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 2XXX년, 7월 16일의 녹취록 사본. 해당 녹취록은 면담 대상자인 H의 동의를 받음.
녹취 일자: 2XXX년 7월 16일 녹취자 및 담당 형사: 서지훈 사건 담당 프로파일러: 박정선 제시자료: 음성 디지털 파일(18분 27초) 대화자: 서지훈 / H(미성년자, 익명 처리 요구) 청취 불능: (……)으로 표시.
지훈: 이런 곳은 처음이라서 무섭지? H: 괜찮아요. 지훈: 편하게 얘기해 주면 된단다. (바스락대는 소리. 정선과 지훈은 해당 시간에 다과를 제공했다고 공통된 추가 증언을 함.) 지훈: A랑은 어떤 사이였니? H: 같은 재단에서 자란 친구요. 재단 룸메이트였어요. 지훈: 재단? (종이 넘기는 소리) H: ─요. A랑 저는 차일드 에러라서, 후원 재단에서 저희를 돌봤거든요. 지훈: 그렇구나. 재단에서 A는 어떤 친구였는지 알 수 있을까? H: 특이한 점은 없었어요. 어린아이들도 잘 돌봐주고, 간식 시간에 자기 몫도 나눠주고. 착한 맏이 느낌이었어요. 그래서인지 그렇게 될 거라곤 생각도 못 했고요. 저희는…… 그러니까, 모두 가족같이 지냈거든요. 정말 가족이기도 했고……. 지훈: 그렇구나. 휴지 있으니 울고 싶으면 맘껏 울면서 얘기해도 좋단다. 힘들면 조금 쉬어도 좋고. H: 아니, 에요. 그냥……. 계속할게요. 지훈: 괜찮겠니? H: 네. (약 10초 침묵) (종이 넘기는 소리) 지훈: ……A랑 마지막으로 뭘 했는지 알 수 있을까? H: A랑 마지막으로……. 그러니까……. (3초 침묵) H: 아침에 같이 재료를 사러 갔어요. A는 요리가 취미라서, 최근엔 직접 머랭 쿠키를 만들고 싶다고 노래를 불러댔거든요. 그래서 같이 만들었어요. 지훈: 그다음엔? H: 만들고 저한테 선물해 줬어요. 그 이후엔 다른 친구한테도 주고 싶다면서 나갔어요. 그게 마지막이었어요. 같이 갔어야 했는데. 지훈: (침음하는 소리) 지훈: ……혹시 최근에, A에게 평소랑 다른 점은 없었니? H: 아, 그게…… 최근에 몸에 멍이 가득했어요. 그래서 괜찮냐고 했는데, 연구소의 커리큘럼 때문에 그렇다고 저한테 말을 했어요. 레벨이 낮아서 혼났다고. 지훈: 연구소의 커리큘럼 때문에? H: 네. 그래서 이건 너무 심했다고, 항의하면 안 되냐니까 아무것도 아니랬어요. 그리고 자기는 아무리 해도 레벨 상승은 노릴 수 없는 것 같다고 했어요. 엘리트 반열에 들면 행복할 거라고도 최근 자주 그랬는데, 저는 커리큘럼 때문인 줄 알았어요. (침묵) H: 저는 다들 지켜줄 수 있을 거라고 했어요. 지훈: 그랬구나. 하나만 더 물어봐도 괜찮겠니? H: 네. 지훈: B에 대해 아는 게 있니? H: 네. 걔도 제 친구예요. 지훈: 친구라고? H: 네. 그런데 그럴 줄은 몰랐어요. 저랑 A랑 붙어 다니면 맨날 B가 와서, 같이 놀자고 했거든요. A도 그때는 같이 어울렸어요. 지훈: B가 따로 뭔가 이상한 행동을 한 적은 없었니? 평판이라든지……. H: 엘리트잖아요. 평판이 나쁠 리가 없죠. 지훈: 그런 편견은 나쁜 거야. 엘리트도 범죄를 저지른단다. (5초 침묵) H: (…….) 지훈: 뭐라고 했니? H: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B는 선생님께 엘리트라고 칭찬도 많이 받고, 연구원들도 B를 좋아했거든요. 그래서 더 모르겠어요. 둘 다 제 친구였는데, A의 유서에는 B가 그런 짓을 했다고 적혀있으니까……. 지훈: 그랬구나. 힘들겠네. H: 형사님, 저 질문 하나만 해도 돼요? 지훈: 그래. H: A는 왜 죽어야 했어요? 지훈: ……정말 B가 그랬더라면, 죄의 값을 치를 거란다. 범인을 찾아주마. H: 정말요? 지훈: 약속할게. H: 약속하신 거예요. 그, 그리고, 형사, 형사님. A는 천국에 갔겠죠? 지훈: 그럼, 물론이지. 납골당 작은 구석에 모셔진 작은 유골함을 보았다. 꺼진 초를 다시 켜주고, 조그마한 폼폼푸린 키링을 곁에 두었다. 유달리 폼폼푸린을 좋아했으니까.
