을 터트리니 따라 눈살을 휘어 눈웃음친다.
"선배 그렇게 피하기만 하다가는, 부장이 언젠가 잔소리할지도 몰라요?"
어려운 것은 없냐는 물음에 류화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스킬아웃이나, 불량학생이라 오늘은 없던 것이라. 옥상은 확인 안 해봤으니 아직 모르는 것이지만. 류화는 살짝 고갤 들어 계단 위에 있을 옥상 문쪽을 바라보다가 말한다.
"아직까진 없었어요. 아 옥상은 아직 확인 안 해보긴 했는데.... 뭐 조용하지 않을까 싶어요."
오늘 하루 아무 일도 없었는데. 설마 옥상에서 갑자기 일이 터지겠는가, 그런 생각을 하고서 류화는 자리에 일어나 옷을 털어낸다.
소년의 머리카락을 보송보송하다고 평가해준 사람은 누구였더라. 곱슬거리는 것은 아니나 숱이 많고 자체가 부드러워, 바람결에 흩날리는 건 때로 새의 깃털처럼 보인다고 한 건 또 누구더라. 누구든 상관 없고, 사실 아무도 그렇게 말하지 않았어도 괜찮다. 어쩌면 누군가의 기억일 지도 모르지. 종이학은 때로 예상치 못한 기억을 옮겨오기도 했다.
"실레합니다-"
방금까지 능력을 사용하던 참이라 손을 감싸고 있던 장갑을 벗으며 소년은 부실로 들어왔다. 무채색, 잘못하면 흰자위와 구분하기 힘들 수도 있는 하얀 눈이 부실 안을 스쳐가다가 누군가의 보라색 머리와 만나 멈췄다. 부러 꾸며내려던 웃음이 천천히 사그라진다. 그리고 그 곳을 채우는 것.. 혹은 비운 것은.
"..아니요. 괜찮습니다."
살짝 반개한, 담담한 무표정. 언뜻 나른하게도 보이는 얼굴에는 감정의 조각 한 점도 없었다. 목소리 역시 다른 사람과 함께할 때의 소년을 아는 자라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무감각하기 짝이 없었다. 고저 없이 차분하게 흐르는, 나직한 소리.
"제압한 스킬아웃들로부터 '채집'해온 정보들을 정리하여 가져왔습니다."
그는 본래부터 온 목적이 이것이었다는 듯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가방에서 노트를 꺼냈다. 상대의 규모가 얼마나 큰 지는 모르지만, 요즘 시대에는 오히려 아날로그적인 기록이 더욱 보안에 좋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별로.."
다만, 조금 아쉬운 것은,
"쓸만한 건 없었네요."
영양가가 많지는 않았다는 것. 물론 그런 감정이 드러나지는 않았다. 일부러 숨기는 것은 아니오, 오히려 편하게 있는 것이다.
"어이쿠. 쉬러 온 것이 아닌 모양이네. 하지만 부실 안에선 푹 쉬어도 되는데 말이야. 바로 일 나갈 거 아니면."
그래봐야 아직 자신들은 고등학생. 저지먼트 일을 한다고 해서 돈이 나오는 일은 없었으며, 어디까지나 사명감으로 하는 것에 가까웠다. 그런만큼 쉴 수 있을때는 푹 쉬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그것이 바로 은우의 지론이었다. 물론, 자신에게는 조금 해당되기 어려운 일이긴 했지만... 그래도 자신도 쉴 수 있을때는 푹 쉬는 편이었으니까. 단지, 지금은 쉬지 못할 뿐이었지.
"스킬아웃이라. 채집이라고 하면 능력을 써서 말이지? 오케이. 고마워. 쓸만한 것은 없었다고 쳐도, 그것을 토대로 추론할 수 있는 것도 있는 법이거든. 일단 나중에 확인해볼 수 있을까?"
이경이 직접 쓸만한 것이 없다고 했으니 본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었지만, 그래도 후배가 열심히 모은 정보였다. 확인을 해서 나쁠 것은 없다고 생각하며, 그는 이경에게 손을 내밀었다.
"아니. 잠깐만! 그럼 지금까지 스킬아웃들을 만나고, 제압하고, 이걸 정리해왔다는거잖아?!"
그러다 문뜩, 떠오른 생각에 그는 저도 모르게 두 손으로 책상을 쿵 치면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그는 안마의자를 손으로 가리키며 이야기했다.
"그..그렇긴 할 것 같습니다.." 껄렁껄렁거리려면 그만한 깡과... 전투적인 경험의 문제가 있긴 하겠지만...(여기서 목소리 한톤 작아졌습니다.)
"미란다 원칙같은 거긴 합니다만..." 목소리가 조금 더 작아집니다. 당연하지만 수경이는 전혀 자신은 없었습니다.. 사실 지금 속으로 이게뭡니까 한양부부장님? 전전혀자신은업씁니다만... 하고 살짝 멘탈이 털리고 있을지도. 수경주는 밀어차려고 발을 내밀면 접촉 후에 옷을 전부 날려버리는 것도 생각했겠지만 수경이는 그것까지는 생각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읏..." 수경은 허공을 가른 삼단봉의 회전력을 이용해 균형을 잡으려 한 다음, 밀어차는 힘을 이용해서 상대방의 균형을 무너뜨리려 시도합니다. 다리를 손으로 쳐내거나. 주머니속에 들어있을 먼지덩어리를 눈 앞에 직배송해서 눈에 뭐들어갔어!를 일으키려 하거나요.
