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35 하필 경경끼리 중복이 떠서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름은 비슷하지만 색은 대비되는 검은색과 흰색이고 장신과 단신/여성과 남성 같은 반대되는 요소가 있는가하면 존재감이 부족한(어디론가 사라질 것 같은) 분위기, 검은 장갑, 사실 썩 조용한 편. 같은 공통점도 있어서 솔직히 수경이경 콤비 맛있어
situplay>1597009082>962 이경주가 그런 질문 하니까 되게 복잡한 심경이고 막 그럼... (?) 🤔🤔🤔 핸드폰도 튀기면 맛있겠지! (??) 그나저나 만물 케이크설이냐곸ㅋㅋㅋ
situplay>1597009082>963 맞아오~ 라고 해도 정말 별거 없지만 과거 회상으로 필요한 요소다보니...
situplay>1597009082>968 점례가 새벽같이 일어나는데엔 다 이유가 잇소요... 😭😭😭😭😭😭
situplay>1597009082>973 사실 초기안에는 진짜 절대로 어떤 감정도 드러내지 않게 하려고 했는데 그럼 진짜 동태눈깔 광인될거 같아서 희노애락중에 긍정적인 것만 남겨두기로 햇서... 점례가 그동안 살아오면서 진심으로 운적은 딱 한번뿐이지만, :3c (의미심장)
situplay>1597009082>975 견디는건 상관없는데 내가 노잼이라니깐, (와바바바바바박)
>>44 아무리 그래도 1번은 조금 힘들 것 같네요.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는 없는 법이에요. 설정이라고 해도 말이에요. 2번 같은 경우는 가능하기야 하겠죠!! 일시적이겠지만요! 3번 같은 경우는 가능하겠지만.. 물론 이 또한 설정을 하나하나 다 잘 짜야만... 소예를 말하는 것 같은데, 소예의 능력에 영향을 받는다...같은 것이 있다면 가능할 거예요.
하지만 분명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그 어떤 것도 다 불에는 순식간에 잿더미가 되어버리니.. 그 점만 참고해주세요!
어느 병원, 새하얀 침대 위. 하얀것에 대비되는 푸른색 머리를 가지고, 하얀색의 눈을 가진 소년이 구속복에 입혀져 입이 막힌 채로 눕혀져있다. 그는 다만 거칠게 반쯤 막혀있는 숨구멍을 최대한 활용하여 숨을 쉬고 있었고, 6인실이었지만 근처에는 아무도 없었다. '간호사' 들이 방에 남아있던 '환자' 들을 모두 내보낸 탓이었다.
곧 '치료' 가 시작될 예정이니까.
드르륵, " 읍, 으읍!!!! 읍!!!!!!!! "
미닫이 문으로 되어있는 백색의 문이 열리고, 얼굴이 존재하지 않는 '간호사' 들이 들어온다. 푸른 머리의 소년은 공포에 질린 눈빛으로 발버둥치기 시작하지만, 구속복에 침대에 있는 구속구까지 착용된 상태에서 그는 무력했다. 무어라 말하고 싶지만 입에 발라진 테이프가 그것을 방해했고, 그는 단지 최대한 발버둥치며, 공포에 질린 눈동자로 '간호사' 들을 쫓는 일밖에 할 수 없었다.
간호사들 중 둘은 소년의 양쪽 귀에 자리잡았다. 하나는 소년의 정면에 위치한 TV 앞에 섰다.
TV의 전원이 켜지고, 그곳에선 알 수 없는 내용의 프로그램이 시작된다. 소년은 그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잔해져오는 기괴함은 알아차릴 수 있었다. 발버둥이 조금 격해졌다.
그것에 맞춰 양쪽에 서있던 간호사들이 몸을 낮춰, 소년의 양 귀에 알 수 없는 언어들을 뱉어낸다. 입도 없는 간호사들이지만 무언가, 무언가를 그의 귀에 '주입' 시키려 하고 있었다. 소년은 간호사들의 언어에 격하게 발버둥치며 상황을 벗어나보려 하지만, 그는 너무 무력했다.
눈에 핏줄이 점점 올라오고, 나오지 않는 소리를 질러대느라 얼굴은 붉어져있다. 하지만 하얀 눈동자는 다만 공포를 담아내고 있었으며, 초점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흐릿해진 눈빛이 정처잃고 이곳저곳을 헤매기 시작했다. 이 상태가 되면 '간호사'들은 오늘치 치료를 마치고 원래 자리로 돌아간다. 소년은 이 상태에서 구속복을 벗고 3분간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 다만 그 어지러운 시간은 자유를 있는 그대로 얻어낼 수 없게 했고, 어떻게든 움직여보려 이리저리 움직이던 그는 결국 침대 아래로 낙하했다.
쿵! 하는 소리가 주변을 울렸지만 병실 내부에는 아무도 없다. 바닥에 떨어지면서 머리를 부딪힌 덕일까, 그는 머리가 약간 맑아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환자의 물건을 보관하는 캐비넷에서 자신의 칼을 보았다.
은우:뭐야. 저거 하드보일러 영화? 아라:오. 뭐야. 뭐야. 에어버스터? 자신 없어? 저런 분위기 취할 자신 없어? 쫄? 쫄? 쫄? (피식) 크리에이터:이거야 원. 이 아저씨는 저런거 할 나이가 이미 지났어. 저런 것은 젊은이들이나 하는거지. (절레절레) 레드윙:(이미 하는 중)(윙크)
홀리몰리,,,, 혜우 머리 묶은거 너무 취향이야 난 머리 묶은게 제일 좋다는건 어찌 알았대,,,,, 분위기 죽인다 날 죽여 없애줘 혜우우
>>8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질문자랑 안면 없다고 생각하고 써서 그런가 ㅎ헤헤 혜우 부적마냥 가지고 다녔지? ㅋㅋㅋㅋ 경진이 지꺼 뜯기면 "저 위생관념 없어서 남한테서 압수한거 피는데, 괜찮은거 확실해요?" 이럼서 타르 제일 낮은거 한개비 줄 듯 말레 숙성한거 받으면 무난하게 고맙다고 하는데 속으론 혜우 입맛 아저씨라고 생각함
>>129 태진이는 문장에서도 데플이 짙구나 (ㅠ) 난 도배로 안 봐~~~ 잘 보고 있워 :3 이레 친구따라 강남갔다 가랑이 찢어졌던걸로 기억해!
>>133 젠장 나도 변태취급 받고 있던거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정... 스타킹 가터는 싫어할수 없는 조합이지? 막 환호하고 좋아하진 않는데 살 눌리는 묘사가 좋아서 자주 그려 이게 더 키모인가...젠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혜우 귀여워 꼬집는거 대신 경진이 죽빵 날려도 돼(?)
후배의 웃는 표정이 바뀌었다는 걸 혜성은 알 수 있었다. 자신도 저런 표정을 짓기 시작했으니까. 뭔가 이상하다는 걸 알아차릴 수 있던 것은 자신의 말을 듣자마자 겁에 질린 표정을 짓는 후배의 표정을 본 이후였다.
"잠-.."
병원이라는 단어에 후배가 바닥에 주저앉는 모습을 봤을 때, 혜성은 뭔가가 크게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걸 알 수 밖에 없었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얘는 또 왜 이러고. 병원에 트라우마라도 있나? 그치만 여기서는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데. 벽에 기대서 바닥에 주저 앉아서 겁에 질려있는 후베의 모습에 혜성은 주변을 향해 눈을 도록 굴리다가 결국 가까이 다가갔다.
"후배님? 후배님 정신 차려볼래?"
바닥에 주저앉은 후배의 맞은편에 쪼그려 앉은, 혜성의 손이 후배의 어깨를 가볍게 감쌌다. 딱 거기까지였다. 이런 반응을 보이는 사람을 처음 본 혜성으로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트라우마를 겪어보지 못한 평범하기 짝이 없는 사람이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달래는 법을 알 수 있을리가 없다. 혜성또한 그런 상태였다.
/늦었는데 답까지 짧아서 미안해...(이혜성이 트라우마가 없는 애라서 방법이 없었음) 짧게 줘도 된다ㅠㅠ
몸이 얼었다. 이 애는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지. 리라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알고 싶은 건가? 어째서. 그래, 부스 안에 들어올 때까지는 그 또한 다를 바 없었으니 뭐라고 할 자격은 없다. 근데 이건 다르지. 저길 가 보고 싶다고? 누가 봐도 위험하다. 어떻게 될 지 모른다. 재수 없으면 못 나올 수도 있고, 다칠 수도 있다.
"너무 위험해."
하지만 깊은 구멍 속에서 눈을 돌릴 생각이 없는 동월을 바라보면 그가 말린다고 들을까 하는 의문이 솟고 만다. 잡는다고 잡을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혼자 뛰어들어서 궁금증을 해소하고 오라고 말하기엔 걱정이 앞선다. 저기에 뭐가 있을 줄 알고. 한편으론 위급상황 발생 시 도와줄 사람을 불러야 할 수도 있어서 설령 누구 하나가 확인을 위해 가더라도 하나는 여기 남아있어야 한다는 이성적인 생각도 고개를 드는데, 솔직히 혼자 남는 것도 지독하게 무서워서 리라는 이를 악문다. 힘으로 끌고 나가는 건 불가능할 것이다. 눈물로 호소하자니 은빛 눈동자 속의 심지가 굳다. 그럼 남은 방법이 얼마나 있겠는가. 리라는 가볍게 숨을 들이쉬었다가, 내쉬었다. 탁 터져 나온 숨소리는 한숨에 가깝다.
"이걸 아는 게 너에게 있어서 중요해? 반드시 알아야만 하겠어?"
이미 장소가 특정된 이상 문을 지운다고 해도 동월이 오고자 하면 올 수 있게 되었다. 그럴 바에는.
"그럼 같이 가자. 혼자 가는 것보다 같이 가면 대처할 수 있는 방법도 많아지겠지. 핸드폰 배터리 얼마나 남아 있어?"
그렇게 말하며 핸드폰의 손전등 기능을 켠 리라는 구멍 안을 비춰본다. 빛이 끝까지 닿지는 않지만...
"음."
한 번 사용해서 기능을 잃은 투시 안경(이었던 것)을 다시 꺼낸 리라는 그것을 구멍 안쪽으로 던진다. 툭, 툭, 툭. 총 세 번의 부딪히는 소리.
"끈 같은 거 그릴 테니까, 부스 문고리에 묶어두고 가자. 길은 찾아야지."
그리고 포스트잇을 꺼내 리본을 그리기 시작했다. 충분한 길이의 리본이 만들어졌다면 리라는 한쪽 끝을 문고리에 묶고, 한쪽 끝을 동월에게 내민다.
당신이 이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양 자신의 등을 손바닥으로 가볍게 툭 치자 그녀는 살짝 의문이 드는지 고개를 갸웃거렸다.
"슨배임을 뭘로 아느냐, 인검까... ...좀 나쁜말 해도 됨까?"
짐짓 심각한 표정을 지어보이머 당신을 주시하던 그녀엮지만 이내 장난이었다는듯 화사하게 웃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농담임다~ 슨배임한테 어케 그래여~ 근성 만땅의 외모 치고 은근 덜렁거린다고 말할 리가 없잖슴까~"
어깨를 으쓱이며 말하다가 이내 아, 하는 얼빠진 소리와 함께 잠깐 행동을 멈췄을까?
"에헷, 말해버렸슴다-☆"
살짝 빼문 혀와 잔망스레 윙크하는 시선이 그렇게 얄미울 수 없을 것이다. 그대로 꿀밤을 먹여주는 등의 응징을 가해도 그녀는 특유의 리액션만 할뿐, 당신에게 따지진 않았을 것이다. 그거야 확실하게 맞을 짓을 했으니...
"그렇슴다~ 괜한 질문이지 말임다~ 즈는 이렇게 둘이서 와본적이 없단 말임다~ 슨배임도 모르신다 하시믄 그냥 즈 맘대로 고기나 왕창 구워버리려고 했슴다~"
둘 중 어느 누구도 결정할수 없다면 결국 그녀가 나서려고 했겠지. 자신은 그저 책에 쓰여진 피서법대로 준비했을 뿐인지라 실질적인 피서는 어떻게 하는지 알수 없었고, 만약 당신마저 전혀 모르겠노라 했었다면 조금은 와장창파티가 될지언정 그녀의 우격다짐으로 어떻게든 해결했을 것이다.
"오~ 그릴 바베큐도 좋지여~ 사실 이 주변 매대나 음식점들도 알아보긴 했지만, 그건 부족할때의 얘기일테니 말임다~"
경쾌한 움직임과 함께 당신이 짐쪽으로 향하자 그녀는 이미 그 옆 한켠에 배치된 그릴을 가리켰다.
"이런 석쇠 요리법이 제일 쉬워서 서양사람들은 항상 한손에 맥주를 들고 다른 한손엔 집게나 뒤집개를 들고 투덜거린다거나 곰도 냄새 맡고 찾아오다 같이 고기 구워먹고 갈 정도래여~"
...전자는 익숙하게 들었을진 몰라도 후자는 괴담에 가까운 이야기였다. 무엇보다 이런 해변가에 곰이 돌아다닐 리가 없지 않을까?
