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동 월의 오늘 풀 해시는 이뤄질_수_없는_사랑을_하는_자캐의_사랑방식은 항상 시야 한켠에 들어갈랑 말랑 하면서 여러가지 선물이라던가 선의를 베풀겠지요!!!!!!!!!!!! 이뤄질 수 없다면 눈에 띄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마음을 속일 수는 없는 법!!!!!!!!!!!!!
감기_걸린_자캐는_병원에_간다_안_간다 절 대 안 감!!!!!!!!!!!!!!!!! 동월 : 이씨... 병원 무서워.....
자캐의_어리석음은 사실 동월이가 제일 어리석은거 아닐까!!!!!!!!!!! 대충 타로카드의 바보 카드 처럼!!!!!!!!!!!!!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34 (쓰다듬 반응 귀엽다!) (얌전히 복복복복복) 하지만 이 동월주!!!!!!!!!!!! 멀티 일상에게 질 자신이 대단히 있다!!!!!!!!!!! (?)
>>35 흑흑... 좀 더 자기 마음을 직접적으로 표현할수 있음 좋게서... 머야, 병원가여!!!!! 점례가 질질 끌고 가버린다~~~~ 바 보 카 드!!!!!!! 새로운 시작, 순수, 계몽을 담고 있지만 동시에 부주의, 무지, 위험한 일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기도 하지! 그야말로 괴이에게 항상 위협받으면서도 꿋꿋하게 살아온 월월이군!!!!
아뉘 으어억이 어딜 봐서 귀엽어!!!!!!!!! (맞뾲뾲뾲뾲) 질 자신이 대단히 있댘ㅋㅋㅋㅋㅋㅋ 머얔ㅋㅋㅋㅋㅋㅋ
와! 신입! 예은주 어솨!!!!!!!! 심지어 인코도 doll이야~~~~~~~ 인형~~~~~~~~~~~ 기여어~~~~~~~~~~ 막 쓰다듬고 맛있는거 주고 초콜릿도 주고 하고싶엉!!!!!!!!!!!¡!
>>48 그렇구나, 그러면 그정도만 알고 나머지는 차차 배우면서 적응해갈수 있으면 좋겠네~ 히히 마구 쓰다듬어줘서 고마워....(머리너덜너덜해짐)
>>50 엄청 반겨줘서 고마워~~~!!! 너무 환영받아서 부끄럽네 ㅋㅋㅋ 인형같은 고귀한 포지션은 어울리지 않는걸~~~ 나는 한 그루의 나무 정도 포지션을 노리고 있으니깐...(?) 애린이가 초콜릿 준다면 예은이는 엄청 좋아할것같네~ 잡일같은건 맡겨만 달라구~ 청소라던지.. 가방 들어주기라던지...(??)
>>51 오호... 다른 사람들 훈련하는거 보고 오늘중으로 훈련 레스도 작성해야겠네~ 고마워~!
그러면 느긋하게 일상 구해보고 싶은데, 생각 있는 사람은 편하게 찔러주면 고맙겠어~ 텀이 좀 길것 같지만 그래도 괜찮다면🥰😘
>>74 동월이 병원 델꼬가면 장난이 아니라 옆에 있는 사람중에 가장 친한 사람한테 딱 붙어서 오달오달 떨고있을겁니다?????? 와 타코!!!!!!!!! 타코 맛있지!!!!!!!! 타코야끼 먹고싶다!!!!!!!!!!! (이런 대화) (동월주는 귀엽지 않 다!!!!) 그럼요!!!!!!!! 멀티 꿀잼!!!!!!!!!! 그러고보면 애린주도 멀티 아니신가요!!!!!!!!!
>>75 허어억 예은이 196cm인가!!!!!!!!!!!! (??) 뭐 키는 둘째치고 정신연령이???? 좀 딸리는 친구라고 느끼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현재까지 게시판 1회, 소파 1회 부순 전적이 있음)
저지먼트 부의 역할이란 무엇이냐. 그 많은 일을 하나하나 다 꼽자면 입 아프니 대표적인 것 몇 개만 꼽아보면 아래와 같다. 교내외 치안 유지, 불량학생 교화, 불온한 세력 감지 등등... 말만 번지르르 했지 비상상황이 아니면 교내 선도를 주로 한다는게 학교의 점심이다.
그 중 아침 복장 단속은 보람도 별로 없고 학생들의 욕만 잔뜩 먹는데다가 아침 일찍 일어나야한다는 점에서 기피되는 활동중 하나인데, 하나 둘 못하겠다며 빠지는 통에 목화고의 풍속이 단단히 어지럽혀진지 오래이다.ㅡ어디까지나 혜승의 의견으로, 다른 학교와 비견해도 목화고는 품격이 떨어지지 않는 명문(?) 고등학교이니 속지 않기를 바란다.ㅡ 상황이 이렇게 되었으니 아침 선도를 하겠다 앞장서는 인물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데, 그 중 하나가 혜승이고, 또 다른 하나는 온 지 얼마 안되어 상황파악이 안된 예은이었다. 그런 연유로, 혜승은 신입 저지먼트 부원인 예은과 함께 이른 아침 정문에 나와 있다.
>>105 너 몇살이야 시전하려다가 동갑인걸 깨닫고 급기야 생일까지 물어보게 되는데................ (꼰대력 full max) 사실 혜승이는 리라 팬이었기 때문에 리라에게 약한 모습을 보일 것 같긴 해 :3 사인 받고 싶다는거 아직 유효하니까 티는 안내고 있지만
>>106 물론! 가끔 동 월이가 검도부에 성실했으면 우리 검도부 챔피언 어쩌고 저쩌고 수련을 해서 우리 목화검도부를 명문 정파 오대검교(五大劍校) 로 만들 수 있었을거라며 잔소리 했을거야
최근에서야 전학을 왔기에 잘 모르는것 투성이었지만, 한가지 확실하게 알고 있는것은 있었다.
"핫핫하!!! 이렇게 아침부터 자네와 함께 복장 단속을 할 수 있다니, 기쁜 일이구만! 그렇지 않은가, 혜승 선배?"
바로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가 제법 좋은 일이라는 것! 이렇게 전학을 온지 얼마 안 되었음에도 저지먼트에 들어오고, 나를 신뢰하기에(알수없는 일이었지만) 일이 주어진것 아닌가! 해맑게 웃으면서, 네 옆에서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서 있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것 정도야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었고, 무엇보다 학교를 위해, 나아가 조국을 위해 공헌할 수 있다는게 그녀에겐 참 마음에 드는 일이었다. 사소한 일이지만 이런 일들 하나하나가 모여 올바른 사회를 만드는게 아니겠는가? 길거리에 떨어진 쓰레기를 사소한 일이라고 아무도 줍지 않는다면, 거리는 쓰레기로 넘쳐날 테니. 그녀는 쓰레기를 발견하면 아무 말 없이 주워 쓰레기통에 버리는, 그런 유형의 사람이었다. 버석버석한 머리 끝을 만지작거리며, 품행을 좀더 단정히 하다가.
"음, 알겠네. 선배의 위엄을 똑똑히 이 두 눈에 아로새기도록 하겠네!"
그렇게 말하며, 나는 네가 복장 단속 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렇군... 학생을 잘 관찰하며, 복장 규범에 맞추어서 단속을 하면 되는건가! 0.8cm 정도의 차이를 알아채다니 참으로 대단하군. 그런 생각을 하면서 잘 관찰하다, 자신을 향한 질문에 음! 하면서 대답하고, 몇번 헛기침하며 목을 가다듬은 뒤에.
"좋은 아침일세, 자네!!!"
우선은 인사를 건네었다. 그리고는 한 걸음 더 학생에게 다가가서.
"오늘도 등교하다니 참으로 장하군! 그야말로 학생의 귀감일세! 그런데 말일세, 자네 치마가 조금 말려올라간 모양이로군?"
그리고는 손으로 학생의 치마를 잡아 살짝 내려주며.
"정말이지, 단정하지 못하구만! 하지만 이걸로 단정하게 되었으니, 전부 잘 된 일 아니겠는가? 핫핫하!"
"자자,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혜승 선배?! 이걸로 모든 일이 잘 해결된것으로 사료되오만!"
>>115 생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너무 웃겨 이 코뿔소 매력 터져서 어떡해... 리라가 3월 14일인데 만약 혜승이가 먼저라면 아 언니~~ 이러고 혜승이가 나중이라면 언니니까 봐줄거지?(??)이런다 헉 맞아 그때 사인 얘기 했었지 우리 혜승이 언제 사인해주나~~ 약한 모습 좋군 후후 기대하겠다구...😋
아, 그녀도 이런 시추에이션을 본적이 있다. 흔히 말하는 '왈가닥 캐릭터에게 주어진다는 갑분싸 모먼트' 라지 않던가?
마치 자신의 치부가 드러나기라도 한듯 양 팔로 몸을 가리며 움츠리던 당신이 갈곳 잃은 눈길로 주변을 훑다가 돌연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고서 당당하게 외치는 것이 아닌가! 두 눈 가득한 열정, 기백이 흘러넘치는 저 제스처를 보라. 그야말로 청춘일색이 아니던가,
...물론 그 뒤의 쥐죽은듯 조용한 버스 안의 풍경, 충격으로 내려간 선글라스 위에서 비치는 살짝 얼빠져있는 그녀의 표정은 당신에게 뻘쭘함이라는 후폭풍을 선사해주었을 것이다.
"...데엠. 패기보소, 역시 슨배임임다."
다시금 당신 본래의 텐션으로 돌아왔을즈음 그렇게 읊조렸겠지.
"얼?리. 머, 따지고보면 그렇네여. 이참에 미리 답사한다고 생각해보십셔, 혹시 또 모름다? 여름 피서로 가는 곳이 여길지도?"
그럴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지만... 여하튼 이 버스가 향하는 종착지는 지극히 평범하고도 평화로운 일면이 느껴질 정도의 장소일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와본지는 두번째 내지 세번째일지도 모르지만...
주먹에서 툭 불거져나온 뼈로 자신의 팔을 콕 찔러보이며 기대감을 보이는듯한 당신의 말에 그녀는 선글라스를 고쳐쓰고선 씨익 웃어보였다.
"실망이라~ 그으건 장담 못하지만, 개쩐다는거 하나는 확실하게 보증할수 있겠네여."
그래도 최소한 피서를 즐길수 있는 모든 채비는 마친 상태였다. 둘이서 가는 여행에 일반적인 자동차가 아닌 버스까지 대절해서 간다는건 좀 우스꽝스러운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어쩌랴, 그것도 나름의 낭만인걸.
그렇게 달리는 버스와 바깥 풍경을 바라보던 당신의 시선에 무언가 잡혔을까? 순수한 감탄, 당신이 묘사하는 풍경은 바닷가 근처에 심어진 어째선지 모를 벚꽃나무였을 것이다. 아무리 약하대도 봄바람 정도면 충분히 날려 모래사장이나 바다에 잎을 수놓고 있겠지...
"아녀, 그런거 모름다?"
선글라스를 벗으며 지어보이는 그녀의 표정은 실로 가관이었다. 순수한 뻔뻔함이라고 할까? 자신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어필하는 초점없는 눈매, 고양이나 강아지를 넘어서 구렁이처럼 보이는 길어진 입매, 게다가 무미건조한 목소리까지. 누가 본다면 어차피 들킬거라는듯 노골적으로 거짓말을 한다거나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는 모양새였을 것이다.
"핫핫하!!! 문제가 없는 모양이로구만! 자자, 그렇다면 어서 가서 수업을 준비하도록 하게나, 자네! 오늘은 피곤해서 실수를 저질렀던 모양이야. 귀가 후에 푹 자고, 내일은 조금 일찍 일어나서 단정하게 보도록 하세나!"
만족스러운 얼굴로 웃으면서, 학생의 어깨를 발꿈치를 돋아 토닥거려주고는, 안으로 들여보내고는. 나 잘했지? 같은 얼굴로, 칭찬을 기대하는 얼굴로 너를 바라보다가.
"으음, 말투 말인가? 무슨 문제라도 있는겐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고개를 갸웃거리며 너를 쳐다보았다. 오타쿠? 그건 또 무슨 얘기지?
"오타쿠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혜승 선배가 나를 그렇게 본다면 아마 확실하겠구만! 핫핫하!"
뭐, 잘 모르겠지만 상관 없나! 오타쿠라고 부르고 싶다면, 부르게 해도 괜찮겠지! 설사 어떤 멸칭으로 나를 부르든, 나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조금은 마음 아플 수 있겠지만, 그렇게 나쁜 뜻은 아닌것 같기도 하니.
"이런이런, 아무래도 우리 사이에 조금의 오해가 있는 모양이로군, 혜승 선배.."
"혜승 선배는 물론 나의 선배지만, 상관은 아니지 않은가! 학우 사이에 존댓말을 쓰는것은 오히려 건전한 분위기를 해치고 미풍양속에 반하는 행동일세! 나는 이제 막 전학을 와서 교칙을 전부 파악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분명 그런 부분이 있지 않은가?"
"학우들끼리 올바른 교우관계를 맺을 것. 그런 교칙 말일세! 게다가 혜승 선배와 나는 한 살 차이로 알고있네만, 한 살 차이라면 그렇게 심하게 나이차이가 나는것도 아니지 않은가?! 핫핫하!! 거기에 나는 혜승 선배를 가슴속 깊이 존중하는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선배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네만!"
긴 말을 마치고는, 뿌듯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나를 안 좋게 봐도 상관이 없다네! 중요한것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아닐세! 바로 자신이 올바른 길을 가고 있는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했을때 떳떳할수 있는가! 그것 아니겠는가! 저지먼트로써 이 학교에 대한 헌신, 나아가 인첨공에 대한 헌신, 더 나아가 조국에 대한 헌신을 마칠 수 있다면! 반말정도야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핫핫하!!!"
크게 웃으면서, 다시금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너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혜승 선배가 나의 상관으로써 군림하고 싶다면, 그것도 나쁜 일만은 아니겠지! 어떤가, 이몸과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전우로써, 이 못난 나를 부하로 받아줄 의향이 있는가?! 그렇다면 내 친히 혜승 선배를 상관으로 모시겠네! 비록 짧은 인연이지만, 전우라는게 다 그런 것 아니겠나?!"
그러다가, 배에서 갑자기 울리는 꼬르륵 거리는 소리에, 민망한지 얼굴을 조금 붉히면서, 뒷머리를 긁적였다.
"이런 이런, 아침을 못 먹었더니 아주 큰 결례를 저질러버렸구만... 부디 용서해주겠나! 핫핫하!!"
