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부원 명부: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65135 설정: https://url.kr/n8byhr 뱅크: https://url.kr/7a3qwf 웹박수: https://url.kr/unjery 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4%88%EB%8A%A5%EB%A0%A5%20%ED%8A%B9%EB%AA%A9%EA%B3%A0%20%EB%AA%A8%EC%B9%B4%EA%B3%A0%20R2 저지먼트 게시판:https://url.kr/5wubjg 임시 스레: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244057 에피소드 다이제스트: https://url.kr/tx61ls
3번 말렸다. 더 이상 걱정하는 말을 하면 잔소리가 되고, 듣기 싫어지는 말이 된다. 은우가 창문을 열자 철현은 반대편의 창문과 부실 문을 열어 바람길을 내었다. 바람이 불며 부실 안의 탁한 공기가 시원한 공기로 바뀌어 나갔다.
철현은 은우의 유연성에 감탄하며 뻣뻣한 줄 알았는 데 자신보다 더 유연한 것 같다고 말했다.
"내 손은 이미 가져갈 사람들이 많아서 말이야?"
하도 많이 걸고 다니다보니 채권자가 삼천만이라며 너스레를 떤다. 그리고 은우가 피식 웃고 자리에 앉아 자신을 바라보자 자신의 유머가 먹혔는 가 싶어 뿌듯했다. 은우는 자신에게 신입생들을 어떻게 생각하냐 물었다. 아마 우리도 졸업을 해야하니 새로운 부장이나 부부장에 걸맞는 친구가 있나 궁금한 모양이었다.
그러나 그는 물을 사람에게 물었어야했다.
"아직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
아직 제대로 그들과 만나보지 못했다. 제대로 이야기를 나눈 적도 없고 함께 일한 적도 없다. 신입생들과의 첫번째 임무에서 그는 훈련 때문에 불참했으니까. 이름과 얼굴, 능력만 보고 그 사람을 판단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개인적으로는...음...모르겠네?"
철현은 무엇인가를 말하려고 하다가 입을 다물었다. 능력을 보고 지휘를 하거나 사람들을 치유하는 데 적합한 능력, 또는 성격이면 좋겠다는 말을 하려고 했으나 그것도 나름대로의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함부로 말을 하기 어려웠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게 된다는 건 어떤 감각일까. 한 번도 말 섞어본 적 없는 사람을 좋아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 건 대체 어떻게 해야 되는 걸까.
오늘도 어김없이 방과 후가 찾아왔다. 그러나 나는 모두가 나갈 때까지 내 자리에 앉아 있었다. 말없이 생각하며 책상 위를 내려다보았다. 한 통의 편지가 거기 놓여있었다. 정성스러우며 유치한 수단인 그 편지에는 낯선 필체로 간결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오늘 방과 후에 본교 뒤로 와달라는 내용이었다.
흔히들 말하는 고백편지, 라는 것일까. 대체 왜 나한테, 라는 생각 외에는 나지 않았다. 보낼 만한 사람과 마주치거나 대화한 기억조차 없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을 어떻게.
잠시 더 편지를 보다가 집어서 가방에 넣었다. 가방은 그대로 어깨에 메고, 편지에 적힌 장소로 향했다. 무시할 수도 있지만 예의상이든 뭐든 확실한 대답을 해주어야 뒤탈이 나지 않을 것이었다. 가는 내내 뭐라고 거절할지 그것만 생각했다. 뭐라고 해야 확실하고 깔끔하게 포기하게 만들지.
최대한 아무도 마주치지 않으려 하며 본교 뒤로 갔다. 거기엔 편지를 보낸 걸로 보이는 남학생이 이미 와있었다. 명찰을 보니 3학년이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인사조차 해본 적 없는 사람이었다.
남학생은 나를 보자마자 혼자 놀라고 혼자 부끄러워 하며 진짜 나왔네, 나와줄 줄 몰랐어, 같은 말을 했다. 편지를 보낸 건 그쪽이면서. 편지가 있길래 나왔을 뿐이라고, 서론을 끊고 본론을 물었다. 무슨 용건이신가요. 무슨 용건인지 다 알면서, 이미 할 말도 다 정해놓았으면서, 무표정을 일관했다. 내가 어떻건 들뜬 남학생이 한 말은 지극히 뻔했다. 입학식 때부터 지켜봤다면서 한 눈에 반했다던가, 그랬다. 조금 더 구구절절했지만 잘 들리지 않았다.
단지 그건 선명했다. 일방적인 고백 끝에 나는 허리를 숙였고, 죄송합니다, 라고 말했다. 뻔한 이유, 지금은 학업과 저지먼트를 병행하고 있어 여유가 없다는 변명을 늘어놓았다. 남학생은 그래도 괜찮으니까, 연락처 교환이라도, 그런 말을 덧붙였지만, 나는 눈을 내리깔고 침묵으로 일관했다. 오를 길 없는 벽 앞에 남학생은 결국 그의 마음을 접는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상황은 끝났다.
그래 알았어, 라는 말을 끝으로 남학생이 먼저 터벅터벅 자리를 떠났다. 그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게 됐을 쯤, 나도 가려고 돌아섰는데, 하얀 잔상이, 아니, 사람이 있었다. 같은 교복에 새하얀 머리, 그리고 알고 있는 얼굴이었다.
