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토 때 생각을 꺾어버리고 싶었다는 것 때문에 캐붕 아니냐??? 싶겠지만 아님 그건 스트라토가 진짜로 무리한 트레이닝을 하려 해서 그런 것이고 대부분의 트레이닝에서 미즈호는 일관적이었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고 [ 보조 ] 해 준 것임 절대로 지도가 아님. 진짜 지도는 코우가 하는 거고
그런 당신이 주웠던 것은 고양이가 그려진 지갑이었을까. 지갑의 주인인 장신의 아이는 자신이 지갑을 떨어트렸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 채, 돌아보지 않고 당신에게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당신의 부름에도 그것이 자신인지 모르니, 어깨를 잡고서야 마미레는 걸음을 멈춘 채, 당신을 향해 돌아선다. 욕심 많게도 캔디 애플을 한 손에 두 개나 들고서, 도대체 자신을 왜 붙잡았는지 모르는 표정으로 마미레는 꼬리를 살랑이며 고개를 기울인다.
"응?"
혹시나 자신이 아는 아이일까, 언제 보았을지. 물끄러미 널 내려다보면 마미레는 뒤늦게야 네 손에 들렸을 자신의 지갑을 본다. 귀를 쫑긋 세우고서, 당황한 눈치더니, 금세 겸연쩍다는 웃음을 지어 보인다. 잠깐 사탕을 먹는다고 팔 사이 끼워두었던게. 떨어트렸을 줄이야. 옅게 웃으며 마미레 빈손을 당신에게 내밀어 보인다.
「보조」. 그것도 엄밀히 따지면, 트레이너의 역할이 맞다. 하지만, 어째선지 코우에게는, 그것이 다른 뜻으로 들렸다. 우마무스메가 어떤 방향으로 향하든, 무슨 짓을 하든, 얌전히 순응하고 끌려가는 것. 자신이 줄곧 추구해온 「지도」와 「인도」와는, 역시나 거리가 있다. ...
"...다이애나 양이," "트레이너란 그런 거라고, 알려줬어?"
대답하듯 내뱉는 질문이, 이번엔 상당히 직설적이다. 귀가 먹먹하다, 눈앞이 흐리다. 더듬더듬 이어가는 목소리가, 잔뜩 동요하고 있다. 언그레이 데이즈는, 잘못 생각한 게 아니었다. 너무 똑똑한 아이다. 너무 착한 아이다.
트레이너에게 있어, 첫 담당 우마무스메는 큰 의미를 지닌다. 동시에 트레이너에게 큰 영향을 주기도 한다. 다이애나 포그린. 그녀의 재능은 뛰어났다. 하지만 그 성격은, 빈말로도 좋다고 할 수 없었다. 삐죽삐죽 가시를 돋궈선, 다가오는 모든 이를 쳐내는. ...그 가시가 제 트레이너에게까지 향한 것은 아닌가. 쏘아진 가시가, 그 여린 살갗에, 깊은 흉을 남겼나.
"......그 아이가," "널 그렇게 대했어...?"
흐트러진 감정에, 떨리는 목소리. 네 마음은, 역시 병들어있지? 너는 웃고 있지만, 난 웃을 수 없다. 잔뜩 일그러진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다.
>>935 "......코우 씨, " "트레이너는 우마무스메의 모든 것을 받아줘야 하는 존재랍니다. " "담당이 어떻게 대하든간에 무조건적으로 담당을 사랑해줘야 하고, 아껴줘야만 하는 존재랍니다. " "비록 그 아이가 트레이너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을 [ 덤 ] 이 아닌가 오해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올곧이 그 아이를 바라봐 주어야만 하는 존재랍니다. "
서서히 떨려오고 일그러지고 있는 것과 반대로, 니시카타 미즈호의 표정은 덤덤하다. 되려 덤덤하게 말하며 웃고 있기에, 이것만은 확실히 알 수 있다.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이지 않고 있다 해도 알 수 있다.....
"저는, 담당을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하는 트레이너여야만 한다고, 버려진다 할지라도 버려서는 안되는 트레이너여야 한다고 중앙에서부터 배워왔답니다. " "주변에서 계속 말해왔는걸요, 그렇지 않으면 영영 없어져 버릴 거라고. 눈앞에서 직접 사라져 버릴 거라고...... "
누가 이렇게 가르쳐 줬는지는, 니시카타 미즈호가 제대로 대답하지 않는다 해도 알 수 있다. 츠나센에서 이렇게 말해온 담당은, 전 현직 팀 프러시안에서 단 한명도 없다.
다른 트레이너들이 하고 있는 게 지도와 인도라고 보면 미즈호는 보조가 맞네요. 여기서 보조의 사전적 의미를 한번 볼까요
보조 2 補助 1.명사: 보태어 도움. 2.명사: 주되는 것에 상대하여 거들거나 도움. 또는 그런 사람.
미즈호가 말한 보조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것 같은데... 굳이 따지자면 두번째 뜻이 해석의 실마리게 되겠네요. 주되는 것에 상대하여 거들거나 도움. 그러니까 미즈호에게 '주되는 것'은 담당하는 우마무스메이고, 자신은 어디까지나 '주되는 것'을 거들거나 돕는 사람인 듯 합니다. 이게 뭐가 문제냐 싶을 수 있는데... 지금 이런 상황까지 온 이유는 미즈호가 자신을 보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거든요
다소 추상적인 설명이니 한 번 쉽게 예를 들어 생각해 봅시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보조기구를 떠올려 볼까요, 안경 같은 것도 보조기구라고 볼 수 있으니 이걸로 생각해봅시다. 안경을 왜 쓸까요, 안경으로 시력을 보조하지 않으면 사물을 제대로 분간할 수 없어서 그렇죠. 그럼 만약 시력이 회복되거나 향상되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안경을 쓸 이유가 없어지지 않겠슴까, 쓸모가 없어지면 쓰는 걸 멈추는 게 보조기구에요.
즉 미즈호는 자신을 우마무스메의 보조기구 정도로 생각하는 겁니다. 할 수 있게 이끄는 게 아니라 회복되어 보조가 필요 없을 때까지 이용되는 도구에 가깝게 생각하는 건데... 그러면서도 동시에 보조기구인 자신이 쓸모가 없어지는 상황은 두려워하고 있는 게 아이러니랄까, 만약 정말로 자신이 보조 수준에서 머문다고 생각했으면 유키무라나 메이사가 팀을 떠난다고 했을 때 좋게 보내줬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보조가 필요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고 받아들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막상 둘이 떠난다고 하니까 울면서 매달렸죠, 보조가 필요 없다는 사실에 두려움을 느낀 검다
아마 다이애나가 미즈호에게 가스라이팅을 하면서 교묘하게 미즈호가 없으면 메워지지 않는 부분을 숨긴 것 같은 느낌인데... 적어도 미즈호의 보조가 다이애나에겐 아주 마음에 들었나 봅니다. 다른 아이들은 당신 같은 보조기구는 필요 없어, 나 정도 되니까 당신을 써주고 있는 거야. 라는 느낌으로다가 묶어두긴 했지만.. 여러모로 둘 다 뒤틀렸네요, 미즈호는 처음부터 뒤틀린 느낌은 아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