뭐야. 이 애. 내 말을 안 들어. 울상을 지으면서 은우는 이경을 빤히 바라봤다. 부장의 위엄이 고작 이 정도인가? 작년 부장 누나. 저도 막 험하게 하고 그래야했을까요? 그런 대답없는 마음 속 메아리를 크게 울리면서 은우는 다시 자리에 천천히 앉았다. 일단 은우는 노트를 받은 후에 가만히 살펴봤다. 하지만 역시 딱 이거다 싶은 것은 없었다. 뭔가, 다이렉트로 샹그릴라를 거래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조금 눈에 띄긴 했지만, 이건 아마도 최근 자신이 스킬아웃 집단들을 죄다 부숴놓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오케이. 일단 정리해줘서 고마워."
일단 전부 조용히 확인을 한 후, 은우는 노트를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이경에게 돌려주었다. 일단 중요한 부분은 체크를 해뒀고, 검토를 해야 하는 부분도 있었으니, 도움이 아예 안 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굳이 그 사실을 입에 담지 않는 것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큰 도움이 될 거라고 말을 했는데, 막상 도움이 조금도 되지 않았으면 저 후배가 얼마나 상심을 하겠는가. 아닐 수도 있지만...
아무튼 거부를 하는 것에 그는 알았다는 듯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가 취미 생활을 하다 왔다는 그 말에 은우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싱긋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뭔데? 활 쏘는거? 아니면 종이접기?"
아마 이 둘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하며 그는 조용히 정답을 기다렸다. 전자가 아닐까...라고 그는 생각했지만 후자일 가능성도 있는만큼 그는 마치 문제의 정답이 나오는 것을 기다리는 심정으로 두근두근거리는 가슴을 가라앉히며 답을 기다렸다.
스킬아웃보다는 약하겠지. 아 , 물론 길거리의 양아치 치고는 제법 강한 녀석들도 있었다. 꽤 많이 봤던 걸로 기억하는데. 스킬아웃의 간부급으로 있어도 아깝지 않을 주먹. 그런 주먹을 가진 녀석들이 가끔 양아치들 사이에서 나오기도 한다.
서한양은 수경이 멘탈이 점점 수그러드는 것을 모르고 있을 것이다. 아마 눈치를 채도, 마인드 컨트롤을 어떻게 해갈지 계속 지켜보겠지. 양아치는 수경의 복부를 발로 차려고 했다.
"수경양! 앞차기는 옆으로 빠지면서 피하는 거야! 뭘 손으로 치려고 해! "
아, 물론 손으로 발을 쳐낼 수는 있다. 발등이나 발끝을 쳐내서 킥을 끊어먹을 수는 있어. 그런데 이건 글러브가 있을 때 얘기고. 맨손으로 쳐내면 존X 아프다고. 하체하고 손의 힘 차이가 얼마나 큰데. 중심은 안 무너지지.
"으악!!"
다행히도 수경은 먼지덩어리를 양아치의 눈에 배송해주었다. 그렇게 앞차기를 하다가 멈췄다. 자신의 눈을 비비기 시작하는 양아치. 잠시 전투불능이 되었다. 이어서 두 명의 양아치가 수경에게 덤비기 시작한다. 한 녀석은 몸을 낮춰서 파고든다. 수경의 두 다리를 붙잡아서 움직임을 봉쇄시키려고 하는 것이다. 나머지 하나는 봉쇄가 성공하면, 수경의 얼굴에 펀치를 던지려고 한다.
농담인지 아닌지, 조언인지 무엇인지. 어조의 변화가 없었다. 대충 정리하자면, 방금까지 쉬라고 하던 말을 거절한 것이 조금 소년의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었다. 또한 은우 역시 조금 정도는 쉬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마음도 있을 테고. 노트 속 내용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직설적으로 쏘아붙였어도 '그런가요. 아쉽네요.'라는 것으로 반응을 끝냈을 소년은 은우의 질문에 천천히 대답했다. 어쩐지, 은우가 대답을 기대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활을 조금."
실제로 오늘은 많이 쏘고 온 것은 아니었다. 감각이 둔해지지 않도록 조금. ...적당한 위치에 책상을 두고 그 위에 의자를 얹은 뒤 그 위에 서서 균형을 잡으며 화살을 쏘기는 했지만 아무튼 소년의 시점에서는 조금이었다.
"최근 좀.. 시간을 쏟게 되네요."
이대로 말을 멈춰도 은우가 말을 이어줄 것임을 알고 있었으나 소년은, 대화라는 건 상호간의 연결이라는것을 이해하고 있으므로. 제 턱을 검지로 톡톡 치며 얕은 고민과 대답을 이어갔다.
"..목표가 생겨서 그래요."
어디까지 말해야 할 지는 모르겠다. 아주 친해서, 무슨 말이든 들어도 좋은 사람이 아니라 어느 정도 말을 걸러야 하지만, 동시에 아주 깊은 비밀을 알게 되어 가면을 벗어본 사람은 조금 달라서.. 선을 정하기 힘들었다.
>>670 무슨 소리인지 이해를 못한 이경이가 무심코 "불륜이니." 하고 중얼거릴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시 생각을 정리한 뒤 작품 상 저 둘이 부부이고 경진이는 저 여캐랑 사귀는대체무슨소리일까경진이는<<으로 흐름이 간다.. 그리고 그냥 '많이 좋아하는 캐릭터겠지..'로 끝날듯..
>>679 (솔직히 큰 문제는 아닌가 싶지만 세은이가 싫어한다고?) 너는 우리의 적이다 2위.
"활이라. 대단하다고 생각해. 나도 전에 한번 게임장에 가서 쏜 적이 있거든. 그런데 영 못 쏘겠더라고. 나는 역시 굳이 따지자면 공기탄을 가볍게 쏘는 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아. 에어로키네시스 능력자라서 그런가."
