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집에서 우마무스메들끼리 싸움이 붙었다는 건 들려오는 소문으로 인해 알고 있지만, 그 싸웠다던 아이들이 정확히 누구인지는 모르고 있다. 그리고 지금 코우는 지나가던 길에 바다의 집이 보여서 잠깐 둘러보던 참이다. 역시 들었던 대로 처참한(?) 현장... 박살(아니다)난 바다의 집과 오열(아니다)하고 있는 가게 사장, 그리고 그 사이에서 유유히 야키소바를 먹고 있는 거구의 우마무스메, 퍼펙트 원더. 저건... 강자의 여유...? 설마 퍼펙트 원더가 힘없는 우마무스메를 테이블에다 메다꽂아버린건 아닐까... 라는 이상한 상상은 집어치우고.
네 떨리는 목소리가, 내 심장에 비수를 박아. 제발, 그런 말들로, 날 더 비참하게 만들지 말아줘.
"네가 걔랑 친한게 싫었던게 아니야. 나도 친한 친구들 많고, 그런거에, 네게 일일이 간섭할 생각은 없어."
"하지만, 나냐, 너도... 내가 들었던 말들을 듣는다면, 싫을거잖아."
"생각해봐. 나냐에게 누가 와서, 그냥 나냐랑 친하게 지내는 사람 얘기를 했는데, 분위기가 싸해진다면."
"그래서 뭐가 잘못된거냐고 물었더니, 내 이름을 언급하면서, 그런, 그런 말들을 한다면."
"너는, 어떤 기분이 들어?"
울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네게도, 츠나지의 사람들에게도, 츠나센의 사람들에게도, 전부 미안해."
"그래, 폭력을 써서는 안되는거였어. 더 침착하게 행동하고, 더 깊게 얘기하면서 해결했어야 했어. 내가 미안해. 생각없이, 츠나지 사람들에게, 츠나센의 모두에게, 그리고 너를 생각했어야 했는데. 발이 먼저 나가서 미안해. 내 추악한 마음 때문에, 모두에게 민폐를 끼쳐서, 미안해."
"그렇지만, 나는 너를 소유물 따위로 생각한 적 없어. 네가 나만을 바라보고 사는 도구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없어."
"하지만..."
천천히 눈을 깜빡이며.
"나는, 네가, 나를 질책하기 보다."
"아픈 날 걱정해줄줄 알았어. 괜찮냐고 해줄 줄 알았어."
"이런 말들이 오가길 바라지 않았어. 그야 나는..."
"너를 위해, 싸웠는데. 이만큼 상처입었는데. 너는 어째서,"
"내게 모진 말들을, 하는거야."
사과하고 싶지 않았어. 그저, 미안하다고 네게 말하고, 그리고...
모르겠다. 느릿하게 눈을 감았다.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 어쩌면 전부, 역시 내 탓일지도. 가시가 돋친 장미같은, 나 때문에.
뭔가 맛있는데... 맛이 달라진건가. 소스? 소스구나!!! ...이전보다 뭔가 소스가 많다. 그래, 좋구만... 이걸 먹고 제대로 야나기하라 코우를 빙의시켜 우리들의 동료ㄹ... 아니 뭐야 자꾸
"어? 야나기하라 코우 아니야."
갑자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 탓에 고개를 들었다. 야나기하라 코우 아니냐. 설마 이미 당해서 동료를 찾으러? 녀석... 아저씨는 이 만남의 결과를 알기라도 하는 것인지 눈에서 폭포수를 흘리듯 울고 있었다. 임대료가 어쩌구 수리비가 어쩌구 하는 걸 보면 어지간히도 싸웠나보구만. 하긴 보아하니 우마무스메 둘이 싸운거다. 멀쩡하게 끝날리가.
"뭐 일단 앉아. ...보다시피 개판나있어도 영업은 하는것 같으니까."
울고있는 아저씨를 보며 같은 메뉴를 주문한다. 아마 이번에도 우마무스메용 메뉴인것 같다만.
>>0 "괜찮기는!!! 전부터 생각했는데 트레이너고 우마무스메고 말이야. 다들 입이 너무 짧다고. 거 봐 그 가는 팔."
팔 한쪽을 걷어올린 채 그대로 힘을 줬다. 이소룡선생님을 연상시키듯 슬림하게 질좋은 근육. 내 인생 모두를 갈아넣어서 만들어낸 최고의 예술품이었다. 약물이 아닌 전천후 웨이트와 격투기로 단련된 조각품... 언제봐도 마음에 든단 말이지. 어쩌면 우마무스메로 태어났다는 건 모두가 이런 아름다움을 노리기 위한 건 아닐까.
"몰라. 나 왔을때는 이미 이랬던데."
뭔가 울면서 영업한다고 말하는 사장아저씨때문에 조금 그럤지만. 그래도 뭐 그게 프로정신이라는 거 아니겠어. 그 덕분에 내가 매상도 올려주고 있는거기도 하고. 이런 좋은 가게는 문을 닫기엔 아직 이르지.
"혹시 나를 의심하는거냐? ...아니 뭐 이해는 된다만 내가 싸웠으면 그쪽은 영안실에 있을건데."
뭐 아무래도 괜찮나!!! 우연히도 나는 오늘 기분이 좋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말이야! 가끔 이런 날도 있는거지!!! 그러니 간혹 가다 만나는 예상외의 일이나 여고생을 그런 괴물보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트레이너 정도는 마음 넓은 내가 넘어가 줄 수 있다 이말이다.
"아니 뭐 싸운건 알지. 근데 생각해봐," "전문적으로 격투기를 배운 우마무스메가 그런 어린애 싸움 얘기에 흥분할리가 있냐." "오히려 녀석들이 싸우다 팔다리 안부러졌나가 더 걱정이야. 레이스를 못하게 되잖냐."
얘기는... 뭐 들었지. 근데 그냥 그거 뿐이다. 이 퍼펙트 원더, 경주는 몰라도 무력만큼은 츠나지 1 2위를 다투는 최강의 우마무스메라고 자부하고 있다. 그런 인간이 범부들의 싸움에 흥미를 가진다라... 만화도 아니고 말이야. 물론 레이스는 별도다. 언제나 도전자의 입장인만큼 흥미롭게 기대하고 있다고. 생각이 있다면 아마도 얼굴이나 배를 때렸겠지. 뭐 그럼 된거 아냐?
"별일... 별일 말이지..."
...그러고보니 레이니 왈츠와 함께 시라기 다이고의 빙의를 풀기위한 파티를 만든 적은 있었지. 결국 그 이후로 시라기 다이고도 레이니 왈츠도 만나지 못했지만. ...설마 그건 환각이었던건가?
"야나기하라 코우... 너는 나의 말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냐."
요즘들어 나의 애병이 된 야구방망이를 테이블에 슥 올려두었다. 싸구려 부적도 사서 덕지덕지 붙여둔 탓에 제법 기묘한 모양새가 되었지만.
"나의 견해이기는 하다만... 아마도 쇼와의 참극을 일으킨 유령에 당한 녀석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 "...시라기 다이고도 이미 당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