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서리가 내리고 츠나지의 하늘은 깊어지며, 밤하늘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수많은 별이 빛을 발하는 머나먼 심연 저편의 다른 우주까지 거리를 헤아릴 수도 있을 만큼... ▶ 주요 레이스: 일반 레이스(11/4), 산마캔(11/11)
【다랑어자리 유성군】 10/30 ~ 11/10 (situplay>1596993074>1)
「캠핑 시즌」의 듣기 좋은 변명일 수는 있지만, 츠나지에서 선명하게 볼 수 있는 다랑어자리 유성군이 곧 시작됩니다. 별빛에 많은 관심을 지닌 사람이나 우마무스메라면 텐트와 망원경을 들고 한적한 공터로 향하지 않을 수 없겠죠. ▶ 유성우 진행: 11/4 ~ 11/5 【링크】
오늘도 유우가는 바쁜 모양이다. 어제도 그랬고, 그저께도 그랬지. 그 전에도. 차라리 언제부터 언제까지 바쁘다!라고 기간을 정확하게 알려주면 나을텐데, 매일 바쁘다고만 하니까... '바빠도 날 우선시 하란 말이야!!! 바보! 쿠소닝겐! 모 시라나이!!!'라고 외칠 마음은 없다. 아니 조금은.. 아니 역시 없어. 너무 곤란하게 만드는 것도 미안하고 말이지. 하지만 솔직히 대체 뭐가 그렇게 바쁜지는 궁금하다. 교무실에선 그렇게 안 바빠보이는데(...), 왜 집에 갈 시간만 되면 바빠지는 걸까. 수상하지 않아?
그래서 오늘은 몰래 따라가보려고 합니다. 어제랑 똑같이 바빠서 이만 가야한다는 유우가에게 '알았어~ 괜찮아~'하고 대답한 뒤, 트랙으로 가는 척 하면서 슬쩍 화장실로 빠졌다.
"아아... 오랜만이네. 이 서늘하고 묵직한 감각..."
한창 데방결 활동을 할 때 애용했던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손에 쥔다. 한동안 쓸 일이 없었던 것들인데 오늘 이렇게 쓰게 될 줄이야. 그렇게 변?장을 하고 조용히 화장실을 나와 이리저리 두리번거렸다. 미행할 목표... 찾았다. 아직 멀리가진 못했군. 최대한 조용히, 조심조심 유우가의 뒤를 밟는다. 대체 뭐가 그렇게 바쁜지 오늘이야말로 알아내겠어..!
"...따라간다.. 따라간다..."
중얼거리는 대사만 보면 칼을 들고 가서 찌를 것 같지만, 소지품 중에 칼은 없으니 안심해도 좋다고.
이렇게라도 생각하지 않으면 제정신을 유지하기가 어렵습니다... 정신상태가 개암룡적인 상황이 되었습니다. 아니, 나도 오늘은, 진짜 트레이닝을 봐주고 싶었는데. 어제 뭔가 몸을 기어가는 감각에 눈을 떠보니 '무언가'와 눈을 마주쳐서... 그대로 눈을 감고 꿈이다 꿈이다 이건 절대로 꿈이다라며 임종하고 깨어나 보니 그것은 온데간데 없더군요...
...하지만 정말 꿈이었을까요?
아, 미친, 다시 생각해도 간담이 서늘해...
하여튼. 오늘 메이사와 부실 크기를 제대로 가늠해서 견적을 내 본 결과, 그렇게 크지 않은 교실에 플라네타리움까지 비치해두면 놓을 수 있는 매트는 4인 단체(꼬꼬꼬 애들이겠지)와 2인용 4개라는 어장 커플들에 최적인 개수가 나와서.
오늘은 이케아에서 이불 5개와 매트리스 커버 4개를 사서 배송시키고, '그것'을 잡을 끈끈이 덫을 구매하고... ...모르겠다. 가서 혹하는 거 있으면 더 살지도 모르겠어. 생각하며 이케아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은 것입니다.
'누가 나 이케아에 도착하면 깨워주라.'
그렇게 졸다보면, 누가 내 등에 칼을 찌르는 기분과 함께 퍼뜩 깨보니 이곳은 이케아. ...그보다.
"너도 왜 이케아에 있는 건데!?"
