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서리가 내리고 츠나지의 하늘은 깊어지며, 밤하늘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수많은 별이 빛을 발하는 머나먼 심연 저편의 다른 우주까지 거리를 헤아릴 수도 있을 만큼... ▶ 주요 레이스: 일반 레이스(11/4), 산마캔(11/11)
【다랑어자리 유성군】 10/30 ~ 11/10 (situplay>1596993074>1)
「캠핑 시즌」의 듣기 좋은 변명일 수는 있지만, 츠나지에서 선명하게 볼 수 있는 다랑어자리 유성군이 곧 시작됩니다. 별빛에 많은 관심을 지닌 사람이나 우마무스메라면 텐트와 망원경을 들고 한적한 공터로 향하지 않을 수 없겠죠. ▶ 유성우 진행: 11/4 ~ 11/5 【링크】
한두 번도 아니고, 물건을 하나씩 어딘가에 흘리고 다니는지라 당연 열쇠도 예외는 아니었다. 몇 번은 찾았으나 몇 번은 그러지 못했으니 밤늦게 집에 못 들어간 적에는 날이 밝기 전 까지 벤치에서 잠을 잔 적도 있었을까. 그랬으니 나만 찾을 수 있는 곳. 예를 들자면 소화전 같은 곳에 열쇠를 숨기고 다니기도 했던 것인데. 그러니 이제는 어디다가 열쇠를 뒀는지도 가끔 까먹는지라. 잠깐 이렇게 나갔다 오게 되는 때에는 그냥 문을 잠그지 않고 다니는 것이었다.
"어차피 잠깐 다녀오는 건데. 굳이 잠글 필요가 있나 싶어서."
도둑이 들어도 뭐 집에 털어 갈 것도 없으니. 어깨 으쓱이며 말하는 모습은 겁이 없다고 해야 할지, 생각 없는 바보라고 해야 할지. 표정만큼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무표정하니 당혹스러울 정도이다. 마미레는 잠깐 물끄러미 널 바라보다 입꼬리를 휘어 올린다. 자신의 장바구니를 뒤지더니, 젤리 한 봉지를 당신의 손에 강제로 쥐여준다.
잠깐의 기다림 끝에 나온 메뉴는 스태미나 정식. 돼지고기 생강구이와 미소시루, 밥, 반찬과 디저트 포함! 나도 그냥 같은 메뉴로 해달라고 해서, 양은 조금 다르지만 유우가랑 똑같은 생강구이 정식이다. 젓가락을 들기 전에 흥미진진하게 유우가의 반응을 살펴봤다. 과연, 입에 맞을라나? 안 맞으면 어쩌지? 아주 약간의 걱정은 순식간에 눈녹듯이 사라졌다. 응, 마음에 드는 것 같아서 다행이네!
그리고 집에서 도시락 싸가는 거보다 카페테리아가 편하기도 하고. 양이라고 할까, 맨날 찬합 들고다니는 것도 힘들고... 유우가가 챙겨오면 감사히 받지만 우리집에서 싸가지 않는 건 그런 이유도 있다. 그나저나 마마, 엄청 흐뭇하게 웃고 계시잖아. 계산과 주문을 받으면서도 마마의 귀가 이쪽을 쭉 향하고 있는 게 곁눈으로 보여...
"음... 그러면 냉장고 라던가, 이것저것 사기 전엔 여기 와서 먹고 가. 저녁이라도." "오기 귀찮으면 배달도 되니까? 내가 직접 간다고~"
담당 트레이너니까 할인도 가능하고. 좋지 않나? 아무튼 반응도 확인했으니 나도 젓가락을 들고 밥을 먹는다. 음, 역시 오늘도 맛있다~ 덧붙여서 오늘의 디저트는 오하기. 과하게 달지 않은 느낌이다.
최고의 트레이너라는 말을 듣고서, 너 역시 최고라며 대답하다가 얼굴에 느껴지는 간질거림에 눈을 뜬다. 그리고 눈을 뜸과 동시에 느껴지는 충격, 세상이 뒤흔들어지는 감각에 다이고는 비명을 지르곤 무의식적으로 이마에 손을 가져다 대려고 했다. 그러나 아직 전부 떨어지지 않은 레이니의 얼굴이 그 자리에 있어서, 하는 수 없이 레이니의 양 어깨를 붙잡았다.
"깜짝 놀랐잖아!"
어깨를 붙잡은 채로, 잠시 흔들리던 시선을 바로잡아 자신의 얼굴 위 가까이 떠 있는 레이니의 눈을 바라보던 다이고는 말을 이어간다.
"알겠어 미안해,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었어!"
살짝 부어오르기 시작한 이마를 무시하며, 계속해서 말을 이어간다.
"물론이지, 이미 나한테 소원 빌었잖아. 별은 몰라도 내가 소원을 들었으니까 당연히 이뤄줘야지."