대기를 다루는 능력자, 에어로키네시스. 물론 공기탄을 쏘는 것과 에어로키네시스 능력은 그다지 연관성이 없었다. 청윤처럼 아예 그 자체가 능력이라면 또 모를까. 하지만 사격은 나름 자신 있다는 듯, 그는 괜히 자리에서 일어난 상태에서 총을 쏘는 시늉을 보였다. 물론 그렇다고 그가 진짜 총을 쏜 것은 아니었고, 어디까지나 오락실에서 가볍게 몇 번 쏜 것이 전부일 뿐이었다.
한편 최근 시간을 쏟고 있고, 목표가 생겼다는 그 말에 은우는 고개를 갸웃했다. 뭐지. 졸업 후에 인첨공 내에서 궁도 선수가 되려는 것일까. 궁금증을 품으며 그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그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질문했다.
"그렇게 말하니까 궁금한데? 어떤 목표야?"
물론 말해줄지는 모르겠디만, 그래도 물어서 손해볼 것은 없었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물어보기만 하는 것은 페어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은우는 살며시 조건을 하나 내걸었다.
"말해주면 나도 네가 궁금한 것 한가지를 답해줄게. 뭐든지."
살며시 미끼를 던지고 그는 낚시대가 흔들릴지, 흔들리지 않을지를 지켜보기로 했다. 물지 않는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응할지 말지는 어디까지나 이경의 자유였으니까.
>>71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요. 그게 아니라 건의사항인가 했거든요. 음. 그쪽이로군요! 글쎄요. 은우는 아마 그럴 일이 거의 없을 것 같기도 하고...얘에게 있어서 최악이면... 그냥 대재앙이 아닐까요. (옆눈) 세은이는 아마 눈을 감고 어떻게든 그 자리를 피하려고 할 것 같아요. 더 최악의 상황이 되기 전에 일단 자신의 안전을 확보하려는 느낌으로 말이에요. 네. 도망치는 거 맞습니다. (옆눈)
>>707 괴담 사건 이후로 시간이 좀 지났는데 리라는 지금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 일과 관련해서 뭔가 추리라던가 행동한게 있는지 궁금해요!!
>>712 월이한테.... 그런 일이 뭐가 있을까.... 썰어야 하는 상황이라 생각해서 능력을 이용해 썰어버렸는데, 그걸 썰어버린 결과로 인해 무고한 누군가가 죽거나 다쳤을때인가...? (흠) 그런 상황이 온다면, 진짜 펑펑 울면서 무릎꿇고 죽도록 사과만 하지 않을까요.... 소용 없다는걸 알면서도 끝까지 그 사람과 가까운 지인들에게 사과하고, 그 사람들이 원한다면 언제든지 달려가 도움을 주는 뭐 그런 느낌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737 이걸 물어보다니 일단... 밤에 잠 못 자는 이유 중 하나가 이거야! 시원하게 해결되지도 못했고 해준 건 얄팍한 추모뿐이고 이래저래 죄책감이 좀 쌓였달까! 블크전 앞두고 장비 짜고 머리 굴린다고 추리는 못했을거 같은데 행동은 가끔 그 근처에서 어슬렁거리는 정도로 했을 거 같다~ 한번쯤은 문 다시 그리고 들어가서 정리라도 해둘까 했을수도 있었을거 같은데 막상 들어가고 나니까 자기가 함부로 손대는 것도 좀 그럴거 같아서 결국 아무것도 못하고 나왔다고 하네~
situplay>1597017090>717 혜성이의 능력은 파괴보단 색적이 뛰어나니까 말이지 예를 들어 인질 구출을 위해 아지트에 침입하기 전에 미리 색적을 통해서 인질과 적이 안에 있는 걸 확인했고, 핀포인트로 초음파를 통해 적을 공격했는데... 하필이면 음파에 반응하는 폭발물이 있어서 건물이 통째로 무너져 버린다거나
근력이 부족해서 그런 건 아닐까요. 하는 말을 직접 하지 않을 정도로 소년은 분별력이 있었다. 게임의 영향인지 활 다루는 걸 민첩이나 손재주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활은 결국 힘으로 당기는 것이다. 하얀 소년은 잠시 은우의 몸을 살폈다. 능력에 의존하여 단련을 잘 하지 않는 사람은 아닐까... 하지만 그래도 퍼스트 클래스인데 운동은 하고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
"실을.."
특별히 숨길 일은 아니기에 소년은 망설임 없이 은우가 던진 낚시대를 흔들었다. 입에 넣었다기 보다는 잡고 흔드는 수준으로 간단히 알리고 있었다. 가벼운 한숨으로 끊어진 목소리는 예전 사건을.. 실로 타인을 조종하던 그림자의 조각을 쫓고 있었다.
"..맞추고 싶기에."
