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랄까, 특별히 힐난 받은 것도 아닌데 물끄러미 바라보는 표정이 왠지 아프다……! '안 믿기지만 믿어는 드리겠습니다' 같은 표정이다. 아니나다를까 곧바로 똑같은 말이 돌아왔다.
"손님이었는데요……. 사장님이…… 잠깐만 기다리라면서, 맡기고 가서요……. 저도, 꼬치 먹고 싶었는데……. 저어, 그 꼬치 맛있나요?"
먹고 싶은 걸 못 먹고 일까지 하니 서럽다. 게다가 이대로면 불꽃놀이도 못 볼 것 같고……. 여러모로 정신이 없는 상황이라 피리카가 얼마나 매운 걸 먹었는지까지는 눈치채지 못했다. 그렇게 잔뜩 시무룩해져서 시들시들하던 차에 저 멀리에서 아주머니 한 분이 달려오기 시작했다. 또 손님인가 해서 바짝 긴장하고 있었는데, 아까 그 아저씨의 아내분이시라고 한다! 아저씨는 달려가던 중 축제 분위기에 들뜬 우마무스메의 빠른걸음에 치여 넘어져 버려 이렇게 늦었다고……. 다행히 우마무스메의 전속 달리기가 아니라 '툭 친 정도'로 치인 거라, 그리 크게 다친 건 아니시라고 한다. 갑작스러운 1일 알바는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어쩌다 보니 대신 가게를 맡아준 데 대한 수당까지 받았다! 내내 시무룩해져 있던 사미다레는 이제서야 활짝 낯빛이 폈다. 핫, 근데 마냥 좋아만 하고 있을 틈은 없다. 불꽃놀이 보러 갈 자리 찾아야 하는데! 사미다레는 황급히 푸드 트럭을 뛰어내리듯 내려와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안절부절 발을 동동 구르다 아직 떠나지 않은 피리카에게 물었다. 표정이 제법 간절하다.
네가 고개를 끄덕이며, 네, 라고 대답하자...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다. 사미다레 양, 사실 좋은 아이었구나... 이걸로 풍기위원으로써의 나냐의 이미지를 잘 지켜낼 수 있었다. 거기에, 지금 놀림을 받는다는 아주 부끄러운 상황으로부터도 벗어날 수 있었으니. 일석이조, 가히 쾌재를 부를만한 상황이었으나...
“...에..?”
너는 눈을 반짝거리며, 내 유키무라 식을 칭찬해오기 시작했다. 이 기술의 진가를 알아보고 칭찬을 듣는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 기술을 본 사람들은 전부 살아남지 못했기 때문일까....(*아닙니다) 어쩐지 조금 부끄러우면서도, 기분이 좋아서 헤헤, 웃으면서 머리를 긁적였다.
“정말..? 이야, 칭찬을 들으니까 부끄럽네에...”
“사미다레 양도, 무술 쪽에 관심이 있는거야?”
흠흠, 하고 일부러 헛기침을 몇번 하고는. 부드럽게 웃으면서, 가상의 적을 상정해두고는 조금 네 옆으로 다가가, 네가 내 자세를 잘 볼수 있게 자세를 잡았다. 사실 특별한 자세랄것도 없었다. 편하게 뛸 수 있을법한, 흔히 보이는 자세였기에.
“그러면... 내가 독자적으로 (격투만화를 보며 시행착오를 통해) 개발한 유키무라식을 살짝만 알려줄까... 이야, 이런거 이야기하는것도 처음이라 정말 부끄럽지만...”
나는 느릿하게, 자세에서 그대로 왼다리를 쭉 뻗어, 자신과 키가 비슷한 상대라면, 명치 정중앙에 닿을법한 높이로 발을 들었고.
“이게 ‘유키무라 1식 - 공성추’ ... 가드를 내리거나, 자세를 흐트러트리거나, 다음 발차기로 넘어가는 등 기본이 되는 초식이라고 할수 있지.. 밀어차듯이 앞으로 다리를 쭉 뻗는 기술.”
그 다음에는, 왼다리를 쭉 당겨옴과 동시에 땅에 단단히 내딛었고, 그대로 허리를 틀어 오른발을, 자신과 키가 비슷한 사람의 뒷통수에 닿을 법 하게 대었다. 그리고는 그대로 꾹, 하고 누르듯 천천히, 땅에 발을 딛었다.
”그리고 이게 ‘유키무라 4식 - 쌍룡 떨구기’ ... 뒷통수에 발을 걸어 그대로 쾅, 하고 넘어트리는 기술인데. 먹히지 않으면 하이킥으로 틀어도 되니까 유연하게 쓸 수 있는 기술이지. 이걸 응용하면...“
절반으로 깔끔하게 잘린 의자에 발을 걸어 공중으로 가볍게 띄웠고.
”...핫!!!“
그대로 이전에 보여준 유키무라 4식을 사용해, 의자를 대각선으로 깔끔하게 잘라내는 기염을 토했다! 이런 무시무시한 기술을 사용하는데... 이 허접무스메. 금술로 봉인해두었던 정말 무시무시 우시무시한 기술을 망설임없이 히다이에게 사용했던가!!! 악독무스메다!!!! 시범을 마치고는, 코 밑을 쓱 닦아내면서 의기양양한 태도를 취해보였다.
너는 잔뜩 상기된 얼굴로. 얼굴은 홍당무보다도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고. 결국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너를 보며, 나는 두 손을 모으고는...
”최고로 귀여웠어... 잘먹었습니다....“
그렇게 이야기하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꾸벅, 고개를 숙였다. 하아, 실컷 웃었다. 그리고는 핸드폰을 꺼내어, 온 문자를 확인했고.
“하아... 이 아저씨, 오사카에서 술먹는다고 내일 온대. 가게 문 대충 닫아놓으라는데... 아까 말한것처럼, 같이 축제 구경하러 갈래?”
"그렇습니까..." 그래도 헐레벌떡 뛰어온 사람이 맞다는 것을 확인하고 수당까지 받는 걸 보면... 믿긴 어렵죠. 라고 해도 믿어드립니다. 그리고 사미가 맛있냐고 묻는 것에...
".....드셔보시겠습니까?" 라고 말을 하면서 선뜻 내밀지만 악의보다는 정말 모르나 싶어서 내밀어본 거였습니다. 받는다면 오히려 피리카가 아니요 드시지 마십시오. 라고 말할 것 같네요. 그 이전에 이미 먹어버릴 수도 있을까.. 그리고 피리카는 옆의 음료수집에서 차갑고. 달달한 것을 두 개는 사려 했습니다. 무표정하다고 해도 매운 건 사실이니까요.
"불꽃놀이는 ..■■시부터 합니다." 의외로 남은 편이네요. 뭔가 먹을거리를 사서 가는 데에는 충분한 시간입니다. 물론 사미다레가 피리카가 알고 있는 데로 간다는 가정 하에서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