"그리고... 구울거는... 고기, 고기, 햄, 소시지, 고기, 고기, 고기, 소시지, 엄청 큰 소시지, 엄청 긴 소시지, 엄청 큰 햄, 엄청 큰 고기임다. 그리고..."
여로 1. 옆에 있으면서도 불안한 관계를 사랑이라고 정의내리는 건 너무 우습잖아. - 새벽 세시 2. 어차피 들킬 것이 뻔히지만 사실대로 말하는 것이 두려워서 반드시 사족을 다는 것이 저의 서글픈 버릇 중 하나인데, 그것은 세상 사람들이 '거짓말쟁이'라고 부르며 멸시하는 습성과 비슷했으나 저는 스스로 이익을 얻고자 그런 사족을 이용한 일은 거의 없었으며, 그저 흥이 깨져 분위기가 일변하는 것이 질식할 정도로 두려웠기에 나중에 스스로에게 불이익이 될 것을 알면서도 예전부터 해오던 그 '필사적인 봉사', 설령 일그러지고 하찮고 바보같은 일이라 해도 그 봉사의 마음가짐 때문에 결국 한 마디 사족을 덧붙이고 마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 인간실격, 106p
혜성 지금 이곳은 싸늘한 냉동실 같다. 죽은 고기들이 빽빽히 걸려 있는, 심야의 지하철, 한 역이 지나가고, 다시 또 한 역이 지나간다. ... 지하철 손잡이에 뻣뻣하게 걸려있는 시체들 사이, 앉아있는 나를 바라본다. - 심야의 지하철, 86p
수경 사방에 어둠이 고이더니 금세 발목까지 차올랐네요. 황금빛으로 과열됐던 아파트 서쪽 벽이 감귤 빛으로 가라앉다가 낮은 채도로 사그라지는 것을 바라보면서 이제 나도 가라앉을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제페트, 익숙한 것들에게
혜우 우리는 이미 서로에게 아무것도 기대할 것이 없었고 또 누구에게도 기대를 하고있지 않았으며 그리고 우리는 각기 새로운 생활에 익숙해져버렸다고 대답했다. - 이방인, 117p
그동안 집은 축축하고 습한 공기를 품고 있을 것이다. 엄마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창문을 열어젖히는데, 그러면 밖의 찬 공기가 안으로 들어와 고여있던 공기와 자리를 바꾸면서 집은 생기를 되찾는다. '이 집은, 하루동안 몇 번이나 살았다가 죽었다가 하는 것 같네.' - 아빠가 많아졌다/미타무리 노부유키 60p
셀 수 없이 깨어나 맨발로 서성거리는 밤에 집은 식어 있어. 식은 밥, 식은 국처럼 싸늘해. - 채식주의자 42p
하지만 그는 확인해야했다. 리라와 함께 들어온 이곳이 괴이인지 아닌지를. 물론 그럴 확률은 굉장히 적었다. 아까도 말했듯이 0에 수렴하는 것이다. 하지만 한번 더 언급하자면, 0에 수렴한다고 해서 0이 되는 것은 아니다.
" .... "
중요하냐는 말에는 대답할 수 없었다. 사실 우선순위를 따지자면 리라를 먼저 보내고, 자신이 혼자 돌아와 이곳을 수색하는게 제일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리라가, 그것을 인정하고 집에 돌아간다는 선택을 할까? 글쎄. 지금까지 동월이 봐온 저지먼트 부원들은, 그럴 선택을 할만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 87퍼센트. 충분할거야. "
그렇기에 구태여 '여기 남아라' 라는 말을 부원들에게 하지 않는 것이다. 그들을 신뢰하고 있으니까. 그들은 절대로 자신을. 아니, 사람들을 위험에 빠트릴 사람들이 아니다. 적어도 홀로 내버려 둘 사람들은 절대 아니다.
동월은 리라가 끈을 그리는 것을 얌전히 기다렸다. 그리고 문고리에 묶은 그것을 받고서, 리라를 향해 환히 미소지어보였다.
" 그래서 내가 너희들을 좋아해. "
너희들과 함께 있으면 자신이 버려질거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으니까. 어디선가 넘어져 몸을 웅크리게 되더라도, 언젠가 나타나 손을 내밀어줄 것이라는 것을 믿고 있으니까. 그래서 동월은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곳이 괴이던, 적진이던. 너희들을 위해서라면 언제고 앞장서서 나아갈 수 있었다.
>>329 부원중 노이즈... 제가 생각하는게 맞다면 또다른 수색자입니다. 현재 괴이부에 존재하는 수색자 4명 중 2명은 동월이와 애린이. 1명은 유지혁(동월이한테 무기한 수색 정지 당함) 그리고 나머지 1명이 노이즈였는데.... 이 친구는 딱 1개의 괴이만 담당하며, 따라서 현재까지는 딱히 나올 일이 없었죠. 이름은 백해민 입니다.
이 모브는 원래 엄청 천천히 밝힐 예정이었는데.... (눈물)
>>331 음.... 그냥 응급처치만 해주던가, 사실 치료 안하고 잡담만 하다가 돌려보내도 돼요? 알아서 치료 하겠지. (후비적)
요즘 한 후배가 거슬리기 시작한다. 저지먼트의 후배는 아니고, 학교의 후배인데..이 자식이 요즘 들어 나에게 시비를 거는 일이 점점 많아졌다.
"어이~ 형~ 우리가 실수로 형 밥을 치워버렸네?"
한양이 급식을 먹다가, 물을 따르러 간 사이에 한양의 급식을 치워버리고 무리가 눌러 앉거나.
"형 같은 사람 보면 엄청 한심해. 생긴 거는 전교권처럼 생겨서 왜 이렇게 꼴통이야?"
무리들을 이끌고 직접 한양이 있는 곳에 가서 인신공격을 서슴치 않거나.
"한양이 형이야? 이 누나가 형보다 내가 더 좋다고 해서~"
한양에게 관심을 가진 여학생을 꼬셔서 앞에서 능욕한다던가(정작 한양은 관심 없음).
선을 계속해서 넘어온다. 그 놈의 이름은 2학년 안 세형. 높은 레벨에 전교권의 성적. 여자들에게 소문은 안 좋지만 한 번도 본 여자는 있어도, 한 번만 본 여자는 없을 외모, 그 외에 각종 스펙우수. 능력이라도 약했으면 껄렁배 스킬아웃이지, 능력까지 강한 엘리트 일진이었다.
오늘도 변함 없이 세형이 한양에게 선을 넘는 날이었다. 저지먼트의 활동 중 하나인 환경미화를 감독하고 있었다.
"형! 이런 거 한다고 형 인생이 뭐 달라져? 왜 멍청하게 나서서 쓰레기나 줍고 있어..크큭.. 아, 어차피 말 잘 듣는 개들이니깐 이런 거나 하ㅈ..."
여기서 세형이 말하는 말 잘 듣는 개들은 저지먼트를 말한 것이었다.
"야."
한양은 세형의 말을 끊어버렸다.
"조용한 곳으로 가서 말해. 부장이 들으면 너 뒤져."
"하..이 형 지금 나한테 뭐라고 했냐? 저지먼트 따위가 교내에서 학생을?"
"지금 나한테 죽기 싫으면 따라오라고."
"어이가 없어가지고..."
한양은 세형과 세형의 무리들을 사람이 없는 조용한 곳으로 데려간다.
"나한테 원하는 게 뭐야? 원하는 게 있으니깐 계속 이러는 거 아니야."
세형에게 원하는 게 뭐냐고 묻는 한양. 원하는 게 있으면 최대한 들어줄 테니, 제발 건드리지 좀 말라고 한다.
"뭐? 들어줘? 형, 형은 들어주는게 아니고 당연히 들어야 되는 거야. 근데 난 딱히 형한테 원하는 건 없다? 나는 그저 형 같은 사람들을 괴롭히고 무너뜨리는 데서 희열을 느낄 뿐이야. 뭐랄까..찐따를 그냥 혐오하는 포식자의 DNA랄까..."
"포식자 이 지X 떨고 있네..미친 새X가.."
"형 지금 나한테 욕한 거야? 형 따위가?"
한양은 오른손으로 세형의 왼쪽 뺨에 따귀를 꽂는다. 세형의 고개가 완전히 돌아가버리면서 쓰러진다. 그 뒤에 뺨이 점점 붓기 시작했다. 세형에게 뺨을 때리자, 한 녀석이 한양에게 주먹을 뻗는다.
"으..으아악..!!"
오른발로 앞으로 접어차서 낭심을 차버린 서한양. 그대로 왼손으로 남학생의 뒷머리를 붙잡고, 벽으로 밀어서 머리를 박아버린다. 하지만 여기서 끝난 게 아니었다. 왼손으로 뒷머리를 붙잡은 채로 오른손의 주먹을 쥐고, 이마에서 피를 흘리는 남학생의 안면을 계속해서 구타하기 시작한다. 다른 녀석들이 덤비려고 하지만, 한양이 입을 연다.
"다른 놈들은 가만히 있어. 덤비면 병X 돼. 다음 놈은 얘보다 더 심하게 맞아."
눈물과 피가 범벅이 된 얼굴을 계속 때리며 말했다. 이에 곧 다른 무리들은 덤비지도 못하고, 멀뚱멀뚱 눈치를 보며 한양을 바라볼 뿐이었다.
"하..저지먼트가 학생 패도 되는 거야? 씨X..내 얼굴.. 너 때문에 얼굴 망쳤잖아!!!!"
"음. 저지먼트가 학생 패면 안 되지. 근데 내가 널 여기서 안 패면 계속 괴롭힐 예정이니깐."
능력을 전개하는 세형. 세형의 눈에서 빛이 나기 시작한다.
"아까처럼 또 따귀 날려봐? 내 몸은 이제 너가 상상하는 그 이상으로 단단하고 무거워. 이제 내 주먹에 맞으면 너 따위는 끝나는 거야. "
세형은 한양에게 다가가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엄청 똑똑한 척, 잘난 척은 다 하더니..멍청한 놈이었네. 내 능력이 뭔지는 알고 저러냐."
한양은 다가오는 세형을 염동력으로 들어버리려고 한다.
"서한양 너는 역시 멍청해! 이 무게가 너 따위의 힘으로.."
'들린다고...?'
"생각보다 빡세지는 않네."
그대로 공중에서 팔다리를 아예 묶어버리고, 바닥에 박아버리고 들었다가, 다시 박아버리는 걸 반복한다.
"이 개Xㄲ..으윽..너..감히.."
"아오 시끄러워.."
그래도 쉽게 데미지는 입지 않나보다. 그래서..아예 하늘 위로 올려버렸다. 단순히 주택수준의 높이가 아닌, 아파트 수준의 높이. 그대로 땅에 박아버렸고, 땅이 깊게 파여지며 굉응도 매우 크게 났다. 드디어 몸이 깨지기 시작하는 세형.
"이제야 딜이 좀 박히네."
"미..미안해요..살려주세요..한양이형..."
한양에게 완전히 겁을 먹었는지, 눈물을 흘리며 목숨을 구걸하기 시작한다.
"내가 언제 죽인다고 했니? 난 그저 너가 그만 까불 때까지 교육을 시키려는 것 뿐이었어. 어우..지린내가 나냐.."
한양은 쓰러진 세형을 쭈그려 앉아서 보며 말하기 시작했다.
"대답하지 말고 잘 들어. 이제 앞으로 나 건드리지 말아줘..약한 애들 괴롭히지 마. 오늘의 일은 너와 나만 아는 일이야. 뭐 신고해도 좋고. 나도 할 말은 많으니깐.. 마지막으로..반말하지 마세요."
소녀A는 분위기메이커였다. 스스로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다소 빈약한 체형에 키도 작은지라 늘 놀림받기 일쑤였지만 언제나 웃어넘겼던 것처럼 붙임성도 좋았으며 스킬아웃 이전의 서클에서도 꽤나 유명인사였다. 인첨공의 인물 치곤 세상물정을 모르는 것처럼 살아온듯 싶지만 결코 무지에서부터 나오는 행동은 아니었다.
반면 소녀R은 소녀A와 완벽한 대척점에 있는듯 했다. 키는 여느 또래들과 다르진 않았지만 앳된 얼굴을 제외하면 중학생은 커녕 고등학생으로도 볼 수 없는 독보적인 무언가였다. 소녀A가 말하길 분명 어릴땐 자신과 별로 차이가 없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훌쩍 커져버렸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들에겐 사람의 외형을 바꿀만큼의 커리큘럼 같은건 없었다. 있어봤자 눈색이 바뀐다느니 머리색이 바뀐다느니 하는 정도의 사소한 변색뿐, 소녀R의 표정은 도저히 읽을수 없을만큼 바래어져 미소짓는듯 찡그리고 있었으며 시니컬한 말투 역시 거리감을 두기에 충분했다. 다만 어려도 아는건 많았는지 이것저것 도움이 되는건 사실이었기에 누구도 깊은 불만을 품지 않았다. 기껏해야 말투 정도였을까, 그나마도 사실은 알게모르게 우리들을 챙겨주고 있었단걸 생각하면 나쁜 감정을 품을 이유마저 없을 것이다.