해원방 인천지점 독자 플래그십 라인업 31호 하얀나비. 인첨공 설립 당시 본사와의 단절을 감수하고 인천에 남기로 한 해원방 인천의, 에스닉과 모던을 과감하게 접목한 엑조틱 패션을 만나보세요. 고기능 원단을 사용하여 활동성을 우선한 디자인으로, 칼리나 실랏 등의 격렬한 무예에도 착용자의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고 우아한 흐름만을 남깁니다.
저 작은 키로 토닥토닥해주겠다고 발꿈치 올리는 모습을 봐라. 귀엽다. 그렇지만 그런 것에 굴할 혜승이 아니다. 굳세어라, 꼰대. 여기서 무너지면 목화고 기강이 해이해지고 (아님) 학교가 무너지고 (아님) 가정이 무너지고 (아님) 사회가 무너진다! 혜승은 겨울 협곡처럼 찬바람 도는 얼굴 그대로 예은을 흘겨본다.
"애초에 이곳이 건전한 분위기가 아닌데 무슨 상관이지? 동방예의지국에서 후배가 선배한테 따박따박 반말하는 건 미풍양속에 해당하지 않으니 헛소리 그만하고 끝소리는 다나까로 통일해."
그렇단다. 너른 마음과 그릇을 소유한 예은과 달리 혜승은 다소 속좁은 인사로, 대장부 예은을 담을만한 그릇이 못된다. 무슨 소리냐면, 논리로 설득하려고 하면 안 통한다는 소리다. 원래 꼰대들이 그렇다.
"한 살 차이가 나도 선후배 관계는 확실히 해야지. 특히 학년 나누는 학교 내에서 만났다면 더 그래. 존중하는 마음으로 선배라고 한들, 그런 말투에 과연 존중이 담겨있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선배 호칭은 존중의 의미를 담아 하는게 아니라 그냥 그 사람이 너보다 학년이 높아서 선배라고 하는 게 사회적 약속이거든? 넌 존중이 안들면 너보다 나이 많은 사람한테 너, 나, 우리 할거냐?"
혜승의 표정이 돌연 안좋아져서는, 무어라 설명하기 미묘한 얼굴로 예은을 훑었다. 뭐랄까, 어렵다. 난생 처음 보는 인간 유형에 할 말을 잃어버린 것이었다.
"아니 학교에 대한 헌신, 인첨공에 대한 헌신, 조국에 대한 헌신 그런 거 나는 잘 모르겠고 내 쪽에서 반말이 신경쓰인다니까? 완전 상관 있다니까? 젠장, 요즘 세대들은 뭐가 문제냐. 존댓말 하나 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거냐?!"
목화고의 기강이 바닥을 기어다니는구나...! 나라 잃은 재상처럼 혜승이 탄식했다. 그렇다. 혜승은... 상상력과 더불어 유연성이 다소 빈약하다. 무슨 소리냐면, 예은의 말을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단 소리다. 혜승은 찌푸려진 미간을 손으로 짚으며 한숨처럼 말한다.
"됐어. 상관이니 전우니 이상한 소리 그만하고 밥이나 먹으러 가자..."
제 친구 동월도 스킬명이라든지, 초식이라든지 이상한 말을 하고는 했지만 이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좁은 친구 풀을 가지고 있는 혜승으로서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감도 안 잡힌다. 무어라 할 말이 더 있는 듯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 엄지를 들었다가 다시 내리고는 턱을 두드렸는데 하고픈 말이 있어도 말을 아꼈다는 인상이 강했다.
>>225 안녕안녕~ 어엿한 코뿔소이자 구석탱 쭈구리 잡초정도 포지션을 진심으로 노리고 있는 신입 예은주야. 여로주 잘 부탁해!! 지금 위키 봤는데 불법약물 2회 복용이라니 너무 무서워...... 친해지고 싶네~ 예은이는 아마 거짓말 전부 그대로 믿어줄것같아서, 어떤 관계가 될지 이래저래 생각할 맛이 있어서 즐겁네!
>>234 무 서 웟!!!!
>>246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여워해줘서 고마워.... 그래도 혜승이 이마탁 짚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걸??? ㅋㅋㅋㅋㅋㅋㅋㅋ
>>249 >>252 (3연타 섬광에 정신을 못차림) (영업성공했다 흑흑흑) 여로 카페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은 일상복도 여로답게 낭창낭창(?)하면서 푸근해보여서 좋고, 리라는 평소의 자체발광이네요 어느 쪽도 다 보배로운데 오른쪽은 특히 리라 결전복장 본 것 같아서 woodkid의 iron이 생각나요
그렇다. 혜승은 정론에 약했다. 혜승도 나름 격식있고 도덕관념 있는 상식인인지라 예은이 구구절절 설명하는 말에 통렬하게 공감하는 바이다. 혜승이 악인들에게 가차가 없다곤 하나 어디까지 규정을 따른 일, 구태여 돌이켜보면 악인 교화라는 말은 많이 했어도 악인 처단이라는 말은 하지 않는 혜승이었던 것이다. 과잉진압을 일삼는 코뿔소들을 붙잡고 사적인 감정을 담아 폭력을 남용하지 말라고 꾸준히 말해온지가 어연 1년... 새로 들어온 신입 입에서 맞는 말이 흘러나오자 감회가 새록새록하다.
그렇지만 방금까지 '요즘 것들이 싸가지가 없네. 떼잉 쯧'을 시전한 마당에 맞는 말 한다고 칭찬해주기에는 존심이 상하는 것이다. 혜승은 대충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예은의 말을 흘러넘겼다. 마음 한 구석 '말 안 통하는 MZ 신입'에서 '조금 독특하지만 마음은 착한 MZ 신입'으로 예은의 지위가 한 단계 격상했다. 그래서일까 디서 누그러진 태도로...
"뭐야? 그 이상한 화법은."
다소 누그러진...
"넌 살면서 존댓말을 해본 적이 없는거야?!"
다소 누...
"상식적으로 했어요 뒤에는 다나까를 안 붙, 하아..."
혜승은 이마를 짚고 한숨을 푹 쉬었다. MZ세대가 이렇게 무섭다. 존댓말부터 하나하나 다 가르쳐야 하는 세대가 오고만 것인가. MZ세대인 혜승이 속으로 꿍얼거린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저 엉망진창인 존댓말이 마냥 기분나쁘게 들리지만은 않는 것이다. 요컨대, 존댓말의 형식보다는 존댓말을 하고자 하는 시도가 더 중요하다는 소리다.
"뭐, 괜찮은 것 같다. 중요한 건 마음이니까."
은은한 미소를 얼굴에 띄우고 혜승이 예은의 어깨를 다독인다.
"아직 완전한 존댓말이라 보기 힘들지만 그 마음이 중요한거다. 기억해. 선배에게 존댓말을 쓰고자 시도하는 마음."
음, 뭐. 굳이 내가 고쳐줘야할 필요는 없겠지. 객관적으로 귀엽기도 하다. 아까처럼 '그렇지 않겠나! 핫하하!'하면서 웃는 말투보다는 '했다요'로 끝내는게 3배 귀엽다는 게 중요하다. 음! 이렇게 예은과 혜승의 갈등이 해결되었다. 땅땅. 이제 이사건에 대해서 아무도 뭐라할 수 없는거다.
"우리 학교는 기숙제도가 발달되어 있으니까. 자, 오늘 아침 일찍부터 선도활동했으니까 든든하게 먹자고. 아침을 든든하게 먹어야 하루를 살아가는 데에 힘이 나는 거야."
아무래도 복지가 필요한 학생들이 많아서 그런가, 기본적인 밥과 반찬 정도는 무료로 제공해준다. 엄밀히 말하자면 세금과 학비에 포함되어 있으니 공짜라 할 수는 없지만... 뭐, 학생들이 신경써야하는 부분은 아니다.
"아주 마음에 들어! 가만 보니까 아주 괜찮은 후배구나, 너."
하하하! 그렇게 말대꾸하지 않는 착한 후배(?)를 얻은 헤승은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이토록 급속도로 호감도가 상승할 수 있었던 데에는 둘 사이에 시너지에 있었다. 예은도 시원시원한 성격이고, 혜승도 크게 다르지 않은 성격을 가지고 잇었기 때문! 그렇다. 넓은 범위에서 쾌녀라고 통칭할 수 있는 두 부류가 모이니 두배로 시원시원해진 것이다!
돌연 끊긴 네가 무슨 말을 하려 했을지 다 안 다는 듯, 평이한 목소리로 류화는 답했을 것이었다. 상품권으로 한 권, 제 돈으로 한 권. 그렇게 두 권 다 사고 싶었지만. 이번 달에도 월세를 내고 이자를 갚고 나면, 남는 돈이 별로 없을 것이라. 혹시 예정에 없던 생길 지출에 대비하기 위해서 작은 소비라도 줄일 필요가 있었다. 시선을 피하는 너를 류화는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보았을 것이고, 그런 네 반응에는 "뭐든 나보단 책이랑 친하다는 거니까." 하며 가벼이 대꾸한다. 그리고 그런 선택지가 정해져 있다는 것처럼, 마치 연극배우들이 서로의 장면을 맞춰보듯 하는 말에 류화는 자신도 정확히 이유를 모르는 작은 불만을 가진다. 네가 원했던 책을 찾는 모습을 가만 지켜보다, 근처에 있는 아동용 책들이 놓여있는 코너를 보니. 네가 다시 류화를 보았을 때, 류화는 방글 웃는 얼굴로 동화책 하나를 네게 내보인다.
"있잖아. 이거 봐봐. 표지에 공주님 생긴 게 딱 후배님 같네."
머리카락 색은 다르나, 긴 머리카락을 찰랑이는 공주님이 나오는 동화책. 그 긴 머리카락에 너를 생각했으니, 류화는 그저 방글방글 웃으며 네 반응을 기다린다.
>>299 아니 여러모로(?) 가벼워진 애린이도 귀엽다!!!!!!!!!!!!!!! 너 아니면 누가 응애린이니!!!!!!!!!!!! (복복복복복)
>>301 그렇게 그 아이돌 그룹은 동월이의 깽판으로 인해 전부 나가버리고 솔로 동월이가 되었다는 후문이...!!!!!!! (??)
>>302 크흡 그래도 랑이는 숨길 수 없는 예쁨이 있는 것입니다...!!!!!!!!!!!!! 저런 아이가 응애동월이 안고간다고!?!?!?!!! 그것만으로 살상력이 생기는데!?!?!?!!!! (입틀막) 아앗 그래도 안정권이라니 다행입니다...!!!!!!!!!!! 일찍주무시고 푹 쉬셔서 주말에 버닝하자구요!!!!!!!!!!
>>304 괜찮아 원래 위기에 빠지면 각성해서 특수전직 한댔어!!!!!!!!!!!!! (플래그 들먹이기)
>>378 으음.... 주인장, 오마카세로 부탁하겠네(???) ㅋㅋㅋㅋㅋㅋ 사실 크게 떠오르는게 없어서🤔 아무래도 첫 만남이니까 느긋하게 얘기할수 있으면 기쁠지도? 예은이도 칼 차고 다니고, 검술에 관심이 있으니까 이런 공통분모로 얘기해도 좋을것 같기도 하고... 편하게 부탁할게~
오늘은 평화로운 오후의 부실. 저지먼트 부실은 생각보다 재밌는 일이 많이 일어나지 않는다. 선도부 역할을 자처하곤 있지만 밖을 돌아다닐 때나 이런저런 일들이 생기는거고, 부실 내에선 사실 딱히 뭐... 생길만한 일이 없지? 저지먼트 부실까지 찾아오는 학생도 거의 없다시피 하고. 그런 연유로 동월은 절찬리에 소파와 한몸이 되어 아무것도 안하는 중이다.
" 지이이인짜 할거 없나. "
지루함이 팍팍 담긴 목소리로 소파에서 일어나 부실 안을 열심히 둘러보지만... 뭐가 있을리 만무하다. 쇄빙기도 누군가가 위험하다고 판단했는지 사라져버렸고.... 근데 하얀건 뭐야?
게시판 밑 상자에 이상한 보자기가 있길래 확인해봤는데, 게시판을 보니 유령 코스튬이라는 모양이다. 유령이나 귀신 이야기에 이골이 난 동월은 질린 표정을 하며 보자기를 휙 던져버리곤 다시 침대와 한몸이 되려 움직이는데....
펄럭- " 어부헑, "
허공으로 높이 솟아올랐던 보자기는 자신을 던진 인간에게 항의하듯 인간의 머리 위로 정확하게 떨어졌고, 그 보자기를 던진 장본인은 본인의 과오를 말 그대로 온 몸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얼마간 버둥거렸을까, 몸을 감싼 보자기는 조금 줄어드는가 싶더니 어느새 동월의 몸에 맞춰져있었고, 이걸 어떻게 벗나 고민하던 동월은 문득 옆에 있는 거울과 눈이 마주쳤다.
" .......이젠 내가 괴이네. "
얼굴도, 몸도 가려져 만화나 영화에서나 볼 법한 유령이 된 자신을 보고있자니, 어딘가 한숨이 나왔다.
애린의 수상하기 그지없는 미묘-한 표정. 그것은 척보기에도 마치 능구렁를 연상시키는 것이었지만.
"헤~ 그런가. 너도 그냥 우연이었나! 후후~ 벌써부터 낭만 쩔잖아~!"
하지만 이런 면으로 눈치라곤 요만큼도 없는 세나가 그런 걸 캐치 할 리는 거의 만무한 것이었다... 라고할지, 눈 앞의 화조풍월에 비견되는 경치에 매료되어서 그런 생각까지 닿지 못한 것도 크지만 말이다. 어쨌든 여러모로 세나는 현재의 분위기에 살고 죽는 녀석이었기 때문에 그런 사실 따위는 지금은 어찌되든 좋은듯 보였다. 그렇게 세나는 그 뒤로도 한참 동안이나 바깥의 경치를 지이이이 바라보고 있었다. 몸부터가 완전히 돌아가 좌석 위에 무릎을 꿇고 앉은 모습에서 얼마나 그녀가 몰두하고 있는지 보여지는 것 같았다. 그러던 세나가, 문득 못 참겠다는 듯이 버스에 붙어있는 벨을 주먹 그대로 가져가 꾸욱 눌렀다.
- 삐이이입.
"아저씨~! 저희 여기서 내리겠슴다! 세워주십셔!" "응-? 하지만 아가씨들, 아직 정류장도 아닌데다가... 도착까지 조금 거리 있는데 괜찮겠어?" "에이~ 뭘 이정돈 괜찮슴다! 이래봬도 몸 하나 튼튼한게 자랑이라구요?"
