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스마트폰의 배터리 잔량을 확인한 이레는 탄식한다. 분명 자기 전 충전기를 연결했다고 생각했는데, 착오가 있었던 모양이다. 정작 화면에 뜬 숫자는 고작 15%. 아껴 쓰면 하루를 버틸 수야 있겠다마는 아무래도 음악을 듣거나 인터넷을 하는 건 무리일 테다. 그리고 애석하게도 약속 시간까지는 앞으로 20분이 남아있었다.
한참을 서있던 이레는 슬쩍 시간을 확인한다. 체감상 5분. 아니, 8분 정도는 흘렀으리라. 하나 분침은 고작 세 칸 움직였을 뿐이다. 다시 고개를 들자 줄지어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가만히 있는 건 익숙하지만, 무리 사이에 홀로 있으려니 더욱 고립된 듯한 기분. 괜히 머리카락 매만지던 그녀는 주변을 맴도는 웃음소리를 차단하기로 결정했다. 고요 속에서 이레는 하염없이 길거리를 바라보았다. 얼른 기다리는 이가 나타나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작년부터 그걸 쓰고 다녔던 저한테는 양심에 좀 찔리는 말씀이네요. 저도 얼른 커리큘럼이 진행돼서 이걸 좀 덜 쓰는 방향으로 가야 할 텐데."
소녀는 입을 가리며 농담이라도 주고받은 듯 웃었다. 은우에게는 저지먼트의 이미지를 좌우할 지나치게 강경한 대응책으로 여겨졌지만, 다은에게 있어 총은 그녀가 초능력자를 주축으로 움직이는 스킬아웃 무리에게 몹쓸 짓을 당하기 직전에 저지먼트에게 구출된 이후로, 인첨공에서 자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아직 0레벨인 그녀가 거리낌없이 순찰 업무에 자원하는 밑천이기도 했다. 이번에 그것을 저지먼트에 대량으로 도입하자는 건의 역시 그런 인식에 따른 제안이었다.
"총도 비살상탄도 모두 안티스킬에서 이미 치안 유지용으로 쓰고 있는 제품이니, 다음번에 찾아뵐 때 구체적인 안티스킬의 탄도 테스트 결과를 첨부해 올게요. 물론, 강경한 수단인 만큼 오남용되지 않도록 구체적인 규정을 세워둘 필요가 있다는 사실에는 동의해요. 지금까지 만나본 저지먼트 친구들의 모습을 생각해보면 우리 중에 총으로 바보짓 하는 바보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안 들지만요."
다은은 어깨를 으쓱했다. 총을 쥐어주면 사고를 칠 애들이라면, 능력을 각성해도 사고를 칠 애들이다. 그리고 저지먼트 내에서 그런 사고가 났다는 이야기는 아직 못 들어봤다. 무엇보다 이성적인 리더가 합리적으로 이끄는 집단이니, 총을 쥐어줘도 충분한 통제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게시판에 이름 하나 변변히 못 걸고 익명 뒤에 숨어 각성하라느니 어쩌느니 하는 벽보를 붙이는 녀석들이야말로 총이나 샹그릴라를 쥐어주면 신이 나서 사고를 치는 부류의 녀석들이라는 것이 다은의 지론이었다.
"그야 아라 선배는 워낙에 퍼스트 클래스다우시니까요."
평소의 그 자연스러운 표정 그대로 뼈있는 말을 짧게 내어놓은 다은은, 은우의 앞에 놓여있던 문서들을 차곡차곡 집어들다가 은우가 하는 말에 은우에게로 시선을 두면서 문서들을 보지 않고 파일에 정확하게 끼워넣었다.
"오늘 찾아뵌 용건 이외에 더 전달드릴 사항은 없고... 사담이라면 이것보단 좀더 편안한 자리에서 나누고 싶은걸요. 그렇지, 지긋지긋한 생각은 머리에서 치워두시고, 괜찮은 찻집이라도 가시겠어요? 세은이도 같이. 제가 살게요."
하며 파일을 깔끔하게 갈무리한 다은은, 오늘의 업무적 대담은 여기까지라는 듯 빙긋 웃으며 고개를 기울였다.
