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고등학교의 옥상이라는 장소는 미디어에서 흔히 낭만적인 공간으로 표현되곤 한다. 푸른 하늘 아래 우정과 사랑이 시작되는 장소, 붉은 노을을 배경으로 혈기를 주체하지 못하는 십대들의 미숙한 싸움이 벌어지는 결투장, 갖은 몽상과 상념을 끌어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푹 잠겨 있기 적당한 쉼터. 용도 특성상 전체적으로 폐쇄성을 띄는 학교라는 공간에서 드물게 고요하고 탁 트인 곳이자 하늘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최상층은 로망의 군집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리라는 아직 옥상에 오래 머물러 본 적이 없었다. 그가 이전에 다녀본 학교는 전부 옥상 문을 잠가두는 게 일반적이었고 당연한 것이 된 규칙은 곧 옥상을 존재하지 않는 장소처럼 대하는 데에 익숙해져 버리게 만들었다. 오늘도 별다를 것 없다.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교내 비행 관리 등 저지먼트로서 할 일이 있는 게 아니라면 딱히 밟을 일 없는 길이었으니까. 그래서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지나치려 했는데.
탁!
"어?! 뭐야?"
위쪽에서 달려 내려와 어깨를 강하게 치고 가는 학생 하나, 그 뒤를 따르는 몇 명의 다른 학생들. 리라는 하마터면 무너질 뻔한 몸의 균형을 겨우 잡고 급히 뛰어가는 학생들의 뒷모습을 살짝 쏘아보았다. 잡아놓고 교내에서 뛰지 말라고 한 소리 할 셈이었는데, 어째 달려가는 태가 이상할 정도로 급해 보여서 행동교정 보다는 호기심이 앞선다. 왜 저렇게 급해? 도망이라도 가는 것 처럼. 위에 뭐가 있나? 리라의 시선이 옥상을 향한다. 딱히 가 볼 일 없던 곳. 로망은 있었지만 발걸음 할 이유는 없었던 공간.
어쩌면 이것도 인연이겠다 싶어서 리라는 무심코 그곳을 향해 발을 떼어 본다. 도전하는 자에게 행운이 따르리라, 그런 환상을 품어보면서.
그리고 행운은 정말 존재했다. 맑은 하늘, 따사로운 햇살 아래 위치한 건 익숙하고 반가운 사람의 뒷모습이다. 리라의 얼굴에 미소가 퍼졌다.
옥상으로 향한 건 사실 별 이유는 없었다. 햇빛이 직접적으로 내리쬐는 장소에서 느긋하게 있고 싶었기 때문인데, 선객이 있었고, 그 선객이 마음에 안 들어서 내쫓았을 뿐이다. 저지먼트니까 옥상에서 비행하는 학생들을 계도할 의무가 있긴 하나... 그럴 생각으로 한 게 아니라 단순히 조용히 있고 싶어서 그랬을 뿐이다. 담배 냄새도 짜증나고, 쓰레기도 버리는 거 같아서 같이 우그러뜨리려고 했을 뿐 실제로 실행하지는 않았으니 결과적으로 이는 저지먼트의 일을 잘 수행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그렇게 텅 빈 옥상에서 내리쬐는 햇빛을 잠시 받고 선 채 주머니에서 꺼내든 건 손 안에 쏙 들어오는 자그마한 게임기. 이미 유행이 지나도 한참은 지난 다마고치였다. 어쩌다가 구한, 중고품에 가까운 것이지만...
"응?"
그러다가 뒤에서부터 들려오는 목소리와 함께, 어느새 가까이 다가와서 눈을 마주치는 리라를 보곤 랑은 왜 네가 여기 있을까 생각하는 듯 눈썹을 살짝 비틀었다.
"그냥, 햇빛이 따뜻해서."
뭐 하고 있었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아닌 것 같지만, 손에 여전히 쥐고 있는 다마고치를 보면 어느 정도는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펑 하고 부풀어 오르는 하얀 꼬리와 휘둥그레 뜬 검은 두 눈동자는 조합이 좋다. 리라의 얼굴에 익숙한 흐뭇함이 번진다. 작년부터 리라를 봐 왔던 성운이라면 이 미소가 무엇을 함유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지독하게 귀여워 하는 표정!