나의 말에 기사아저씨는 "요즘 애들은 씩씩하구먼." 한 마디 중얼거릴 뿐으로, 흔쾌히 문을 열어주는 것이다. 느긋한 분위기를 두르고 있는 곳이다. 어차피 여긴 학구에 비하면 거의 개발되지 않은 곳 같았고, 이런 시기엔 지나가는 차도 없기에 교통에 방해는 되지 않았던 것이다.
"헤헹~ 얼떨결에 눌러버렸다☆ 이런 경치는 말야~ 그냥 보고만 있으면 손해라고? 후배님."
일단 기세를 타서 저질러 놓고서는, 생글거리며 웃으면서 애린을 향해 고개를 휙 돌려 얘기한다. 문도 열렸고, 그럼 나가볼까나~
"자, 출진이다 제군! 짐도 내가 들어줄테니까 말야!"
그렇게 말하며 짐 중에서는 유일하게 들고 탄 것 같았던 애린의 아이스박스를 움켜쥐려 하며 나갈 채비를 하는 것이었다. 본격적인 피서는, 지금부터야!
>>0 어릴 적 부터,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싸가지가 없다는 이유로 이곳저곳에서 깨지며 살기 일쑤였다. 하루는 발로 차이고, 하루는 얼굴에 주먹을 맞고. 어린 아이의 약한 주먹으로는 상대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없었지만, 맞은 아이도 연약한 아이였기에, 고통은 끔찍하게도 남았다.
" 그때 왜 그랬냐? " " 뭐.... 불쌍해서? " " 그냥 동정한거야? " " 엉. 기분 나쁘냐? " " 아니, 도와준 것 만으로, 도움이 됐으니까. "
실제로 몇 번이나 잘못된 생각을 할 정도로 몰려있던 그였기에 지금 이렇게 살아있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할 지경이었다.
" 오글거려. " " 닥쳐. 아무튼, 넌 왜 인첨공에 온거야? 이제 옆에 안붙어다녀도 불쌍해질 일 없는데. " " 음... 글쎄? 같이 있다보니까 재밌어져서? " " 광대 취급이냐. " " 그것도 그렇고............ " " 말을 왜 하다말아. "
픽 웃으며 상대를 돌아본 동월은, 어쩐지 얼굴이 잘 안보인다고 생각했다. 역광 때문인가? 아니, 그냥 얼굴이 흐릿하게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자세히 보기 위해 몸을 앞으로 기울이는 순간.....
Picrewの「「✉」」でつくったよ! https://picrew.me/share?cd=PBQuTd74BL #Picrew #✉ 와 벌써 5시네요? 어저께(situplay>1596993086>658 situplay>1596993086>659) 변태가 아닌 아지주의 코디를 듣고 픽크루도 있으니 만들어봤는데 완전 똑같진 않지만...
전학을 온 자 된 도리로써, 부실에 인사를 한번 가야하지 않겠는가! 라는 지극히 당연한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어째서 이렇게 사람 된 도리를 이제서야 떠올릴 수 있단 말인가! 허나 절망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렇다. 지금이라도 부실에 인사를 하러 가면 되는 일! 그렇기에 나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부실로 인사를 가기로 했다.
드르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을 열었고.
"핫핫하! 반갑네, 제군들! 이몸은 이번에 새로 저지먼트가 된 이예은일세!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인..사를.."
....하얀 유령이, 떡 하니 부실에 있었다.
"으갸아아아아앗!!!!! 귀, 귀신이다!!!!!"
나는 빠른 속도로 칼을 꺼내들고, 거의 울면서 칼 끝을 귀신에게 겨누었다.
"이, 이보게, 지옥의 망자여! 어찌하여 구천을 떠돌고 있단 말인가! 악행을 저지르면 윤회의 굴레에서 벗어난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모른단 말인가?!"
"다, 다, 당장 사라지게!!! 그렇지 않다면 내 무시무시한 칼날이 그대를 향할테니!!!!!"
"나, 나같은건 맛도 없다네엑!!!!!!!"
눈을 감고, 귀신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 칼날은 서지 않은, 어디까지나 가품이기에, 맞으면 아픈 선에서 끝나겠지만... 너무 무섭다! 당장에라도 퇴마(물리)를 시전해야했다!
>>399 여기서 밝혀지는 TMI!!! 인첨공 오기 전의 어어어어린 동월 : 맨날 무표정에 말투도 시니컬해서 주변 사람들이 예의없는 애라고 싫어함. 근데 얘는 싸움같은거 싫어해서 때리는대로 맞고 욕하는대로 들음. 그러다 만난 친구 몇 명이서 동월이를 지켜줌!!!!! 그 친구중의 한 명 -> 독백에서 가끔 나오는 검은색 올백머리에 붉은 눈을 가진 친구입니다!!!! 저번에 동월이 대포로 날린 걔 맞음!!
>>400 물론 동월이가 선택적 시니컬 성격이긴 하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날뛰는 동월이 본다) (안본다) 양손에 꽃이라니 그럴 수 업따 응애린과 세나가 아까워!!!!!!!!!!!!!!!
이 보자기를 어떻게 벗어야 하나 고민하고 있던 때에, 부실 문이 드르륵 열리는 소리가 났다. 동월은 이 시간에 부실에 올만한 사람이 있나 싶어 어리둥절 돌아봤는데....
" ...?? "
들려온 것은 귀신이라는 이야기였다. 아니 물론 지금 귀신 상태긴 하지만? 그래도 이런 보자기 뒤집어쓴 모습을 보고 귀신이라니? 당황스러웠지만 이내 상황을 정리해나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상대는 행동이나 말로 보아 새로 저지먼트에 입부한 것 같고.... 귀신을 끔찍이 싫어하는 모양이다. 음. 정리 끝. 어쩔 수 없지. 여기선 일단 동월이 귀신이라는 오해를 풀어야 한다. 대화를 해보면 금방 풀어질거라 생각한다.
" 윤회는 이미 벗어났지. "
아무래도 금방 풀릴 것 같지는 않다.
" 인간은 원래 맛이 없어. "
먹어본 적 없잖아.
아무튼 상대는 패닉에 빠졌는지, 그대로 칼을 휘둘렀다. 아무래도 진검을 들고다니지는 않을거라 생각되지만, 가검이라도 칼날 부분이 쇠인 것 같았기에, 아프고 싶진 않아서 한 걸음 뒤로 물러난다.
" 일단 진정해. 사탕이라도 하나 먹어. "
동월은 저지먼트의 간식 상자에서 정신차릴 때 좋은 신맛 레몬 사탕을 하나 집어들고(보자기 때문에 똑바로 집는데 고생 좀 했다) 예은에게 그것을 건넨다. 그냥 저지먼트라고 밝히면 되지 않나 싶긴 하지만.... 꽤나 심심했잖아? 잠깐의 일탈 정도는 괜찮지 않나 싶기도 하고....
이어지는 무시무시한 소리에, 나는 그만 다시금 비명을 질러버리고 말았다... 온 몸이 오들오들 떨려서, 금방이라도 녹아없어질것 같았다..
"유, 유, 윤회를 벗어났다니.. 자넨, 그렇다면 악신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이 어찌도 흉흉할수가... 괴력난신인 그대여!!! 사람을 잡아먹고 윤회에서 벗어났다니 무슨 헛소리인가! 원통하게 죽음을 맞이한 이들의 사연이 들리지 않는단 말이냐!!"
"수라도로 떨어지지 않도록 내 옥황상제께 매일같이 기도를 드릴테니, 이제 그만 성불하게나! 이야기라면 질릴만큼 들어줄테니 말이지!!"
깡, 하고, 바닥에 쇠가 닿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크읏, 이몸의 공격조차 피하다니... 실로 버거운 상대로구나! 허나 피한다는 뜻은 이몸의 퇴마(물리) 가 먹힌다는 뜻 아니겠는가! 희망이 보였다! 빈 틈을 노려서 잘만 공격한다면... 실로 대단한 공적을 세우는 것이리라! 그렇게 생각하는데, 갑자기 네가 사탕을 건네자, 빤히 너와 사탕을 번갈아 보다가.
"에엣, 이, 이 귀한 사탕을 정말로 준단 말인가..?"
"그, 그렇다면 사양하는것도 미덕에 반하는 일이니, 우선은 내 고맙게 받겠네..."
침착하게 사탕을 받아들고는, 기쁜 얼굴로 포장지를 벗겨서 사탕을 입에 넣.. 었..
"먀악!!!!!!!!!!!!!!!!!"
그리고는 털썩, 주저 앉아 눈물을 뚝 뚝 흘리면서..
"다.. 달지 않은 사탕이라니... 거기다가 이 새콤함은 무엇이란 말이냐앗.... 혀가 짜릿하게 녹고있다... 어, 어찌 이리 심한 장난으을..."
"네 이놈, 이 악귀녀석... 이 분함과 비통함은 내 평생 잊지 않겠다앗....."
우웃, 셔어........ 얼굴이 구겨지면서도, 소중한 사탕을 먹는것을 멈추지 않았다. 입이 침으로 가득차서 금방이라도 뚝, 뚝 하고 흘러내릴 것 같았다. 눈물 콧물 침물(?) 다 쏟아낼 기세였지만, 간신히 진정하고 코를 훌쩍이면서 고개를 들어 널 바라보았다.
난생처음 써보는 편지이니 다소 부족해도 너그러이 봐주시길 바랍니다. 당신께 자비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짓임을 압니다만 그래도요.
저는 지금 인천에 있습니다. 정확히는 인천첨단공업단지에요. 예상하시던 게 맞을 겁니다. 이치를 뛰어넘는 일을 가능케 하고, 공상을 현실로 끌어오며, 신에게 기도하지 않고 악마와 계약하지 않아도 기적을 행할 수 있는 힘을 지니게 해준다며 자랑스레 떠벌리던 그곳이요. 저는 초인적인 힘에도, 정부에서 지원하는 무수한 혜택들에도 아무 고려가 없었으나 딱 하나. 폐쇄성이라는 특수한 성질만을 보고 지원했습니다. 저에겐 그간 집이 없었기 때문이지요. 타고나길 새로 태어나 허공을 가르는 날갯짓만 하다 보면 누구든 지치기 마련입니다. 혹자는 아둔하고 해망쩍다 손가락질하겠지만 저는 기어이 새장 속에 제 발로 들어가길 택했습니다. 아무래도 셋이 살던 그 집은 집이라고 부를 순 없으니까요. 비록 뼈대와 지붕과 문이 있대도 없는 거나 다름없었습니다. 당신에게 있어서 집이었더라도요. 탓하는 건 아니니 오해 마세요. 불만이나 원망을 품을 만큼 우리의 사이가 그리 각별하진 않으니까요.
이곳은 선전하는 것만큼 찬란하고 희망차진 않습니다. 되려 음침하고 축축한 그림자가 변두리에서 점차 부피를 늘려가는 듯합니다. 낯선 환경에서 익숙한 냄새를 맡았습니다. 혀 뒤로 삼킨 서러움과 탄식, 절망, 비탄. 그것들이 모여서 생기고 낳게 한, 당신들한테서 맡았던— 범죄의 냄새. 또한 제게서 풍기는. 그 덕에 적응은 쉬웠습니다. 여긴 제 옛 친구들과 닮은 이들이 무척이나 많아 향수라는 게 오기도 했습니다. 물론 옛 친구들을 닮은 이들을 제가 약간은 상처를 입히고 잡아넣긴 했지만요. 저는 이제 저지먼트 완장을 달고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절망은 절망을 낳고, 비탄은 비탄을 낳습니다. 뿌리가 아닌 새끼들을 잡아봤자 미움과 악덕의 고리는 영영 끊어지지 않겠지요. 어떤 세상이든 그러하듯이요. 그럼에도 저는 끊임없이 질서라는 걸 세우고 도덕이라는 걸 지켜보려 합니다. 되지도 않는 머저리들이 기껏 쌓기 시작한 집을 흙발로 휘젓고 망가트리는 꼴을 두고 볼 순 없으니까요. 감히 누구 집 앞마당에서 장난질을 친답니까?
관계를 이을 때 공범이 되는 수단은 최악의 수라는 거, 당신이라면 잘 아시겠지요. 신뢰도, 이해도, 믿음도 없이 오로지 서로의 약점만 틀어쥔 채 겨우 이어가는 꼴은 감금과 다름없습니다. 공적인 영역에서 가장 힘이 센 것이 글이라면 사적인 영역에서 가장 힘을 쓰는 것은 말 같은 불확실한 무형. 죽음 앞에서는 계약서나 서약서 따위가 아니라 무형의 것들이 사람을 구원함을, 당신들을 보며 양껏 깨달았습니다. 눈에 보이지도, 손에 잡히지도 않은 연약하고 웃기지도 않는 말이라던가 마음이라던가⋯ 여하간 뭉쳐서 대강 사랑이라고 하는 게 재료더라고요. 그러려면 일단 기본적으로 법 안에 속해야 하고, 도덕 안에 속해야 하는 듯싶어서-탈법자들의 사랑이 어떤 말로를 맞이했는지 알기 때문입니다.-저지먼트에 들어갔습니다. 그들이 저를 제어해 주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보기에 그들은 대체로 선인이고, 법의 테두리 안에서 암묵적으로 세워진 인간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리도 아는 듯하니까요. 간혹 선이 희끄무레한 이들이 보이기도 합니다만 뭐, 상관은 없는 일이지요. 저조차 선 밖에서 난 놈인걸요.
학급 친구들도 썩 괜찮습니다. 이곳에 들어오기 전보다 더 유한 것 같기도 합니다. 제가 생각해도 제가 다녔던 중학교는 꼴통 중 꼴통이었으니 당연한 걸지도요. 수업은 늘 지루했지만, 점심시간에 운동장에 모여 하는 축구와 야구와 배구 기타 등등은 대단히 즐겁습니다. 저지먼트와 일시에 입부 한 유도부도 활기차고 좋습니다. 그놈의 숫자가 뭔지 능력 계수라는 걸로 종종 마찰이 일긴하지만 절대다수는 레벨 0이기에 괜찮습니다. 문제는 스킬아웃이 그 절대다수에 속한다는 겁니다. 수적 우위라는 것은 절대 무시할 바가 못 되거든요. 아, 스킬아웃이라는 것은⋯(스킬아웃에 대한 장황한 설명)⋯하는 열등감과 열패감에 푹 젖은 폭력 집단입니다. 다만, 그리고 또 마땅히 사회가 그들을 그렇게 만든 거지요. 환경이 사람에 미치는 영향은 무수히 차고 넘치므로 그들이 악종이 된 연유가 깡그리 그들만의 책임이라고 말하는 건 못내 서글프고 자못 무책임하게 느껴집니다. 만약 그럼 우리 또한. 당신이 사랑에 살해당하고, 그가 사랑을 죽이고, 제가 사랑에 무지한 원인이 온전히 우리들 탓이라는 소리니까요. 그건 조금, 주제넘게도 억울하지 않습니까.