소녀A는 항상 소녀R과 함께 어울려다녔다고 한다. 아닌게 아니라, 애초에 한쪽이 끌고온 느낌이었다. 끌려온 쪽은 이런 분위기에 적응을 못하는듯 보였지만 지금와선 저렇게 훌륭한 티키타카를 보여주고 있으니, 역시 사람이란건 적응의 동물인가보다.
앞서 대척점이라곤 했지만, 사실 둘은 꽤 닮아있을지도 모른다.
차일드 에러인 우리와 다르게 제대로 부모님이 계시다는 것도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가정사일 뿐이고... 무엇보다 이곳에서 어른은 하등 도움 안되는 불필요한 존재였다. 그야 당연하지, 애초에 집나가고 연구소 나가서 무슨 호사를 누리겠는가? 도시는 여전히 우리를 냉대했고, 연구소는 우리를 실험용 동물처럼 취급했으니 어쩔 수 없이 우리대로 악착같이 살아남는 법을 배웠을 뿐이다.
이러나저러나 사람을 싫어하지는 않는단 거라던가, 소외된 이들의 마음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그러니까 지금도 같이 어울릴 수 있는 거지만, 가끔은 그게 의문이기도 했다.
둘 다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살았을법 했다. 심지어 한명은 모친도 부친도 각자 다른 계열사의 연구소에서 있다고 한다. 뭐야 그거, 무서워... 지금껏 이런저런 애들 얘기는 많이 들어봤지만 금수저 은수저 나무수저는 들어봤어도 쌍수저는 들어본적이 없다. 수십명이 바글거리는 이곳에서도 꽤 유별난 핏줄일게 분명했다. 소녀A와 소녀R이 얘기하던걸 어쩌다 우연히 듣게 된 거지만, 차라리 모르는게 나았을까 싶은 이야기였다.
물론 그게 문제된다거나 하진 않지만, 오히려 그덕에 -소녀A에게 제지되어서 최대한 절제하자는 느낌이지만- 가출소녀들로 꾸려진 멤버들 치곤 그럭저럭 연명하며 살수 있었지만, 원래 그런쪽은 대개 좋지 않은 시선을 끌고다닐 법 하니까. 다른 일반적인 회사원이라던가 자영업자면 몰라도 연구원들이란다. 그것도 이곳에서 아이들의 뇌를 이리저리 헤집으며 능력연구를 한다는 그 연구원들 말이다.
그나마 다행인건 우리가 가끔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늘어놓을 때 유독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는 회피하는걸 보면 부모와는 그렇게까지 긴밀한 관계는 아니었나보다. 하지만 가끔 우리한테 찾아오는 연구원은 분명 자기 자식인 것처럼 대했는데...? 모르겠다. 친척이나 지인일 수도 있지 않을까? 나이도 딱히 많지 않아보였고,
아무튼 그 여자는 사람은 나쁘지 않은거 같지만 어쨌든 연구원이고, 어른인 이상 경계해야 할 대상임엔 분명했다. 여긴 명실상부 노어덜트존이니까,
우리 입장에선 친구가 늘어나는건 좋지만, 좋은 애라는건 알지만... 귀찮은 일이 늘어나는건 싫다. 난 삶에 딱히 미련이 없긴 하지만 유유자적한 삶을 살고 싶은 거지 항상 경계하는 삶을 살고 싶은게 아니다. 항상 수시로 교대하면서 우리들의 영역을 지키고 있긴 하지만, 미어캣마냥 우르르 몰려드는건 또 정신사납거든...
레벨 2가 되고 능력을 사용할 때마다 눈에 비치던 풍경이 있었다. 새파란색으로 물드는 시야와 일렁거리던 소리의 형태. 능력을 사용할 때마다 처음 보는 풍경은 공포를 불러 일으켰고 그와 동시에 능력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불러일으켰다. 누구에게 이야기한들, 누구도 이해해주지 못할 것들이다. 믿고 있던 사람들을 믿지 못하는 건 자신만 느끼는 게 분명한 이것 때문임이 분명했다. 자신의 능력도 무서워하는 주제에 무엇을 할 수 있다고. 내리지 못한 답들이 쌓여서 커다란 벽으로 변질되고, 누구도 믿지 못하도록 이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심해지는 두통은 멀미를 일으켰다. 2년동안 사용하던 방울소리가 이제는 환청처럼 귓가에 맴돌았다. 입을 막고 마른 기침을 하던 혜성의 무릎이 꺾인다. 한번 터졌던 기침은 쉽게 멈추지 않았다. 혜성의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던 담당이 훈련을 중지시키고 급하게 바닥에 주저앉은 혜성에게로 가까이 다가갔다.
하얗게 질린 손이 바닥을 짚는다. 가쁜 숨소리를 내던 혜성의 다른 손이 바닥을 짚고 있는 손 위를 덮었다.
"괜찮-"
담당의 목소리는 이어지지 못했다. 날카롭지만 짧은 휘파람이 퍼져나간 공간에 날카로운 소음이 퍼졌다. 커리큘럼실 각 모서리에 놓여져 있던 유리잔들이 깨져나가는 소리였다.
"성공했네요. 정말."
혜성의 목소리는 작았다.
//캡틴 자러가서 수정해달라고 못하겠네.. 내일 캡틴 있을 때 부탁해야지. 3레벨 기념 훈련 쓰고 관전해야지 으으윽
>>363 귀여워(귀여워) 사실 이거 말고 좀 더 과거 독백을 가져오려고 했는데... 진단이 이상한걸 던져줘서 이거 먼저 가져왔섭... 저번에 말했듯 난 아직 묵혀놓은 픽크루가 있기에... 점례가 나쁜 이유는 고사기에도 기록되어있서. (?) 아무튼 이걸로 스킬아웃은 메인이 될만한건 다 풀었으니... 대화 일절 없는 심리묘사 서술... (머리 감싸쥐는 도자기 짤)
>>364 하냐냥이라고 해서 하냥주도 점례라고 하는 건가!!!!!!!!!좋긴 한데 뭔가 이상하다~~~~~ (?)
>>머야, 왜 멍청한 멍청이에여. 왜 망가진 언어를 구사하고 잇서! (?) 필력이라니, 거의 애들다운 의식의 흐름 아무말 써놓은 수준인데!
롤링걸... 과연 혜우우에게 이제 그만 굴러도 된다 말해주는 사람은 누가 될가... 🤔🤔🤔🤔🤔 (?)
>>377 ? 월월주 손 탈부착식이야? 나 줘요. 나도 막 기괴한 썰 같은거 풀고 싶엉. 서술트릭도 해보고 싶엉. 나도 그런거 좋아해~~~~~ 그래서 난 항상 썰푼거에 한해서 뭐든 다 설명해주지롱! 다이스는 필요없다! 다이스는 오로지 아직 까지 않은 비설을 두고 대결하는 것 뿐!
방과 후 빈 교실에 앉아서 한참을 생각에 잠겼다. 오늘은 저지먼트에 일도 없고 커리큘럼도 없는 날이었다.
이대로 일찍 기숙사로 가봐야 애매하게 자다 깨서 새벽을 보낼 것이 뻔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기숙사로 안 가자니 할 일이 없었다. 당장 시간이 비는 누군가를 불러 같이 놀자고 할 객기는 더더욱 없었다.
"...에휴."
결국 저지먼트 부실에 가서 뭔가 도울 일이 있다면 돕기나 하기로 했다.
가방을 메고 긴 복도를 걷고 있으니, 지난달 내가 깼던 창문 역시 지나쳤다. 이미 말끔하게 새 것으로 교체되어 펑범하게 된 유리창엔 검푸른 머리카락과 푸른 눈동자가 곧이 곧대로 비췄다. 낯빛은 여전히 창백했지만, 표정은-
"......"
길게 보지 않고 그대로 유리창을 지나쳤다. 곧장 부실 앞까지 가서 카드키로 문을 여니 안에는 사람이...
한 명 있었다. 그것도 하필 아는 사람이.
그러나 다행이라면 다행히도 그 사람은 자고 있었다. 그의 자리에 엎드려 새근새근 자고 있는 걸 보니 대체 언제부터 이러고 있었나 감도 안 잡혔다. 가까이 가도 안 깨길래 자는 얼굴 구경이나 했다. 아메가 곤히 잘 때 같은 얼굴을 보고 있으니 저번에 이경이 보내준 기억이 다시금 떠올랐다.
그 때 화장 참 잘 먹었었지. 머리만 기르면 딱 여자애였...
잠깐, 그거 나 할 수 있지 않아?
최근 이론 수업에서 들은 내용을 떠올렸다. 그러니까- 아무튼 내 능력이면 할 수 있다고 했다. 머리카락 자라게 하는 거.
뭐... 머리카락만 자라게 하는 거라면야 괜찮겠지.
일단 옆자리 의자를 조용히 빼서 앉았는데 살짝 감이 잡히지 않았다. 듣기만 했지 실제로 써보는 건 처음이니까 어쩔 수 없었다. 일단 두피에 세포를 활성시켜서 머리카락 생장을 촉진시키면-
뇌내 이미지를 능력의 연상과 결합시키자 조용히 머리카락이 자라기 시작했다. 실시간으로 늘어나는 머리카락 길이를 보고 감탄할 뻔 했다가 급히 입을 막았다. 그렇게 한참을 있어보니 짧던 잿빛 머리카락이 허리 근처에 닿을 만큼 길어졌다.
...너무 늘렸나.
자라게 하는 걸 멈추고 들여다보니 영락없이 바지 교복 입은 여자애였다. 그 와중에도 자고 있다니 대단했다. 이러니 얼굴에 화장이나 당하지. 길어져서 흐트러진 머리를 슬쩍 집어 정리해주는 김에 몇 번 쓸어보았다. 나보다 결이 좋은 거 같았다. ...이 한아지가.
"풉."
무심코 화장한 얼굴과 지금의 긴 머리를 매치했다가 실소를 흘렸다. 어차피 아무도 못 들었겠지만, 괜히 부실 한 번 둘러보았다.
이대로 깨는 걸 기다릴까 하다가 느긋하게 장이나 보러 가기로 했다. 마침 살게 있었기도 했으니, 시내를 크게 한 바퀴 돌면 좋을 터였다.
자리에서 일어나기 전에 포스트잇 하나를 끄적여 아지 이마 쪽에 붙여놓았다.
[자라나라 머리머리]
아주 살짝 얹듯이 붙여놓고 조용히 부실을 빠져나왔다. 조금 미안한 짓을 한 것 같지만, 나중에 사과하면 되겠지. 아지라면 그래도 괜찮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성운이 칼리 하면서 중간중간 드럼 치는 과정도 있었는데 부수적으로 연마하게 된 드럼 연주 솜씨는?
.dice 1 10. = 2 1~3 i really want to stay at your house의 코러스 부분의 드럼라인을 따라갈 수 있다 4~6 그럭저럭, 세션을 맞춰 합주해도 될 수준 7~9 드럼을 칼리 수련 과정으로만 받아들이고 악기로는 생각하지 않았기에, 늘지 않았다 10 크리/펌블 .dice 1 2. = 2
환하게 웃는 얼굴을 마주하고 있자니 마음이 복잡해진다. 이 선택이 맞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끝까지 뜯어말렸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문고리에 끈을 묶는 게 아니라 손에 손을 묶어서라도, 우는 시늉을 해서라도 데리고 나가야 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동시에 저렇게 웃는 걸 보고 있자니 이 선택도 완전한 오답은 아니라고 말해주는 거 같아서 안심이 된다.
그렇지만 역시 가자. 한 마디를 남기고 등 돌려 구덩이로 망설임 없이 몸을 던지는 걸 보면 심장이 철렁하고 만다. 물건을 던져 대략적인 길이를 파악했지만 육안으로 보기에는 여전히 끝없어 보이는 어둠 속은 들어가면 나올 수 없는 괴물의 입 앞에 서 있는 것만 같다. 하지만. 리라는 손에 들린 끈을 바라보았다. 한쪽은 동월이 쥐고 한쪽은 문고리에 묶인 와중 딱 중간을 손에 쥐고 고민하길 얼마. 결정은 조금 느리지만 명쾌하게 내려진다. 가자.
"월아, 어두우니까 발 밑 조심해."
다소 가파르지만 몸을 숙여 오르내릴 수 있는 경사를 가진 구덩이는 아래를 향한다. 아래, 아래. 리라는 핸드폰의 손전등 기능을 켜서 발 밑을 비춘다. 리본은 아직 넉넉하고 배터리는 80퍼센트 정도. 적당하다. 돌발 상황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다 괜찮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해야 한다.
"이제 다 내려온 거 같아."
도착한 구덩이의 끝은 그다지 넓지 않다. 여기저기 균일하지 않게 부서져 있고 바닥도 벽도 새까맣게 그을린 공간에는 사람이 들어갈 수 없는, 그러나 작지는 않은 틈이 있었고 그 사이로 공기가 드나드는 게 느껴졌다. 바람이 여기로 드나드는 건가. 바닥이 미묘하게 푹신한 걸 느껴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잿더미와 조각난 건물 파편 가루들이 서로 섞여 소복하게 쌓인 것이 보인다.