허겁지겁 내린 나를 따라 허겁지겁 내린 짤딸막한 녀석은 아무리 변장을 해도 너 메이사잖아!
"언제부터 미행한 거야 이 음흉한 녀석아..."
한숨을 푹 쉬었다. ...원래는 숨기고 싶었는데, 이케아까지 와버린 이상 어쩔 수 없나.
"츠나페스에 쓸 이불이랑... 그, 뭐야. 나 자취하는데 필요한 거 좀 사려고 하는데. 같이 구경할래?"
몰?루 물론 맥락을 따져보자면, 메이사네 식당을 이야기하는 거겠지만 말이다. 하야나미, 들어본 적은 있긴 했지만 식당이었구나. 아니, 우리 학원 카페테리아는 해산물 무료 무한제공이니까, 고기를 먹으러 갈 일이 있는 게 아닌 이상 츠나지의 식당을 굳이 찾아갈 이유가 없었고. 모르는 게 이상한 건 아니야...
“다이고가 할 일이 많아지는데, 그래도 기특해?”
기특하다고, 고맙다는 말을 들을 줄은 몰랐어서, 부끄러움에 레이니는 황급히 말을 돌린다. 아, 그래도 머리 쓰다듬는 걸 멈추지는 않아 줬으면 좋겠는데. 하는 생각도.
“소원? 지금은 딱히 없는데...”
당신이 옆에 있어주는 이상, 내 소원은 이루어져 있는 거나 다름없는데. 무엇을 더 빌어야 할까. 그러니까 말이지, 나는,
1cm가 줄어서 140이 되어버리면 어떡해! 장난스럽게 대꾸하고서 히히히 웃었다. 아니 근데 진짜로... 별로 안 바빠 보였단 말이야. 아무튼 쇼핑이다 쇼핑~ 일단 눈에 먼저 들어오는건 모델하우스들. 와, 이거 아늑해보이네... 오 저것도 괜찮아보여! 우리 부실도 이렇게 꾸밀 수 있으면 좋겠다~
"소파 좋지. 아, 유우가. 나 이것도 두고 싶어!"
이거이거! 하면서 가리킨 것은 인간과 말딸을 모두 글러먹게 만든다는 빈백이다. 아, 이걸 부실에 두면 트레이닝을 자주 땡땡이 치게 되어버릴라나... 스탠드도 있으면 좋겠네. 그냥 형광등 켜면 되지 않냐고? 뭘 모르는군. 스탠드 조명만이 낼 수 있는 분위기라는 게 있다고. 간접조명이라던가 뭐 그런 의미로.. 뭐..
"와아, 부실에 냉장고도 두려고? 이온음료 보관해두긴 좋겠네."
큰 건 아니더라도 음료 보관용으로 작은 건 두고 싶을지도~ 트레이닝 끝나고 마시는 음료수가 또 꿀맛이지. 그 와중에 사자 인형을 하나 손에 넣게 됐다. 사준다고 하니까 거절하진 않지만. 사실 귀엽기도 하고.
".....근데 스탠드랑 인형 빼면 전부 주방용품이네... 맞다. 자취용품도 산다고 했었지." "...유우가 원래 자취하던 거 아니었어?"
아니 그, 원래 어른이 되면 다들 나가서 사는 줄 알았거든... 근데 담은 걸 보니까 뭐라고 할까, 처음으로 나가서 산다는 느낌이라고 할까... 그런 감이 온다고 할까.
"아, 아파 아파~ 그렇게 말하지 마, 요즘의 히다이씨는 마음이 신생아 수준이라 진짜 아프다고. 아, 그래도 페브리즈는 받을래."
속물지아의 트레이너다운 엄살.
"청소는..." "빨래는...!" "밥은...!!"
묻는 말에 멀쩡히 대답 못하는 걸 보자면, 상당한 애로사항이 있구나 매도가 진짜 아프겠구나 싶을 수밖에 없다. 그야 어쩔 수 없어. 청소는 열심히 하고 있지만 뭔가 안방에서 계속 이상한 냄새가 나고 (진짜 손자가 뭔가 구린 일을 하던 게 맞는 거 같다...) 냉장고도 없고 세탁기도 없으니까! 물론 간단한 건 손빨래랑 빨래방으로 해결하고 있다만 그것도 일시고.