그렇기에 소년이 하는 말은 언뜻 기이하면서도 확고한 것이었다. 화살 하나에 하나. 아니 그 뒤에 있는 것까지. 확실히 끊고 대처할 수 있었다면 좀 더.. 다른 사람이 안전해 졌을 것이라고. 다행스럽게도 당시에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으나 조금 더 잘할 수 없었을까는 소년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것은 그들의.. 비밀을 알게 된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세밀한 능력조절이 관건인 능력자 제압하려 능력 썼는데 연산 방해된것 때문에 상대가 어떤 이유로든 휘말려서 죽거나 영구적인 피해를 입는다면 당황해서 눈 휘둥그래 뜨고 지 심장소리만 듣고 있을듯 해..? 119 안티스킬 부르고 은우나 한양이한테 사고쳤다고 짧게 고하고. 근데 전에 비슷한 이유로 시말서 쓰는 훈련 올렸어서 이젠 최대한 이상적인 상황 내려고 능력 각 대가리 더 굴려서 잡았으면 좋겠다 (왜 희망사항
>>719 올리면 즐겁게 읽을게 후후후후 (기분나쁜 웃음) 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건 푸딩이라 하기도 애매하잖아! 당연히 죽지! 알았어 경진이 룸메 (헬창 레벨4) 데려올게 어라 왜 얘가 경진이보다 쓸모있어보이지. 금쪽이랑 손 잡고 돌격해야 (안됨)
>>758 우 와아.........랑주 당신....그런 상황이면 진짜 무너지기 딱 좋겠는데 건물이 무너지는 거 보고 안으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주저앉아있다가 다 무너지고 나서 기어가서 시체 꺼내려고 하지 않을까 누가 말려도 그때만 잠깐 멈췄다가 다시 행동 계속하고 끌려가면 다시 기어가서 하고 그러다가 다 수습되면 그대로 뒤로 넘어갈듯
수경은 움직임을 봉쇄하려는 녀석을 피하는데 성공했다. 잡아서 묶어두는 것이 목적이기에 쉽게 피할 수 있었다. 작정하고 잡아서 바닥에 찍으려고 했으면, 가속도가 매우 붙어서 단순히 피한다는 개념으로 파훼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수경은 지나가버린 녀석의 등을 밀었고 , 그대로 바닥에 넘어졌다. 뻘쭘하게 일어난 녀석은 갑자기 한양에게로 달려들었다.
"왜 갑자기 나한테 와."
서한양은 막무가내로 달려드는 녀석의 명치를 공략했다. 삼단봉을 늘린다. 녀석이 삼단봉의 사정권까지 달려오는 걸 기다린다. 거리가 좁혀지면 바로 삼단봉 끝을 앞으로 내민다. 양아치 녀석은 한양이 휘두르며 공격할 줄 알았지만, 그냥 앞으로 툭 내밀어서 공격한 걸 당하고나서야 인지했다. 당황한 양아치는 기침을 하며 쓰러진다. 명치를 찔려서 그런가.
"수경양 조심해요~"
아직 하나 남았다. 수경이 녀석을 밀었을 때, 나머지 한 녀석이 수경의 얼굴을 향해 기습주먹을 뻗으려고 했다.
안타깝게도 은우는 그렇게 근력 운동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었다. 물론 기본적인 운동은 하고 있지만, 제 몸을 단련시키는 정도는 아니었다. 그저 건강을 유지할 정도, 지금의 몸을 유지할 정도, 지금의 체력을 유지할 정도. 딱 그 정도의 운동을 하고 잇었기에 아마 이경의 예상은 정확했을지도 모른다. 물론 은우에게 직접 물어본다고 해도 그가 인정할 일은 없겠지만.
"실이라."
갑자기 무슨 실이란 말인가. 이거 은유적인 표현인가? 그렇게 생각하며 은우는 살며시 고개를 갸웃했다. 이어 팔짱을 가만히 낀 후에 뭔가를 조용히 생각하던 그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야기했다.
"에어로키네시스 능력자들이 가장 기본적으로 하는 훈련이 있거든? 레벨 1때라던가 말이야. 정말로 가볍게 바람을 다룰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대분류로 말이지. 그래서, 아주 가볍게 바람을 퉁기거나 하는 훈련을 하기도 하거든. 거기서 심화되는 이들은 좀 더 심회되기도 하는데, 어쨌든... 나도 그때 꽤 많이 퉁겨봤는데 말이야. 결국엔 너무 머리 아프게 한 곳만 바라보기보단, 조금은 쉬엄쉬엄하는 것이 잘 맞더라고."
말 그대로, 너무 실만 바라보지 말라는 이야기였다. 그 실이 무엇인진 모르겠지만 저렇게까지 말을 하는 것을 보면 분명히 중요한 것이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팔짱을 끼면서 괜히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 부분은 네가 알아서 잘 하겠지. 무슨 실인진 모르겠지만... 꽤 얇고 가늘어서 잘 보이지도 않아서 어려울 것 같은데... 화이팅이야. 그럼 이번엔 네 턴이야. 알고 싶은 거라도 있니?"
물론 나에 한정해서만. 세은이에 대해서는 안돼. 그렇게 확고하게 선을 그으면서 그는 작은 웃음소리를 냈다.
>>765 하하하 새벽에 올릴 것 같으니 경진주는 자느라 못보겠지 (못됨) 흑흑 월월이의 용암 푸딩을 먹고 죽다니 너무해... (??) 금쪽이는 (동월이 피셜)무쓸모인 친구라 같이 있어도 별 도움 안될걸요...? 아 그래도 남들 속 긁는건 짱잘해요. 그래서 맨날 동월이한테 썰림. 경진이 룸메도 금쪽이 반으로 접어버릴 지도 몰라요 (??)
>>76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언젠가 한번 해보고 싶다(??) 핫하하 이경이 답레랑 애린이 답레랑 훈련을 쓰고 나면 시작할 것이다. 당신이 잠든 후에나 올라오겠지!!! (못됨22)
"...." 근데 왜 이렇게 된 겁니까. 같은 생각이 들긴 했지만 일단 이 양아치들을 제대로 인계하거나... 한 다음에 생각하는 게 나을 거라고 생각한 뒤 밀어뜨린 뒤, 발목에 수갑을 이동시켜서 채우려 시도합니다.