"세탁하러 왔구나! 하긴 학교 근처면 여기가 제일 큰 편이지~ 그런 데 비해 사람도 적고. 빨래 무겁진 않았어? 나랑 같이 왔어도 되는데! 멀지 않다곤 해도 혼자 거기서 여기까지 들고 다니기는 힘들잖아."
남자 기숙사 세탁방에 무슨 일이 생겼나. 옆으로 스르르 빠지는 눈동자에 순간 의문이 싹텄지만, 여기까지 올 일이라면 그것밖에 없겠다 싶어서 당장 큰 의미는 두지 않았다. 괴물 천지가 된 학교에서 세탁기 좀 고장났다는 게 놀랄 일은 아니기도 하고...
"그나저나 성운이는 변신 어울리게 잘 됐다. 뭐야? 곰돌이? 토끼... 는 아닌 것 같고. 햄스터인가? 나 자세히 봐도 돼?"
안도와 반가움의 미소에 리라의 얼굴이 편안하게 풀린다. 재회 첫날 마주쳤던, 잔뜩 겁에 질린 창백한 낯. 그것 때문에라도 리라는 종종 성운의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돌아오자마자 웬 불량아들에게 폭행당해 얼굴에 밴드를 붙이고 있던 걸 생각하면 더더욱 그랬다. 그러고 보니 그 놈들은 이제 나왔을까. 얼굴 알면 찾아가는 건데.
"학교 애들이 다 개성 넘치게 변해버려서 몇 명은 아예 못 알아보기도 했는데, 성운이는 딱 알아봐서 다행이다. 그래도 내가 친구 찾는 능력은 탁월하다니까~ 앗. 이어폰. 노래 듣고 있었구나? 뭐 듣고 있었어?"
리라의 눈이 동그란 귀로 향한다. 음, 지금 같은 상황이면 저기에 꽂아야 하나? 이어폰 흘러내리진 않을까?
" 왜. " " 당장 좀 움직여야겠는데. " " 어디로? " " 캣박스 스튜디오. " " 하필 거기? 뭔일 있어? " " 지혁이가 어떤 촬영장에서 낡은 카메라를 주웠대. " " 갔다오면 유지혁 엎드려있으라그래. " (아니 선배님 저 왜요?!?!!) " 장비 챙길시간 없다. 무기랑 녹음기만 들고 다녀올게. " " 조심해. "
통신을 종료하고 곧바로 옷을 챙겨입고서 후다닥 밖으로 뛰쳐나간다. 괴이에 있던 것이 밖으로 튀어나온거라면 별로 좋은 징조는 아니다. 일단 끝도없이 달려 도착한 곳은 어느 버려진 건물 안. 학생들 사이에서는 흉가체험 명소라느니, 실종자가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곳이라느니 말이 많다. 흉가체험 명소인지는 몰라도 실종자가 나왔던 적이 있는건 맞다. 그리고, 캣박스 스튜디오로 가려면 여길 통과해야 한다.
괴이 진입 방법 : 눈을 감은채로 메가폰을 들고 액션! 이라고 외치면 된다.
" 레디이이이..... "
지침대로 눈을 감고, 메가폰을 들었다.
" 액션!!!! "
외치자마자 갑작스럽게 조용해지는 주변, 그리고 한기. 눈을 감고 있음에도 빛이 빠르게 사라졌다는 것을 느꼈다. 스륵 눈을 뜨자 보이는 것은....
" .......한번에 왔네. "
어두컴컴한 공간. 그 안에서 드문드문 보이는 스튜디오 특유의 여러 공간들. 공간들은 모두 촬영용으로 제작된 장소라 한곳에 모여있기엔 이질감이 들었지만, 오히려 괴이인 만큼 그게 어울린다고 해야하나.
