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화산의 도사를 흉내내려고 한 짓은 아니다. 화산을 기꺼이 도울 생각이었냐면 더욱이 글쎄올시다, 다. 연 자 호 자의 누구라고 어쨌든 의형제의 연을 맺은 누군가는 있지만 그렇게 애틋한 기분이 들어 돕는다는 것은 아니다. 그래, 굳이 말하면 오기일까? 단영은 언제나 후기지수로서 촉망받는 연호의 코를 납작하게 눌러주고 싶었다. 나 이리 네 사문 좀 도왔으니 어찌, 감읍하지 않고 무엇하느냐, 나 결코 너보다 뒤처지지 않고 오히려 이리 떳떳이 소문 날리며 살고 있다..... 이게 빚이 아니면 무엇이냐......
"화산의 고작 꽃이나 되겠다는 도사들과 똑같이 보시면 섭하오. 명물이랄 것도 없고 지나가던 무림인에 불과하니, 부디 이름을 단영이라 불러주시게."
새파랗게 어린 꽃도련님이 꽃도사를 한 단계 낮추는 모습에서 흔한 무인과 민인은 우스움을 느꼈을 테지만 -심지어 어른 행세를 하며 한껏 거드럭대는 꼴이라니!- 단영은 아랑곳하지 않으며 여전히 뻔뻔한 낯짝을 고수했다. 소탈하다 못해 경박하게마저 보이는 행동거지까지. 야견이 쿵 하고 올라올 때 마침 술과 고기를 내온 점소이는 단영에게 술을 더 내오라는 주문을 듣고 진작 움직이고 있었다. 좀 기다리면 죽엽청 한 병과 술잔이 추가로 올라올 것이다.
"대협은 어디의 누구 되쇼? 아무라고 옷에 구름을 새길 것 같지는 않은데...... 혹시 그쪽이 그친 아이도 펑펑 울린다는 그 유명한 흑천성이신가?"
단영은 하나밖에 없는 술잔에 술을 쫄쫄쫄 따르고는 탁! 소리 나게 야견 쪽에 내려두었다. 장난스럽게 받은 말을 고스란히 돌려주는 것은 덤이다. 동경하는 마음에 무림으로 뛰쳐나온 꽃이지만, 그렇다고 무엇이든지 보는 족족 선망해버리면 꽃인 줄 알아보시라 안달을 내는 것과 진배없다고 단영은 강박적으로 생각했다. 그러니까 구름을 수놓은 옷을 보더라도 좋겠다는 듯이 보지 않고 당연하단 양 넘기는 여유가 필요하다.
>>129 >>129 잘 하는 것에 하계 아빠 열받게 하기 무엇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칭찬하는 것 뭐야 귀여워 이 사람..... >>133 등산이 취미라니 엄청 건전해.... >>134 >>>>집념<<<<< >>136 호엑.....어설픈 모습은 위장이고 요괴 사냥꾼이 본업인 금양지...?
“허어? 명문 구파일방 화산파를 그렇게 이르다니! 간덩이가 아주 배밖으로 나왔는데!” “머리에 꽃색을 들였나? 해서 혹시 광인이 아닌가, 했는데 그것도 아닌 것 같고.”
야견은 새파랗게 어린 아이의 곱디고운 얼굴에서 나오는 뻔뻔한, 어찌보면 경박하게 까지 느껴지는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는지 낄낄대며 웃어댄다. 그래 무림인을 자청한다면 저 정도 패기는 있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니 잔뜩 겁먹고 돌아다녔던 소싯적 자신이 떠오르는군. 아아 망할.
“거 알아봐주니 고맙구만. 물론 흑천성이라고 해도 이제 막 대문에 들어선 신삥에 불과하지만 기분은 내봐야 하는 것 아니겠어? 야견이라고 부르시던가, 단영 대협.”
야견은 어깨를 으쓱하며 죽엽청을 따르는 단영의 손짓을 살핀다. 어라, 손길의 군데군데에 차분함과 예절 교양이 스며있다. 아마도 몸에 익은 예의작법이겠지. 야견 또한 관리 가문에서 자랐기에 알아챌 수 있는 부분이었다. 뭐, 의도가 있어 살핀 것은 아니었지만, 상대방의 행동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무림인으로서 살아가기 위한 본능 같은 것이니 이해해 주시길. 그렇게 생각하니 호칭이 하나 떠오른다.
“그런데 대협이라는 표현은 좀 오그라드는데...도련님이라고 불러도 되나? 그쪽도 나 편하게 부르시고.”
그 말에 중원은 저도 모르는 사이에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아직도 채 지워지지 않은 본능에 따른 그런 움직임이 행해졌다. 이럴 때면 중원은 본능적으로 기억해둔 말을 내뱉는다.