"..!" 수경은 한 명을 밀었을 때. 다른 이가 미는 자신을 무방비하다고 여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을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한 명을 미는 상태는 등을 보이는 자세니까요. 계속 긴장상태를 유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조심해라라는 한양 부부장님의 말이 들리고 난 다음 뭔가 날아올 것 같은 방향을 인식합니다. 바람소리로 인식한 걸까요. 몸을 급격히 낮춰서 피하려 한 다음에 명치에 주먹을 날리려...시도는 해봅니다. 제대로 먹힐지 의문이기 때문에 언제든 흙먼지나 돌멩이를 이동시킬 준비는 하고 있겠지만요.
세은이는 애초에 연애에 대해서는 포기, 혹은 체념한 쪽이기 때문에... 아마 관련 떡밥은 없는 것이 떡밥일 것 같네요. 딱히 사랑을 못 느낀다..그런 것은 아니고, 괜히 휘말리게 할 순 없다..라는 것에 가까울 것 같네요.
은우 역시, '퍼스트클래스'라는 점 때문에 그쪽 감정에는 최대한 눈을 돌리려고 하고 있어요. 딱히 사람을 믿을 수 없다. 그런 것은 아니고... 결국 자신이 퍼스트클래스이기 때문에, 접근을 한다...라는 생각을 자신도 모르게 해버리는 자신이 너무나 싫다고 하네요. 그리고 지금은 제 3학구 문제로 머리가 아프기 때문에, 아예 그쪽은 뒷전으로 생각 중이랍니다.
근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묘사로 확정된 은우에 대해서 아는지 모르는지, 둘은 다른 이야기를 시작했다. 물론, 소년은 '부장님도 아침 조깅에 끌어들여야 하나'를 잠시 고민하게 되었지만. 이미 어느 정도 운동을 하고는 있으니 아침 조깅으로는 크게 변하지 않겠지.
"....아.. 조언은 감사합니다. 하지만 괜찮아요."
은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정말로 '실'을 맞추는 훈련이라는 걸 알면 은우의 반응은 어떠려나...
"이제 열 번 중 아홉 번은 맞추니까."
그리고 정말로, 에어로 키네시스 능력자의 도움을 받아 허공에서 흔들리는, 잘 보이지도 않는 실을 열 번 중 아홉 번을 맞춘다고 하면 어떤 반응이 오려나. 하얀 소년은 이번에도 그 그림자가 나타난다면 뭘 하기도 전에 실을 전부 끊어버리겠다고 다짐했다.
"...아."
솔직히, 별로 생각한 건 없었다. 자신이 말한 것은 비밀도 아니었고 양궁부 훈련이 끝나고 양궁장으로 간다면 누구나 볼 수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양궁부가 삼삼오오 모여서 이번에는 몇 개나 맞출까를 가지고 음료수 내기를 하기도 했다. 그래서.... 타인의 비밀을 캐내기 보다는, 언젠가 들려주기를 기다리는 쪽의 사람인 이경은 가만가만 생각을 하다가 아-하고 다시 탄성을 뱉었다. 고저 없이, 침착한 목소리로.
"아깝네. 네가 에어로키네시스 능력자라면 좀 더 이것저것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걸. 어쨌건 에어로키네시스 능력은 뭔가를 맞추거나 날려버리는 것에 특화되어있으니 말이야."
방향을 잘 잡는 것, 그리고 포인트를 잘 잡는 것. 그것이 매우 중요한만큼, 열 번 중에 아홉번이나 맞춘다고 한다면 정말로 에어로키네시스 계열의 능력자였다면 엄청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 은우는 생각했다. 하지만 아깝다고 해서 뭔가가 바뀌는 것은 아니었다. 아쉬움은 아쉬움으로 남겨두며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한편 그의 입에서 에전의 약속이라는 말이 나오자 은우는 절로 고개를 갸웃했다. 약속이라. 무슨 약속 말인가. 최근에 꽤 이런저런 약속을 한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는 일단 침묵을 지켰다. 그러다가 곧 들려오는 말에 그는 가볍게 웃음소리를 내면서 어깨를 으쓱했다.
"너는 욕심이 별로 없구나. 지금이라면 에어버스터의 계좌에 얼마나 들어있는지도 알 수 있었을텐데. 물론, 알아봐야 의미는 없겠지만... 그 정도로 사소한 것이라도 대답할 생각이었거든. 그래야 페어한거니 말이야. 아무튼 크레이프?"
어디를 말하는거지? 자신도 꽤 이곳저곳 둘러본다고 생각하는데 막상 떠오르는 것이 없었기에 은우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살며시 갸웃했다. 그러다가 그는 피식 웃으면서 이경의 말에 대답했다.
"같이 가는 것은 상관없긴 한데, 왜 하필 두 살 많은 동행이야. 대놓고 나를 저격하는 것 같은데? 아무튼... 모든 일이 다 끝난 후라면 괜찮을 것 같아. ...지금은 애석하게도, 여러모로 머리가 아파서 말이야. 당분간은... 조금 더 이쪽 일에 집중하고 싶기도 하고..."
블랙 크로우와의 결전이 다가오고 있는만큼, 지금 누군가와 사적인 시간을 보내는 것은 은우로서는 피하고 싶은 일이었다. 물론 사적인 시간을 보내지 말란 법은 없지만, 결국 사적인 자리에 가서도 이런저런 생각을 할 것이 뻔했고, 그렇게 되면 만나는 사람에게 실례되는 행위가 아니겠는가. 그렇기에 그는 미소를 지으면서 이야기했다.