어깨를 붙잡았던 손이 얼굴로 향해, 부드럽게 얼굴을 감싸쥐듯 하곤, 살짝 눌리는 볼을 엄지 손가락으로 문지르며 다이고는 씨익 웃었다.
"언제까지나 옆에 있을 거라고 약속했으니까, 응, 역시 그건 소원으로 빌지 않아도 괜찮겠다!"
situplay>1597002069>477 >>0 그러니까, 지금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 정말 현실인가. 그 단아하고, 우아하니, 아무 데서나 졸고 그러진 않을 것 같은 그 트레이너가. 다른 곳도 아니고 나무 위에서 매달려 누워 있는 것이 정말 진짜인가? 마미레 눈을 비비다가는, 이게 뭔지 이해 못 하겠다는 표정을 짓는다.
"어이. 자고 있어? 야아-"
어서 깨라며 소리 질러 부르고선 마미레 한숨을 내쉰다. 흔들어 깨울 생각으로 나무를 타고 오르면, 마미레는 미즈호의 어깨를 흔들며 어이 없다는 목소리로 말한다.
"있잖아. 뭐 실성한 거야? 아니면 얼굴만 닮은 다른 사람, 쌍둥이라던가 뭐 그런 거야? 일어나 어서."
situplay>1596997072>94 >>0 그러니까, 히다이는 시력이 안 좋으니 안경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구나. 마미레는 안경을 이마에 걸쳐 쓰고선, 제 앞에서 안경을 찾아달라는 바보 히다이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뭔가 놀리고 싶은 기분이 드는지라. 마미레는 말없이 슬쩍 손을 뻗어서 히다이의 안경을 빼앗아 써보았을까. 도수가 맞지 않으니 핑- 하고 어지러워서. 마미레 빨리 안경을 벗어내고선 눈두덩이를 꾹꾹 누르다가 "자 여기." 하며 안경을 히다이에게 건넨다.
"있잖아. 그런 사람들 있잖아. 핸드폰 손에 들고 내 핸드폰이 어디 갔지? 하고 찾는 사람들. 방금 그런 사람들 같았는데 알아?"
화장실에 볼일이 있어 갔더니 마주친 한 사람. 바로 히다이! 더듬거리며 자신을 자네라고 지칭하고, 안경을 찾는 걸 도와달라는 말을 하는 히다이를 보며 다이고는 사명감(?)을 느꼈다. 위기와 고난에 빠진 사람을 돕는 것은 마땅히 해야할 일! 더군다나 그게 친한 형이라면 더 말할 필요가 있으랴!
"일단 진정해 형, 화장실에 두고 나왔을 수도 있잖아 한번 찾아보자!"
너무 자연스럽게 이마에 걸쳐진 안경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로, 다이고는 성큼성큼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당연히 못 찾았고.
"이건 분실물 보관함에 있는지 연락해보는 수밖에 없겠네!"
그렇게 손에 쥔 휴대폰으로 전화를 하면 되는데... 손전등 용도로 화장실을 비추는 휴대폰을 쓸 생각은 못하고 주머니를 뒤지고 있다.
물론 요즘 열악한 식사를 하다가 먹어서 더 맛있게 느껴지는지도 모르지만. 양념을 아끼지 않고 잔뜩 바른데다, 산지직송의 신선한 재료를 쓴 식사가 맛이 없을 리가 없지. 돼지고기 양념에 생강이라는 단순한 조합일텐데도 한 입 먹고 미소시루를 호록, 하고 나면 또 맛이 있는 무한한 사이클을 돌릴 수 있다.
"정 그러면 냉장고 살 때까지만 저녁은 여기서 사먹을까나. 배달은 지금 사람의 꼬라지가 아니어서 안 돼."
타지 않는 쓰레기로 아직 배출하지 않은 맥주캔들과, 일본주팩들이랑, 기타 쓰레기를 잔뜩 모아둔 봉지라던가. 게다가 가구가 전혀 없어 반강제로 좌식생활하게 된 흔적이라던가. 벗어놓고 안 개켜놓은 옷들, 빨래 돌려야 해서 방구석에 모아둔 옷들, 그리고 거실에 대충 펴둔 이불까지...(안방은 뭔가 이상한 냄새가 나고 오싹오싹해서 잠이 안 와)
"...진짜 방이 지금 장난이 아니라...우와 오하기 맛있어!"
풍성한 견과류의 맛이 역시나 츠나지의 가을이구나~ 싶게 만드는 맛. 게다가 크게 달지도 않아서 잘 들어간다. 나는 기어코 스태미나 정식을 완식했다.
히다이 유우가 마구로 출주 등록 히다이 유우가 | 40/90 | 전업 트레이너, 꼴초, 마다오 할 수 있을 정도로.
"진짜 잘 먹었다아... 하야나미 정말 맛있는 데였구나. 누나가 자주 시키는 이유를 알겠네."
아마도 종종... 히다이와 눈썹과 눈매가 닮은 여자가 하는 미용실에 배달을 간 기억이 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