"그러면, 당장 도입은 보류하고 오늘 이후 저지먼트 내부 게시판에 설문 조사 양식을 게시해 두도록 할게요. 일주일 정도 조사기간을 갖고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 다은이가 찻집에 가자고 했는데, 나중에 가자고 하거나 갔다 치고 마무리해도 돼 >:3 일상 마무리 느낌으로 써왔어. 답레는 느긋하게 주고.
한 치의 경고도 없이, 한순간의 섬광과 함께 굉음이 골목을 쩌렁쩌렁 뒤흔들었다. 셈하는 손에 들려 있던 지폐들과, 아직 쌀쌀한 저녁바람을 막아주고 있던 점퍼 안에 채워진 솜이 갈가리 찢겨 허공을 흩날렸고, 학생복을 입기를 그만둔 학생이 아무렇게나 내던진 쓰레기봉투처럼 나뒹굴었다. 먼저 맞고 나가떨어진 이가, 손에 쥐고 있던 몫을 갈라 나누어 주기를 하이에나 떼처럼 엉겨붙어 앉아 기다리고 있던 다른 이들이 깜짝 놀라 저마다 손에 들고 있던 각목이며 야구방망이 등을 퍼뜩 집어들고는 굉음이 들려온 곳을 바라보았다. 골목 밖의 환한 조명을 등지고, 맵시있는 실루엣이 팔짱을 끼고 고고한 자세로 서 있었다. 굉음의 메아리라기에는 상냥하고 사근사근한, 그렇지만 방금의 굉음보다도 더 살벌하게 귓전에 와닿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화고 저지먼트입니다. 여러분께서 ○○마트에서 금품 강도를 저질렀다는 제보를 받고 왔어요. 여러분을 도와드리러 왔으니, 땅에 엎드리고 두 손은 허리 뒤로 모아주세요." "아, 뭐야 XX. 뒤 안 밟히게 잘했다면서." "셋." "그러게 멀리 가서 뿜빠이를 치던가 빨리빨리 치고 째자니까..." "둘." "어떡할래. 쟤 하나인 것 같은데." "하나." "일단" 쾅!
그리고 다시 번쩍 하는 섬광과 굉음이 들리더니, 그 실루엣과 가장 가까이 서있던 스킬아웃이 코뿔소에 받히기라도 한 듯 바닥에 내동댕이 쳐졌다. 그 순간 방금 나가떨어진 스킬아웃 뒤에 있던 다른 스킬아웃은, 자신을 저지먼트라고 소개한 소녀가 무엇으로 자신들의 친구들을 단숨에 쓰러뜨린 것인지, 그 굉음은 무엇이었는지, 저 팔짱을 낀 것처럼 보였던 자세가 뭐였는지 알아채고 말았다. 몸에 붙어 있는 윗팔만 보고 이상하게 비대칭인 팔짱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랫팔이 길쭉한 무언가를 거머쥔 채로 앞으로 튀어나와 있었던 것이다.
"총이다, 튀어 XX!!!" "...하아." 쾅! 쾅! 쾅!
이어지는 사격에 더 거꾸러지는 두 명을 뒤로 하고, 너댓 명의 스킬아웃이 골목 사이사이로 뿔뿔이 흩어져 도망치는 뒤로 짜증 가득 담긴 한숨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테니스화를 신은 발이 소리없이 그들을 쫓아 어두운 골목을 따라 내달리기 시작했다.
골목 사이사이로 제각기 뿔뿔이 흩어지는 동료들을 뒤로 하고 숨이 턱까지 차올라라 달린 지 얼마나 되었을까. 담장 너머너머 이 골목의 어딘가에서 아까의 그 쾅 소리가 먹먹하게 울려와, 긴장이 풀릴 뻔하던 몸을 다시 긴장시키길 수 차례. 주변은 조용했다. 정신을 차려보니 매우 불친절하고 강경한 폰트로 유치권 행사중, 이라는 글자가 인쇄된 현수막이 반쯤 찢겨 볼썽사납게 나부끼는 것이 보였다.