>>803 연어였다가 불곰이라니. 경진주는 사실 세은이 능력을 가진게 (??) 좋다 세상 징그러운 음식들 모두 경진이한테 보내드릴게요. 제일 약한게 전갈 사탕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그런거에요? 그럼 금쪽이도 죽는거네 아이고 이제 난 돌릴 모브도 남아있지 않아 (오열)
>>814 아닛 아플거 같은 느낌이라니 (왠지 알것같다) 미리 죽으면 어떡해요 이따 월월이 지침서 봐야지(??) 농담이구 힘드시면 얼른 컴퓨터 전원 내리고 침대에서 쉬시기에요... 아무리 주말없이 산다고 하셔도 주말에 아프면 뭔가 억울하잖아요.... (복복복복복)
>>823 그래도 동월이 밤에는 잘자요(...) 오히려 리라 연약한 심성(?)가지고 있는 아인데 머리아플까봐 걱정입니다.... 맞아요 조용해서 좋다고 하더이다... 잘자요 리라주 좋은밤~~~~~
1. 『고독해』 요즘들어 수면의 질이 올라갔다. 쓸데없는 꿈을 꾸지 않으니, 자다가 중간에 수면상태가 불안정해지거나 아예 깨어버리는 일이 없어 같은 시간을 자도 훨씬 피로가 더 해소되는 것이 느껴진다. 상쾌하게 기지개를 키고, 대충 눈곱만 뗀 뒤에 머리카락을 대충 빗질하고는 묶지도 않고 복도를 가로질러 주방으로 향한다. 어제 2인분을 만들어놓고 저녁을 먹고 반을 남겨놓은 볶음밥이 있다. 가스불을 돋구어서는 팬 위에 다시 한 번 더 볶는다. 팬을 한번 능숙한 손길로 뒤쳐올릴 때마다, 밥덩어리들이 아니라 밥알들이 소르륵 하고 팬에 쏟아지는 소리가 난다. 햅쌀밥이 좋긴 좋다. 적당히 고두밥으로만 지어도 밥알이 끈덕지게 달라붙지 않고 알알이 살아 있다. 요즘 볶음밥 솜씨가 더 늘었다. 유튜브에서 본 대로 볶음밥에 계란을 넣을 때 백화수복 두 숟갈을 넣으니 계란 비린내가 한 치도 나지 않아 맛이 훨씬 좋아졌다. 다른 더 작은 팬에 구운 소시지 몇 점과 함께 만족스러운 아침을 먹고, 성운은 샤워장으로 향했다. 항상 이 머리 때문에 남들보다 아침 세수에 시간을 두세 배는 더 써버리곤 하는 성운이었지만, 아직 이것보다 짧게 잘라붙일 생각은 없다. 머리의 물기를 수건으로 뚝뚝 떨어지지 않을 만큼 닦아내고, 성운은 그대로 등교 준비를 한다. 교복 위에 야구점퍼. 슬슬 외투를 더 얇은 것으로 바꿔야겠다. 주머니에 머리끈을 넣은 채로, 성운은 가방을 옆에 끼고 셔터를 올리고는 창문틀에 엉덩이를 걸치고 미끄러지듯이 아래로 떨어졌다. 깃털처럼, 그의 발이 뒷마당에 아무런 소리 없이 내려앉는다. 성운은 고개를 들었다. 녹음과 섞인 콘크리트 냄새, 아침 햇살, 새들 지저귀는 소리.
모든 것이 평소대로다.
2. 『알았어』 “응.” 성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3. 『내가 이겼어』 “자, 그러면······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당신이 한 발언은 법정에서 불리하게 사용될 수 있습니다. 당신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으며, 질문을 받을 때 변호사에게 대신 발언하게 할 수 있고, 변호사를 선임하지 못할 경우에는 국선변호사가 선임될 것입니다. 이해하셨나요?”
"수갑입니다." 운이 없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수경은 주먹을 맞고 쓰러진 이에게 수갑을 채우려 합니다. 너클을 끼고 덤비려는 이를 보지만. 그 눈에는 별로 큰 열의가 없군요. 무기의 문제가 아니었던 걸까요? 아니면 무장해제는.. 잘해서 그런가? 그렇지만 연장질이라고 하며 제압된 것을 한번 보다가... 한양을 슬쩍 보지만.... 기분이 미묘합니다. 겉으로는 드러나지는 않는다지만.. 약간의 갭을 느낀 것 같군요.
"마지막은 부부장님께서 마무리해주셨군요." 감사합니다.. 라고 말하면서 이들을 인계하려 했을 겁니다. 그 뒤엔... 그다지 특별할 일 없는 순찰이 이어지지 않았을까요?
소년은 솔직하게 감사를 표현했다. 표정에 변화 없고 목소리 역시 달라지는 것 없으니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일 지는 몰랐다.
그는 활을 다루는 것에 천부적인 재능이 존재하나, 그와 별개로 총기류는 영 다루지 못했다. 시험 삼아 가본 사격장도 마찬가지였고 오락실도 다르지 않았으며, 심지어 반 친구들의 추천으로 시작한 FPS 게임에서도 소년은 총을 못 맞췄다. 칼을 들면 평균은 하고 화살을 들면 죄 다 쏴 죽이는 모습에서 그가 게임하는 것을 보는 이들은 '너 뭐 하는 사람이야'라는 질문을 들었다. 당시에는 소년도 좀, 표정을 만들기 곤란했다. 무슨 표정이 맞을 지 모르겠었으므로.
아무튼 그렇기에.. 에어로 키네시스를 얻었다고 잘 다룰 수 있었을 지는 모른다.