유골 주인의 사진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B가 범인이 맞았다. B는 학기 초부터 A를 괴롭혔다. 그 사실이 드러나기가 무섭게 학교에 들이닥쳐 사건을 기사화하려 앞다투던 기자들은 발길을 끊었다. 쓴 기사는 모두 내려갔다. 텅 비어버린 빈소에는 자신과 형을 제외하면 누구도 오지 않았다. 공론화를 했을 때, 자신을 제외하고 각자 속한 연구소에서 불이익을 받아 가족들도 올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는 일사천리였다. B는 법적 기소를 받았으나 변호사를 다섯이나 대동했다. 열렬한 변호 끝에 미성년자라는 이유와 더불어 반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폭력을 행사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는 이유에서 B는 무죄를 선고 받았다.
사진의 아이를 보며 자신의 뺨을 괜히 더듬거렸다. 눈가를 더듬거릴 적, 홀로그램 사진은 생전 모습을 발랄하게 비췄다. 말갛게 웃던 홀로그램 속 인물이 고개를 기울이자, 희미한 금빛이 감돌던 새하얀 머리카락을 가진 아이의 머리카락이 순식간에 찬란한 금빛으로 물들었다.
어떤 사람이 좋은가에 대한 제 답에 아지가 공감해주자 저는 뭔가 기쁘기도하고 고마운 마음도 들었어요. 하지만 원래 사랑이라는 것은 이상형이라고 좋아하게 되는 것은 아닐지도요. 꼭 이상형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통하는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봐요. 물론 제 상상일 뿐이지만요.
필요하면 말하라는 아지의 말에 고개를 끄덕끄덕 하지만 아마 그럴 일이 있을지 모르겠어요. 아직은 누군가를 소개받아서 만난다는 것 자체가 너무 부끄럽고 부담스럽고 어렵게 느껴져요. 지금 당장 제가 누군가를 좋아해야 하는 것도 아니니까요.
"고,고마워."
저는 아지가 눈을 감자 메시지가 전송되는 것에 "와" 하는 감탄사를 냈어요. 아무래도 뇌파를 이용해 문자를 보낸 것 같아요. 저도 이런 첨단기술을 사용하고 싶지만 아직 무섭기도 하고요.
아지가 초코볼을 먹으려다가 계속 실패하자 저는 작게 웃음을 흘리고 말았어요.
"내,내가 도와줄까?"
아지가 응한다면 초코볼을 반으로 잘라주려고 했을 거에요. 아지와는 처음 이야기를 한 것이지만 뭐랄까 편한 느낌이 들어서 오랫동안 만난 친구 같은 느낌이에요. 아지는 분명 사람을 편하게 하는 능력이 있는 게 분명합니다.
아마도 계속 이야기를 하거나 스무고개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지 않았을까요? 부실 바깥으로 노을이 내릴 즈음에는 아지도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을 것입니다.