>>354 한양이가 낙조 때문에 골치 아파한건 인상에 깊게 남아서 비슷하게 넣어봤죠! >>355 >>366 종이학.. 이런 좋은 연출이 있는데.. 이경주도 연출 정말 잘하시는데요? >>356 이것도 재밌겠네요.. >>369 리라 연출은 능력도 딱 아이디어가 생길 능력이라 그냥 머리에 팍하고 박혔답니다!
"아직 뭔가를 알긴 이르긴 하지. 나도 따로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나눠본 1학년은 그렇게 많이 없으니 말이야."
물론 공적인 이야기야 부장으로서 지시를 하는 등으로 하긴 하지만, 사적, 즉 따로 이야기를 나눈 이는 그다지 없었다. 그래봐야 두 명일까. 그와 동시에 그는 살짝 자괴감이 들었는지 자신도 모르게 오른손으로 자신의 이마를 잡고 살짝 고개를 숙이고 입을 꾹 다물면서 벙찐 표정을 지었다. 아니. 난 그래도 부장인데 이번에 새로 온 애들과 이야기도 제대로 안 나누고. 이래도 되는건가. 애들이 힘들어할 것 같아서 피했는데 조만간에 한명씩 불러서 면담이라도 하는 것이 좋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는 고개를 살며시 도리도리 젓고 다시 고개를 올렸다.
"시간이야 많지. 일단은 가을까지는 생각해보려고. 그래야 나도 인수인계를 하고 무사히 넘길테니까. 작년에 나도 그때쯤 인수인계를 받기도 했고."
말을 마치며 그는 괜히 자신의 책상을 손으로 툭툭 건드렸다. 과연 내년에 여기에 앉는 것은 누가 될런지. 졸업하고 나면 세은이 저지먼트에 계속 있는다는 가정하에 한번 물어봐야겠다고 그는 생각했다. 물론 세은이 계속 저지먼트를 할지는 자신도 모르겠지만.
"으아. 역시 주말에는 조금 쉬던가 해야겠어. 밤에 순찰은 나갈거지만."
내 휴식을 위해서 서류 조금만 나눠줄까? 그렇게 말하는 그의 얼굴엔 장난기가 가득했다. 아마 실제로 맡길 생각은 아니고, 어떻게 나올지 보려는 모양이었다.
온갖 상황에서 눈치를 보는 주제에 썩 기민하진 않다. 낙조가 이레를 보는 동안 정작 그녀는 방금 맞닿았던 제 주먹을 보고 있었다. 아직도 그런 행위를 했다는 게 신기하게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다 별안간 들려온 호칭에 그제야 그녀도 낙조를 보았다. 좋은 애. 좋은 애?
"그, 그렇... 으. 네. 안 그럴게요. 선배."
그냥 그렇게 부를 거면 이름을 물어본 이유를 당최 모르겠다. 이름에 집착하는 이레답게 절로 반박이 튀어나올 뻔했으나, 눈앞에 있는 게 낙조였던지라 금세 순순히 꼬리를 내렸다. 다만 선배라고 부를 때 미묘하게 발음이 강하다. 악보였다면 분명 스타카토가 붙었을 것이다. 싫은 소리 대놓고 못하겠으니 제 나름대로 작은 반항이다. 상대가 이름 안 불러주니 자기도 부르지 않겠다는 거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이레는 낙지를 언급하는 게 금기사항이라는 점도 머릿속에 잘 새겨 넣었다. 이제 그녀는 낙조의 앞에선 별명을 넘어 '낙지'라는 생물 자체를 언급하지 않을 것이며, 들어가는 음식조차 먹지 않을 것이다!
"싸울...? 아! 좋은 생각인 것 같아요. 음. 분명 공예부에도 있었을 텐데..."
왜 싸울 의지가 필요하지? 이레의 머릿속에 물음표가 떠올랐으나 곧 사라졌다. 완성품을 줄 세워두고 비교하는 게 싫은 사람도 있을 테니 논쟁이 벌어질 수도 있을 터. 게다가 움직이는 인형이라니 무지 귀여울 것 같다. 강한 인형이라는 부분 머릿속에서 자동으로 필터링해버렸는지 또 그렇게 자기 마음대로 납득해 버렸다. 참으로 편한 사고방식이었지만, 정작 이야기 속에서 언급된 이는 편하지 않은 듯했다. 목표물을 찾아 이레의 고개가 돌아가자 당사자는 점점 더 머리를 푹 숙인다. 정수리를 넘어 뒷머리가 보일 정도다. 원래 저렇게 집중력이 좋은 아이가 아니었는데 희한한 일이다. 그래도 할 마음이 있다는 건 아주 좋은 일이다. 방해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한 이레는 다시 원래 대화 상대에게 집중하기로 했다.
"아무튼. 일단 인형이 있어야 하는 거잖아요. 오늘 안에 하실 수... 아. 물론. 당연히 하실 수 있겠죠."
이레는 급히 말을 바꾸며 다시 바늘을 쥐고 있던 손을 들어 올렸다. 자, 친구야, 우리 바늘을 이렇게 잡아볼까? 교육 방송이었다면 그런 음성이 흘러나왔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