"...이거."
그 사이로 뭔가가 보여서 리라는 허리 숙여 집어올려 본다. 물건의 정체는 운동화다. 반쯤 잘려 있고, 잘린 단면이 타들어갔지만 형체는 남아 있는. 바닥을 메운 이 가루는 무엇으로 만들어진 것일까.
맞아요. 공중에 뜨는 건 다른 일이니까요. 저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리고 아지도 요즘들어 운동을 열심히 하나봐요! 하긴 아지의 능력은 운동과 관련이 많을 것 같고 아무래도 저지먼트 활동도 있으니까요. 저는 "ㄷ,대단하다ㅡ." 하고 아지를 바라봐요. 예전에 못했는데 지금은 잘 하게 되었다는 건 노력했다는 뜻일 테니까요.
"나,나도 언니한테 삼단봉을 이용한 체포술 같은 거 배웠는데에, 헉 마,맞다! 나 아지 덕분에 담당자님이랑 친해져서 이,이제 언니라고 불러! 리,리라 언니랑도 친해졌어. 그, 사탕나무 봤지?"
그러고보니 아지 덕분에 소리 언니하고도 친해졌고 리라 언니하고도 친해졌습니다! 호칭의 중요성을 깨달았달까요!
"그,그럴까? 시,식물들은 어떤 마음일지 잘 모르겠지마안. 나,나는 식물들한테 고마워. 식...물들을 이용해서 사람들을 기쁘게 할 수 있으니까. 바,방금처럼."
저는 작게 히히 웃었어요. 저는 아지한테도 "자,잘 어울린다." 하고 말해줬어요.
"지,진짜? 내,내 생각엔 사실 꽃을 피우는 것엔 제약이 있으니까...... 리라 언니 능력이 그 바람하고는 더 어울릴 것 같은데. 그,그래도 아지가 그렇게 말해주니까 좋다아."
꽃을 피우려면 씨앗이라던가 꽃의 일부분이라던가 아니면 꽃이 있어야하는데요. 요즘에는 다 콘크리트 건물들이라 주변에서 식물들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리라언니라면 꽃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초코바도 만들어내고 할 수 있을 거에요. 리라 언니 능력은 정말 신기합니다!
"그,그,그런가?! 너,너무 과찬인 것 같은데. 고,고,고마워어어."
이어진 아지의 말에는 너무 부끄러워서 얼굴이 펑 달아오르고 말았어요. 양 뺨을 손으로 감쌌습니다. 소리언니한테 이야기해서 제 능력의 활용 방안을 고민해봐야겠어요. 아지한테는 왜 매번 도움만 받는 걸까요?!
"나,나도 아지가 다치면 슬플거야."
제 아픔을 슬퍼해주는 사람이 있다니 기쁩니다. 아지도 소리 언니도 리라 언니도...... 부장님도 부원들 모두 다치지 않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인간관계에 있어, 좋은 일들을 하나둘씩 쌓아가는 것을 좋아하는 성운과 약속한 일이니 약속대로 할 뿐이라는 랑의 생각이 서로 엇나갔다는 것을 알면 성운운 조금 시무룩해하겠지만, 그래도 마침내 이 대하기 어려운 선배와 조금 친해질 수 있게 됐다는 기쁨이 더 컸다. 성운은 먼저 파이프 사다리를 올랐다. 올라가는 모습도 내려오는 모습도 설치류 같다. 새하얀 머리카락이 꼬랑지처럼 흔들리는 것도 그랬고. 성운은 빠르게 창가로 올라서서는, 그제서야 조금 걱정되는 듯이 랑에게 묻는다.
“이런 사다리로 괜찮으시겠어요······?”
성운의 초대에 응해 사다리를 올라와보면, 제법 깨끗하게 정돈된 실내가 보인다. 벽지는 여기가 버려진 것을 방증하듯 아직도 지저분했고 외벽 쪽은 벽지는커녕 마감도 되지 않아 벽돌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으나, 나무로 된 바닥은 깨끗이 닦여 윤이 나고 있었고 창틀을 타고 넘으면 가장 먼저 딛게 되는 바닥에는 웰컴매트가, 그 앞에는 실내화 몇 켤레가 옹기종기 놓여 있었다. 가구들이며 집기들은 오래된 것들이기는 했으나 못쓸 정도로 낡지는 않았고, 누군가가- 아마 이 집에 거주하는 저 작은 거주자가 정성스레 닦아놓은 듯 윤이 나고 있었다. 그곳은 거실이었는지, 바닥에 카페트와 제법 그럴듯한 거실 테이블에 소파까지 갖춰져 있었다. TV가 있어야 할 TV 선반 위에는 아직 아무 것도 없었지만, 솔직히 성운도 이쯤 되는 시점에서 ‘요즘 굳이 TV를 보나?’ 하는 생각에, 자취생 살림에 비싼 TV를 들여오는 것은 포기했다. 복도를 끼고 반대편은 주방이었는데, 벌써 꽤 그럴듯한 스토브와 아일랜드형 개수대 겸 식탁에 크지는 않으나 냉장고까지 놓여있었다. 복도의 한쪽은 방들로 통하는 듯했는데, 반대쪽은 무너진 잔해들로 덮여 안전망이 쳐져 있다. 그리고 방금 올린 캐비닛과 책상, 병상은 한쪽 구석에 부려져 있었다.
폐건물에 거주지를 꾸리는 것은 스킬아웃들이나 하는 짓이었지만, 이 정도면 스킬아웃의 거주지들 중에서도 최상급이라 할 만했다.
희야는 빙판 위에서 몸을 빙글 돌렸다. 희야가 데 마레에서 '친화성'을 이유로 배운 것은 많다. 섬세함과 집중, 판단력, 그리고 좁은 공간에서의 공간지각능력을 위한 당구, 그리고 얼음과의 친화성을 위한 스케이트. 당구는 지금까지의 경지에 오기에 여러 노력이 필요했지만 스케이트는 어릴 적부터 놀듯이 했기 때문일까, 많은 사람들이 희야가 빙판을 제 집처럼 삼아 놀 적이면 혀를 내두르곤 했다.
"능력 말이야."
지금도 그렇다. 얼음으로 만든 스케이트 날은 깨지지 않는다. 빙판 위에서 쉽게 잡는 균형과 희야의 빠른 속도, 그리고 두 바퀴 정도의 점프를 보던 승환은 홀로그램 차트에 무언가를 적었다.
"지금까지는 순조로우니 레벨 4도 노려볼 수 있겠어." "어라-? 그건 싫어요." "응?"
희야는 날에 몸을 맡겨 사르륵 미끄러져 오더니 완벽하게 멈춰섰다.
"레벨 4부터는 커리큘럼 땡땡이 못하잖아." "이 속물적인 녀석 같으니라고." "삼촌 닮았는데!" "인석이!" "아하하! 삼촌은 스케이트 못 타서 희야 못 잡는대요…… 어? 어어? 어? 언제 배웠어?! 어어! 오, 오지 마요!"
아버지께. 불효 자식이 보내는 연락이 달갑지 않으시겠지만, 그래도 올해는 한 번 모셔야 할 듯 하여 이렇게 연락을 보냅니다. (중략) ...그러하여 올해, 인첨공 15주년의 행사에 아버지를 초대하고 싶습니다. 초대장을 석 장 첨부하니 어머니와 아버지의 벗도 함께 오심이 어떠실까 합니다. 이만 줄이겠습니다. 백담 올림.
별도의 강의를 들으러 가진 않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이론 수업이 아예 없어지진 않았다. 차라리 없어지던가 계속 강의를 듣는 편이 낫게 되었다고 할까...
"눈 돌아가는 소리 들린다. 거 책 보는 시간 만이라도 집중해."
왜 이론 수업까지 유준이 지도를 하는 건가. 그리고 왜 내가 배우고 익혀야 하는 부문을 빠삭하게 알고 있는 건가.
짜증에 짜증이 겹쳤다. 결국 책을 탁! 덮어버리고 그를 보았다.
"...선생님." "왜." "왜 이론 수업까지 선생님이 하시죠? 그리고 왜 이렇게 잘 아시는 건가요?" "오, 어제 그렇게 바락바락 대들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존댓말? 그냥 계속 반말 하지?"
묻는 말에는 대답을 안 해주고 스리슬쩍 넘어가려는 그의 태도에 짜증이 한층 더 쌓였다. 두껍고 무거운 전공책을 들어올릴까 말까- 고민하듯 만지작거리는 걸 봤는지, 그가 경박하게 웃곤 대답했다.
"그야 바깥에서 의사였었으니까 이쪽으론 빠삭하지. 아니었으면 이 연구소 들어왔겠냐."
의사...
"그...렇게 공부, 잘 하던 사람이 왜 굳이 인첨공에 들어왔어요? 이제 나가지도 못 하는데." "밖에 나를 못 잡아먹어 안달인 양반이 있거든. 지가 사고 내놓고 나한테 씌우려길래 덤까지 얹어서 갚아줬더니 아주 저 우주로 날아갈 기세로 펄떡거리더라고. 그래서 들어왔다. 됐냐?"
그는 보고 있던 논문을 도르르 말아쥐고 내 머리를 톡 건드렸다.
"집중 안 되면 거기까지 해. 사무실에 아메 데려다 놨으니까 가서 놀던가."
그 말 듣자마자 벌떡 일어나 당장 사무실로 달려갔다. 저딴 인간이나 책보다 우리 아메가 훨씬 훨-씬 중요하니까!
"...저 폭탄이 대체 어떻게 터지려고 저러나..."
빈 실습실에 남은 그가 중얼거렸다. 내게는 들리지 않을 소리였다.
어느 정갈한 저택에서 어느 가족이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다. 중년의 부부와 그들의 딸로 보이는 젊은 여성 셋이 앉은 식탁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흘렀다.
"그래. 이번 콩쿨도 여유로웠더구나." "물론이죠. 국내 라인은 이제 겨룰 상대가 없어서 가뿐했어요." "그럼, 그래야지. 우리 혜령이 만한 천재가 이 나라에 둘이나 있으려구?" "엄마도 참. 후후."
부부는 얼마 전 있었던 바이올린 콩쿨의 수상에 대해 얘기하며 그들의 딸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표정에서 꿀 같은 애정이 뚝뚝 떨어졌다. 혜령이라고 불린 여성 역시 아름다운 웃음을 띄며 부모의 애정에 기쁨을 표했다.
"이번 콩쿨과 모 오페라의 상연을 기념해서 2주 뒤에 갈라 콘서트를 연다고 해요." "우리 혜령이가 피날레를 장식한다고 하니 당연히 가야죠. 안 그래요. 여보?" "그럼 가야, 아, 2주 뒤?"
부부 중 중년의 남성이 잠시 말을 흐리자, 두 여성이 동시에 그를 바라보았다. 부드럽게 무슨 일이냐 묻는 시선을 잠시 받던 남성은 곧 그 이유를 설명했다.
"오후에 양 회장에게서 연락이 있었네. 2주 뒤에 그곳에서 주년 행사가 있으니 같이 가자고 하더군." "그곳이라면?" "인천 그곳." "아-" "15주년이라고 하더만, 굳이 갈 필요는 없겠지."
중년의 남성은 그렇게 말했지만, 혜령이 웃으며 그의 말에 답했다.
"아니에요. 아버지. 다녀오셔요." "음? 그러면 네 연주를 못 들을 텐데?" "아버지는 언제든 들으실 수 있으시잖아요. 15주년이라는데 한 번 얼굴 비출 법도 하죠. 안 그래도 주변에서 말이 없진 않은 거, 아시잖아요."
12년간 한 번도 찾지 않았으니 그럴 만 했다. 그가 잠시 생각하며 식사를 이어가고 있으니, 혜령이 말을 덧붙였다.
"들어가는 퍼포먼스만 보여도 주변 소리는 사그라들테니, 가볍게 구경이나 하고 오셔요. 얼마나 대단한 우물 속에 살길래 그렇게 꽁꽁 감추는지 한 번 쯤은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답니다." "으음. 그래. 혜령이 그렇게 말해주니 다녀오마." "감사해요. "
한 가족의 화목한 저녁 식사는 조금 더 이어졌다. 정말 완벽하게 아름다운 가족이었다.
"박아메 너 이리 안 와!"
왕! 으르르릉
"아- 나- 미치겠네. 너 씨 냄새 난다고! 목욕 좀 하자는데 뭐 그렇게 고집이 쎄!"
왕! 와왕! 왕! 캬르르르
"저 저 저 내가 맨날 밥 주고 똥 치워주고 산책도 하루 두 번 꼬박꼬박 시켜주는데 어! 너 그게 나한테 할 소리야!"
크르르르르르
"어- 너 그렇게 나온다 이거지? 그래! 네 맘대로 해라. 계속 그렇게 말 안 듣는 박아메는 산책 말고 외출 안 시켜줄 거야. 어? 저기 그 망할 꼬맹이도 다신 못 만나게 할 거야."
으르르...?