/막레! 나도 소소한 대화 나누는 거 너무 즐거웠고 아지랑 소예가 어느순간부터 수다를 떨고 잇어서 놀랐다....!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 지금 적당한 때인거 같아서 끊었어! 아지 너무 귀엽고 착하고 순하고.......아마 소예 아지한테 머릿속 칩 이식이나 이런 것도 물어보고 소소한 질문이나 이야기 같은 거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ㅋㅋㅋㅋㅋㅋ 스무고개 할 시간이나 있을지. 아마 소예 아지네 식당 조만간 다녀올 것 같은데 혼자 가서 국수만 먹고 아지네 부모님께 말도 못 붙이고 쑥쓰럼타고 돌아왔다가 아지한테 갔다왔는데 쑥쓰러워서 제대로 인사는 못드렸다면서 국수 너무 맛있었다고 문자 보낼 것 같움 ㅋㅋㅋㅋㅋ큐ㅠㅠㅠ 일상하느라 고생했어~!
펑범한 말이고 흔한 말이지만 나에게는 달랐다. 그럴 수도 있다는 말로는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이 늘 눈 앞에 존재했기 때문이었다. 전부 그 말 한 마디로 퉁칠 수는 없다고, 그런 어두운 감정이 수년간 내 안에 켜켜이 쌓여왔기에, 지금도 그 말을 듣는게 납득되진 않았다.
그럴 때마다 밖으로 치솟는 가시를 꺾어 내게 되박는 식으로 살아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것이었다.
카페도 부실도 가기 거부해도 아지는 웃었다. 웃으며 말했다. 비밀 장소라느니, 아니면 여기서 얘기하자느니.
"그런 거 없잖아."
항상 단락적으로 생각이 끊기는 나와 다르게 생각도 말도 먼저 끊기는 법이 없었다. 그런 아지에게 보여줄까, 라고 물은 건 무슨 말을 듣고 싶어서였을까.
"애초에 연락이 안된 거나, 네가 여기까지 와서 이 고생을 하고 있는 거, 다 이 얼굴 때문이니까. 볼 자격이 있지. 너는."
그럼에도 그렇게 말했다. 보여주고 싶어서가 아니라 아지가 볼 자격이 있으니까 보여주는 것이라고. 조금 긴 한숨을 내쉬었다. 어차피 한 번쯤 마스크를 벗고 숨을 쉬고 싶던 참이었다.
거즈로 덮인 손을 들어 깊게 쓴 후드를 잡았다. 천천히 뒤로 넘기자 스륵 하고 벗겨졌다. 그 안에 다시 모자를 쓰고 있었으니 다 드러나진 않았지만, 밑으로 드러난 머리가 새까맣다. 언뜻 보이는 얼굴의 윤곽도 낯설다. 모자를 넘기는데는 조금 더 시간이 걸렸다. 챙을 잡고 주저하다 위로 올려 옆으로 비껴내듯 벗자 검은 머리카락이 쏟아졌다. 푸른빛은 전혀 없이 먹과 같이 새까만 머리카락이었다. 다시금 느릿하게 마스크까지 걷어내고, 아지를 향해 고개를 돌리자 검은 머리를 윤곽 삼은 하얀 얼굴이 오후의 그늘 아래서도 희게 빛났다.
그리고 그 얼굴은 명명백백, 천혜우가 아니었다. 똑같이 올라간 눈매지만 전혀 날카롭지 않고 검은 눈동자는 차갑기보다 오히려 부드러운 눈빛을 띄었다. 끝이 비스듬히 내려간 눈썹이 인상은 더 선하게 만들었다. 입꼬리는 살짝 말려 조금만 입술을 움직여도 웃을 듯 했다. 흰 피부는 창백하지 않고 적당한 생기도 돌았다.
방금 전까지 무뚝뚝한 말투로 대화하던 천혜우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낯선 여성이 아지 옆에 있었다. 그녀는 아무런 말없이 조용히 눈을 깜빡였다. 그 낯선 목소리로 금방이라도 누구세요, 라고 말할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