...사실 옷가지도 별로 없어서 당장 조카한테 내 방에서 옷 좀 달라고 해야 할 판이고.
끔찍해서 외면하고 싶었는데 매도를 통해서 대면하고 나니까 상당히 개판이네 나. 좋아, 다시 외면할까. 나는 메이사의 현혹에 바로바로 낚이며 쿠션과 담요도 구매했다. 돈 쓰는 건 즐거운 일이구나.
"그러면... 2인용 매트들 생각하면 이불 크기는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어차피 많이 쓰지 못하게 히터 틀어둘 거지만."
내 이불 안에서 꽁냥꽁냥 하지 마라.
"그리고 베개로 쓸 쿠션은... 이 길쭉한 녀석으로 하나씩 놓으면 되겠지."
바디필로우라고 하던가... 아무튼 이것저것 사고, 필요한 것들은 츠나센 학원으로 부쳐버리고 나자 뭔가 상당히 배고파졌다. 여기서 먹고 갈까나... 하다가, 하야나미 이야기를 떠올렸다.
"...셋 다 안 되고 있는거야...?" "정말~ 한심해❤️ 허접❤️ 어쩔 수 없네~ 걱정되니까 메이사가 매일 챙겨주러 가줄게~❤️"
페브리즈는 받는 거구나. 페브리즈 주는 김에 다른 것도 챙겨주러 가야겠다. 자연스럽게 장바구니에 담기는 쿠션과 담요를 보며 남몰래 결의를 다진다.
"그러네~ 다들 감기 걸리면 큰일이고."
히터는 빵빵하게 트는 게 좋겠지. 이불이 있으니까~ 하고 히터를 대충 틀면 분명 감기걸리는 애들이 나올 거야. 많이 쓰지 못하게 틀어둔다는 건 사실 뭔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베개도 바디필로우 하나 두면 알아서들 잘 베겠지. 유우가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높이가 너무 높으면 불편할 것 같으니까 적당한 녀석으로 고르자.
"응? 그래! 가자! 먹고 가는 김에 반찬도 가져갈래?"
이제 쇼핑은 끝인가~ 슬슬 돌아갈 생각을 하고 있다 우리집에서 밥을 먹고 가도 되겠냐는 물음이 들려 조금 놀랐다. 먹으러 와도 된다고 하긴 했지만 이렇게 바로? 하지만 언제든 환영이지!
"스태미나 정식이 제일 인기가 많긴 한데... 메뉴는 많으니까 가서 보고 고르는게 좋을지도."
여행지까지 이미 정해둔 건가... 하긴 홋카이도는 일본 내에서도 인기 있는 여행지니까,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해외 같은 느낌이라던가... 스트라토라면 해외여행을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던 다이고는, 따뜻한 것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겠다는 말과, 어디를 가도 좋을지 물어보는 게 무방할 것 같다는 말에 고갤 끄덕이다가.
"아무래도 그렇지? 보통은 좋아하니까 사귀는 거니까..."
좋아하는 걸 먼저 알고 사귀는 거랑 좋아하는 감정을 알기 위해 사귀는 건 과정이 다르다는 것에 동의하듯 대답한다.
"응?"
말이 끝나서야 뭔가 이상하단 걸 깨달은 듯 미간을 찡그린 다이고는, 스트라토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654 "나쁘지 않은 생각이네, 어쨌든 너도 상대방도 거절하고 싶지 않으니까 그렇게 하기로 한 거지?"
거절할 이유가 없다는 말을 하려고 했지만, 그게 받아들일 이유는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말을 고친다. 어쨌든 두 사람 사이에는 충분히 호의가 깔려 있다는 거겠지, 그리고 그게 연애라는 관계 변화로 이어지더라도 불편하지 않은 거고. 말만 들어 보면 연애를 과제 하듯이 시작하는 것 같아서, 스트라토 답다는 생각을 했지만...
"흐음, 히로카미 트레이너? 아니면 퍼펙트 원더?"
굳이 설명하지 않는다고 했으니, 물어봐도 대답이 돌아올지는 모르겠으나 한번 질러보는 것이다. 이유는 별거 없다, 홋카이도 하면 생각나는 사람이 둘 있었으니까... 물론 홋카이도가 여행지로 각광받는 건 사실이므로 빗나갈 가능성은 높다, 그렇기 때문에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보는 것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