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리라는 다짜고짜 삿대질을 하는 소년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누구더라. 기억에 없는 얼굴인데.
"누구세요?" "너 그 마녀잖아!" "응?" "지갑 훔쳐간 마녀!"
아. 그제야 정체를 좀 알 것 같다. 리라는 여기저기 붓고 터져서 엉망진창인 소년의 얼굴을 가만히 뜯어보다가 다시 입을 연다.
"말은 바로 해야지. 훔쳐간 건 너, 내가 한 건 도난품 회수." "시끄러워! 돈 어떻게 했어!" "분실물 신고 넣었는데? 지금쯤 다 주인 찾아가지 않았을까~" "이익..."
잔뜩 일그러지는 표정을 보며 리라는 눈을 깜빡인다. 그때는 마스크며 후드며 천조각들로 얼굴을 가리고 있어서 몰랐는데 지금 보니까 꽤 앳되다. 많으면 중학생 정도일까.
"얼굴은 왜 그래? 아파 보여." "네가 무슨 상관이야!" "병원 갈래?" "됐거든! 그때 뺏어간 돈이나 내놔!" "없는 걸 어떻게 주니. 너 그거 내버려 두면 덧난다." "참견하지 마! 애초에 너 때문에 이렇게 된 거잖아!"
리라의 눈이 가늘어진다. 설마 했지만 역시 그런 거였나.
"나 때문?" "그래! 너 때문에 그날 소득 날려서 쳐맞은 거라고!"
할 말이 많지만 굳이 하지 않는다. 대신 리라는 소년을 향해 한 발짝 다가갔다. 한 걸음에 어깨가 움찔, 두 걸음에 뒷걸음질.
"X발, 왜 다가와! 오지 마! 돈 안 줄 거면 꺼져!" "ID 카드 있지? 보여줘." "꺼지라고!" "너 때린 애들은 어디에 있어?" "알아서 뭐 하게! 잡아 넣기라도 하려고?!" "네 얼굴 보면 그래야 할 거 같은데. 이리 올래?
말이 끝나는 동시에 품 속에서 튀어나온 조그마한 칼날이 갑자기 길게 늘어나며 크게 휘둘러진다. 아슬아슬하게 노려진 목은 피했지만 무심코 팔을 들어 팔뚝을 길게 베였다. 옷이 막아줘서 그나마 덜 들어간 걸 감안해도 꽤 깊다. 교복이 찢어져서 너덜거리는 틈으로 붉은 물이 들고, 이어지는 시큰한 통증에 리라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이러면 너만 불리한 거 알아?" "닥쳐! 그러게 왜 참견질이냐고! 짜증나게 굴지 말고 네 갈 길 가! 진짜 험한 꼴 보기 싫으면!" "어떤 사정이 있는지 모르니까 말 아끼려고 했는데, 소매치기 시키고 돈 못 가져왔다고 때리는 애들과 의리 지켜서 너한테 남는 게 뭐야?"
돌아오는 대답은 없고 날붙이를 쥔 손에 들어가는 힘만 강해지는 게 보인다. 말로 해결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너무 태평하게 생각했나. 리라는 한숨을 내쉰다.
팡!
"어?"
순식간이었다. 뭔가가 터지는 소리가 나는 동시에 칼에 물컹한 파란색 클레이 같은 것이 잔뜩 달라붙어 날을 묻어버렸다. 리라는 손에 들린 조잡한 생김의 물총을 들고 당황한 소년에게 성큼성큼 다가가 손잡이로 금세 단단히 굳어버린 클레이를 쳤다. 충격이 가해진 클레이 덩어리는 내부의 칼날과 함께 부러져 조각나버린다. 찰칵. 상황을 파악하듯 눈 앞의 시선이 이리저리 헤매는 동안 수갑을 채우는 건 수월하게 이루어졌다.
"가벼운 다리로 갈래, 점토 붙이고 끌려갈래. 골라." "......" "역시 전자가 낫지? 자~ ID 카드 주고 이름 대. 병원 들렀다 가자."
어째서 그렇게 평온하냐는 물음에 혜성은 눈을 깜빡였다. 평온한가. 자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면 아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런데도 다른 사람의 눈에는 평온해보이는 모양이다. 아 이건 좀 억울하네. 갈곳을 잃어 방황하던 증오가 자신에게 향하는 거라는 것을 안다. 그 정도는 상관없지만 두번이나 평온하다는 소리를 들으니까 억울한 기분이 들어서, 혜성은 쓴웃음을 짓고 말았다.