달리다 보니 어느 샌가 그들 패거리의 아지트까지 왔다. 내가 유일한 생존자인가. 스킬아웃은 그렇게 생각하며, 허리를 숙이고는 현수막의 찢긴 틈으로 파고들어갔다. 빛 한 점 없는 공사 중단된 건물의 을씨년스러운 골조가 뭇 사람은 마치 괴물의 입 안에 들어온 것 같다고 느낄 법도 했으나, 스킬아웃에게는 마침내 게임에서 위험한 구간이 끝나고 안전한 세이브포인트로 돌아오는 데에 성공한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지만 돌아왔는데 어떡하지? 다른 녀석들은 어떻게 된 거야? 죽었나? 나만 지금 이리로 돌아왔고? 목화고 저지먼트 중에 총을 들고 다니는 미친 X이 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그게 쟤인가? 안심도 잠깐, 초조한 생각이 머리에 들어차는 것을 느끼며 스킬아웃은 벽을 더듬었다. 이젠 어둠 속에서도 익숙하게, 지하실로 내려가는 계단을 찾을 수 있었다. 왼쪽으로 열두 발짝 걸어가서, 벽을 짚고 앞으로 예닐곱 발짝 걸어가면... 옳지, 발 끝에 내려가는 계단의 층계가 걸린다. 벽을 짚은 손을 놓지 않고 자박자박 내려가서, 어둠을 더듬어 문고리를 쥐고 비틀어 연다. 철문 너머로 LED 조명등의 환한 빛이 느껴져서 스킬아웃은 눈을 찌푸렸다.
"그렇구나, 보통 이런 데에서 생활하는 거구나?"
순간, 헉 하는 소리와 함께 스킬아웃은 뒤를 돌아보았다. 반쯤 열린 문으로 새어나오는 빛 속에, 분홍색의 머리카락을 한 귀티나는 소녀가 마치 흥미로운 사파리라도 나온 태도로 턱끝을 손으로 감싸쥐고 있었다. 반대쪽 손에는, 꽃다운 여고생의 손에 들려있기에는 너무도 흉측한 시커먼 물건이, 마치 개줄 찬 사냥개처럼 슬링에 묶여 소녀의 손에 단단히 쥐어져 있었다.
스킬아웃은 황급히 문 안으로 몸을 날려 문을 닫으려 했다. 그러나 문이 닫히지 않았다. 그녀의 장갑 낀 손이 문을 틀어쥐고, 문이 닫히는 것을 막고 있었다. 스킬아웃은 "이것 놔아아...!" 하고 용을 썼으나, 다음 순간 눈앞에 불이 번쩍하는 느낌에 문손잡이를 놓치고 뒤로 나동그라졌다. 다른 손에 들려있던 총이 안와를 정통으로 후려친 것이다.
"난 분명히 도와주러 왔다고 말했는데, 그 간단한 말 한 마디 못 알아들을 정도로 머리가 나빠? 꼭 이렇게 일을 수고스럽게 만들어야 알아듣겠니, 응?"
여전히 사근사근하고 상냥한데, 누가 들어도 짜증이 목구멍까지 치솟아올라온 것 같은 목소리가 귓가에 웅웅 울렸다. 충격에 초점이 흐트러져 흐려진 시야로, 교복과 녹색 완장의 흐릿한 형상이 눈에 들어온다. 패닉에 빠진 머리는 상황을 받아들였으되 도무지 이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해결책은커녕 말도 제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뚝뚝, 아무렇게나 끊겨 나온다.
"뭐야, 무슨, 저지먼트가, 총을 들고, 사람을, 이래도 돼?!" "어머, 이래봬도 3레벨 이상 초능력보다도 온건하다고 안티스킬이 인가해준 제압수단인걸."
딸까락 딸깍, 하고 나동그라져 있는 스킬아웃의 눈앞에 이상한 립밤 같은 게 굴러왔다. 황동색 밑동에 형광 초록색 몸통을 한 그것에는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는 일련번호와 함께, 12게이지 비살상 고무탄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다.