"어쭈. 저것 봐라. 천혜우 못 만나게 한다니까 바로 꼬리 내리, 어어?"
끼이잉 끼잉 끼이잉
"하. 너 지금 걔 이름 알아듣고 이러냐? 아! 나 빈정상해. 열받네 진짜."
끼잉... 아우- 아우우우-
"알았다 알았어- 이 망할 똥갱이야. 목욕하러 가게 조용히 해."
꺙!
"어휴! 키우는 건 난데 왜 이쁨은 그 꼬맹이가 다 받, 아 아 아 야 물지 마!"
으르르르
"이런 젠장!"
저녁식사를 하기엔 이르고, 오후라기엔 조금 늦은 시간. 기숙사 방 한 가운데에 앉아 한참을 끙끙 앓고 있었다.
"으..."
배를 감싸쥐고 바닥에 거의 엎드려있다시피 했지만, 딱히 아픈 건 아니었다.
차라리 아픈 거면 고민 같은 건 안 했다. 저 이불에 들어가 모든 연락을 끊고 나을 때까지 잠만 자면 되니까. 하지만 아픈 것보다 더 갈등이 생기는 고민이었으니 이렇게 앓고 있었다.
"으으음..."
그 고민이란, 내 유년시절을 보낸 연구소- 데 마레의 연구소장님께 연락을 드리느냐 마느냐 였다. 고작 연락 한 통에 무슨 고민 씩이나 할까 싶은가. 그러나 나 같은 상황, 제법 장기간 스스로 연락을 한 적 없다가 갑자기 연락을 해보려 하면 누구나 나와 같을 것이었다.
문자를 할지, 전화를 할지, 직통으로 할지, 연구소를 경유할지, 등등등.
생각할수록 고민의 요소만 늘어나 슬금슬금 하지 말자는 쪽으로 생각이 기울고 있었다. 불과 얼마 전의 나였다면 이쯤에서 고민을 멈추고 연락을 포기했겠으나- 오늘은 조금 달랐다. 다시 연락을, 취해야 할 이유가 생겼다고 할까.
한 차례의 드럼 연주가 끝났다. 성운은 땀에 흠뻑 젖은 머리카락을 다시 뒤통수 위로 쓸어올려서는 예비 헤어밴드를 꺼내 머리를 묶었다. 드럼 연주에 심취해서 고개를 흔들며 박자를 타다가, 낡은 헤어밴드가 끊어져버린 탓이다. 아직 쌀쌀한 초봄이건만 실내가 더워서, 성운은 목티마저 훌렁 벗어버리고 라운드넥 바람으로 손부채질을 했다. 그때 트레이너가 다가와서 너스레를 떨었다.
“원래 드럼 연주는 손발의 협응성이나 손목 스냅에 대한 감각, 기초 근지구력을 길러주기 위해 성운 학생에게 추천을 했는데요. 우리 도장 사람들이면 한 번씩 해보는 훈련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 정도면 따로 실용음악학원을 다니거나, 교내에 밴드부가 있으면 거기 입부해봐도 괜찮겠어요.” “제가 너무 드럼에만 열중했나요?” “아뇨, 듣기 좋은데요. 드럼 연습의 소기 목적도 잘 이뤄지고 있는 것 같고, 칼리 트레이닝도 제법 성과가 나고 있고.”
그러던 트레이너의 눈이 전자드럼의 표면에 멎었다.
“그런데 너무 세게 치시는 거 아닌가요?” 장난스런 추궁에, 성운의 얼굴에 난색이 번졌다. “앗, 죄송합니다! 드럼스틱이 생각보다 무거워서······” “이게 칼리스틱에 비해서 그렇게 무거운 것도 아닌데.”
1. 만일 국제결혼한 사람이면 외국인 배우자나 자녀는 동반으로 못 들어오는 거야? 2. 아직 영주권을 신청하지 않은 사람이라 한국 국적이 있다면 초대를 받아 들어올 수 있나? 3. 해외직구 관련인데... 인첨공 바깥에서 물건 사와서 들여올 수 있어? 이건 그냥 뻘한 질문임... 직구하면 인첨공 허브로 배송대행지 설정해서 인첨공에서 2차 통관 거치고 인첨공 내부 기사들이 배달해주나...?
>>432 은우:어라. 죄송해요. 20년 전의 사람이 말하는 거라서 들리는 것도 20년이나 걸리는 것 같은데. 은우:대답은 20년 후에 저에게 전해지면 20년 후에 해도 괜찮을까요? 은우:아. 보아하니, 인첨공의 기술로 대한민국이 기업이 상품을 만들고 천천히 발전하는 것도 모르는 것 같은데 20년 후에 답해줘도 알아들을지는 모르겠지만. (으쓱) 은우:우리는 기술 지원 안해줘도 그만인데. (피식)
괜찮습니다. 은우도 한성깔하거든요. (어?)
Q.근데 진짜인가요? A.은우가 꼬우면 현 에어로키네시스 산업에 관련 기술들의 발전속도가 팍 느려지는거죠. 뭐. (옆눈)
그러니까 자부심을 가집시다! 인첨공 여러분!
>>434 1.네. 정확히는 국제결혼한 사람도 못 들어와요. 2.그건 심사를 한 후에 외국과 이미 다리가 놓여있다고 하면 못 들어와요. 3.심사를 한 후에 문제가 없다 싶으면 들여보내주고 안되면 바로 반납시켜버려요.
1. 『기다릴게』 “그러면, 기다리고 있을게요.” “네, 다녀오세요.” “또 만나요.” 모든 이별이 소년에게는 기다림으로 남았다. 그것들 중에서는, 앞으로 영영 끝나지 않게 되어버릴 것들도 많았다. 별의 내핵은 가장 무거운 것들이 모여 만들어진다. 소년의 마음속 차곡차곡 쌓여가는 정크데이터들은, 조용히 침잠해 내핵이 되었다.
2. 『사라지고 싶지 않아』 “···나는, 이렇게 끝내고 싶지 않아요.” “끝을 맞이하지도 못한 게 끝이라는, 이런 건 싫어요.” “나를 버리지 말아주세요. 이런 나도··· 누군가는 기다려주고 누군가는 좋아해줄지 모르니까요.”
3. 『불쌍하게도』 “···그게 당신의 최선이었겠지요.”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나은 선택들의 연속이었겠지요.” “괜찮아요. 이제 끝이니까.”
자캐가_잘_참는_감정은 : 분노? 근데 얘가 분노할 상황이 없어서 사실상 사장된 거나 다름 없을듯...?
자캐의_서랍장_안에는_무엇이_있을까 : 음... 서랍장이 옷장이 아니라 잡동사니 서랍장이면 그냥 이것저것 있을듯? 여분의 공책... 소중하게 모아둔 공연티켓(직관은 못 가고 인첨공 상영 특전 티켓)이랑, 밑칸에는 지금까지 모아둔 모조보석 가~~~~득하고...(장신구로 안 만들면 쓸모없는 모조보석이나 투명한 유리 돌 모으는 게 취미임) 그 사이에 막 분홍색 꽃무늬 목걸이나 주홍색 태양 모양 귀걸이도 있고 파란색 물방울 모양 보석 박힌 팔찌도 있고 큼직한 이 자식 까마귀인가
자캐의_잠버릇 : 머리카락을 위로 올려서 자는데, 옆으로 웅크리는 버릇이 있어서 머리카락이 얼굴을 덮어버림...🤦♀️ 그래서 한번 더 뒤척이는 버릇이 있고 결국 일어나면 봑실 머리카락 귀신이 되어서 시야 트는 것부터 한대...
동월은 발 밑을 조심하라는 리라의 말에 가볍게 알겠다고 대답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이 정도 경사면 나중에 올라올때도 큰 무리 없이 올라올 수 있을테다. 끈도 있으니 당시면서 올라가면 힘도 덜 들겠지. 끈이 버텨줄지는 별개의 문제로 두고서.
" 생각보다 더 좁은데. "
리라와 함께 긴장의 끝을 놓지 않고 도달한 곳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작은 방이 있었다. 이걸 방으로 불러도 좋은지는 둘째치고, 바닥은 무엇이 쌓인건지, 아니면 원래부터 이런건지 푹신한 감각을 우리에게 선사하고 있었다. 발에 이따금 힘을 주면서 푹신하지 않은 곳이 있는지 찾고 있었는데, 리라가 무언가를 집어들었다.
" 운동화? 이런게 왜 여기에... "
더 이상 저걸 운동화라고 불러도 될까? 반쯤 잘려있고 단면은 무언가에 탄 듯한 모습이었다. 레이저 같은 것에 운동화를 가져다댔을 거라고밖에 생각이 안든다. 하지만, 실험 중에 갑자기 운동화를 레이저에 가져다댄다고? 실험에 쓸만한 물건이 그렇게 없었나? 그게 아니라면....
" ...더 나아가려면, 이것밖에 없는 것 같은데. "
무표정하게 운동화를 내려다보던 동월은, 너무 작지도, 크지도 않은 틈을 바라보았다. 느껴지던 바람은 저쪽에서 들어오고 있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후퇴할 게 아니라면, 더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였다.
그래도 동월은 이번엔 리라의 선택을 존중하겠다는 듯이, 그저 틈을 향해 몸을 돌린 채로 가만히 틈을 노려볼 뿐이었다. 단 한마디의 허락만 떨어져도 바로 튀어나가, 자신들의 앞을 막고있는 벽을 부숴버리겠다는 듯이, 준비 자세를 마치고서.
535 타인에게_서운함을_느낀_자캐는_대놓고티낸다_vs_은근히티낸다_vs_티안낸다 -백이경: 대놓고 티를 낸다. 별로 서운하지 않더라도 일반적으로 서운해할 상황이라면 그렇게 행동한다. -흑이경: 티가 안난다. 표정이 없는 탓인지 대놓고 티를 내려고 해도 잘 티가 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본인도 괜히 신경쓰이게 하고 싶지 않아서 티를 내지 않는다. 그래도 조금 시무룩한 기색은 있을 지도. (호감도가 아주 높고, 상대도 마찬가지라는 걸 확신한다면 "..조금 서운해서 그래.."하고 직접 말로 하긴 할 듯)
247 자캐는_싫어하는_사람이_있는가 -적지 않다. 당장 까마귀들이나 그림자나, 최근 이벤트에서 싫어하는 사람이 꽤 늘었다.
390 자캐는_상체가긴편_vs_하체가긴편 -하체가 길다. 작은 키와 왜소한 편인 체구에 비해 다리가 길고 비율이 나쁘지 않다. -물론 그래봤짜 170은 못 된다.
>>410 아직 내부를 정리하지 못하긴 했지만 그래도 괜찮다면 같이 식사했음 좋겠다는 성운의 말에 상관없다는 듯 고갤 끄덕인 랑은, 성운이 파이프 사다리를 빠르게 타고 창가로 올라서서는 이런 사다리로 괜찮느냐 물어오자 대답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무너질 수도 있을 거 같은데, 밧줄 내려줄 수 있을까."
성운이 무리 없이 오르내릴 수 있도록 단단히 고정되어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여전히 저 파이프는 사람이 다니라고 만들어 놓은 게 아니다. 쉽게 파손될 가능성이 있으니까... 타고 오르다 파손되거나 하면 곤란하다. 그러니 위에서 밧줄을 내려주면 그걸 잡고 벽을 타고 오르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성운이 밧줄을 내려 준다면 밧줄을 붙잡고, 양 발을 벽에 단단히 붙인 채 수직으로 벽을 올라 창가를 넘었을 것이다, 아니라면 파이프를 타고 올랐겠지만, 무너지지 않는다면 그 역시 괜찮을 것이다.
아무튼, 위로 올라와 본 실내는 꽤 깨끗하다. 버려진 장소임을 알 수 있는 요소들이 잔뜩 있었지만 그와 동시에 사람이 사는 장소임을 알 수 있는 부분도 잔뜩 있어서, 결과적으로는 사람이 사는 장소구나 싶다. 필요한 건 거의 다 있지만, 그 이상은 찾기 어려워 보이는 그런 장소. 묘하게 자신이 사는 장소가 떠올라 고개를 주억거리던 랑은, 천천히 방 안으로 내려왔다.
방긋방긋 웃으며 도복 입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하려는데 어쩐지 검도부원들은 아지가 들어왔을 때 그랬던 것처럼 신입부원(예정)을 순순히 놓치지 않을 것 같다. 소예는 분명 자신처럼 거절하지 못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검도부가... 되는 것도 좋겠지만 친구 된 바로 그런 하이에나의 소굴(아니다)같은 곳에 밀어넣기는~
"...아니야. 검도부에는 근처도 오지 마아 그럼 한양이 향네 도장에 놀러오면~"
체력이 딸려 엎어진 아지에게 일어나라며 스파르타 훈련을 하는 한양이 떠올라버렸다. 아지의 웃다 만 얼굴이 정지화면처럼 멈춰있다가 이내 피식 꺼진다. 간만에 정색하는 아지의 얼굴이다.
"거기도 소예는 오지 마..."