"일단 후배님은 화를 내야할 상대를 잘못 찾은 것 같아. 후배님의 마음을 모르는 것도 아니지만, 지금 하는 행동은 이야기가 아니라 단순한 화풀이잖아?"
후배님한테는 심리상담이 필요할 것 같으니까 한번 부탁해봐하고, 혜성은 덧붙히면서 후드를 조금 더 끌어당겨서 후배의 옆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뭐라고 했더라.. 나약해서 고통을 못이겼다고? 그거 누가 말한건데? 그 자리에 있던 애들 중 한명이라도 후배님한테 그런 식으로 말한 애가 있었어? 그 누구도 아픈거에 익숙해질 수 없어. 레벨? 후배님도 레벨이 전부라고 생각하는거야? 가차없이 그때 시위를 진압했어야했다고 생각해?"
가벼운 웃음소리를 내며 담요를 집어든 채 혜성은 한쪽 눈가를 찡그렸다. 하- 한숨을 내쉬었다. 머리가 지끈거려, 혜성은 손으로 관자놀이를 눌러 문질렀다. 지켜보고 있으니 터진 것처럼 한참을 쏟아내던 후배가 어느새 냉정을 되찾아 능력을 사용해서 휠체어에 오르는 걸 보던 혜성은 이래서 담요를 덮고 있던 거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후배를 향해 담요를 내밀려다가 슥 뒤로 당겨냈다.
"좀 어때, 쏟아내고 나니까 개운하지 않아? 개운하지 않다면 넌 저지먼트를 그만둬야돼."
웃음기 없는 얼굴로 혜성은 뒤로 당겼던 담요를 후배에게 건네고 자신의 옷자락을 정리해서 귀와 꼬리를 감춰낸 뒤 가늘게 눈을 떴다.
잠깐이지만 점례의 말투가 변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건 그저 기분 탓이었을까. 아니면-...
"아니, 부끄럽다든가 그렇지 않다든가... 그런게 아냐. 이건 내가 벌려놓은 일이니까, 내가 수습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야."
나는 조금 진지한 얼굴이 되어서 잘도 그렇게 말한다. 그렇지만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틀림없는 사실이기도 했다. 해안도로에서 걸어내려올 때도 이야기 했었지만, 이미 점례에게는 많은 것을 받아버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 이상 무언갈 받는 것은 좋지 않을 것이다. 아마 그녀에게나, 나에게나...
"헷... 이 나를 얕보지 말라고. 이 많은 상처를 지금까지 누가 돌봤다고 생각하는 거야."
스스로 할 수 있겠냐 물어오는 말에는 시선을 내리깔아 웃으며 자학하듯 말해본다. 나때문에 경직된 이 분위기를 풀어보려는 나름의 블랙조크였는데... 효과가 있었으려나.
"헤헤... 그보다, 뭐냐고 점례 그 진지한 얼굴. 안 어울린다구? 이래보여도 그냥 상처가 벌어진 것 뿐이야. 이정도 나에겐 낙승 수준으로 익숙하니까~ 그러니까, 일부러 그런 표정 안 해도 된다구. 아하하- 윽...!"
무의식적으로 웃자, 다시 신경을 찔러오는 듯한 고통에 금새 소리내며 눈살을 찌푸려버렸다. 방금까지는 일부러 신경쓰고 있었기에 소리내는 걸 어떻게든 참을 수 있었지만, 막상 이렇게 배까고 보여지니 각오가 조금 느슨해졌던 것 같다. 고개를 내려 시선을 다시 상처쪽으로 향한다. 아니나 다를까 이제는 혈액이 옆구리를 타고 점성있는 기름처럼 흘러내리고 있었다. 곤란한데... 전혀 설득력 있는 그림이 아니야.
"...하하, 그러니까 그냥. 여기서는 내게 그 상자만 주면 되는 거라고... 점례 제군, 오케이~?"
찡긋, 한 쪽 눈을 감아 상쾌하게 윙크해보이며 일부러라도 이 분위기를 수습해본다. 그러면서 나는 다시금 손을 뻗어 그 구급상자. 정확히는 그렇게 보이는 물건을 점례에게서 받아가려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