비틀리는 눈썹의 각도는 마주보는 입장에서 보이지 않을 리가 없다. 그제서야 리라는 자기가 한 말을 되짚어본다. 나 좀 전에 뭐라고 했지. 올라와 보고 싶은 이유, 그런 식의... 음. 다시 보니 의도치는 않았지만 뭔가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게 들린다. 이래서야 일부러 쫓아온 것 같지 않나. 아니, 애초에 입부 권유를 한답시고 자주 찾아다니긴 했지만 이건 다른 문제다. 해명해야 해!
"아~ 위에서 애들이 우루루 달려 내려오더라고요. 그래서 무슨 일 있나? 하고 와 봤는데 랑 언니가 딱 있는 거 있죠."
생각해보니 스쳐가는 옷자락에서 매캐한 담배 냄새가 스쳤뎐 것 같기도 하고. 그럼 랑이 여기 있는 건 불량학생 계도의 일부분이겠거니 짐작하며 리라는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린다. 사실 그 애들이 여기서 뭘 했는지는 지금 와서 딱히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이미 도망간 걸 도로 잡아와서 무릎 꿇릴 게 아니라면 눈 앞의 반가운 사람에게 말 한마디 더 붙이는 데 집중하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
"오늘 날씨 좋죠. 하늘도 맑고, 완전 봄 날씨! 꽃잎은 거의 다 떨어졌지만 갈수록 따뜻한 게 조금 있으면 또 금세 더워질 것 같아요~ 응? 근데 이건 뭐예요?"
리라의 시선이 랑의 손 안에 들린 다마고치로 떨어졌다. 뭐지. 작은... 알 모양... 게임기? 고개가 살짝 기울어진다.
"게임기... 인가... 어디서 봤는데, 아는 건데."
아는데. 나 이거 아는데. 뮤직비디오 찍을 때 소품으로도 썼는데. 그런데 어쩐지 이름만큼은 잘 떠오르지 않는다. 세 글자, 아니 네 글자... 가나다... 마... 모르겠다.
"참, 언니 손. 이제 어때요? 좀 나았어요?"
결국 이름 찾기는 잠시 접어두기로 했는지 주제가 금방 다른 곳으로 튄다. 리라의 시선이 살짝 옆으로 떨어졌다. 다마고치가 아닌 손 쪽으로.
게시판에 붙였던 포스트잇에 답이 붙어있는 것을 확인한 건 꽤 시간이 흐른 뒤였다. 어떤 소문인지 알려주는 답 포스트잇부터, 복권을 샀냐는 포스트잇, 괴담이 있었냐는 포스트잇. 그리고 그 뒤에 붙혀진 모카고 7대 불가사의라는 포스트잇까지.
놀라움 반, 공포 반으로 붙혔던 포스트잇에 그렇게 관심을 많이 가질지 몰랐지. 혜성은 다시 그 포스트잇을 붙혔을 당시에 걸었던 복도를 더듬어 걷고 있었다 . 여기쯤, 그리고 여기서 코너를 돌면, 여기였던가. 능력을 쓰지 않고 더듬거리며 걸어가는 이유는 금방 떨어질 줄 알았던 두통이 생각보다 오래, 그리고 길게 이어졌기 때문에 사용을 꺼려하는 중이었다. 늘 분신처럼 매달고 다니던 방울도 허리께에서 흔들리지 않을 정도였으니까. 그래도 이걸 발견했지만 직접 확인할 방법이 없잖아. 벽에 손을 댄 채 눈썹을 아래로 축 늘어트리고 있던 혜성은 발소리가 들려오자 손을 떼어내고 도로록 눈을 굴려서 소리 들린 방향으로 고개를 움직인다.
"아."
감탄인지 인사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혜성은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눈동자와 눈이 마주쳤다. 낯익다. 사람을 잘 기억하는 편에 가까운 혜성이 잠시 고개를 갸우뚱하며 눈 앞의 이 낯익은 사람의 이름을 떠올리려했다. 아, 기억났다.
"나 랑 맞지?"
1학년 때 옆자리였던, 3학년이 되면서 볼 수 없었던 옆자리의 짝꿍이 그 자리에 있었다. 혜성은 벽에서 뗀 손으로 관자놀이를 잠깐 짚었다가 떼어내며 부드럽게 웃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