"누구에게나 알려줄 일이었으니까요."
애초에 대가를 둘 필요가 없었으므로 소년도 그저 기억 저편에 있을 약속을 끄집어 냈다. 당시에는 그저 스쳐가는 말이었지만 지금은 조금 달랐다. 이렇게 말로 꺼냈고, 많은 것이 얹어져 있었으니 조금 정도는 평온을 가져줬으면 한다.
"네."
하지만 거절의 이유와 의지가 확고하니 소년은 깔끔하게 납득하고 물러섰다. 제대로 된 휴식이 될 수 없다면 후회가 없도록 도와주는 게 최선 아니겠는가.
"혹시 잊으신다면.. ...어쩔까요..... 아."
그래도 조금 정도는 기억 해줬으면 하니까... 하관을 감싼 채 고요히 고민하던 소년은.. 조금은 장난스럽게 부탁해보기로 했다.
"잊는다면, 머리 위에 사과를 올리고 양궁장에 서야 할 거에요."
...무표정한 얼굴에 무감정한 목소리로 하는 말이 과연 장난으로 들릴 지 협박으로 들릴 지는 모르겠지만.
"...하핫. 지금 가자고 말한 거였어? 그렇다면 미안해. 지금은... 조금 다른 일을 생각하기 힘들어서 말이야. ...어찌되었건 나는 제 3학구의 퍼스트클래스고, 이 일을 해결해야만 하는 입장이니 말이야."
면목없다는 듯이 그는 살며시 제 머리를 오른손으로 긁적였다. 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지금은 누군가와 시간을 보낸다고 해도 결국 제 3학구 문제에 대한 일만 떠오를테니까. 그 패널티가 무엇인진 모르겠지만, 만약 자신은 살려두고 세은이를 죽이는 것이라면? 혹은 세은이에게 무슨 짓을 하는 것이라면? 이 이상 제 동생을 위험한 일에 휘말리게 할 순 없었고, 죽게 할 수도 없었다. 그렇기에 그는... 지금은 그 외의 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이 어디에도 없었다.
"잊을리가 있겠니."
그럴 일은 없다는 듯, 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단호하게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이어 그는 눈을 조용히 감았다가 뜨면서 숨을 약하게 내뱉었다. 그러다가 제 머리 위에 사과가 올라간 것을 떠올리며 자신도 모르게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래도 역시 조금 무서운걸. 어느날, 갑자기 나도 모르게 사과를 머리에 올리고 양궁장에 서 있는 것은 아닐까 싶어서 말이야. 아무튼, 크레이프를 먹고 싶다면... 너도 여러모로 무사해야하니까 말이야. 죽지 마. 절대로."
다른 부원들에게 꼭 하고 싶었던 말. 그것을 이경에게 보내면서 그는 잔잔한 미소를 머금었다. 결국 살아있어야 크레이프를 먹건, 활을 쏘건, 자신을 양궁장에 세우건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무리했다가 죽으면... 기억 못할지도 몰라. 난."
그러니까 죽지 마. 무리하지 말고. 위험하면 도망가고. 알았지?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그는 미소를 살며시 가라앉혔다.
태양이 고개를 숙인 오후, 주황빛 섬광이 블라인드 사이로 들어와 부실로 밀려들고 있다. 학생들은 모두 귀가했을 시간. 자신 빼고는 아무도 없어 조용한 부실에서 류화는 가계부를 작성하고 있다. 어떻게 이자를 갚고 나면, 이번 달은 조금 빠듯할까. 류화는 정리 된 가계부를 살피며 아랫 입술을 잘근잘근 깨문다. 아르바이트를 하나 더 늘린다면 괜찮을 것 같지만, 이미 아르바이트를 두 개나 뛰고 있는 것인데. 하나 더 늘린다고 한다면 당연히 허락이 내려오지 않을 것이라. 류화는 한숨을 내쉬며 테이블에 머리를 기댄다. 현실의 생활도 챙겨야 하는데, 일어나고 있을 일들도 생각해야 하고. 그 와중에 훈련도 나서야 하니 몸이 하나로는 부족할까. 이럴 때 분신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실 없는 생각을 한다. 헛헛하게 웃고선 스트레스에 으으으, 앓는 소리를 내며 짜증을 부리니, 부실 밖에서도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었다.
오 다른 기회! 한번만 돌렸으니까 한번 더 돌린다! .dice 1 100. = 90 >>922 이거는 지금 다이스 실패하면 한번 더 굴리는 것으로... (옆눈)
>>903 으잌ㅋㅋㅋㅋㅋㅋㅋ (도망) 근데 과연 정말 그게 유익한 정보일까.... 생각이 드는데.... (옆눈) 혹시 모르지 내가 오염된 지침서를 가져올지도!!!! (??) >>913 점례 멘탈은 왠지 안털릴 것 같은데.... (옆눈) 의사 만나서 실종되는게 아닌 이상? (근데 점례는 잡혀가도 점례일 것 같다)
3학년즈입니다 은우(알지?) 혜성(정상인이라는 점에서 특별하게 보고 있음) 태진(특별의 의미가 톰과제리임) 한양(부장이 신뢰하는 특별한 친구야) 철현(나 쟤 헬스부 지나치다 많이 봤어... 샹그릴라 때도 딸기맛을 외친 특별한 친구야) 나랑(특별의 의미가 톰과제리임 2트)
오늘의 아지는 복슬복슬한 짧은 털이 달린 봄 니트를 입었다. 단순히 안았을 때 촉감이 좋을 것 같은 옷을 고른 것이다. 결연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성운을 향해 고개를 비장하게 끄덕이는 아지다. 조그만 둘이서 떨리는 손을 잡고 프리허그 팻말을 목에 걸고 있는 것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호기심을, 어떤 사람들에게는 관심을,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동정심을 유발했을 것이다. 아지는 자매 같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긴장해 있었기에 그 말은 한쪽 귀를 지나 다른 쪽 귀로 통과했다.
