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위해서 우리는 만난 거야 계절을 맘껏 쓰고 버리며 살자 밤하늘도 가을도 빼앗지 못할 당신은 영원한 내 사랑이에요 「キラーチューン」 - 東京事変
【가을 피리어드】 1턴: 10/30 ~ 11/12
첫 서리가 내리고 츠나지의 하늘은 깊어지며, 밤하늘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수많은 별이 빛을 발하는 머나먼 심연 저편의 다른 우주까지 거리를 헤아릴 수도 있을 만큼... ▶ 주요 레이스: 일반 레이스(11/4), 산마캔(11/11)
【다랑어자리 유성군】 10/30 ~ 11/10 (>>1)
「캠핑 시즌」의 듣기 좋은 변명일 수는 있지만, 츠나지에서 선명하게 볼 수 있는 다랑어자리 유성군이 곧 시작됩니다. 별빛에 많은 관심을 지닌 사람이나 우마무스메라면 텐트와 망원경을 들고 한적한 공터로 향하지 않을 수 없겠죠. ▶ 유성우 진행: 11/4 ~ 11/5 【링크】
>>335 생각이 튄다. 아무 말 없이 문에서 살짝 떨어졌다. 문을 사이에 두고 조그마한 틈새로 모든 것을 보여주는 것은 아무래도 불가능할테니까. 들어와보라는 뜻이기도 했다. 끼익 하고 문이 활짝 열렸다. 새까만 부실 안에는 한껏 늘어놓은 지금까지의 레이스 기록이며 데이터들이 산처럼 쌓여있었다. 해봤냐고 묻는 질문에 답하듯이 광기로 대답했다. 몇번이고 피를 흘렸다. 정신을 차리기 위해서. 몇번이고 피를 흘렸다. 나아가기 위해서.
"요즘은 눈이 잘 안떠지더라."
나아가기로 결정했으니까. 그럼에도 나아가기로 결정했으니까. 친구에게 부끄러운 달리기를, 트레이너의 말을 거짓으로 만들 수는 없으니까. 할 수 있는 것은 전부 했다. 그리고 내린 결론. 내가 내린 결론은 오직 한가지였다. 지금까지 반쯤 뜨고 있던 눈을 크게 뜬다.
눈에, 정신에, 육체에 현재 존재하는 '가장 완벽한 레이스'를 새겼다. 몇시간이고, 몇백시간이고, 몇 천시간이고. 지금까지 했던 [나]의 이론을 지우고 [미래의 전략]을 위해서.
단순하다. 레이스를 즐길 수없게 되어버렸다. 그러니 이유를 둔다면 '이기기 위해서'. 그래서 인간성을 버리기로 했다. 그럼에도 인간의 가치관을 가지고 가기로. 그렇게 정했다. 수를 읽으며 하는 추입이 아니라, 초속에 가까운 전략으로 승부한다.
"이제 겨우 한걸음을 갈 수 있게 되었어."
그래서다. 그래서 조금 쉬기로 했다. 레이스가 끝난 후부터 직므까지 계속해서 달린 탓에 그게 몇일이 되었을 뿐이지.
>>341 말없이 문에서 물러서는 원더를 보다가, 그게 안으로 들어오라는 뜻임을 뒤늦게 알아채고 발걸음을 옮긴다. 컴컴한 부실 내부를 제대로 확인하는 데까지 시간이 약간 걸렸지만. 그래도 금방 익숙해진 눈으로 살핀 부실 안은 온통 데이터가 산처럼 쌓여 있었다. 그러니까, 지금 자신의 손에 들린 이 자료 역시... 이처럼 쓰이기 위해 출력된 것임을 분명히 알 수 있었기에, 다이고는 원더를 올려다보았다.
"놀랐어."
전부 이해할 수는 없더라도, 두 번째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는 안다. 앞에 있는 한 사람만 넘어서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생각으로 계속해서 달리는 게 2등의 운명처럼 보이기도 했다. 지금 너는 두 번째에서 첫 번째로 나아가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구나.
"진짜로." "내가 너무 성급하게 널 판단했나 봐, 사과할게."
살짝 고갤 숙이며, 원더에게 사과한 다음에야, 다이고는 다시 부실 안을 돌아보았다.
"그래서 쉬겠다고 한 거구나, 누가 말하지 않아도... 전력으로 계속 뛰고 있었어."
