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를 마치고, 옷을 챙겨 입고, 이제 슬슬 머리를 말리려 머리카락의 물기를 수건으로 탈탈탈 털어대던 레이니는 거의 울릴 일 없는 휴대폰이 알람음을 내는 것을 보았다. 시라기 다이고는 정말로 바보. 보고 싶을때는 실컷 방치해놓고선, 정말로, 대화도 하기 싫을때는 타이밍을 맞춰서 잘도 연락을 준다.
[ 시간 없어요 ]
그리하여, 줄 대답은 이것 뿐. 하지만, 그렇다고 안 올 것 같진 않는데... 레이니는 잠시 고민을 하다. 머리를 말리는 것을 포기하고 지갑과 휴대폰만을 챙겨 슬쩍 숙소를 빠져나온다. 반파되었다는 흉흉한 소문이 들려오는, 바다의 집이라던가, 아니면 해변가라던가. 아니면, 아직 해가 떠 있으니 숲 속을 탐험해본다거나. 남국의 섬은 시라기 다이고를 피해 돌아다닐 곳이 많으니까.
...문제는 숙소에서 나오자마자 익숙한 실루엣이 저 멀리 보인다는 건데, 이를 어쩐담. 레이니는 눈치를 보면서 (아니, 다이고는 둔하니까 눈치 볼 필요도 없겠지만) 슬금슬금 건물 뒷편으로 걸어가기 시작한다. 도주다...!
슬쩍 살핀 유우가의 표정은 딱 봐도 좋지 않았다. 굳이 형용하자면 나무라는 것 같기도 하고, 실망한 것 같기도 하고. 초조한 마음을 안고 입이 열리긴 기다리지만 아무런 말도 들리지 않는다. 침묵은 상상의 비료가 되어 온갖 경우의 수를 머리에 생생하게 그려간다.
네가 그런 아이라곤 생각도 못했다. 합숙 끝나면 이적신청서 가져와.
같은 말들이, 상상일텐데도 선명하게 귓가를 때린 느낌이 들어서. 상상인지 실제로 들은건지 구분하기 어려운 느낌이 들어서 미쳐버릴것 같던 그 순간. 드디어 유우가의 입이 열렸다.
"....."
마구로도, 중앙도 가고 싶어. 유우가랑 같이.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깨달았다. 같이 가기는커녕, 내 발로 전부 걷어차버릴뻔한 위기상황이었다는 걸 말이다. 아. 진짜로 바보같다. 기껏 새롭게 잡은 꿈을.. 애써 고민하고 번민하며 가까스로 연장한 계약의 목적을... 고작 싸움 한 번으로 날려버리게 된다면. 나는 나를 용서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녀석도, 절대 용서하지 않았겠지.
"...제성해어..."
어느새 잡힌 코 덕에 코맹맹이 소리가 난다. 아마 코를 잡은 손이 없었어도, 비슷한 소리가 났겠지. 울고있는 나는 이상한 소리밖에 못 냈을테니까.
"...응... 알았어."
그래도 이기라는 말은 꼭 하는구나.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번 싸움도 일단 상대가 먼저 걸었고 내가 이겼으니 괜찮은걸까 하는 생각을 잠깐 한다. ...미래를 위해 더 이상의 싸움은 하지 않겠지만, 사과도 하지 않을거야. 난, 잘못없어. 전부 그 녀석이 멋대로 지껄이고, 멋대로 때리기 시작한 거니까.
wwwwwwwwww다이조부 다이죠부인wwwww 하.... 근데 이거 생각할수록 너무 맛집인...... 약간 여론전까지 들어가게 되다니....... 메이쨔는 "걔가먼저 선빵친ww" 하고 유식이는 "걍좀다퉜음.. 말걸지마셈;;" 해버리는것도 몬가 몬가 끝내 주 는것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