어쨌든간에 소예는 체포술을 배웠다고 한다. 소예가 체포하는 모습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니 꽤 멋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
"경찰이나 안티스킬같고 멋있다아~ 잘 됐네~ 언니랑 가까운 사이라고 했잖아아" "사탕나무에 사탕 파는 것보다 더 맛있더라아 리라 누나는 좋은 사람이니까 소예랑 친해지면 재미있을거야아~"
소예의 일을 자기 일처럼 기뻐해주는 아지다. 거기다 자신이 조금이나마 도움을 준 것 같아서 더욱 보람차다. 물론 용기를 낸 것은 소예니까 소예에게 모든 공을 돌리고 싶지만 말이다.
"앗~ 그런가아~"
리라의 능력이 그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은 처음 해봤다!! 단순한 아지는 소예의 말에 설득되려는지 느릿느릿 생각해보다가 따듯하게 배시시 웃는다. 얼굴이 빨갛게 되는 소예를 보니 너무 과하게 칭찬해버렸나 싶기도 하지만 진짜 그렇게 생각하는 걸!!
"으응~! 우리 둘다 다치지 말고 멋지게 해결하고 돌아오자!!" "할 수 있다~"
주먹을 쥐어보이며 힘내자는 제스처를 해 보이는 아지다. 계속 서 있으려니 뭔가 생각났는지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소예에게 제안한다.
.dice 1 5. = 3 1. 전부 뛰고도 체력이 남았어! 컨디션 좋다!! 2. 겨우겨우 전부 뛰고 체력이 동해서 엎어졌다! 3. 전부 못 뛰고 몇바퀴 남겼어 4. 조금씩 쉬면서 50바퀴는 넘겼는데... 5. 돌려고 하다가 시작도 안하고 낙조 선배님에게 머리 묶는 법이나 배움
아지주 막레 잘 받았어~~~! 둘이 같이 오락실 가서 뭐 했으려나? 소예는 사격이나 총게임 하자고 했을 것 같고 아지가 하자고 하는 것들도 못하든 잘하든 열심히 했을 것 같아! 더 이으면 길어질 것 같아서 아쉽지만 여기까지로 막레 받을게~~ 아지랑 있으면 소예 말도 많아지고 편해하는 게 느껴진달까~ 둘이 수다떠는거 왜이렇게 힐링되는지 모르겠어~ 수고 많았어!!!
>>599 아지는 이것저것 다양하게 하고 싶어했을 것 같아 방울 똑같은 색끼리 맞추기나 스노우어쩌구 하는 고전게임이나 리듬게임 등등!! 소예가 먼저 총게임 하자고 했으면 좋다고 하자 했을거 같고 소예 총게임 잘해?? ㅋㅋㅋㅋ아 이 말랑이가 총쏘는거야? 너무 멋있다... 소예가 먼저 게임하는거 보여달라 하고 몰래 동영상 찍어서 소예 보내주고 삭제해달라 하면 삭제했을 것 같아 ㅋㅋㅋ 나도 얘네 얘기하는거 보면서 노곤노곤해지더라 이것이 힐링... 수고했어!!
[안녕하세요! 목화고 저지먼트 부부장입니다. 사흘 뒤에 우리 저지먼트가 최근 방영하기 시작한 '히든 히어로즈' 에피소드의 촬영협조를 하게 됐습니다. 당일 순찰은 월광고 저지먼트 인원들이 협조하여 대체될 예정입니다. 방과 후에 여건이 되는 부원들은 저지먼트 부실로 집합해주십시오. 저도 방금 알은 사실인데, 협조에 대한 보상도 해준다고 하네요.]
저지먼트 단톡방에 전파된 내용입니다.
히든 히어로즈. '학생회장' '금태양 날라리' '은둔형 아웃사이더' 이 셋이 히어로의 힘들 얻어서 비밀스럽게 악의 조직과 싸우는 코미디 특전물입니다. 촬영협조라면 아마 촬영장소의 안전통제를 예상하겠지요.
부원들은 이 소식을 듣고 3일 뒤에 예정대로 저지먼트 부실에 모이게 됩니다. 부실에는 부부장인 한양과여유로운 표정으로 한양과 대화를 하고 있는 20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청년이 있네요. 정갈한 갈색 올백머리에 캐주얼한 맨투맨과 청바지를 입고 있네요.
"다들 오셨나요? 이 분은 히든 히어로즈의 감독님입니다."
이 청년은 히든 히어로즈의 감독입니다. 저지먼트 부원들에게 허리를 숙이면서 인사를 드리네요.
감독은 홀로그램으로 PPT를 띄웁니다. 히든 히어로즈는 어떤 드라마인가에 대한 간략한 설명..그리고 이번 촬영에서 저지먼트는 어떤 협조를 해야 되는지에 대한 설명입니다.
"이번 에피소드는 '저지먼트의 은혜'입니다. 주인공 3인방이 더 강해진 악당의 힘에 고전하다가, 저지먼트 학생들과 협동하면서 결국 이겨내는 에피소드이지요. 목화고 저지먼트 분들은 이 저지먼트 역으로 출연합게 됩니다."
네? 안전통제가 아니고요?
"대본은 전부 애드리브입니다. 저지먼트 분들이 평소처럼 행동해주시거나, 순간적인 센스로 연기를 해주시면 됩니다. 편집은 자연스럽게 해줄 것이니, 부담을 가지실 필요는 없습니다. 촬영이 끝나면 이틀 이내로 부원분들의 계좌에 촬영비를 입금해드리겠습니다."
목화고 저지먼트는 이번 에피소드에서 주인공들을 도와주는 저지먼트 역할로 출연하게 됩니다. 대본 없이 전부 애드리브로요.
"촬영은 총 네 파트로 나뉩니다. '학생회장'의 파트, '금태양 날라리'의 파트, '은둔형 아웃사이더'의 파트, '보스'와의 파트. 이 네 파트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주인공&저지먼트 vs 보스'의 파트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 네 파트 중에서 희망하는 파트를 고르셔서 촬영에 협조해주시면 됩니다. 혹시 질문 있으신지요? 맞다, 교복은 지금 입는 교복 말고 이 교복으로 입으시면 됩니다.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부원분들은 '비나리고' 저지먼트입니다."
비나리. '축복의 말'을 뜻하는 순우리말입니다.
남학생에게는 연갈색 바지, 흰 와이셔츠와 베이지색 조끼 그리고 체크무늬 넥타이를..여학생에게는 체크무늬 치마를 주는군요. 상의는 남학생과 일치합니다.
머리를 허리에 닿을 정도로 길게 기른 채로 들어온 한아지다. 혼자 자르는 방법은 배운 적 없어 어쩔 줄 몰랐고 미용실에 갈 시간이 채 없었나 보다. 어쨌거나 보상이 탐나 온 것은 아니었다. 당연히 주변의 통제를 예상하였지만 연기를 해야 한다니!! 아지는 충격에 휩싸인 얼굴이 되어 도저히 못하겠다고 얘기를 꺼내려 했으나 촬영비 얘기가 나오자 입이 저절로 움직여 말이 바뀌는 걸 느낀다.
"금액이 얼만데요오~?"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로 보일 수 있는 멘트다. 파트 4개 중에선 하나를 고르지 못한다.
"금태양... 이 뭐지...?"
고개를 갸웃하던 아지다. 태양은 좋은 뜻인데 뒤에 날라리라고 붙어 있어서 뭔지 모르겠어...
무슨 일이지. 촬영 협조라는 게 정말로 '촬영'을 한다는 뜻이었다고. 여느 때처럼 양궁 가방을 챙겨온 하얀 소년이 눈을 깜빡이면서 생각했다. 이런 상황은 상정해둔 적이 없기에 가만히 뒤로 물러서서는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어떤 반응이 적합한가에 대한 고민은, 다행스럽게도 오래지 않았다.
"...그럼 금태..양 쪽으로!"
뭔가 해야할 일이 생겼으니 그냥 그 쪽으로 정신을 몰기로 한 탓이다. 그런데 캐릭터 이름이 금태양 날라리? 세상에....
성운의 표정이 당혹감에 물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성운은 꼼짝없이 오늘 스케줄을 현장 안전통제로 알고 왔기 때문이다. 아직 능력을 각성하지 못한 0레벨인(본인은 그렇게 믿고 있는) 성운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본인의 초라한 모습이었다.
“그······ 안전통제나, 소품 운반 등 화면 밖의 다른 분야에서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것은 없을까요?”
아니, 초라한 모습이 카메라에 담겨 망신을 당하는 것은 그가 고려하는 사항이 아니었다. 특촬물을 만들려고 하면 무엇보다 화려한 영상미가 있어야 하는데, 이런저런 다양한 능력을 개화한 부원들에 비해 어떤 능력도 개화하지 못한 자신은 그렇게 보기좋은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해서 폐가 될 것 같다는 것이 성운의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
“······아직, 아무 능력도 개발되지 않은 무능력자라서요······.”
최근에 칼리 기술에 있어 사범이 감탄할 정도로 놀라운 진보를 보여주긴 했고, 그게 꽤나 화려하기야 하다만, 각종 이능력을 발화하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그게 그렇게 흥미로운 장면이 될지는, 자신없다.
수경 -> 간략한 정보라.. 학생회장은 공부,운동,성격 이 세 박자를 다 갖춘 모범생 캐릭터, 금태양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금태양보다는 더 정의롭고 인간다운 캐릭터, 은둔형 아웃사이더는 자발적으로 사회와 등진 조용한 캐릭터입니다.
아지 -> 금액은 30만원입니다. 금태양은 '금발 태닝 양아치'의 줄임말입니다.
청윤 -> 그렇긴 그렇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저지먼트분들도 액션신을 찍을 수도 있습니다.
성운 -> 능력의 유무랑은 관련이 없어요. 소개에 나와 있잖아요? 전투가 메인이 아니고, 코미디가 메인이예요.
1. 학생회장 파트(성운)
학생회장 파트를 고른 당신들! 당신들은 목화고의 강당으로 가게 됩니다. 강당에는 엑스트라들로 보이는 배우 서른 명 정도가 교복을 입고 앉아 있네요. 강당의 외곽에는 많은 카메라들이 여러분을 촬영하고 있습니다.
강당에는 평소 교장선생님이 쓰실 법한 나무로 된 연설대가 있어요. 그 연설대 앞에는 남배우가 있고요. 훤칠한 키에 짱구는 못말려의 철수를 연상시키는 헤어스타일 그리고 한양이와 비슷한 디자인의 안경을 끼고 있네요. 히든 히어로즈의 주인공 중 하나인 '학생회장' 역할을 맡은 배우입니다. 마이크로 연설을 하기 시작하네요.
"안녕하십니까? 현재 '비나리 고등학교'와 자매결연을 맺기로 예정된 '온누리 고등학교'의 학생회장. '김 한솔' 이라고 합니다."
이 배역은 학생들에게 연설을 하기 시작하네요.
!자유롭게 행동하세요
2. 금태양 파트(이경)
금태양 파트를 선택한 당신들! 당신들은 학교근처의 카페로 이동합니다. 카페어는 많은 카메라들이 있습니다. 카페에 앉아 있는 손님들도 전부 엑스트라들이고요. 카페의 한 가운데 자리에는 교복을 삐딱하게 입은 학생이 하나 있습니다. 구릿빛 태닝피부에 금발 울프컷. 째진 눈매에 딱 봐도 "나 금발태닝양아치오!"라고 외치는 비주얼입니다. 교복의 명찰에는 '금태양'이라고 써져 있습니다.
혼자서 아이스 민트초코 라떼를 마시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카페의 문이 열리면서 키가 160 초반대인 히메컷의 미인인 여학생이 들어오자, 금태양은 일어나서 말합니다.
"여기야! 여기-!"
여학생에게 웃으며 오라고 손짓을 하고, 여학생은 얼굴이 다소 붉어진 채로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금태양의 자리로 가기 시작하네요.
!자유롭게 행동하세요
3. 아웃사이더 파트 (여로,아지,은우,세은,애린)
아웃사이더의 파트를 선택한 당신들! 당신들은 목화고 근처의 한 골목으로 갑니다. 이 장소 역시 많은 카메라가 둘러싸고 있네요.
170이 될까말까한 키에 눈이 반쯤 가려진 더벅머리. 생기를 잃은 눈의 한 침울한 학생이 골목을 걷고 있습니다. 교복과 가방을 매고 있는 것을 보니깐 하교하는 걸로 추정되네요. 동아리 활동을 안 하나봅니다. 명찰에는 '아 사달'이라고 이름이 써져 있습니다.
힘 없이 터벅터벅 걷는 아웃사이더. 그런데 한 무리가 아웃사이더를 막네요.
"오늘의 먹이 당첨-! 돈 있는 거 싹 다 내놔."
한 녀석이 돈을 뜯기 시작하네요.
"요즘 누가 현금을 가지고 다녀."
아웃사이더는 쌀쌀 맞게 대답하네요.
"아..그렇네..이게 다 삼X페이 때문이야!!!!!"
갑자기 무리들이 서로 급발진을 하기 시작해요.