말이 길어졌습니다. 어쨌든 저는⋯ 여기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제 집은 아니나 몸 뉘고 돌아갈 곳이 있습니다. 떠돌이 개들끼리 생존 본능에 의거해 모인 게 아닌, 신뢰와 친밀감으로 이어진 친구들이 생겼습니다. 의리도 뭣도 없이 웃기지도 않은 겉멋에 취해 붙어먹은 놈들하곤 차원이 다릅니다. 저는 그런 그들도 결국 제 소속이라 여겼긴 했다만요. 걔들이 등신인 게 제 탓은 아니니까.
당신은 안녕하신가요. 아직 살아계신가요. 사랑을 죽이는 놈을 다시 만났잖습니까. 스스로 걸어들어간 덫은 어떤 느낌인가요. 아늑한가요? 물린 발목이 짓물러져도 안락해 마지않나요? 스스로가 피살자가 되어보기 전까지 저는 당신에게 공감하기 어렵겠지요. 그러니 부디.
언센트 레터, 즉 발송되지 않은 편지입니다 검열은 커녕 기숙사 서랍 구석에 처박혀있어요 🥺 (혹시 몰라서 설명!)
언센트 레터 독백 요약: 소속되기 위해 방해되는 것들은 모조리 다 패버릴게요 엄마 농담이구요(사실 진담도 섞였지만) 처음 사랑(소속감)을 알게해준 이: 낙조마마 그걸 지속시키고 싶게 한 동기: 이후 유치원이나 학교 등에서 소속감을 느끼며 사회라는 거에 속하기로 결심. 이라고 봐주심 되겠사와요 <:3c 어째서 같이 나락가는 사랑(불량배들과의 우정 등)을 관뒀는지에 대한 답이 되기도 합니다. 옳지 못하고 그른 것들 투성이에서 피운 사랑은 언제고 쉬이 무너지리란 걸 알기 때문에…….
인간을 마주한 괴이의 기분은 이런 것인가. 그렇다면 괴이 할 맛 날지도.(?) 아무튼 시종일관 맛있는 반응을 날려주는 예은을 보며 동월은 최대한 웃지 않으려 주의했다.
" 악신인가? 그럴 수풋, 수도. "
하지만 웃음을 억지로 참아야 한다는건 언제나 어려운 법이지. 한 번 터질뻔 하긴 했지만, 어떻게든 떨리는 목소리를 억제해냈다.
" 옥황상제라.... 그녀석은 이제 없을텐데. "
사실이다. 저번에 스튜디오에서 옥황상제 역을 맡은 '연기자'는 동월이 베어냈다. 현재 다시 살아났을지는 잘 모르겠다만.
아무튼.... 사탕을 주는 행동은 유효한 모양이었다. 조금 의심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기쁜 표정으로 낼름 먹어버렸으니까. 다만... 아무래도 사탕의 성능이 기대 이상이었던 모양이다. 저렇게 처절한 비명을 지르면서 얼굴로 사탕이 시다는 것을 제대로 드러내주고 있으니...
" 어라... "
이게 아닌데, 라는 목소리가 보자기 너머에서 들려온다. 그렇게 신 건줄은 몰랐다. 적당히 신걸 줘서 정신을 차리게 하려는 심산이었다만, 아무래도 오히려 정신을 더 피폐하게 만들어버린 듯 하다. 것보다 신맛으로 죽을 정도인건가... 앞으로 동월이 같은 포장지의 사탕을 입에 넣을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 인사? "
털푸덕, 소리를 내며 바닥에 엎어진 예은을 잠시 멍하게 바라보다가, 쪼그려 앉아서 드디어 보자기를 휙 들어올렸다.
" 신입이구나? "
대충 예상은 했지만 진짜라니. 근데 신입한테 첫인상이 이모양이어서야 앞으로 동월의 저지먼트 생활은 괜찮은 것인가...!!!!
" 반가워. 평범한 선배님이다. "
그리고 예은의 앞에서 달달한 딸기맛 사탕을 달랑달랑 흔들어보인다. 먹을래? 라고 묻는듯한 눈빛이 예은의 눈에 닿는다.
낙조주의 글은 올라올 때마다 나를 울린다 송낙조 이 사람 글도 잘 써 못 하는 게 뭐야....?? 지난 독백 생각하면서 이 편지 읽으니까 마음이 심란해져 나 사실 낙조 어머니...잘못되신건가 싶었는데 지금 이 글 보니까 그건 아닌 거 같기도 하고 맞는 거 같기도 하고 다시 만났다고 하는 걸 보니... 내 예상이랑은 좀 다른 루트였던 건가 마미이슈가 사망이 아니었나
감히 누구 집 앞마당에서 장난질을 친답니까⬅️낙조가 소속되기로 정헸다는 곳에 대한 애착이랄까... 그런 게 잘 보이는 문장이라 눈에 확 들어와 아직은 집이 아니라 몸 뉘일 곳이지만 언젠가 진짜 집이라는 공간으로 온전히 소속될 수 있었으면 하고...
낙조주 어서와요...!!!!!!!!!!! 오자마자 엄청난 독백을!!!!!!!!!!!!!!! (일단 침착히 맛있게 먹는다) 그런거군요...!!!!!! 사랑과 소속감의 상관관계라... 🤔🤔🤔 낙조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단편을 본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그나저나... 저도 슬슬 꽁꽁 감추고 있던 동월이의 비설을 아주 쬐금씩 풀어야 겠다고 생각이 들어간단 말이죠!!!!!!!! 줄창나게 괴이 이야기만 떠벌리던 터라(근데 얘기 안하면 이후 이야기가 두서없어짐) 정작 비설 관련은 너무 눈곱만큼 나와버렸어....!!!!!!!!! 막상 풀려니 또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질 모르겠네요!!!!!!!!!!!!
유령 보자기의 수량이 줄었다. 리라의 얼굴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퍼진다. 게시판에 메세지를 남겨준 여로 후배님, 그리고 이름모를 누군가—동월이다. 리라는 모르지만—가 그의 야심찬 이벤트 물건을 알차게 써주었다는 걸 시각적으로 확인하자 괜히 기쁨이 차오른다. 봄의 중간, 벚꽃이 만개한 분홍빛 봄날에 겨울 추위 몰려오기 직전에서야 어울릴 법 한 유령 코스튬을 가져다 놓으면서 솔직히 외면받아도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꽃과 유령은 그다지 어울리지 않으니까. 생명이 새롭게 뿌리 내리고 피어나는 계절에 죽은 자의 망령이 차가운 기운을 몰고 돌아다닌다니, 이 얼마나 부조화한 일인가.
"누가 썼으려나~ 여로 후배님은 확실히 쓴 것 같고, 다른 하나는 누굴까~"
콧노래를 부르며 보자기를 다시 넣어놓던 리라는 무슨 생각인지 개중에 하나를 골라내 손에 쥔다. 일순, 두 눈동자가 반짝였다. 하지만 만든 사람이 입어주지 않는다면 물건에 실례가 아닐까?
자동문 너머에서 발소리가 들려온다. 자박자박, 무겁지 않고 가볍지도 않고 적당한 템포를 가진 단정한 발걸음에 리라는 숨을 죽이고 웃는다. 그는 하얀 보자기 아래에 숨어있었다. 애초에 이런 식으로 사용하라고 만든 물건, 쓰여짐에 감사하니 이쯤에서 직접 시범을 보여 사용량을 늘리겠다는 게 주된 목적... 은 아니고, 고백하자면 참을 수 없이 장난기가 돋았기 때문이다. 단지 그뿐이다. 혜성이 이런 황당한 일을 겪게 된 이유는.
카드키를 대는 소리. 자동문이 미끄러지는 소리. 리라는 문 옆에 숨어있다가 몸을 확 일으켰다.
"와!... 아?"
예상치 못한 문제는 오랫동안 쪼그려 앉아 있던 자세에서 발생한다. 급하게 일어나는 순간 다리가 지독하게 저려왔던 것이다. 덕문에 계획은 애매한 실패로 돌아가, 리라는 방금 문을 열고 들어온 혜성을 무릎을 꿇은 상태로 맞이하게 된다.
>>431 그럼 와타시는… 패. 배. 자? (혜우 독백 보려면 위키에 없어서 전 어장을 뒤져야하는 8ㅁ8)
>>432 에헤헷……… 낙조마마 잘못되진 않았어요 그냥… 또다른 깡패를 새로 만나 새로운 사랑을 하는 중일 뿐… 다만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비극은 되풀이 되기에, 그 굴레를 끊어내려면 낙조마마 또한 변해야겠죠… 마미이슈란 건 그냥… 엄마가 떠난 걸 말한… (진짜 별거업엇따… 헤헤) 저 리라 독백 놓치면 위키가서 다시 보고 그러합니다… 리라주 독백 자주 써줘서 좋아요 리라에 대해 잘 알 수 있어서. 문제는 호수에 대한 반감만 커져갈뿐………(부들부들) 리라가 아프던 말던 니가몬상관이얏 저리갓 바코수!!!!!! >>437 리라가 감히라뇨 리라 하고싶은거 다해두대....리라비설 한번에 다 풀어두대(이러네)
>>434 동월주의 신비로운 독백 보았습미다!!!!!!(샤우팅) 나 동월이두 좋구 동월이 친구도 넘 좋아요 둘다 섹. 시. 가. 이. 근데 번쩍은 뭐죠? 역광이라는 거 보니 뭔가 꿈같은 느낌인데…… 약간 신비롭고 몽롱한……… 어렵나요? 그럼 전부 푸세요(이러네)
>>438 왠지 일정때문에 청윤주랑시간대가 잘 엇갈려서 청윤이 독백 올라올 때 제가 없는거같은데 사실 위키 올라오면 몰래몰래 다 보고있답니다 u///u 일상 안돌려봣으니 이렇게라도 봐야 캐해가……… ;v; 그러니 압니다 청윤주 글은 금이라는 걸……
>>481 떠나다가 하늘이 아니라 지상에서 자리를 옮긴 거였구나...🥲🥲 으앙....... 아니 넘 심란해 낙쪼오오오.......... 낙조가 쓰는 글이 너무 좋아 이 학생에게 편지를 받아보고 싶다 리라랑 펜팔 할래(????) ㅋㅋㅋㅋㅋ으아 부끄러워 다행이다 나 사실 내 글은 안물안궁일거라고 대충 짚어놓고 써서 잘 봐주고 있다는 말 들으면 기뻐버려~~ 날아가버려~~ ㅋㅋㅋㅋㅋㅋㅋㅋ비설은 성격 급해서 빨리 풀리고 있다 조금만 기다리면 다 볼 수 있을지도 몰?루
없다. 끈 떨어진 방울을 대신할 어플을 찾아봤으나 도통 마음에 쏙 드는 것이 없다. 오랫동안 직접적으로 방울소리를 들어온 귀는 기계음 섞인 0과 1로 만들어낸 인공적 소리를 거부했다. 곤란함이 깃든 얼굴을 찌푸리고 수업이 진행되는 내내 초조해하던 혜성은 수업이 끝나자마자 부리나케 짐을 챙겼다. 친구들에게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곧장 혜성의 걸음이 향하는 곳은 부실이 있는 방향이었다. 부실에 실이 있을지도 모른다. 정 안되면- 그래. 포장끈이라도 괜찮다. 카드를 대자 열리는 자동문을 보고 혜성은 걸음을 옮겼다.
아니 옮기려고 했다. 바로 근처에서 털썩 쓰러지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면 사람이 없는 부실에 굴러다니는 실이든 포장끈이든 찾아냈을텐데.
"-힉끅."
노래라도 듣고 있었으면 그대로 백스텝을 밟아서 부실 밖으로 도망치듯 떠났겠지만 들려온 소리에 일단 부실을 떠난다는 선택지는 택하지 않을 수 있었다. 대신 손으로 딸꾹질 비슷하게 터질 뻔한 비명을 막아내고 혜성의 눈이 쓰러져 있는 유령 보자기를 내려다본다. 사람? 사람이지? 목소리가 들리니까 사람인 것 같긴 한데. 왜 저러고 있어? 온갖 생각이 머리에서 뒤죽박죽 뒤섞이며 어지간히 놀란 나머지 심장 소리가 쉽게 진정되지 않았지만 한숨을 내쉬는 걸로 겨우 진정시키고 혜성은 몸을 웅크려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
"아직 봄인데 왜 유령이 여기 있을까, 깜짝 놀랐네."
혜성은 유령 보자기를 쓴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를 잠시 바라보다가 도로록 눈을 굴렸다. 목소리를 들으니까 알 것도 같은데. 누구였더라-..
결론적으로 때이른 유령의 서프라이즈는 대차게 실패— 아니, 아닌가? 리라는 절망 사이에서 혜성이 뱉어낸 딸꾹질 비슷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반쯤은 먹혀들었나?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반쪽짜리 성공을 성공이라고 칭할 순 없다. 리라는 쪼그린 혜성의 눈길을 피한다. 뻥 뚫린 눈구멍 속 라벤더색 눈동자가 느릿하게 굴러가며 푸른 시선을 외면했다.
"괘, 괜찮아요! 이 정도 쯤은 아무렇지도 않아요~"
분명 이번에야말로 몸을 일으키면서 발언의 신빙성을 지키려고 했는데 다리는 힘이 풀려버렸는지 움직이지 않고 마음이 급해 위로 뻗는 양 팔만 천장을 향해 간다. 정리하자면, 앉아서 만세를 불렀다는 소리다. 리라는 생각했다. 아, 지금 얼굴이 보이지 않아서 다행이다... 라고. 아무리 철판을 깔았다지만 이건 좀 부끄럽다. 진정할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
"진짜로..."
천천히 치켜든 팔을 내리며 우왕좌왕하던 리라는 곧 말을 잃었다.최근 들어 이렇게 연속적으로 실수한 게 대체 얼마만이지? 얼굴이 터질 것 같아 내린 손으로 마른세수를 한다. 그렇게 약간의 정적. 열이 조금이나마 날아가면 눈구멍 안의 눈동자는 그제서야 혜성을 마주볼 용기가 생긴 듯 느릿하게 정면을 향했다.