"그리고 그러면 너희는 정직하게 장사하는 사람을 각목이니 흉기니 들고 위협해서 돈 빼앗아들고 나와도 되니?"
이제서야, 눈에 띄는 노란색으로 칠해진 총열 끄트머리가 눈에 들어온다. 단정한 교복 차림을 한 여학생은 손에 들려있는 그 지독히도 안 어울리는 물건을 자신에게 정확히 겨누어오고 있었다.
"너희가 안되는 짓을 했으니까 우리가 보통 사람에게는 안하는 짓을 너희들에게 하는 거야. 지금이라도 얌전히 엎드려서, 두 손 허리에 올리렴. 너는 얌전히 체포됐다고 증언해 줄게." "무슨... 너는... 너는, 사냥이라도 나온 거야?! 우리를 사냥이라도 하는 거야?!" "사냥? 갑자기 그게 무슨 팔자 좋은 소리니?"
교복 차림의 소녀는 한숨을 푹 쉬었다.
"보면 모르겠어? 솔선수범해서 환경미화 중이잖니."
쾅!
/ 훈련 이외의 저지먼트 활동도 훈련 레스로 인정해주는 것 같아 오늘은 이렇게 써왔는데 괜찮으려나?
생긴 건 그따위로 생겼으면서 걸그룹 동영상을 보며 웃고 있던 오빠의 모습을 떠올리던 혜성은 굴려낸 눈을 부실 천장으로 향했다. 그런 기억을 떠올리고 있으면 자신이 이곳에서 얼마나 지냈는지 상기하고 만다. 추억에 젖는 것도 좋지만 일단 지금은 혼자있는 게 아니니까 잠시 제쳐두자. 주스 팩에 빨대를 꽂아넣으며 감사함을 표하는 후배를 향해 혜성은 한손을 살살 흔들어보였다.
괜찮다는 뜻의 제스쳐였다. 몇번 헛손질을 했지만 기어코 빨대를 꽂아넣는데 성공한 뒤 혜성은 주스를 한모금 들이마신다. 인공적인 단맛이 혀에 감돌았지만 물고 있는 빨대를 계속 물고 몇번 더 주스를 마시던 혜성은 응? 하는 표정을 지었다.
"몇개? 어- 묶어서 매달 수 있는 정도면 괜찮을 것 같아. 매달려는 물건이 그렇게 무겁거나 크지 않으니까."
근데 그린다고? 혜성의 얼굴 위로 의아함과 궁금증이 한꺼번에 스쳐지나갔다. 빨대를 계속 입에 물고 혜성의 눈이 후배가 움직이는 방향을 따라 도로록 굴러간다. 실이나 포장끈을 그려줄 수 있다고? 의문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지만, 곧 스케치북과 펜을 들고 되돌아온 후배의 말에 아하- 하고 납득하는 표정을 지어보였을 것이다.
"가끔 생각하는 건데 우리 부원들 능력 대단하지 않아? 그림을 실체화한다는 후배님 능력이나, 부장의 능력이나."
주스팩이 떨어지지 않도록 빨대를 이로 문 채, 혜성은 교복 주머니를 뒤져서 보관하고 있던 두세개의 작은 방울들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 방울들 위에 검지와 중지를 올려두고 천천히 굴리면 꽤 맑은 소리가 부실에 울려퍼졌을 것이다.
"이거를 엮어 묶을 수 있는 정도면 될 것 같은데. 부탁해도 괜찮을까? 처음 보는 사이에 이런 걸 부탁해서 미안하지만 말이야. 괜찮다면-."
인첨공에 들어와서, 처음 이 학교에 입학했을 때 아무것도 모르는 자신을 향해 건네졌던 별것 아닌 호의의 산물은 이미 자신에게 부쩍 소중해진 물건이었다.
딱 누구라고 이야기를 하진 않으며 은우는 그 정도에서 말을 끊었다. 호기심이건, 다른 이유에서건... 갑자기 예상도 못한 행동을 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는 법이었다. 물론 필요없다고 갖다버리는 이도 있겠지만. 그만큼 올해 저지먼트는 예상을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그렇다면 굳이 예상하진 않고, 천천히 지금 이 상황을 즐기고, 아이들의 자율에 조금 더 맡기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으나, 그렇다고 온전히 마음을 놓은 것은 또 절대로 아니었다.