!자유롭게 행동하세요
4. 보스 파트(수경,청윤,철현)
보스의 파트를 선택한 당신들! 금태양이 있는 카페 근처의 지하카페로 갑니다. 지하카페의 가운데 자리에는 얼굴에 흉터가 많은. 선이 굵은 미중년이 여러 사람들이랑 한 자리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있습니다. 머리 스타일은 마치 철권의 '미시마 카즈마'를 떠올리게 합니다. 정갈한 양복을 입었지만 근육의 맵시가 보일 정도로 몸도 좋네요. 이 분이 바로 작품의 메인빌런인 '보스'의 배역입니다.
같이 커피를 마시고 있는 사람들은 그의 부하역할들이고요. 테이블에는 커피들과 레드벨벳 케이크가 있네요.
"너네들 단 것 좀 줄여서 먹어라."
"보스만 안 먹으면 되잖아요. 왜 부하들한테 강요해요?"
"이봐, 좋은 거를 더 먹는 것보다 안 좋은 거를 덜 먹는 게 훨씬 중요한 거라고."
"그럼 담배부터 끊으세요. 담배는 더 해로운데. 왜 케이크 가지고 뭐라 한담."
"이래서 MZ들은 진짜.."
보스는 부하들의 말대꾸에 골머리를 짚습니다. 보스는 마시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고, 카운터에 가서 알바생에게 존댓말로 "혹시 흡연구역이 따로 있을까요?"라고 물어본 뒤에 안내받은 흡연실로 갑니다. 혼자서 못 마땅한 표정으로 흡연을 하고 있네요.
이어서 이어지는 상사 뒷담화 타임.
"보스 삐졌냐?"
"저 양반이 한두 번 그러냐. 그냥 그러려니 해. 저러다가 얼마 안 가서 갑자기 기분 좋아져서 온다니깐."
"갱년기라서 그래."
"내일 모레면 50이라지?"
"응. 그래서 이번 계획에서 성공하면 쓸어담은 돈으로 별장 하나 구하고 은퇴한다는데."
"보스는 3년 전부터 "이번에 잘 되면 은퇴한다"를 매번 말해왔어."
"그럼 이번에도 실패하는 거 아니야?"
"제 3학구 모든 학교에 무좀 바이러스를 살포해서 보스가 만든 특제 무좀약을 사게 해서 한탕하겠다는데.."
"자세한 계획은 어떻대?"
"그거 우리가 이제 짜야지. 보스는 명령만 했지, 어떻게 살포되는지 몰라. 그러니깐 저 나이 먹고 계속 은퇴도 못하지. 일단 우리 조직에서 바람 능력자가 있더라고. 아직 학교에서 방과후 동아리 활동 중인 애들이 많으니깐.. 그냥 학교에 바람으로 살포하는 거야."
"귀가부 의문의 1승..크큭..."
본인들이 알아서 계획을 누설하고 있네요.
"근데 보스는 우리 월급은 어떻게 주는 거야? 그 동안 다 실패해서 수익이 없잖아."
"그거 다 빚이야. 내가 듣기로는 보스 지금 빚이..0이 몇 개냐..."
"별장 말고 빚부터 갚아야겠는데..이거는 한탕이 아니라..한 열 탕은 넘게 해야 은퇴하겠는데?"
잘은 모르겠지만 일단 드라마에 촬영을 하라고 하니 둘은 현장에 왔고 일단 응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일단 보아하니 자신들은 이 파트에 나오는 모양입니다. 여기까지가 배경입니다. 이은 서술은 철저하게 극에서의 두 사람의 모습이며, 그 당시의 두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아마 아무도 모르지 않을까요. 어디까지나 극 안에서의 행동이니까요.
어쨌든 눈앞에서 투닥거리는 이들을 바라보며 세은은 호루라기를 꺼냈습니다. 그리고 삐익삐익 불기 시작했습니다.
"거기까지! 그 이상의 악행은 프리티하고 큐어하고 잘난척하고....아니아니. 프리티하진 않지만 아무튼 참견쟁이에 내로남불에 제멋대로에 앞뒤 안가리는... 여기의 최은우가 그냥 보지 않고 상대해줄거야!"
"......"
은우의 눈빛이 세은을 향했습니다. 뭔가 할 말이 많아보이지만 아무렴 어떤가요?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서술되지 않는걸요.
"...그래! 지나가던 정의의 히어로 여사 최세은이 용서하지 않겠지!!"
저런. 시작부터 서로 내분이 생기게 생겼네요.
"아니. 아무튼... 여기서는 그런 페이가 아니야! 과학적으로 보안이 이뤄져서 너무나도 안전한 인첨공 페이다!!"
평범한 교복을 입히고, 자신과 같은 교복을 잔뜩 입고 있는 아이들이 연설을 듣기 위해 도열해 앉아있는 세트장에 들어가자, 한동안 돌아갈 일이 없어서 먼지만 먹고 있던 성운의 행복회로가 굴러가기 시작했다. 이 정도라면 화면에 잡혀도 그렇게 큰 문제 없겠다! 코미디라고 해봐야 코미디를 보고 웃는 건 잘하지만 코미디를 할 능력은 없는 성운이고, 코미디를 한다면 딴죽거는 포지션에 더 적합한 성운이기에 성운은 부담없이 자리에 착석해서 다른 단역들과 마찬가지로 행동했다. 회장이 인사를 할 때면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박수를 치고, 가만히 자리에 앉아 연설을 경청한다. 코미디라고 해서 코미디를 해야 돼! 하는 압박감에 매몰되면 코미디가 아니라 이상한 행동밖에 안 나온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성운이었기에. 그러나 또 저지먼트로서의 본능은 충실해서, 자리에 앉아 회장 역할의 배우의 연설에 귀를 기울이면서도 혹시 무언가 돌발사태가 터지진 않을지(더군다나 코미디 장르라는 감독님의 말씀으로 미뤄보자면, 정말로 무슨 일이 터질지 예측도 불가능했기에) 경계하는 성운이었다.
처음 입어보는 교복은 어색하기 마련이니, 하얀 소년은 괜히 제 베이지색 옷자락을 만지작거리며 주변을 살폈다. 배경은 학교 근처의 카페. 가끔 들렀던 곳이라 이 곳이 배경이 된다고 하니 기분이 이상했다. 그리고 곧, 명찰부터 금태양인 금태양을 소년은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어느 히메컷 여학생을 부르고 있었는데, 아마 가까운 관계인 모양이었다.
잠시 고심하던 그는 양궁 가방을 고쳐 매고서는 그들이 있는 방향을 향해 걸어갔다. 정갈한 걸음소리가 났다.
"실례합니다~ 혹시 '히든 히어로즈'의 금태양씨 맞으신가요?"
방긋! 하얀 소년이 밝게 웃음지었다. 소년이 이곳에 온 이유는 별 것 없었다. 아무튼, 이런 캐릭터면 비교적 '친근한' 제스처를 잘 알지 않을까 했을 뿐이다. 솔직히 아무 곳이나 괜찮았고.
"이번에 협력하게 된 모카고 저지먼트의 1학년 생 '최이경'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여학생분도요! 하고 자기 소개를 끝낸 소년은 여전히 웃는 낯으로 금태양과 소녀의 대답을 기다렸다.
처음 입어보는 교복은 어색하기 마련이니, 하얀 소년은 괜히 제 베이지색 옷자락을 만지작거리며 주변을 살폈다. 배경은 학교 근처의 카페. 가끔 들렀던 곳이라 이 곳이 배경이 된다고 하니 기분이 이상했다. 그리고 곧, 명찰부터 금태양인 금태양을 소년은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어느 히메컷 여학생을 부르고 있었는데, 아마 가까운 관계인 모양이었다.
잠시 고심하던 그는 양궁 가방을 고쳐 매고서는 그냥, 근처 괜찮은 자리에 앉았다. 그, 솔직히 말하면, 여기서 뭘 해야할 지 모르겠던 탓이다... 뭘 맞추라면 맞추겠는데.. 결국 그는 그냥 턱을 괜 채로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소년이 이곳에 온 이유는 별 것 없었다. 아무튼, 이런 캐릭터면 비교적 '친근한' 제스처를 잘 알지 않을까 했을 뿐이다. 솔직히 아무 곳이나 괜찮았고.
아. 이거 저작권이 괜찮은 것일까요? 괜찮을 거예요! 목화고등학교 본편도 저작권 아슬아슬하게 노는 곳이 있었으니까요. 아무튼 은우는 어느 순간 저들과 한 편이 되어서 인첨공 페이를 광고하고 있네요. 이거 괜찮은 것이 맞을까요? 괜찮을 거예요. 에어버스터는 돈이 많거든요. 손해배상을 물어야 한다면 돈으로 물면 되죠.
어쨌든 태양권을 사용하려고 하자 은우와 세은은 눈부심에 큭, 하는 소리와 함께 눈을 감았습니다. 그러던 와중 세은은 주머니에 있는 '은우의 피가 담긴 약병'을 꺼냈습니다. 그리고 그걸 마셨습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야!!"
아. 세은이가 은우로 변신하는군요. 그런데 어째서죠? 이어 세은은 뒤로 돈 후에 어딘가로 뛰어갔답니다. 그리고 잠시 후에 바리깡을 손에 쥐고 왔어요. 아니. 그런데 어째서죠? 머리카락이 보이지 않는데요?
"봐라! 이것이 일명 '에(삐이익)'의 빛나라 머리머리다!"
이어 그녀는 머리를 아래로 내렸습니다. 아. 반사된 빛을 역으로 반사하려는 계획인 모양이에요. 물론 은우가 옆에서 굳어가고 있지만,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모르는 것으로 해요. 그런 거, 중요하지 않잖아요?
그야... 이런걸 알고있다고 떠들고 다녀도 좋을건 없으니까. 그것과는 별개로, 조금 슬픈 사실을 알게되었다. 협박장치로 친한 사람들이 이용당한다니, 감정적으로나, 이성적으로 용서되지 않는 이야기다.
"...그렇죠. 아직도 믿기지가 않아요. 누구누구를 때려잡으러 간다느니, 거대 범죄조직이 약물을 판다느니..."
한숨을 푹 쉰다. 작년까지만해도, 어디에나 있는 소시민적인 저지먼트였는데, 올해. 아니 이번달에 일어난 큰일만 따져도 액션영화 한두편은 가볍게 만들 수 있을 정도니까.
단톡방에, 음식을 먹고 행복해하는 한양선배의 얼굴을올리자, 답글이 몇개 달렸다. 가볍게 확인 한뒤, 다시 신경을 끄곤, 먹는 밥과 눈 앞 선배님께 집중한다.
"뭐어... 지금 생각해보니, 배려해주신건가? 싶어서 약간 감사해요. 하지만 저 한식도 좋아하니까, 다음엔 선배님이 추천하는 맛집으로 같이 가봐요."
솔직히...무언가 필요하지 않다면, 기능적으로 만족만 된다면 크게 돈을 들이지 않는 타입같으니, 수수하게 싸고 맛있는 집일것같아 기대가 된다.
"저도...처음인걸요. 이런느낌으로 능력을 활용하다니..."
솔직히, 좀 놀랍다. 소소하게 능력을 쓰긴 해도 이런 음식에까지 접목할생각은... 크게 못했어. 특히 이런 오리지널리티가 강한 음식엔.
그리고 역시 대망의 고기. 역시 맛있다. 감칠맛이 뛰어나서 준비했다는 말은 허언이 아닌 모양이다. 그리고나서, 한양선배가 말한 대량조리의 헛점을 보고 생각한다.
"흐으음...그래도! 우리 급식비 생각하면 말이 안된다구요!"
대충, 한끼에 X천원정도니까. 도매기준 + 학비중 일부가 조리원 임금으로 들어갈것이라 생각해도... 너무 터무니없이 손익계산이 맞지 않는다.
"...뭐어, 이유가 확실히 있을법도 하지만, 공급자랑 소비자는 확실히 보는점이 다르니까요... 새로운 시각이네요. 전 제가 이렇게까지 밑반찬을 좋아할줄 몰랐어요! 밑반찬이라 해봐야, 급식 아니면 그저그런 가게에서 먹었을 뿐이니까요. 역시, 밑반찬은 한식의 기본기인가봐요."
난 여태까지 태어나서, 내가 깻잎무침을 이렇게 열광하면서 먹을날이 올줄 몰랐다. 게 눈 감추듯, 밑반찬과 고기를 해치우고 나자, 벌써 점원분이 찾아왔다. 어떻게 이런 타이밍을 잘 알고 있는걸까, cctv라도 달려있는거 아냐 진짜?
"이번이 마지막 메인요리입니다. 한식은 다른 지역의 음식보다, 나물의 활용이 다양합니다. 저희 목화식당에선 전통적인 나물이 아닌, 고수, 샐러리, 풋마늘, 파슬리, 청경채, 그리고 직접 라유에 볶아낸 소고기 고추장과 텁텁한 맛을 줄이기 위해 민트, 쯔란을 약간씩 곁들인 비빔밥입니다. 고수는 옆에 따로 빼놓았으니, 못 드시는 분은 빼고 드시면 될것 같습니다."