"놀라셨어요? 죄송해요. 혜성 선배님 맞으시죠... 부원들 가지고 놀라고 만들어 둔 건데 막상 정말 누가 써 준 걸 보니까 기뻐서 그만! 많이 놀라셨나요! 죄송합니다!"
묻지도 않았는데 말이 청산유수다. 타고난 거짓말의 재능도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는 봉인되는 건가.
맞따 수경주 어서왕! 일상은 훈련 레스 쓰고 찾아볼 생각이라, 그 전에 할 사람 있으면 만나서 노는거야!
흐음 펜리르와 글레입니르, 미스틸테인에 대한 연관성을 살짝 얘기해볼까 일단 펜리르-글레입니르의 관계는 직접적이라는 건 알고 있을 테니까... 글레입니르는 펜리르를 묶는 마법의 끈인 동시에 펜리르를 죽음의 운명으로부터 떨어트려 놓는 역할도 한다는 건 알고 있을까? 라그나로크가 일어나면 펜리르는 죽을 운명이거든. 신들의 아버지를 삼켜버리긴 하지만 그 자신도 입이 찢겨 죽고 말지, 그러니까 글레입니르는 펜리르의 자유를 억압하는 올가미인 동시에 죽음이라는 운명으로부터 보호하는 구명줄이라고도 볼 수 있지.
그럼 어째서 랑이 몸담고 있었고 지금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스킬 아웃의 이름이 글레입니르인지는 알 수 있겠지... 앞으로의 운명도 대강 감 잡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후후 나는 많이 꼬는거 못하니까!
그럼 도대체 미스틸테인은 뭐냐... 이건 사실 단순한데, 펜리르가 글레입니르에서 풀리는 건 라그나로크가 시작되면서부터거든, 그럼 라그나로크의 시작은? 빛의 신인 발두르가 미스틸테인에 찔려 죽는 거니까, 그런 의미에서 연관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조금 멀리 돌긴 해도, 글레입니르에 묶였던 펜리르의 운명을 다시 움직이게 만드는 느낌이려나. 그거 말고는... 분명 아이들을 납치하거나 하고, 말도 안 되는 짓을 벌이는 것 같은데 어째서 제대로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는가에 대해서도 미스틸테인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 너무 작고 연약해서 발두르를 죽일 수 없을 거라고 여겨졌던 게 미스틸테인이니까 말이지, 같은 이유로 이쪽의 나쁜 사람들도 점조직이다 보니 드러나질 않는거지, 그 덕분에 랑이 꼬마를 구할 수 있었던 거고.
>>530 해석본!!! 해석본!!!! 꼬마어오!!!!!!!! (넙죽절) 호... 확실히 원전과 유사하게 연계는 되긴 하는구나? 그렇게 따지면 뭐 펜리르랑 미스틸테인이 아얘 연관이 없게 되는 것도 아니가도 하구... 🤔🤔🤔🤔 맛있다 맛이서. 이몸, 이런거 좋아. 하나의 작은 실수가, 조그마한 틈 때문에 와르르 쾅쾅 되는거...!!!!
으응- 말 잘 들을게요. 돌아가는 길에 과자도 사서 갈게. 평소 같으면 희야는 능청맞게 대답하며 팔을 벌렸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늘 조용히 넘어가는 법이 없다. 자신이 먼저 들쑤신 탓도 있지만, 이번 상황은 들쑤셨더라도 내심 얌전히 있길 간절하게 바라고 있었다. 오늘은 감히 태양이 져버린 탓에 달에게 바란 꼴이 되어 벌을 받은 모양이다.
"……."
희야는 얼굴에 묻은 침을 소매로 거칠게 닦았다. 남성이 말미에 거칠게 뱉어낸 탓이다. 상황을 파악하느라 둥글게 홉뜬 눈동자는 어둠 속에서도 빛을 발했다. 바로 정면에서, 대단한 말을 뱉어낸 양 씩씩대는 숨결이 의기양양하기까지 하여 희야의 표정이 천천히 굳어가고, 주변의 온도가 살벌하게 내려가던 찰나였다.
희야는 당신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이상한 일이다. 보통의 인간이라면 따지거나, 부정하거나, 화를 낼 일이다. 일단 뱉어낸 발언이 진실인지, 상황을 무마할 농간인지 일체 의심하지 않는 것이 정상일 텐데, 당신이 하는 행동은 무조건적인 비호에 가깝다. 하여 기억하니 이는 유대감이다. 한때 형제, 자매와 함께 하던 나날의 유대감이다! 서로 모든 것이 옳았노라 외치던 때 느꼈던 충만함이 속에서부터 차오른다. 거센 파도에 휩쓸리듯 주체할 수 없다.
"무, 무슨 소리야, 도와달라니까, 미친 *아, 하지 마, 하지- 흐아악! 힉-" "혜우야."
몸부림 치고 싶었으나 얼음 때문에 움직일 수 없다! 메스를 최대한 쳐다보지 않기 위해 시선을 위로 올렸다. 손끝으로도 벌벌 떨리는 게 느껴질 정도로 처절한 발악이었다. 희야는 그 광경을 하나하나 눈에 담다가, 이내 눈을 천천히 휘었다. 어둠 내려앉은 골목에서 흰 눈동자가 온전히 금빛 색채 발하며 제비 물 차듯 휘어진다. 오로지 눈만. 붉은 죄의 표시가 가져다주는 감각은 충만하고도 거룩하나 자신이 그분을 처음 만났을 때 느꼈던 외경과는 다르다. 그때 느낀 감각을 다시금 가져온다면 자신은 저지먼트에 없어야 마땅할 테니.
"은우가 화 내겠다."
대신 보드라운 목소리를 냈다. 성별을 가늠키 어려운 사근사근하니 앳된 목소리다. 당신과 헤어지던 그 어렸던 시절에서 세월의 깊이가 더해진 것 외엔 전혀 변하지 않았다. 희야는 종종걸음으로 다가가 거품을 물고 기절하는 남성을 흥미롭다는 듯 한참이고 눈에 담았다. 누군가의 행동 하나하나가 흥미로운 듯, 세심하게 훑는 것이 아니나 다를까 인간 외적인 존재와도 같다. 어떻게 거품을 무는지 입을 벌려 확인하기도 하고, 눈을 까뒤집었을 때 어느 방향인지, 피는 중력을 따라 고였다 어느 방향으로 흐르는지 면밀히 본 뒤에 그제야 말 꺼낸다.
"이대로 내버려 두고 가긴 그러니까, 119에 신고 정도는 할게요. 이단에게 손 대기 더럽더라도 상처는 지우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렇게 종알거리곤 워커로 머리 걷어차는 소리가 들리기 무섭게 얼음 깨지는 쩍 소리가 난다. 얼음만 모조리 조각 되고 흩어지더니 눈보라가 되어 휘몰아치듯 땅에 내려 앉았다. 그리고 기절한 남성은 대차게 늘어져 있으니, 바로 뒤를 돈 희야는 말갛게 웃으며 팔을 뻗었다.
"그러니까 감히 소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소중한 존재를 안아줘! 그래줄 거죠? 저런 불경한 사람들에게 수모를 당한 이 몸의 원래 주인을 가엾고 불쌍하게 여겨서 안아줄 수 있잖아."
응? 혜우야! 쫑알쫑알 얘기하는 소리와 가늘게 휜 눈에 들어찬 충만함이, 그리고 끝없는 흥미가 기이할 정도로 번뜩였다. 끝내 탄식과도 같은 소곤거림 터져 나온다.
>>555 후우후우후우 흐아아 베이비 크툴루님 너무 매워요(좋다는 뜻임 더 줘) 오케이 지금의 충격을 즐기되 나중에 온전히 풀릴 설정을 기대할게.................. 하지만 지금은 충격을 즐기겠어... 원래 주인⬅️단어가 너무 쇼킹함 가끔 희야 독백이나 그런데서 ? 싶은 부분 나오긴 했는데 이걸 직설적으로 말해주니까 어지러운
"인간의 몸은 육, 영, 혼이니 육의 주인은 오로지 그분이며, 육은 그저 그분의 뜻대로 창조되었으매 서로가 거룩한 뜻 나누는 자녀의 상호작용을 위한 것이니, 육신은 그저 그릇일 뿐이라." "영은 그 육에 존재할 수 있도록 말뚝에 가까운 것이니, 이는 연결의 밧줄이라." "혼은 우리의 본질이며, 끝내 그분 곁에 남을 수 있는 종착지라!" "그러니, 육은 그저 그릇일 뿐! 이 몸의 주인은 오로지 그분이라, 우리는 감히 주인되지 못하는 자니 내려놓으라!"
터지려는 비명을 억지로 누르면 딸꾹질같은 소리가 난다는 걸 오늘 알게 될 줄 몰랐지. 시끄럽게 쿵, 쿵거리며 뛰던 심장은 어딘가 익숙한 목소리와 꼭 어딘가의 꼬마유령을 본 딴 것 같은 천을 뒤집어 썼지만 뚫려있는 동그란 구멍으로 눈동자를 볼 때쯤 에는 빠르게 정상으로 돌아가 있었다.
"음- 응, 그-래.."
이번에는 혜성의 눈이 라벤더색 눈이 굴러간 방향과는 반대로 움직였다. 대답인듯 아닌듯 애매한 문장을 말하느냐고 줄곧 입을 막고 있던 손이 잠깐 떨어지는 것 같더니 곧바로 다시 입을 막았다. 띄엄띄엄 나오던 문장은 크흠! 하는 헛기침 소리에 묻혀서 제대로 들리지도 않는다. 자세히 보면 앉아서 만세를 부르는 자세가 되자마자 바로 눈과 고개를 함께 돌린 걸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그것도 모자라, 몇번이나 하는 헛기침 사이 가늘게 웃음이 새는 것도.
정체를 알 수 없는 유령의 행동에 혜성은 터질 것 같은 웃음을 참고 있었다. 그래도 쪼그리고 앉아서 이야기가 나오기를 참을성 좋게 듣고 있던 혜성의 얼굴은 웃음을 참느라 빨갛게 상기되었지만 그 눈은 다시 유령에게 향했다.
"안 놀랐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이지. 놀라긴 놀랐어. 봄인데 부실에 유령 분장을 한 애가 나올 거라고 상상도 못했거든."
혜성은 쪼그리고 있던 몸을 일으키며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을 하고는 빙그레 웃어보였다. 그렇게 유명하지도 않은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다는 게 의아스럽기는 하지만 일단은 괜찮겠지. 예의 다정하게 미소를 띈 얼굴로 혜성은 이번에는 제 양손을 어깨높이로 치켜올려보였다. 꼭 이렇게 해보라는 제스처다.
"내 이름을 아는 후배님은 처음인데. 그래서, 후배님은 누구야? 목소리는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말이야."
>>530 신화알못 낙조주에겐 이런 해석이 쥐구멍에 든 볕과 같아요… 8v8 자유를 억압하는 올가미인 동시에 죽음이라는 운명으로부터 보호하는 구명줄 ⇦ 저는 여기서 자유가 의미하는 게 ‘선’과 ‘법’을 의미하는 것 같다고 느껴졌어요. 이미 스킬아웃과 어울린 전적이 있고 또 지금까지도 커넥션이 끊기지 않았다는 건, 완전히 법과 규칙에서 깨끗하진 않은. 그러니까 늘 랑이의 발목을 붙잡는 과거처럼 보이기도 하고. 죽음이라는 운명으로부터 보호, 라는 건 스킬아웃과의 커넥션이 있기에 그들로 인한 피해에 사각지대에 있다는 걸까요 🤔 미스틸레인에 찔려 죽음으로 라그나로크가 시작된다는 말이 불길해용… ;-; 미스틸레인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스킬아웃들과의 연관성이 흐릿해지고 랑이가 조금 더 자유로워지는 대신 그만큼 죽음이 다가오는 걸까요? 뭔가… 재앙의 전조같아요 저는……. (불안에 떤다) 너무 뜬구름 잡고 뚱딴지 같은 추리였나요? 하하핫 전 원래 똥촉에 똥추리를 가진 똥탐정이랍니다! 🧐🧐(더러워낙조주)
음. 좋아. 놀라게 하는 건 실패다. 리라는 혜성의 모든 비언어적 표현에서 참을 수 없는 웃음을 감지한다. 물론 제 한 몸 바쳐서 누군가를 웃기는 것도 나쁘지 않은 일이긴 하다. 그렇지만 그건 의도해서 그리했을 때의 이야기지 실수 연발을 터뜨려서 본의 아니게 연출된 상황에서까지 적용되는 감정은 아니었다. 아, 간만에 부끄럽다... 그래도 언제까지 보자기 뒤에 숨어서 웅얼거리고 있을 수만은 없지. 혜성에게 줄 첫인상을 바보 같은 보자기 유령 이미지로만 남기는 건 자존심이 용납하지 못한다.(이 꼴을 보여놓고 이제 와서 누군지 들키는 게 더 부끄러운 일 아닌가? 싶다면 제쳐두도록 하자.)
"그런 의외성을 노리고 싶었어요..."
노렸다는 것 치고는 사실 깊은 고찰 따윈 없었다. 그냥 떠오르는 대로 실행한 것이었기 때문에. 그냥, 그날따라 나부끼는 벚꽃잎의 가벼움이 겨울을 앞두고 펄럭이는 보자기 유령의 옷자락을 떠오르게 해서. 먼 길 떠나는 망자의 움직임처럼 막연하고 서럽게 보여서. 동시에 잡기 어려운 부드러움이 상상력에 자극을 주어서—... 풀어놓으니 더더욱 이해받기 어려운 잡스러운 생각의 파편일 뿐이라 리라는 그쯤에서 입을 닫았다. 대신 보자기를 머리에서부터 끌어내린다.
"저지먼트 부원들 이름은 대부분 다 외웠거든요. 그래도 혹시 틀렸을까 봐 걱정했는데, 맞춰서 다행이다. 안녕하세요. 선배님. 2학년 이리라 라고 합니다."
장난쳐서 죄송해요! 외치는 얼굴은 머쓱한 미소로 가득차 있다. 부끄러움으로 아직 달아올라 있는 붉은 뺨을 한 채.