"요녕 북쪽의 비바람은 찬 법이라네. 채 열도 되기 전부터 아이들은 제 것을 지키는 법을 배워야 하지. 광활한 땅을 등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내 것이 빼앗을 이들도 가득하다는 얘기라네."
핑계를 대듯 요녕의 이름을 붙이는 것이다. 사실은, 중원 스스로도 술을 제대로 시작한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아마... 술을 잠시 마시기 시작한 것도, 지금처럼 술의 맛을 즐기며 그 종류를 줄줄 읊을 수 있게 된 것도 수년 내의 일이다. 그때의 중원은 술을 독한 것으로 생각했다. 온 몸을 흠뻑 젹시고, 취하여 하루를 잊을 수 있게 하는 것. 어찌 보면 무림인에게 가장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었지만 괜찮았다. 맨정신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런 생각들은 얼굴 위로 드러나지 않는다. 지독한 평정을 유지하는 중원은 대신 얼굴을 조금 비틀었다. 미소가 조금 드러나며 야견의 말에 호응했다. 초를 켜둔 방에서 세상을 뒤흔들 묘수를 빗어낸다라. 그딴 것만큼 효용 없는 것이 어디 있으랴.
"실없는 소리를 하는구려. 사람이 가끔 술로 목을 젹시고 살아야지!"그래야 겨우 막혀가는 이 목이 좀 축여지지 않겠소.
여전히 중원은 웃음을 지으며 그 독한 술을 기꺼이 한 바가지 삼킨다.기분이 나빠졌다. 그러나 참아야 했다. 아직은 아니었다.
"그런 곳에서 살기 위해선 자연히 술을 가까이 해야 한다오. 몸을 달굴 수단이 교접질과 술 외에는 마땅한 게 남지 않는 법이거든."
야견은 입꼬리를 세우고 옛 과거를 이야기하기 시작하는 중원의 모습을 보며 조용히 이야기한다. 그러고보니 자신이 한창 수련 중일 때 들리는 모용세가의 이야기 중에는 그런 것도 있었지. 왠 미친 도련님이 오랑캐들 사는 땅으로 쳐들어갔다가 돌아왔었다고. 그리고 몇 년이 지나 모용세가에 피바람이 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더랬다.
“요녕이라, 여행을 잘 다니는 편이긴 하지만 그쪽 동네로는 잘 가본적이 없었군요. 추운건 따악 질색인지라...”
그러면서 동시에 야견은 마찬가지로 술을 들이킨다. 흐음, 몸이 좀 달아오르기는 한다만, 이걸로 몸을 달구면서 추위를 버틴다고? 천혐의 땅이라는 소문은 사실이었나보다. 그런데 생각이 여기까지 이르자, 야견은 북천독수로 불리게 된 일의 전말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뭐, 술자리에서는 무용담 듣는 것이 가장 즐거운 일 아니겠자.
“궁금한게 있소, 요녕에는 무슨 일로 원정을 간거요 소가주님? 사파 쪽에는 제대로 된 소문이 안 돌거든. 보물을 찾으러 갔다던가, 동맹을 맺으러 갔다던가. 심지어는 하인을 구하러 갔다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도 돈다니까.”
야견은 빙그레 웃어보이는 중원의 말에 조금 놀랐는지 고개를 왼쪽으로 까딱거린다. 사소한 인연을 놓치지 못하고, 인정이 넘치는 협행을 하는 면모가 있었나. 세간에 알려진 피도 눈물도 없는 모습과는 사뭇 다르지 않은가. 뭐, 인간은 주사위와 같이 다양한 면이 있는 존재이니 그렇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었다. 사실을 들을 거란 기대가 없었으니 더욱.
“캬하! 그렇게 북방을 다 뒤집고 불태워놓았으니, 독수 같은 살벌한 호가 붙을만도 하구만! 이제야 이해가 되는 것 같아요.”
중원에게 괴전파가 닿았듯이 야견에게도 아무리봐도 정파의 협행이라기 보다 사파의 학살극인데요!! 라는 레스주의 괴전파가 닿았지만 무시해도 될 것이다. 애초에 야견은 애먼 사람들의 목숨을 신경써줄 정도로 위인도 아닌데다가, 인간을 판단함에 있어 선악을 큰 가치로 두지 않았으니 웃고 감탄하는 것이 솔직한 감정이겠지.
“케엑.....저기요 소가주님. 그 별명 말이지. 개인적으로 좀 쪽팔리거든? 내 나이가 몇인데 동자야....글세, 자랑할만한 일이라.”
야견은 그렇게 혀를 내두르고는 최근의 일을 회상한다. 어차피 숨겨도 별 의미없으려나.
“동정호의 물이 말라 드러난 기관에 쳐들어가서 고생만 죽도록 하고 빈손으로 돌아왔지, 젠장. 그러고보니 소가주님도 그때 동정호 근처에 계셨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