여기서 충돌을 하고 체포를 해봤자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날 수 있다. 그러니 이렇게 협조를 하는 게 더 나을 것이다... 라는 판단으로 이렇게 말했다는 설정이지만 사실은 이렇게 말하면 답을 뭐라고 할까 궁금했다.
"다른 두 녀석은 모르겠고 난 레벨 0이어서 돈에 쪼들린단 말이죠" "다시 한번 말아죠. 9대 1. 협상은 없습니다."
대놓고 저지먼트의 인식을 나락으로 보내는 폭탄 선언. 그것을 아무렇게나 내뱉는 이 그가 바로 철현이었다.
생각해보니 진짜 좀비바이러스로 노선을 틀어버려도 재밌겠다. 멍청한 보스의 계략으로 좀비바이러스가 퍼진 인첨공, 학생회장의 지시아래 모두가 똘똘 뭉쳐 생존을 위해 싸우지만 역부족. 항상 충돌하던 아웃사이더와 금태양은 주인공들을 돕기 위해 희생하고 결국 백신을 가지고 있던 보스와의 결전.
주변 눈치 보며 얌전히 연설을 듣던 중 갑작스럽게 큰 소리가 나자 움츠러든다. 애써 놀란 마음 가라앉히며 소음의 근원으로 눈을 돌리자 해괴한 복장의 사람이 서있다. 실례라는 건 알지만, 정말로 달리 표현할 도리가 없었다... 머릿속에 물음표 가득 뜨던 찰나 뒤늦게 드라마라는 걸 깨닫고는 납득한다. 그래도 좀 과하다는 생각 지워버릴 순 없었지만.
성운은 저도 모르게 튕기듯이 일어나면서 여태껏 내본 적 없는 성량으로(그래도 다른 평범한 사람들이 경악해서 소리치는 정도였지만) 고함을 질렀다.
“학생회장님 전체적으로 상태가 안좋아─!!!”
성운은 정상인이었다. 한도 끝도 없이 정상인이었다. 남자이면서 이발비뿐 아니라 머리 긴 게 좋다는 이유로 머리를 기르는 편이긴 했지만, 그래도 적잖이 정상인이었다. 거기다 소심했다. 그래서 이런 코미디 전개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아니 오히려 그랬기에, 비나리고 학생회장의 전혀 예기치 못한 등장, 복장, 언행 등의 그 모든 것들은 성운의 정상인 회로에 지금껏 받은 적 없던 기괴한 방향으로의 충격을 가했고, 그래서 성운의 정상인회로는 지금껏 단 한 번도 동작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동작해버린 것이다! 그리고, 성운의 다음 태클은─
남자이면서 화장? 할 수 있다. 화장을 제한하는 교칙은 사문화되어 있으니 그러려니 할 수 있다. 수염 기르고 화장? 본인이 타인의 시선에 구애받지 않겠다면 그 또한 존중할 수 있다. 치마? 성별에 따라 하의를 제한하는 교칙은 이제 꽤나 낡은 것이 되어, 최근에 설립된 학교는 하의에 성별의 제한을 두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며 또한 본인이 마음에 드는 옷이라면 딱히 성별에 구애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성운의 생각이었다. 여자가 교복 바지를 입어도 아무 문제 없듯이 지정 교복 치마이기만 하다면 남자가 치마를 입어도 아무 문제 없다는 것이 성운의 지론이다.
>>852 애린 : 당장이라도 먹고 싶어서 부들거릴 수도 있져. 마치 간식을 앞에 두고 기다려 훈련중인 댕댕이처럼여. (?) 괴이들도 존중해줘여~ 그래야 무작정 죽이는게 아닌 명분을 만들어서 썰어버리는거 아니겠슴까~ 혹시 알아여? 어딘가엔 말이 통해서 우호적으로 대하는 괴이도 있을지? 괴이랑 싸우는 괴이도 있을지도 모르고 말임다. (??)
맑고 청명한 하늘 아래에서도 실내는 어쩐지 우중충하다. 깜빡거리는 전구 탓인지 고리타분한 강의 탓인지. 어쩌면 둘 다일지도 모르겠다. 꼿꼿한 자세로 몇십 분째 이어지는 강의를 보고 있던 중 문득 어울리지 않는 향긋함이 바람을 타고 실려온다.
"어...?"
고개를 돌리니 열린 창 밖으로 샛노랗게 핀 꽃나무가 보인다. 심신을 안정시키는 꽃내음은 정말이지... 강의에 집중하는 데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머리카락 흩날리는 것도 모른 채 멍하니 떨어지는 꽃잎을 바라본다. 눈을 깜빡이자 새로운 꽃잎이 떨어진다. 다시 눈을 깜빡여도 마찬가지. 행동이 반복될 때마다 점차 눈을 감고 있는 시간이 더 길어진다. 자면 안 된다. 자면 안 된다. 그렇게 몇 번씩이나 되뇌었지만... 누구의 승리인지는 잴 것도 없었다.
폐건물의 파이프가 조금 불안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다시 파이프를 훑어보니 그냥 나사못만 박은 게 아니다. 파이프를 벽면에 고정하기 위한 U자 클램프도, 새로 박은 것이 분명한 게 여러 개가 일정한 간격으로 박혀있어서 흔들어보거나 딛고 올라봐도 좌우로도 위아래로도 꿈쩍하지 않는다. 오래 사용하기 위해서뿐만이 아니다- 자신 이외에도 다른 누군가가 이곳에 오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하고 꾸며놓은 것이리라. 어느 정도 올라와서, 발만 옆으로 슥 뻗으니 창틀에 발이 쉽게 닿는다.
“생각보다 그렇게 오래되진 않았어요. 부동산 아저씨께 부탁드려서 전기와 수도도 연결한 지 얼마 안 됐고, 냉장고도 며칠 전에 겨우 들여온걸요.”
모든 게 아직 불안하고, 얼마나 견딜 수 있을지도 모른다. 모자란 것도 아직 많다. 그래도 조금씩 조금씩, 한 발짝씩 한 발짝씩 무언가를 채워나가고 있다. 마냥 포기했던 자기 자신이 한 발짝씩 나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성운은 이 곳을 쉽게 사랑할 수 있었다. 이 곳은 성운의 거처였다.
“소파에 앉아서 쉬시거나··· 좋으실 대로 기다려주세요! 금방 준비되니까요.”
그 말대로, 제법 깨끗한 소파에 푹 기대누워서 기다려도 좋고, 아니면 그가 얼마나 자신의 거처를 잘 꾸며봤는지 둘러봐도 좋겠다. 아니면 성운이 요리하는 것을 구경하거나. 주방으로 향한 성운은, 어느새 깨끗한 앞치마까지 꺼내어 둘러입고 있었다.
비나리고 회장은 온누리고 회장에게 달려가서 드롭킥을 날립니다! 하지만 거리계산을 개떡같이 했는지, 연설대에 발이 닿기도 전에 몸이 바닥에 내려갑니다. 비나리고 학생회장은 바닥에 누운 자세가 됐고, 바로 위가 성운입니다. 이어지는 성운의 교복에 대한 지적.
"자네..비나리고 저지먼트이지? 사내 대장부가 큰 일을 하려면..그런 작은 일에는 신경을 쓰면 안 된다네."
온누리고 학생회장은 다가와서 비나리고 학생회장에게 손을 내밀어서 일으켜주려고 합니다.
"우리 비나리고 회장님은 너무 마초적이서서 힘들다니깐..."
근데 비나리고 회장. 손을 잡으려던 것이 실수로 온누리고 회장의 바지를 잡아버렸습니다. 비나리고 회장은 그것도 모르고 그대로 잡아당기며 일어나버립니다.
"어우..홀리 쓋..."
"아아..내 눈..."
"강철팬티를 실제로 입는 녀석이 있을 줄이야..."
2. 금태양 (이경,동월)
동월이 책상을 치며 그러고도 사람이나며 화내자, 당황하는 금태양입니다. 여학생 역시 당황하는군요. 그리고는 이에 나서서 동월을 말리려는 이경. 금태양 앞에 두 남학생이 있는 구도입니다.
"두근"
갑자기 금태양의 심장소리가 크게 들리는 효과음이 들립니다. 그리고는 금태양은 수줍은 표정과 함께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합니다.
'와일드한 남자와.. 마일드한 남자..멋진 남자들..'
참고로 이 감정묘사는 둘에게도 들립니다.
얘 그럼 소개팅은 왜 나온 거야. 동월과 이경을 보고 얼굴이 붉어진 금태양을 보고 여학생도 어이가 없는 표정을 짓습니다.
3. 아웃사이더 파트 (여로,아지,은우,세은,애린)
은우와 세은이 태양권에 당하자, 마빡이 삼형제는 사악하게 웃습니다. 그런데 세은이!! 자신의 모습으로 대머리가 되지 않고, 은우의 모습으로 변해서 머리를 밀고옵니다. 대머리 은우인 세은이와 오리지널 은우가 한 컷에 동시에 비춰지면서 익숙한 노래가 들려옵니다. 지코의 '너는 나 나는 너' https://youtu.be/ewjucLierFc?si=b1XfSv3-moZCzyKp
어쨋든 세은이의 역공시도는 성공합니다! 마치 양쪽의 섬광싸움이 나루토와 사스케 최후의 싸움을 떠오르게 합니다! 그 와중에 애린의 질문에 의외로 성실하게 답하고 있는 아사달씨. 팔짱을 끼며 녀석들의 싸움을 구경하네요.
"....재택근무자라서 밖에 잘 안 나가.."
애린이가 선글라스로 간단히 조치하자, 리더가 외칩니다.
"막내!! 파키케팔로사우르스!!!!"
막내로 추정되는 마빡이가 허리를 숙이고, 머리통이 애린의 복부로 향합니다. 그대로 복부에 박치기를 하려고 돌진합니다!!!
4. 보스 파트(수경,청윤,철현)
수경은 성공적으로 문자를 보냅니다-! 하지만 아직 아무도 읽지 않는군요.
9:1로 나누나는 대답에 보스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삿대질을 하며 말합니다.
"아니, 학생. 학생이 9를 가져가면 우리는 이자도 못 갚아요. 그냥 공평하게 5:5로 가져가요."
"누가 5인데요, 보스?"
"....."
그러다가 청윤이 철현을 말리면서 얘네들은 빚 밖에 없다는 소리에 이마에 실핏줄이 살짝 서는 보스. 그리고 이런 애들일 수록 쥐어짜면 나오는 게 많다는 철현의 얘기에 단단히 화가 난 보스입니다.
"그냥 여기서 전부..쓸어버려주마.."
"보스~ 계산은요?"
"아, 잠시만."
보스는 갑자기 카운터에 가서 카드를 주며 계산을 부탁합니다. 그런데 정지된 카드라고 음성인식으로 말해주네요. 보스는 당황한 표정으로 지갑에서 그나마 남은 현금으로 계산을 하고, 다시 저지먼트 앞으로 옵니다.
아무래도 이쪽이 한 명이라서 조금 밀리는 것 같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하고 있네요. 아. 그러고 보니 이렇게 막 머리를 밀어도 되냐고요? 괜찮아요. 지금의 세은이는 변신한 것이기 때문에, 원래대로 돌아오면 다시 머리카락도 돌아온답니다. 그러니까 막 밀어버린 거 아니겠어요? 어쨌든 현 상황 속에서 은우는 가만히 상황을 바라봤습니다. 하나는 파키케팔로사우르스! 라는 지령에 맞춰서 그렇게 움직이려고 합니다. 그리고 저쪽은 여전히 섬광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 속에서 자신을 뭘 하면 될까요?
"....음..."
이어 은우는 주머니에서 블랙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그리고 손에 공기를 압축한 녹색 작은 공을 만들었습니다. 앗. 그런데 왜 P라는 글씨가 쓰여있는걸까요? 그리고 그는 그 블랙 카드를 보란듯이 흔들면서 그 녹색 공을 막내에게 던졌습니다.
성운의 입에서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저절로 어떤 템플릿같은 대사가 나와버리고 만다. 왠지 뒤에서 뽀글머리와 단발머리와 감자같은 놈이 와~아~아. 하는 듯한 근성있는 환청이 들리는 것만 같다. 성운은 마이크에 잡히지 않도록 나직이 “···돌겠네 진짜.” 하고 궁시렁거리고는, 재빠르게 자신의 교복 상의를 벗어서 펼쳐 내밀었다. 가감없이 드러난 온누리고 학생회장의 치부(?)를 가림과 동시에, 비나리고 학생회장에게 이거라도 입으라고 건네주기 위해서였다.
“···아무튼 그 작은 일을 하기 위해 있는 게 저희 저지먼트입니다. 사이즈는 좀 작겠지만, 일단 이거라도 입어주세요.”
보나마나 저 마초 체격에 저걸 입으면 와바박 찢어지는 결론밖에는 생각나는 게 없지만, 애초에 코미디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니 성운의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situplay>1597011073>958 더 빨리 더 뛰어! 교관 빙의하면서 옆에서 조잘대다가 결국 같이 백바퀴 뛸 상....... :3c 오 순순히 해줬을 거 같은데 귀찮다고 반묶음 아니라 아예 포니테일로 묶어버렸을 듯..... 해주긴 했다? < 이 스탠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