>>626 아하~~~~ 그런 거였구나!!!!(깨달음) 낙조주 완전 어떠한 종교적 공상적 비현실적인 현상 뒤에 늘미처 발견하지 못한 과학적인 인과와 근거가 있지 않을까? (마술같은 현상들이 실은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음을 좋아하는 편...) 하며 자꾸 원인결과 캐내려하는 편이라 자꾸 현실적인 거랑 연관짓게 되네용 :3c
>>596 크헤헤 맛있따 맛있따... 추리 맛있따... 아냐! 기본적으로 신화 자체가 뜬구름 같은 이야기의 집합이니까, 그걸 베이스로 만들어진 설정도 뜬구름 같은 거지, 그럼 당연히 뜬구름잡는 소리를 할 수밖에! 그런 의미에서 앞선 모두의 생각은 오답은 아니다! 라고 말해주겠따 100% 정답인가요? 물어보면 그건 다 말해주는거니까 안말해줄거지롱
여러분의 반응 맛있게 먹고있슴미다 사실 여러분 반응이 실시간으로 설정에 반영되는 부분도 있어요 너무 맛있는건 챙겨먹어야지 ㅋㅋ
>>585 그렇군... 원래 주인이란 건 혼을 의미하는 거고, 희야는 자신의 육과 영, 그리고 혼을 구분려고 하는 것 같은데 말이지.. 근데 사람이 솔직히 그렇게 구분되는 건 불가능해 보인단 말야? 이건 희야 나름의 애정표현일지도, 시간이 지나고 육이 바스라지고 영이라는 형태까지 사라져도, 혼에 새겨진 당신ㄴ이라는 느낌인가..
상냥하게 미소를 짓고 나긋한 목소리로 하는 말은 아주 약간의 걱정스러운 질책이 담겨있었다. 봄에 유령이 나온다는 의외성은 꽤 괜찮은 생각이라고 할 수 있었지만 혜성은 이 후배가 얼마나 오래 부실에 있었는지 걱정하고 있었다. 길지 않은 시간동안 웃음을 참고 있느냐고 발갛게 상기된 얼굴로 보자기를 끌어내리는 후배를 바라보던 혜성의 눈이 몇번 깜빡였다. 어라,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네? 보자기가 내려가고 보인 후배의 얼굴을 보자마자 떠오른 생각이었다. 깜빡이던 눈이 도로록 굴러갔다. 생각에 잠겨 가늘게 뜬 눈이 얼마 지나지 않아 동그래지며 혜성은 짝 손뼉을 마주쳤다. 몇번 사이트의 연예란 헤드라인에서 봤던 얼굴이다.
"후배님 이름은 들어봤어. 분명- 아이돌이였던 것 같은데. 맞아? 이야, 아이돌이 내 이름도 외워주고."
영광인걸. 머쓱한 미소에 작게 쿡쿡거리는 웃음으로 화답하며 혜성은 후배의 양손을 자신의 손으로 잡더니 그대로 일으켜세워주려 했을 것이다. 그 많은 인원들 이름을 모두 외웠다고? 언뜻 기억하기로는 스무명이 족히 넘지 않나, 우리 부원들. 리라의 손을 잡아 일으켜주자마자 혜성은 자신의 손을 떼어내고 자기 허리근처로 내렸다가 잠깐 멈칫했다. 버릇이 무섭네. 정말. 혜성은 금방 손을 올렸다.
도로록, 혜성의 눈이 리라에게 향한다.
"3학년 이혜성이야. 편하게 불러도 돼. 앉아 있을래? 음료수 마실거지?"
리라를 바라보던 혜성의 눈이 천천히 훑듯이 움직였지만 곧 부드럽고 다정한 웃음과 빛을 띄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과연 현재 상황에 맞을런지는... 그녀도 알지 못했다. 확실히... 바깥 풍경은 그녀의 시점에서 봐도 꽤 절경이었다. 해안선을 장식하는 꽃잎의 행렬들이라니, 꽤 로맨틱하지 않은가?
자신이 이런 순간들을 감히 즐겨도 좋은지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한켠으론 순순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래봤자 겨우 고등학생인걸,' 그런 자기암시를 걸어보았다.
아얘 바깥을 바라보기 좋은 자세로 몸까지 돌려 좌석에 무릎을 댄 당신이 즐거워보인다 생각했는지, 그녀 역시 입가에 미소가 아로새겨졌다. 분명 당신과 나온건 옳은 결정이었으리라, 그렇게 생각했다.
-삐이이입-
...당신이 돌연 벨을 누르기 전까진,
"엩."
기사님 말씀따라, 아직 도착지로 가려면 제법 거리가 있었다. 물론 자신은 못갈 거리도 아니긴 하지만... ...아니지, 괜한 걱정이었다. 당신 역시 한 체력 했었으니까,
"오우, 그래도 슬마 진짜 누르실줄은 몰랐어여."
이건 진짜였다. 그녀의 사소한 실수라면 실수일까? 일단 여행이나 지역이동을 목적으로 한 버스엔 기본적으로 하차벨이 있었단 것을...
"머, 그래도 어떻슴까~ 슨배임 말씀대로 꽤 절경이니, 목적지까지 걸어간대도 나쁠건 없지여~"
사실 이부분에서 어느정도 당신의 행동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야 저런 풍경을 그저 눈에만 담아서 무엇하겠는가, 직접 걷고, 즈려밟으며 느껴야 진정한 재미 아닐까?
"와~! 학구 한바퀴 돌던 감성으로 가는 검다~"
그녀 역시 버스 안에서와 내리고 난 뒤의 행동이 변하는 편이었다. 자신이 매고 가려던 아이스박스를 호쾌하게 움켜쥐고서 먼저 나왔던 당신을 보며 살짝 키들거리는 웃음이 흘러나왔을까, 어차피 다른 짐들은 목적지에 도착할 즈음에는 전부 구비되어 있었을테다. 정말 이런 상황까지 예상하지 못한건 아니지만, 그렇기에 또 그녀나 당신이 추가적으로 해야 할 수고로움을 덜었을테니...
누구라도 겉만 보고 속단해서는 아니되었다. 들끓는 열화가 그 속에 자리하는지, 바닥 없는 늪이 존재할런지는 봐야만 아는 것이었다. 용모단정하며 내성적이고 매사 수동적일 것 같은 사람이 실은 어느 누구보다 거칠게 뛰는 심장을 가지고 있는 것은 그 흉부를 열어보지 않고선 모를 일이었다.
메스로 살을 긋는 감각은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다. 늘 가만히 있는다고 해서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능력이 발전함에 따라 가장 많이 손을 댄 것은 나였다.
어느 한 밤을 떠올렸다. 상처 하나 없는 몸에 수십 개의 붉은 빗자국이 흘러내렸던 그 밤을.
내게 내었던 것에 비하며 손톱으로 긁는 것에 불과한 흔적에 남자는 기절했다. 그렇게 발악하더니 고작 그 정도도 버티지 못 할 인물이었다. 그래도 기절해주어서 다행이었다. 이후 들려오는 것은 그의 목소리 뿐이었다.
"부장님이?"
부드러운 목소리에 차분히 반문하며 옷자락에 메스를 닦았다. 마치 처음부터 있었던 무늬 마냥 검은 자켓에 붉은 자욱 얼룩덜룩 새겨졌다.
"화 내면 어쩔 건데. 저지먼트 이전에 나로서 응당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야."
힙색 안으로 숨겨지는 메스의 날끝처럼 한 치의 망설임도 없는 대답이었다.
이대로 방치하고 자리를 뜨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으나 적어도 구급차는 부르자는 그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워커의 발길질 소리와 동시에 얼음이 깨지며 기절한 육신이 바닥이 구르는 소리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어지는 그의 희열찬 목소리에 잔잔히 가라앉은 눈으로 바라보았다.
어둠 속에서도 빛을 잃지 않은 금빛이 눈부셨다.
그러나 바로 그에게 가지 않았다. 오히려 무시했다. 잠시 여자의 머리에 워커를 딛고 있다가 돌아서 기절한 남자에게 다가갔다. 힙색에서 손가락 두어마디 만한 소독약 파우치를 꺼내 남자의 목 위로 터뜨리니 알싸한 소독약이 마구잡이로 목에 뿌려지며 피의 흔적을 지웠다. 그 약으로 인해 거품이 부글대는 상처에 손을 대 빠르게 상처를 지웠다. 혹시 모를 증거 인멸을 위해 파우치 잔해를 주머니에 쑤셔넣었다. 여자는 힐끔 보기만 하고 더 다가가지는 않았다. 각목을 휘두른 죗값은 그걸로 충분했다.
그 다음이었다. 녹슬지 않는 금빛을 품에 안았다. 오래 전 일상처럼 하던 행위였다. 지금은 그 때와 달리 몸이 컸고 변했으며 나도 그도 그 때의 아이들이 아니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과거는 찬란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나보다 작고 가늘은 몸을 으스러지도록 끌어안고서 그의 어깨에 기대 속삭였다.
"나를 기억해줘서 고마워. 정말, 보고 싶었어. 희야."
과거보다 풍성해진 하얀 머리카락 위로 천천히 손을 움직였다. 그의 존재를 윤곽으로 더듬어 실감하려는 듯이.
"아, 아하하... 그게... 그래도 부실이고, 하루에 한 명쯤은 올 거라고 생각해서..."
듣고 보니 그렇네. 리라는 조금—아니 솔직하게 한참—늦게 이 두근거리는 작전의 헛점을 발견하고 만다. 그렇지. 부실에 오랫동안 사람이 오지 않았다면 쭈그린 상태로 오래오래 있어야 해서 정작 기회가 왔을 때 그대로 다리가 굳어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럼 반만 실패도 아니고 100퍼센트 완벽한 실패였겠지. 그렇게 생각하면 혜성이 때늦지 않게 와준 게 또다시 고마워지는 것이다. 어쨌거나 무한한 기다림의 가능성은 차단되었으니까.
"응? 아, 아. 네, 맞아요."
아이돌. 온더로드의 이리라. 인첨공 내부에서 이 사실을 알아보는 사람은 적어도 바깥보다는 많지 않았기 때문에 알아보는 사람을 보면 차라리 자연스럽다가도 인첨공에서 지내왔던 지난 1년이라는 시간 탓에 기묘한 낯선 감각도 들고 만다. 물론 그를 알아보는 사람은 여전히 많았고 새삼스러울 게 없었으며 그들을 대하는 리라의 태도도 여전히 능숙했지만 최근 있던 일로 인해 '안다'는 게 조금은, 아주 조금은.
—하지만 혜성은 그 남자가 아니다. 리라의 잡념은 빠르게 정리된다. 대상을 혼동해서 감정을 잘못 내뱉지 말자. 부드러운 손을 붙잡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동안 한번 더 다짐하고, 다시 푸른 눈 한 쌍을 바라볼 즈음엔 리라의 눈동자 또한 한결 안정을 찾은 상태였을 것이다.
"아, 저는 물 마시려고요. 목이 좀 타서... 감사합니다!"
건네지는 호의를 기꺼이 받으며 리라는 소파로 향한다. 곧게 펴진 다리에 그동안 정체되었던 피가 흐르며 찌릿거리는 감각을 남겼다. 자리에 앉은 리라는 혜성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가만히, 조금 전 혜성이 그랬듯이 천천히 훑는 것처럼. 돌아보는 순간 그런 기색은 사라졌겠지만. 리라의 얼굴엔 맑은 웃음만이 담겨 있다.
"그러고보니 선배님은 부실에 따로 어떤 볼일이 있으셔서 오셨던 건가요? 헉, 잠깐. 만약 그게 맞다면 혹시 제가 장난쳐서 방해한 걸까요? 그럼 안 되는데!"
아, 설마 몰랐던거야? 리라의 표정에 혜성은 미심쩍다는 의심이 담긴 표정을 해보였다. 당연히 저 말대로 늦게라도 누구든 부실에 올 수 있겠지만, 아예 안왔으면 어쩔 뻔했대.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 부원들은 조금 막무가내인 기질이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 전에 만났던 그 성운이라는 애도 그렇고.
"우리 오빠가 팬이었다보니 어깨너머로 조금 봤거든."
아이돌에 크게 관심은 없었어도 친오빠가 관심이 있다면 말은 달라진다. 게다가 얼굴만 봤을 때는 단번에 기억하지 못했지만 이름까지 들어서야 알 수 있었고. 그래서 알고 있다고 말하는 혜성의 표정은 미소를 유지하고 있을 뿐, 큰 변화는 드러나지 않고 있었다. 리라의 손을 잡고 일으켜 세워주면서 혜성은 리라를 잠깐 살폈고, 아까보다야 훨씬 안정을 찾은 표정에 다정한 미소를 짙게 지어보이며 잡고 있던 손을 떼어냈을 것이다. 부실을 가로질러서 냉장고로 향한 혜성은 먼저 생수를 꺼내들고 자신이 마실 팩으로 된 사과주스를 꺼내들었다.
아무래도 냉장고에 카페인 함류가 안된 음료수를 몇개 더 넣어둬야겠는걸. 요즘 녹차도 카페인이 없는 게 있다던데. 아니면 집에서 차를 타서 올까. 빨대를 입으로 뜯어내면서 소파에 앉은 리라에게 생수를 건넸다.
"음? 아! 급한 건 아니니까 후배님은 걱정하지 않아도 돼."
빨대를 꽂고 막 한모금 마시려던 혜성의 표정이 리라의 반응을 보고 약간 놀란 기색이었지만 한손을 저어보이며 괜찮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아, 가족이 팬이었구나. 그럼 팬보다는 덜하지만 아예 모르는 사람보다는 가까운 이 미묘한 거리감이 설명된다. 리라로서는 기꺼울 만한 거리감이다. 적당히 존재만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안겨주는 미묘한 안정감. 찬란히 빛났던 시절을 기억하고 있지만 이미지에 환상을 가질 만큼 깊게 알진 못해서 실수로 얼룩진 직전의 상황을 열심히 해명할 필요 없는 사람.
다정한 미소를 뒤로 한 채 내밀어지는 생수를 받았다. 차가운 생수는 달아오른 손바닥의 체온을 가라앉혀 준다.
"감사합니다~"
혜성이 주스에 빨대를 꽂는 동안 리라는 생수병의 뚜껑을 돌리고 한 모금을 삼켰다. 차가운 물이 목구멍을 얼릴 듯 긁고 내려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머리가 띵하다. 쾌감과 두통을 동시에 느끼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지만 그마저도 금세 원래의 말간 얼굴로 돌아왔다. 리라는 다시 혜성을 바라본다.
"실이나 포장끈... 얼마나 필요하세요? 부실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정도 물건이면 제가 그려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참. 부연 설명이 부족했다. 리라는 잠시 소파에서 일어나 제 자리로 간 뒤 스케치북과 펜 따위를 들고 돌아온다.
"제 능력이거든요. 그림으로 그린 걸 실체화 할 수 있어요. 찾아보면 하나쯤 나오겠지만 급하시면 제가 만들어 드릴 수도 있는데, 어떠세요?"