"마치 나는 퍼스트클래스답지 못하다고 하는 것 같은데. 그 말은."
조금 위엄을 보여야하나. 하지만 그건 싫은데? 그렇게 괜히 웃으면서 말하는 모습이 딱 장난을 치는 느낌이었다. 자신은 지금 이대로가 딱 좋지 않겠는가. 굳이 피스톤을 당겨야만 할 필요는 없었다. 피스톤을 당겨야 할 때가 있다면... 그건 지금 같은 순간이 아니라 자신이 이끌고 있는 이 코뿔소들 중 누군가가 위험해지거나, 누군가가 배신을 하거나 할 경우가 아니었을까. 조금은 의미심장한 분위기를 남기면서 그는 어깨를 으쓱했으나 굳이 뭔가를 더 이야기하진 않았다.
"찻집이라... 글쎄. 세은이에게 연락을 해봐야 할 것 같은데. 일단 나는 오케이. 기왕이면 디저트가 맛있는 그런 곳이면 좋겠는데. 물론 차만 있어도 상관없어. 이렇게까지 권했으니까 조금은 기대를 해봐도 좋겠지?"
과연 저 아가씨가 무슨 찻집을 소개해줄런지. 나름대로 기대를 해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었다.
"그러면 완전히 업무가 끝날 때 연락할게. 세은이가 올 지, 안 올지는 모르겠지만... 안 온다고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진 말고. 개인적으로는 있는 쪽이 나로서는 편하긴 한데 말이야. 학생회와 저지먼트가 뒤에서 이러쿵저러쿵을 하고 있다...라는 말이 학교 신문에 실리면 골치 아프니 말이야."
난감한 웃음소리를 내면서 그는 나중에 또 이야기를 하자고 하며 제 책상에 다시 제대로 앉았다. 오늘자 업무를 하기 위해서. 그러면서 세은에게도 연락을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정자세로 쏘면 시야도 궤적도 막혀서 거꾸로 매달려 쏘는 건 화면 안 쪽의 이야기일 것이라 생각했다만... 소년은 설치된 철봉에 거꾸로 매달린 채 중얼거렸다. 그 손에는 활과 화살이 들려 있었고, 저 먼 곳에 보이는 과녁 정 중앙에는 화살이 꽂혀 있었다. 이대로 한 발 쏘면 화살 쪼개기 가능할 거 같다는 기묘한 예감까지 들었다.
[이게 진짜 되네?] "그~ 연구원님~ 이게 뭘까요?" [커리큘럼이지. 너 활 좀 쏜다며? 달성감은 계수 감소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도 있고. 적당한 운동은 언제나 좋거든] "연구원님은 운동 하세요?" [자! 이제 내려와서 능력 좀 써볼래?]
>>875 이건ㅋㅋㅋㅋㅋㅋ 그리면서 생각한 설정이 현실화 되는 거라 립밤이 되어버릴 것 같긴 하다ㅋㅋㅋㅋㅠㅠㅠㅠㅠ 다은이 좀 황당할듯... 진짜 립밤이 되어버렸슴니다. 우리 아갓시 사실 같은반 선관을 하고 싶다는 소망이 있는데 말이지요 다은이가 리라 귀찮아 할까 봐(......) 조금 걱정이 되고....
온김에 말하고 가는데 아! 우리 딸내미가 은우랑 세은이랑 같이 찻집 갔다!! "나는 퍼스트클래스답지 못하다고 하는 것 같은데." 하는 말에 다은이는 "퍼스트클래스답지 못하신 게 아니라, 퍼스트클래스답지 않으신 거죠." 하고 그윽한 말장난 했을것같다 >:3 좋은 방향으로 퍼스트클래스답지 않다고... 별개로 아라가 진짜 무기따위에 의존한다고 비난하면 다은이 꼭지돌아서 독설 잔뜩 퍼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