"....?"
조금 새하얗게 된 얼굴이다. 왜 성운이 자신을 보고 있는지 의아한 것 같다. 어느새 월요일아침새로 돌아온 성운이 당장이라도 파들파들 말라죽을 것 같이 보이자 그때서야 귀로 들어온 잡음이나 다름없었던 소리를 문자화해서 머리속에서 해독하고 있는 듯하다.
"그야 자매가 아니라고 해야~ 아아 온다아"
쪼그맣게 속으로 비명을 지르는 아지다. 자매라고 얘기했던 여성들이 다가와 초롱초롱한 눈으로 아이를 대하듯 말하는 것이다.
"둘 다 안아도 되는 거 맞죠?" "중학생이에요~??"
아지가 마른 침을 삼키고 대답할 겨를도 없이 그녀들이 팔을 널찍하게 벌린다. 그리고 차례차례 아지를 한번 안은 다음 성운과도 포옹을 시도하는 것이다. 어쩐지 자신이 안은 게 아니고 상대에게 안긴 포지션이 되어 있는 아지가 팻말을 안기 편하게 옆으로 돌린다.
"...중학생 아니에요~!" "그럼 고등학생??" "네에...! 아...! 좋은 하루 되세요~!" "학생도요~"
아지의 자세가 어설픈데도 여성들은 웃으며 토닥여준다. 어쩌면 성운은 한결 나을지도 모르겠다. 차례차례 포옹을 마친 아지는 뿌듯하면서도 폭풍우가 몰아치고 지나간 뒤 혼란에 겨운 얼굴을 하고 있다.
그래도 누군가의 기억에는 영원히 남지 않을까. 희생 마저 도구가 될 수는 있지 않을까. 상흔으로라도 좋으니 영원히 남고 싶다고 하면 기분 나쁘다고 할까. 하여 소년은 입을 다물었다. 저의 생각이, 소원이 일반적인 것이 아님을 이해하고 있었으니까. 그 때 저 사람은 목숨을 건다는 표현을 썼던가.
다른 사람들은 죽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하였으나. 소년은 조금 달랐다. 무채색, 순백으로 들어찬 그는 금새라도 사그라질 듯한 분위기를 품고 있었고... 실제로 죽어도 괜찮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다 끝나고, 양궁장이 아닌 정문에서 만나길 바랄게요."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그에게 다가갔다.
"..은우 부장님의 어깨 위가 조금 더 가벼워지면, 그 때, 부디."
소년이 꺼낸 것은 일전에 몇 번 꺼낸 적이 있던 종이 코뿔소였다. 그것을 은우의 책상 위에 놓아두고 소년은 한 발자국, 부드럽게 물러섰다.
양 옆, 그것도 상체와 하체를 공격하는 까다로운 공격. 팔들도, 다리들도 많아 이게 완전 파훼가 가능한가 의심까지 들 정도인 그런 공격이었다. 애린은 그것을 융합체의 다리를 공격하는 것으로 파훼하려 했지만 수많은 팔들에 막혀 휘두르지 못하였고, 다리를 공격하는걸 포기하고 도약하여 그것의 등 뒤로 넘어갔다. 넘어가서 제일 먼저 보인것은, 역시 수많은 울고있는 얼굴 가운데에 기괴하고 웃고있는 얼굴이겠지.
그것은 애린을 어떻게든 붙잡겠다는 듯이 팔들을 움직였지만, 아무래도 애린이 훨씬 빨랐다. 무려 뼈다귀(...)를 꺼내서 융합체의 얼굴들 중, 웃는 얼굴의 미간에 내려찍는 것이다. 융합체는 공격이 적중하자마자 움직임을 멈췄고, 이내 갑작스레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몇 걸음 쿵쿵거리며 뒤로 물러난 융합체는 수많은 팔들을 미간에 모으며 괴로워하기 시작했고, 모든 얼굴이 울부짖기 시작한다. 아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울고있던 얼굴들이 모두 웃는 얼굴로 변했다는 걸까? 그래도 어쩐지 그 하나의 얼굴과는 달리 기괴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모두 진심으로 기뻐하는 표정들이었다. 혼자 웃던 얼굴은.... 손들에 의해 가려져있어서 제대로 보이진 않았지만 아마 괴로워하는 표정일 것 같다.
자, 그럼 이제 선택의 순간이다. 융합체는 완전히 빈틈투성이의 상태다. 더 공격하려면 얼마든지 공격할 수 있고, 제압당한 상태니 이대로 두고 동월을 찾으러 갈 수도 있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한편, 이라고 해야할까. 동월이 잡혀간 곳은 어느 작은 방이었다. 그 방은 문이 살짝 열려있었고, 애린이 융합체를 끝장내고서 오든, 아니면 냅두고 오든. 안쪽에서는 살벌한 소리가 계속해서 들리고 있을 것이다. 무언가가 맞으며 나는 퍽 소리, 칼에 썰리면서 나는 슈각! 하는 소리, 무언가가 부숴지는 소리 등등.... 시끄러운 소음들이 끝도 없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처럼 들려오다가 이제 다 왔다고 생각한 순간에, 마치 처음부터 그곳은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이, 고요한 정적이 자리잡을 것이다. 마치 그 안에 이제 아무도 없다는 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