>>0 흐르는 땀을 닦아내며 랑은 커리큘럼이 이뤄지던 방을 나섰다. 3학구 내의 장소들을 외우는 것도 외우는 거지만, 순간순간 떠오르는 이미지도 계속 이야기해야 했고, 근력 단련도 해야 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갈수록 더 힘들어지겠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자신의 일은 알아서 할 수 있다, 문제는 다른 쪽이지.
한참 휴대전화를 뒤졌지만 보육원의 번호 같은 걸 저장해놓고 다닐 리 없다. 번호가 있고, 그 쪽으로 전화하는 법이 있는 걸 알았을 땐 전화할 이유가 없어졌으니까.
"......"
솔직히, 많이 내키지는 않지만. 기존의 장소에서 오래 머무르는 게 좋지 않다는 건 동의한다, 여기 있어봤자 자신보다 나아질 수는 없을 것이다. 랑은 단톡방에서 한 사람을 찾아냈다.
데 마레, 그 곳이라면 계속해서 꼬맹이를 돌봐주지는 못하더라도, 더 나은 곳에 소개해 줄 거라고 생각해 본다. 아무것도 모르지만,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이게 최선이었다.
예전, 스트레인지의 한 골목에서 마주쳤던. 이질적인 존재. 그러나 오히려, 자신에게는 그러한 이질적이고 붕 떠 있는 존재가 좀 더 안전하게 보여서, 랑은 희야에게 톡을 보냈다.
스마트폰의 배터리 잔량을 확인한 이레는 탄식한다. 분명 자기 전 충전기를 연결했다고 생각했는데, 착오가 있었던 모양이다. 정작 화면에 뜬 숫자는 고작 15%. 아껴 쓰면 하루를 버틸 수야 있겠다마는 아무래도 음악을 듣거나 인터넷을 하는 건 무리일 테다. 그리고 애석하게도 약속 시간까지는 앞으로 20분이 남아있었다.
한참을 서있던 이레는 슬쩍 시간을 확인한다. 체감상 5분. 아니, 8분 정도는 흘렀으리라. 하나 분침은 고작 세 칸 움직였을 뿐이다. 다시 고개를 들자 줄지어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가만히 있는 건 익숙하지만, 무리 사이에 홀로 있으려니 더욱 고립된 듯한 기분. 괜히 머리카락 매만지던 그녀는 주변을 맴도는 웃음소리를 차단하기로 결정했다. 고요 속에서 이레는 하염없이 길거리를 바라보았다. 얼른 기다리는 이가 나타나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작년부터 그걸 쓰고 다녔던 저한테는 양심에 좀 찔리는 말씀이네요. 저도 얼른 커리큘럼이 진행돼서 이걸 좀 덜 쓰는 방향으로 가야 할 텐데."
소녀는 입을 가리며 농담이라도 주고받은 듯 웃었다. 은우에게는 저지먼트의 이미지를 좌우할 지나치게 강경한 대응책으로 여겨졌지만, 다은에게 있어 총은 그녀가 초능력자를 주축으로 움직이는 스킬아웃 무리에게 몹쓸 짓을 당하기 직전에 저지먼트에게 구출된 이후로, 인첨공에서 자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아직 0레벨인 그녀가 거리낌없이 순찰 업무에 자원하는 밑천이기도 했다. 이번에 그것을 저지먼트에 대량으로 도입하자는 건의 역시 그런 인식에 따른 제안이었다.
"총도 비살상탄도 모두 안티스킬에서 이미 치안 유지용으로 쓰고 있는 제품이니, 다음번에 찾아뵐 때 구체적인 안티스킬의 탄도 테스트 결과를 첨부해 올게요. 물론, 강경한 수단인 만큼 오남용되지 않도록 구체적인 규정을 세워둘 필요가 있다는 사실에는 동의해요. 지금까지 만나본 저지먼트 친구들의 모습을 생각해보면 우리 중에 총으로 바보짓 하는 바보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안 들지만요."
다은은 어깨를 으쓱했다. 총을 쥐어주면 사고를 칠 애들이라면, 능력을 각성해도 사고를 칠 애들이다. 그리고 저지먼트 내에서 그런 사고가 났다는 이야기는 아직 못 들어봤다. 무엇보다 이성적인 리더가 합리적으로 이끄는 집단이니, 총을 쥐어줘도 충분한 통제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게시판에 이름 하나 변변히 못 걸고 익명 뒤에 숨어 각성하라느니 어쩌느니 하는 벽보를 붙이는 녀석들이야말로 총이나 샹그릴라를 쥐어주면 신이 나서 사고를 치는 부류의 녀석들이라는 것이 다은의 지론이었다.
"그야 아라 선배는 워낙에 퍼스트 클래스다우시니까요."
평소의 그 자연스러운 표정 그대로 뼈있는 말을 짧게 내어놓은 다은은, 은우의 앞에 놓여있던 문서들을 차곡차곡 집어들다가 은우가 하는 말에 은우에게로 시선을 두면서 문서들을 보지 않고 파일에 정확하게 끼워넣었다.
"오늘 찾아뵌 용건 이외에 더 전달드릴 사항은 없고... 사담이라면 이것보단 좀더 편안한 자리에서 나누고 싶은걸요. 그렇지, 지긋지긋한 생각은 머리에서 치워두시고, 괜찮은 찻집이라도 가시겠어요? 세은이도 같이. 제가 살게요."
하며 파일을 깔끔하게 갈무리한 다은은, 오늘의 업무적 대담은 여기까지라는 듯 빙긋 웃으며 고개를 기울였다.
"그러면, 당장 도입은 보류하고 오늘 이후 저지먼트 내부 게시판에 설문 조사 양식을 게시해 두도록 할게요. 일주일 정도 조사기간을 갖고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 다은이가 찻집에 가자고 했는데, 나중에 가자고 하거나 갔다 치고 마무리해도 돼 >:3 일상 마무리 느낌으로 써왔어. 답레는 느긋하게 주고.
한 치의 경고도 없이, 한순간의 섬광과 함께 굉음이 골목을 쩌렁쩌렁 뒤흔들었다. 셈하는 손에 들려 있던 지폐들과, 아직 쌀쌀한 저녁바람을 막아주고 있던 점퍼 안에 채워진 솜이 갈가리 찢겨 허공을 흩날렸고, 학생복을 입기를 그만둔 학생이 아무렇게나 내던진 쓰레기봉투처럼 나뒹굴었다. 먼저 맞고 나가떨어진 이가, 손에 쥐고 있던 몫을 갈라 나누어 주기를 하이에나 떼처럼 엉겨붙어 앉아 기다리고 있던 다른 이들이 깜짝 놀라 저마다 손에 들고 있던 각목이며 야구방망이 등을 퍼뜩 집어들고는 굉음이 들려온 곳을 바라보았다. 골목 밖의 환한 조명을 등지고, 맵시있는 실루엣이 팔짱을 끼고 고고한 자세로 서 있었다. 굉음의 메아리라기에는 상냥하고 사근사근한, 그렇지만 방금의 굉음보다도 더 살벌하게 귓전에 와닿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화고 저지먼트입니다. 여러분께서 ○○마트에서 금품 강도를 저질렀다는 제보를 받고 왔어요. 여러분을 도와드리러 왔으니, 땅에 엎드리고 두 손은 허리 뒤로 모아주세요." "아, 뭐야 XX. 뒤 안 밟히게 잘했다면서." "셋." "그러게 멀리 가서 뿜빠이를 치던가 빨리빨리 치고 째자니까..." "둘." "어떡할래. 쟤 하나인 것 같은데." "하나." "일단" 쾅!
그리고 다시 번쩍 하는 섬광과 굉음이 들리더니, 그 실루엣과 가장 가까이 서있던 스킬아웃이 코뿔소에 받히기라도 한 듯 바닥에 내동댕이 쳐졌다. 그 순간 방금 나가떨어진 스킬아웃 뒤에 있던 다른 스킬아웃은, 자신을 저지먼트라고 소개한 소녀가 무엇으로 자신들의 친구들을 단숨에 쓰러뜨린 것인지, 그 굉음은 무엇이었는지, 저 팔짱을 낀 것처럼 보였던 자세가 뭐였는지 알아채고 말았다. 몸에 붙어 있는 윗팔만 보고 이상하게 비대칭인 팔짱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랫팔이 길쭉한 무언가를 거머쥔 채로 앞으로 튀어나와 있었던 것이다.
"총이다, 튀어 XX!!!" "...하아." 쾅! 쾅! 쾅!
이어지는 사격에 더 거꾸러지는 두 명을 뒤로 하고, 너댓 명의 스킬아웃이 골목 사이사이로 뿔뿔이 흩어져 도망치는 뒤로 짜증 가득 담긴 한숨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테니스화를 신은 발이 소리없이 그들을 쫓아 어두운 골목을 따라 내달리기 시작했다.
골목 사이사이로 제각기 뿔뿔이 흩어지는 동료들을 뒤로 하고 숨이 턱까지 차올라라 달린 지 얼마나 되었을까. 담장 너머너머 이 골목의 어딘가에서 아까의 그 쾅 소리가 먹먹하게 울려와, 긴장이 풀릴 뻔하던 몸을 다시 긴장시키길 수 차례. 주변은 조용했다. 정신을 차려보니 매우 불친절하고 강경한 폰트로 유치권 행사중, 이라는 글자가 인쇄된 현수막이 반쯤 찢겨 볼썽사납게 나부끼는 것이 보였다.
달리다 보니 어느 샌가 그들 패거리의 아지트까지 왔다. 내가 유일한 생존자인가. 스킬아웃은 그렇게 생각하며, 허리를 숙이고는 현수막의 찢긴 틈으로 파고들어갔다. 빛 한 점 없는 공사 중단된 건물의 을씨년스러운 골조가 뭇 사람은 마치 괴물의 입 안에 들어온 것 같다고 느낄 법도 했으나, 스킬아웃에게는 마침내 게임에서 위험한 구간이 끝나고 안전한 세이브포인트로 돌아오는 데에 성공한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지만 돌아왔는데 어떡하지? 다른 녀석들은 어떻게 된 거야? 죽었나? 나만 지금 이리로 돌아왔고? 목화고 저지먼트 중에 총을 들고 다니는 미친 X이 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그게 쟤인가? 안심도 잠깐, 초조한 생각이 머리에 들어차는 것을 느끼며 스킬아웃은 벽을 더듬었다. 이젠 어둠 속에서도 익숙하게, 지하실로 내려가는 계단을 찾을 수 있었다. 왼쪽으로 열두 발짝 걸어가서, 벽을 짚고 앞으로 예닐곱 발짝 걸어가면... 옳지, 발 끝에 내려가는 계단의 층계가 걸린다. 벽을 짚은 손을 놓지 않고 자박자박 내려가서, 어둠을 더듬어 문고리를 쥐고 비틀어 연다. 철문 너머로 LED 조명등의 환한 빛이 느껴져서 스킬아웃은 눈을 찌푸렸다.
"그렇구나, 보통 이런 데에서 생활하는 거구나?"
순간, 헉 하는 소리와 함께 스킬아웃은 뒤를 돌아보았다. 반쯤 열린 문으로 새어나오는 빛 속에, 분홍색의 머리카락을 한 귀티나는 소녀가 마치 흥미로운 사파리라도 나온 태도로 턱끝을 손으로 감싸쥐고 있었다. 반대쪽 손에는, 꽃다운 여고생의 손에 들려있기에는 너무도 흉측한 시커먼 물건이, 마치 개줄 찬 사냥개처럼 슬링에 묶여 소녀의 손에 단단히 쥐어져 있었다.
스킬아웃은 황급히 문 안으로 몸을 날려 문을 닫으려 했다. 그러나 문이 닫히지 않았다. 그녀의 장갑 낀 손이 문을 틀어쥐고, 문이 닫히는 것을 막고 있었다. 스킬아웃은 "이것 놔아아...!" 하고 용을 썼으나, 다음 순간 눈앞에 불이 번쩍하는 느낌에 문손잡이를 놓치고 뒤로 나동그라졌다. 다른 손에 들려있던 총이 안와를 정통으로 후려친 것이다.
"난 분명히 도와주러 왔다고 말했는데, 그 간단한 말 한 마디 못 알아들을 정도로 머리가 나빠? 꼭 이렇게 일을 수고스럽게 만들어야 알아듣겠니, 응?"
여전히 사근사근하고 상냥한데, 누가 들어도 짜증이 목구멍까지 치솟아올라온 것 같은 목소리가 귓가에 웅웅 울렸다. 충격에 초점이 흐트러져 흐려진 시야로, 교복과 녹색 완장의 흐릿한 형상이 눈에 들어온다. 패닉에 빠진 머리는 상황을 받아들였으되 도무지 이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해결책은커녕 말도 제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뚝뚝, 아무렇게나 끊겨 나온다.
"뭐야, 무슨, 저지먼트가, 총을 들고, 사람을, 이래도 돼?!" "어머, 이래봬도 3레벨 이상 초능력보다도 온건하다고 안티스킬이 인가해준 제압수단인걸."
딸까락 딸깍, 하고 나동그라져 있는 스킬아웃의 눈앞에 이상한 립밤 같은 게 굴러왔다. 황동색 밑동에 형광 초록색 몸통을 한 그것에는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는 일련번호와 함께, 12게이지 비살상 고무탄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다.
"그리고 그러면 너희는 정직하게 장사하는 사람을 각목이니 흉기니 들고 위협해서 돈 빼앗아들고 나와도 되니?"
이제서야, 눈에 띄는 노란색으로 칠해진 총열 끄트머리가 눈에 들어온다. 단정한 교복 차림을 한 여학생은 손에 들려있는 그 지독히도 안 어울리는 물건을 자신에게 정확히 겨누어오고 있었다.
"너희가 안되는 짓을 했으니까 우리가 보통 사람에게는 안하는 짓을 너희들에게 하는 거야. 지금이라도 얌전히 엎드려서, 두 손 허리에 올리렴. 너는 얌전히 체포됐다고 증언해 줄게." "무슨... 너는... 너는, 사냥이라도 나온 거야?! 우리를 사냥이라도 하는 거야?!" "사냥? 갑자기 그게 무슨 팔자 좋은 소리니?"
교복 차림의 소녀는 한숨을 푹 쉬었다.
"보면 모르겠어? 솔선수범해서 환경미화 중이잖니."
쾅!
/ 훈련 이외의 저지먼트 활동도 훈련 레스로 인정해주는 것 같아 오늘은 이렇게 써왔는데 괜찮으려나?