레이스는 끝났지만 여전히, 그 자리로부터 계속 달리고 있었구나 싶어, 다이고는 입가를 가리며 작게 한숨을 쉬었다. 정제되지 않은 투박함이 이런 노력에서도 드러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스스로 어느 정도 한계를 파악하고 쉬기로 결정했다는 점은 다행이지만.
죽을 생각이었다. 인간이 아닌 무언가가 되어야 한다는건 그런 뜻이었다. 어차피 저 위에 있는 신들은 나를 선택하지 않는다. 그것만은 확실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선택 받는 일은 없다. 나는 몸은 약하고 재능은 부족했으며 지기 싫어하고 어리광쟁이에… 사랑받고 자랐기에 남을 사랑하는 법을 몰랐다. 모만 성격은 레이스 바깥에서는 인간관계를 만들 수 없게 했고 그 때문에 레이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런 주제에 남들보다 눈에 띄게 커다랬지. 그 덕분에 갓난아이의 손을 비틀어버리는 것 만큼이나 간단하게 자기 자신을 농락할 수 있었다.
같은 짓을 수 백 번은 했으니까.
재능이 없다. 그래서 노력했다. 어디까지고 떨어질 생각이었다. 인생을 버렸다. 달리기 위해서. 한 번을. 한 걸음을 위해서.
하지만 결국 지금까지 내가 했던 건 단순히 내 다리의 힘줄을 끊어버리는 것이었다. 그래서다. 그래서 인간성을 버렸다. 요즘은 잠들지 못한다. 나는 나아가겠다. 나를 버리고. 세상에서 가장 쓸모 없는 인간을 버리고.
“요즘은 말이다.”
말을 이었다.
“못 잔다. 잠에 들면, 눈을 뜨면, 숨을 쉬면. 레이스가. 수가 보이거든.”
도를 넘어선 광기의 대가였다. 내 안에서 아직 그날의 레이스는 끝나지 않았다. 여전히 그날을 벗어나지 못했다. 벗에게 미안한 말이지만, 역시 한 번 눈물을 쏟은 정도로 내 마음이, 정신이 나아지는 일은 없었다. 그래서다. 괴물이 되어야한다는 강박이다. 왜 달릴때마다 그랬잖아. 다들 그렇게 말했잖아. 그 녀석들이 그렇게까지 바란다면 그렇게 되어줘야지. 적은 영웅이다. 괴물을 이기고, 평화를 가져다준다.
그런 장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러니 내가 바꾼다. 지금부터 츠나지는, 장르가 바뀐다. 괴물에 의한 압도적인 유린. 영웅은 괴수의 발 밑에서 땅을 기고 사람들은 눈물 흘리게 할 수 밖에.
아까와는 다르게 가볍게 땅을 걷어찬다. 이건 소리도 그닥 크지 않다. 단지 발을 세게 내려놨을 뿐이라고 둘러댈 수 있을 정도의, 그런 거니까. 단지 그냥, 그래. 내가 오해하고 있다는 걸 알고 나서의 멋쩍음과.... 그걸 알면서도 당신은— 하는 다소 억지스러운 무언가가, 그렇게 나와버렸다고 할까.
".....아니, 내가 미안. 오해했네. ...오해하기 쉬운 말이긴 했지만."
객관적으로 봐도 사과는 내가 하는 게 맞지. 괜히 울컥해서는. 멋쩍게 머리를 긁으며 마주친 니시카타 트레이너의 눈은, 어쩐지 다른 느낌이 들었지만. ....뭐, 크게 상관은 없겠지.
"아무튼, 뭐, 그냥... 그래도 난 1착 못했다고 트로피로 갈기진 않을거야." "내가 1착을 노리는 건, 유우가랑 같이 중앙에 가고 싶으니까야. 그러니 그런 짓, 할 리가 없잖아."
생각을 정리하려고 온 사람을 더 복잡하게 만든 느낌이라, 살짝 미안했다. 그나저나 사람을 사람으로 안 보면 대체 뭘로 본다는거지. 뭐 꿔다놓은 보릿자루로 보기라도 한다는건가? 니시카타는 가끔 이상한 말을 한단 말이지...
"니시카타 트레이너도, 좋은 하루 보내."
발걸음을 돌려 옥상을 나서는 뒷모습을 보다가, 다시 하늘로 시선을 돌렸다. 해를 너무 쬐서 땀이 조금 나는 느낌이다. 아- 가을 햇살은 생각보다 따갑네. 아까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그늘을 찾아 자리를 옮긴다. ....아니, 아예 다른 곳으로 갈까. 잠시 펜스 너머를 보며 어디로 갈지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