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적응이란 무서운 법이다. 평생이고 익숙해지지 않으리라 믿었던 것도 한 번 적응하기 시작하면 쉽게 한 몸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렇다. 인간의 것이 아니지만 간혹 날카로운 발톱이 드러나는 하반신은 한때 적응이 안 되었지만, 지금은 자연스럽게 똬리를 틀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고작 이틀 내지 사흘 정도밖에 안 되었지만 데 마레의 연구원들도 희야의 변화에 모두 익숙해졌다. 인첨공에서 벌어지는 일이라 생각하니 쉽게 납득이 된 탓이다. 그래, 인첨공.
"하하하!"
인첨공에선 익숙한 일이니, 누군가에겐 박장대소할 일이 분명했다. 희야는 자신에게 할당된 연구실 겸 커리큘럼실에서 똬리를 튼 채로 옥좌라 칭하는 소파에 모로 기울어지듯 누워 있었고, 남성 하나는 그런 희야를 보며 배를 부여잡고 웃고 있었다. 연구원의 백의는 걸치지 않은 모양새니 외지인이다. 그는 철통같은 보안을 자랑하는 데 마레에 무작정 들어서려다 저지당했는데, 동행한 여성이 품 속의 대원증을 보여주고 나서야 들어올 수 있었다.
"본룡의 품새가 그리도 우습나?" "하하, 으, 흐하하! 본룡, 본룡이래. 다른 녀석들은 다 뱀파이어니 뭐니 됐는데 너는 무협지 속에 빠져버렸구나?" "미안해요, 학생. 말은 이렇게 해도 반장님께선 목화 고등학교의 소란에서 학생이 제일 먼저 떠오르셨대요." "본룡이 인간에게 해악을 끼칠까 그랬나?" "아뇨, 다칠까 봐요." "뭐? 이 형사, 낯간지러운 소리 말아! 난 뭐 얼음 요정 그런 건 줄 알고 그랬지! 그런데 용- 흐하학-"
희야는 턱을 괴지 않은 날카로운 손을 들더니 지퍼를 잠그듯 허공에 선을 그었다. 그러자 남성의 입술도 그 움직임대로 얼어붙었다.
희야는 눈을 내리깔아 제 손톱을 흘끔 바라보았다. 자신의 입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항의하는 남성의 말 따위 들을 필요가 없다는 듯 무심한 태도였다.
"그런데 희야 학생. 요즘엔 좀 어때요?" "인간아, 아무리 본룡이 이치를 깨닫는들 무에 엇디하오리이까 묻는지 그 의중을 알 도리가 없다." "음, 인간에 대한 거요."
희야는 눈을 굴렸다. 그러자 남성의 얼어붙은 입이 사르르 녹았다. "죽다 살았네." 투덜거리는 소리 뒤로 여성은 남성에게 미지근한 물을 따라 주었다.
"내 묻겠다. 그대는 무공의 성취에 대해 아는가?" "무협지? 알지! 그건 왜." "무공의 성취를 이루어 어느 경지에 다다르면 인간을 초월하는 경지에 되고, 어린아이의 모습을 하는 반로환동, 혹은 새로이 육신을 구축하는 환골탈태의 경지에 이른다고들 하디. 힘이라면 당연히 압도적이라, '초월'이라는 개념이 붙는 것이고." "그렇지?" "그렇다면 이는 이치에 벗어났으나 본질이 인간이니, 인간으로 받아주어야 하는가?" "아무래도 본인이 인간이니까? 그건 인간이겠지? 스스로 병기라고 해도 결국 인간이야." "신체를 대체한 괴뢰 인간은 어떠하느냐." "괴뢰?" "사이보그인 것 같아요." "아하, 그래." "하반신의 전체가 괴뢰이되 상반신은 40%가, 몸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피부에다, 얼굴 일부와 두뇌만이 온전히 인간의 것인 존재가 스스로를 인간이라고 칭한다 치자. 그렇다면 우리는 인간으로 받아주어야 하지만, 그 존재가 스스로의 꼴을 인간과 비교하며 인간이 아니라고 체념하면 우리는 인간이라고 위로를 해야 하느냐? 기만인 것을 잘 알면서도?" "아, 그건 좀 어렵네. 기계인 건 맞고, 스스로 인간과 비교하면서 기계라고 본인을 정의하면 어쩔 수 없잖냐……." "적절한 답이다."
남성과 여성은 침묵했다. 인간의 범주를 인간이 속단할 수 있는가? 인간이라는 선은 사회적인 합의다. 단순히 받아들이면 되는 일이지만, 그 범주를 조금만 벗어나도 어려운 일이 되어버린다. 익숙한 상황을 침범 당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시선이 있지마는, 개인에 한해서 인간의 범위는 스스로 정하게 된다. 우리는 개인의 취향, 지향성, 그 모든 것을 평생이고 스스로 정하며 깨닫는 존재지 아니하느냐. 하여 본룡에게 묻는 질문에 답하자면."
희야는 몸을 말았다.
"본룡은 여전히 깨달음을 추구하고 있다. 인간이란 것은 여전히 알다가도 모르겠어. 이는 본룡의 태생적 번뇌이자 번뇌이지 아니하다. 깨달음을 추구하되 추구하지 아니한다. 스스로 정하는 범위를 정하여봤자 다른 족쇄가 될뿐더러……."
희야는 불쾌감을 이기지 못하는지 눈을 마주치지 않는 두 사람을 흘긋 쳐다봤다.
"본룡은 주워 담는 성정이 못 되기 때문이다." "에이, 애새끼가 뭐 이리 애 같지가 않아." "그건 본룡이 할 말이다." "뭐?" "그쪽, 의외로 아집은 부리지 않는군. 대답이 잘 되어 대화가 수월했어." "야, 이 자식이. 날 뭘로 본 거야?" "고리타분하고 원리원칙만 알면서 시야는 제한적인 존재로 봤대요, 반장님." "이 형사!"
아웅다웅하는 소리 뒤로 희야는 눈을 감았다. 둘 다 입이 얼어붙고 나서야 조용해지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