생긴 건 그따위로 생겼으면서 걸그룹 동영상을 보며 웃고 있던 오빠의 모습을 떠올리던 혜성은 굴려낸 눈을 부실 천장으로 향했다. 그런 기억을 떠올리고 있으면 자신이 이곳에서 얼마나 지냈는지 상기하고 만다. 추억에 젖는 것도 좋지만 일단 지금은 혼자있는 게 아니니까 잠시 제쳐두자. 주스 팩에 빨대를 꽂아넣으며 감사함을 표하는 후배를 향해 혜성은 한손을 살살 흔들어보였다.
괜찮다는 뜻의 제스쳐였다. 몇번 헛손질을 했지만 기어코 빨대를 꽂아넣는데 성공한 뒤 혜성은 주스를 한모금 들이마신다. 인공적인 단맛이 혀에 감돌았지만 물고 있는 빨대를 계속 물고 몇번 더 주스를 마시던 혜성은 응? 하는 표정을 지었다.
"몇개? 어- 묶어서 매달 수 있는 정도면 괜찮을 것 같아. 매달려는 물건이 그렇게 무겁거나 크지 않으니까."
근데 그린다고? 혜성의 얼굴 위로 의아함과 궁금증이 한꺼번에 스쳐지나갔다. 빨대를 계속 입에 물고 혜성의 눈이 후배가 움직이는 방향을 따라 도로록 굴러간다. 실이나 포장끈을 그려줄 수 있다고? 의문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지만, 곧 스케치북과 펜을 들고 되돌아온 후배의 말에 아하- 하고 납득하는 표정을 지어보였을 것이다.
"가끔 생각하는 건데 우리 부원들 능력 대단하지 않아? 그림을 실체화한다는 후배님 능력이나, 부장의 능력이나."
주스팩이 떨어지지 않도록 빨대를 이로 문 채, 혜성은 교복 주머니를 뒤져서 보관하고 있던 두세개의 작은 방울들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 방울들 위에 검지와 중지를 올려두고 천천히 굴리면 꽤 맑은 소리가 부실에 울려퍼졌을 것이다.
"이거를 엮어 묶을 수 있는 정도면 될 것 같은데. 부탁해도 괜찮을까? 처음 보는 사이에 이런 걸 부탁해서 미안하지만 말이야. 괜찮다면-."
인첨공에 들어와서, 처음 이 학교에 입학했을 때 아무것도 모르는 자신을 향해 건네졌던 별것 아닌 호의의 산물은 이미 자신에게 부쩍 소중해진 물건이었다.
딱 누구라고 이야기를 하진 않으며 은우는 그 정도에서 말을 끊었다. 호기심이건, 다른 이유에서건... 갑자기 예상도 못한 행동을 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는 법이었다. 물론 필요없다고 갖다버리는 이도 있겠지만. 그만큼 올해 저지먼트는 예상을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그렇다면 굳이 예상하진 않고, 천천히 지금 이 상황을 즐기고, 아이들의 자율에 조금 더 맡기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으나, 그렇다고 온전히 마음을 놓은 것은 또 절대로 아니었다.
"마치 나는 퍼스트클래스답지 못하다고 하는 것 같은데. 그 말은."
조금 위엄을 보여야하나. 하지만 그건 싫은데? 그렇게 괜히 웃으면서 말하는 모습이 딱 장난을 치는 느낌이었다. 자신은 지금 이대로가 딱 좋지 않겠는가. 굳이 피스톤을 당겨야만 할 필요는 없었다. 피스톤을 당겨야 할 때가 있다면... 그건 지금 같은 순간이 아니라 자신이 이끌고 있는 이 코뿔소들 중 누군가가 위험해지거나, 누군가가 배신을 하거나 할 경우가 아니었을까. 조금은 의미심장한 분위기를 남기면서 그는 어깨를 으쓱했으나 굳이 뭔가를 더 이야기하진 않았다.
"찻집이라... 글쎄. 세은이에게 연락을 해봐야 할 것 같은데. 일단 나는 오케이. 기왕이면 디저트가 맛있는 그런 곳이면 좋겠는데. 물론 차만 있어도 상관없어. 이렇게까지 권했으니까 조금은 기대를 해봐도 좋겠지?"
과연 저 아가씨가 무슨 찻집을 소개해줄런지. 나름대로 기대를 해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었다.
"그러면 완전히 업무가 끝날 때 연락할게. 세은이가 올 지, 안 올지는 모르겠지만... 안 온다고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진 말고. 개인적으로는 있는 쪽이 나로서는 편하긴 한데 말이야. 학생회와 저지먼트가 뒤에서 이러쿵저러쿵을 하고 있다...라는 말이 학교 신문에 실리면 골치 아프니 말이야."
난감한 웃음소리를 내면서 그는 나중에 또 이야기를 하자고 하며 제 책상에 다시 제대로 앉았다. 오늘자 업무를 하기 위해서. 그러면서 세은에게도 연락을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정자세로 쏘면 시야도 궤적도 막혀서 거꾸로 매달려 쏘는 건 화면 안 쪽의 이야기일 것이라 생각했다만... 소년은 설치된 철봉에 거꾸로 매달린 채 중얼거렸다. 그 손에는 활과 화살이 들려 있었고, 저 먼 곳에 보이는 과녁 정 중앙에는 화살이 꽂혀 있었다. 이대로 한 발 쏘면 화살 쪼개기 가능할 거 같다는 기묘한 예감까지 들었다.
[이게 진짜 되네?] "그~ 연구원님~ 이게 뭘까요?" [커리큘럼이지. 너 활 좀 쏜다며? 달성감은 계수 감소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도 있고. 적당한 운동은 언제나 좋거든] "연구원님은 운동 하세요?" [자! 이제 내려와서 능력 좀 써볼래?]
>>875 이건ㅋㅋㅋㅋㅋㅋ 그리면서 생각한 설정이 현실화 되는 거라 립밤이 되어버릴 것 같긴 하다ㅋㅋㅋㅋㅠㅠㅠㅠㅠ 다은이 좀 황당할듯... 진짜 립밤이 되어버렸슴니다. 우리 아갓시 사실 같은반 선관을 하고 싶다는 소망이 있는데 말이지요 다은이가 리라 귀찮아 할까 봐(......) 조금 걱정이 되고....
온김에 말하고 가는데 아! 우리 딸내미가 은우랑 세은이랑 같이 찻집 갔다!! "나는 퍼스트클래스답지 못하다고 하는 것 같은데." 하는 말에 다은이는 "퍼스트클래스답지 못하신 게 아니라, 퍼스트클래스답지 않으신 거죠." 하고 그윽한 말장난 했을것같다 >:3 좋은 방향으로 퍼스트클래스답지 않다고... 별개로 아라가 진짜 무기따위에 의존한다고 비난하면 다은이 꼭지돌아서 독설 잔뜩 퍼붓는다
그리고 가위바위보해서 계단올라가기 게임을 해서 이긴 아이같은 해맑은 웃음을 띄고 만세를 부르는 것이다. 진짜 기쁜가 보다.
"응!! 나무같은 높은 곳에도 올라갈 일이 있다고 생각해서~" "높은 곳에 있으면 멀리까지 볼 수 있잖아~? 나무 꼭대기에 낀 연이나 풍선도 꺼내줄 수 있고~"
어쨌든 여러모로 좋은 일 하는 데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기다려 봐아~"
싱글싱글 웃는 얼굴이 뒤를 돌더니 딱딱하게 굳어진다. 눈동자 아래서 열기를 불태우며 아지는 벚나무의 발을 디딜만한 곳을 빠르게 파악한다. 그리고 땅을 박찬다. 1초, 2초, 3초, 벚나무가 흔들린다. 튼튼한 가지에 어느새 기어올랐다가 가볍게 뛰어올라 땅으로 빠르고 안전하게 돌아온 아지는 능력을 해제한다.
다시 헤실헤실한 표정의 소년인데 아까와 달리 머리가 벚나무 가지들에 걸려 새집이 되어 있다. 그리고 벚꽃잎도 여기저기 묻어있다. 그런 상태로 헤헤 웃으며 작은 꽃들이 모여있는 작은 가지를 수경에게 건네는 것이다.
은우가 초록색 포환을 날리며 시작. 수경이 텔레포트로 부실에 착륙하고 세은과 나름 반갑게 인사한다. 세은의 얼굴은 프로필 사진으로 바뀌고 혜우가 핸드폰을 들고 우울한 얼굴로 세은이를 보다 꺼버린다. 이를 바라보며 걱정하던 아지는 지나가던 혜성이 인사하자 반갑게 인사하곤 화면 아래에서 볶음밥을 들어 올리는데 이를 청윤이 받아 맛있게 먹는다. 청윤은 맛있게 먹었다는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팔을 들어 올리고 이 팔은 내려가 스킬아웃을 잡는다. 옆에 있던 수강이 주머니에서 샹그릴라를 꺼낸다. 이 샹그릴라를 잡은 손은 여로의 손으로 바뀌며 여로가 먹으려고 하지만 흑이경이 여로의 손을 잡고 빼앗더니 자신이 먹으려 하자 여로가 황급히 말리곤 미안하다는 듯 무릎을 꿇는다.
이경의 뒤로 화면이 전환되어 양궁 중이던 백이경과 정하는 웃으며 반갑게 인사한다. 정하게 태진에게 바이크를 강매하고 이를 보고 희야가 비웃자, 바이크는 내팽개치고 태진이 희야를 쫓기 시작한다. 달리는 태진의 모습은 경진과 싸웠던 과거로 돌아가 경진과 태진이 대치하는 장면이 된다. 다시 학교로 돌아와 희야는 천진난만하게 도망가나 희야를 의미심장하게 보는 랑의 그림자로 화면이 전환되면 쓰레기 더미 밑에서 희야를 바라보는 랑과 쓰레기 더미 위에서 가면을 쓴 동료들 가운데에서 가면을 벗고 눈동자를 보이는 희야의 모습이 나온다. 달려드는 랑은 성운을 공격하는 스킬아웃을 막고 성운의 눈동자는 저지먼트의 완장을 보여준다. 장면이 전환되며 저지먼트의 완장을 찬 성운은 똑같이 완장을 찬 리라와 노을을 배경으로 포옹한다. 리라는 소예가 떨어뜨린 음료수를 주워주고 소예는 감사히 받는다.
이 음료수는 리라와 함께 스킬아웃들을 감시하던 낙조의 눈동자로 넘어가고 한양을 본 낙조는 한양에게 덤비려 하지만 무시, 한양은 철현과의 대결에서 간단히 승리하고 혜승의 찬사를 받는다. 무슨 일인지 보려는 아지가 넘어져 옷이 찢어지자, 이레가 바느질로 꿰매주고 감사 인사를 받는다. 장면은 검도장으로 넘어가 혜승과 아지가 연습하던 검도장에서 목검을 휘두르던 동월은 검을 눈 사이에 두고 집중하며 애린이 보는 앞에서 진지하게 기술을 쓰는 듯하더니 부실 게시판에 구멍을 내버린 동월은 어리바리하며 포스트잇을 마구 붙이지만, 그 구멍 뒤편으로 넘어가 탐사 중인 동월을 부원들이 원격으로 지켜보다 괴이가 나타나자 단숨에 베어버려 세나를 구해주는 모습이 나온다. 놀란 표정의 세나를 중심으로 배경이 바뀌더니 세나는 류화에게 주먹을 한 방 먹여버리고 뚜껑 열린 샹그릴라 통이 날아가 화면을 덮으며 장면이 전환된다.
부실에 앉은 부장, 부부장 앞으로 전교 부회장이란 명찰을 단 다은과 칼손잡이에 손을 얹은 예은이 지나가더니 둘다 화면을 봤다가 다은이 샷건을 단숨에 꺼내 화면을 향해 쏜다.
월광고 저지먼트와 웨이버, 블랙 크로우와 리더, 그림자의 뒷모습 순서대로 잡히곤 오프닝이 끝난다.
/이번에는 나름 캐릭터 간의 관계를 중점으로 두고 망상했는데 생각만큼 만족스럽지는.. 않네요 확실히.
시선을 피하는 너를 애써 쫓지 않는 것은 어차피 다시 자신을 바라볼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런 네 재미없을 반응이 아닌, 다른 반응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라도. 자신을 다시 바라보게 만들기 위해서라도 류화는 이렇게 장난기 다분한 목소리로 짓궂은 장난을 해오는 것이었다. 잠깐 네 시선이 멀고도 아득한 곳을 바라보듯. 침잠되는 과정을 류화는 물끄러미 지켜보다가, 그렇게 말할 적에 보름달이 초승달이 되는 것 처럼 눈을 가늘게 뜨며 싱긋 눈웃음친다.
"그게 정확히 무슨 느낌이야? 설명해 주라."
새하얀 네 얼굴에 발그스름한 빛이 엷게 묻어나는 것이었으니. 여태까지 대화하며 드문 네 반응이 재미있어, 입안으로 웃음을 굴린다. 참지 않고 또 한 마디 장난을 걸어오며 물끄러미 바라보니, 류화는 비스듬히 고개를 기울인다. 부끄러워하는 건지, 싫어하는 건지 네 감정을 알 수 없을 적에. 네 눈이 아까보다 더 어두워졌다는 느낀다. 동화책을 내려놓고서, 너와 거리를 좁혀 다가와 선다. 가까워진 너와 눈길을 마주한 채, 손을 뻗어 네 머리를 쓰다듬으려 한다.
자리로 돌아온 후배가 던진 질문에 혜성은 깊게 생각하지 않고 불쑥 질문에 대한 답을 물음으로 되돌려주고 말았다. 다른 애들도 그럴지 모르겠지만 일단 혜성은 자신 스스로의 능력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상당히 어려워하는 축에 속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쉽게 설명하는 게 어렵긴 하지만. 방울들이 소리나도록 테이블 위에 굴려내던 손가락이 멈춘다.
"정식 명칭은 아직도 어려워서 외우지 못하지만 일단 후배님 말이 맞아. 나는 초음파를 사용하는 능력인데 직접 보여주자니 내가 레벨이 높지 못하다보니 설명으로 끝낼 수 밖에 없어."
혜성은 후배와 눈을 맞췄다. 라벤더 색을 띈 후배의 눈을 바라보던 혜성의 눈이 몇번 깜빡이고 부드럽고 다정한 웃음이 머물렀다. 눈을 마주하고 대화하는 걸 선호하는 자신으로서 후배가 눈을 맞춰오는 게 반가울 뿐이었다. 이어지는 후배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가 혜성은 앉아있는 자세를 바꿔 앉았다. 다리를 포개 올려서 양반다리를 한 자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