씩 웃으면서, 네 코를 부드럽게 누르던 손가락을 떼었고. '너도 예뻐' 라며, 귓가에 부드럽게 속삭였다. 이 고백이 신경쓰인다면.. 내게도 조금의 계획이 있었다. 물론 네 고백이 싫다는게 아니다. 내겐 이미 소중한 추억으로,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가슴속의 소중한 기억으로 자리잡았으니. 그래도, 네가 이게 신경쓰인다면, 나츠마츠리의 불꽃놀이에서. 응. 한번 더 좋은 추억을, 서로의 가슴에 새겨도 좋을거라고. 그렇게 생각해. 문화제도, 여름 합숙도, 유성군을 구경하는 때에도, 무도회에서도... 온천에서도. 응. 어디에서나, 몇번이고 다시 말하고 싶으니까.
"불꽃놀이, 꼭 같이 보러 가자."
그리 말을 전하며, 필사적으로 달아오른 얼굴을 식히려 부채질하는 널 바라보면서 살풋 웃었다.
"응, 알았어."
정말, 너무 귀여워서 마구마구 장난치고 싶지만... 여기까지 하는게 좋겠지. 내 뺨 뿐만 아니라, 귀와 목 까지도. 분명히, 복숭아빛으로 물들었을테니까. 나, 역시 네가 너무 좋아. 너와 시간을 많이 쌓아가면서, 더 많이 너에 대해서 알아가고 싶어. 키득거리면서, 좀 봐달라고 하는 네게 고개를 끄덕였다. 미안해, 같은 말을 장난스럽게 덧붙였고.
"맞아, 무겁지. 그래도, 남들이 널 원망한다던지... 그런 부정적인 생각은 안했으면 해."
"그때, 그 승부에서, 나냐쨩과 다른 아이들은, 서로 전력을 다해서 뛰었고, 나냐쨩이 제일 빨랐다... 다만 그 뿐인 이야기니까."
그 희열이 기대된다는듯, 웃는 너를 따라 나도 웃었다. 분명히 네 말대로 즐거울거야. 좋은 승부를 펼칠 수 있을거야. 응. 그렇게 믿고 있어. 아아, 나도 사실 달리는게 아직 완전히 즐겁지만은 않은데. 그래도, 달리고 싶어지네. 다시 한번만 더, 다시 한번만... 무언가를 붙잡을 수 있지 않을까. 그래도, 여태까지의 성적은 두 번의 2착이니까. 입성을 꾸준히 하며, 때론 무너지더라도, 응. 이렇게 날 기억해줄 사람들이 있으니까. 나냐, 네가 날 기억해줄거고. 너 뿐만 아니라, 이런 가시투성이인 내게 서스럼없이 다가와준 다른 모든 사람들 덕분에.. 난 잊혀지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아. 그래서 달려보려고 해. 무엇인가를 붙잡기 위해서. 힘들어도, 괴로워도... 응.
"잘 해보자, 나냐쨘."
네 웃음이 나를 향하며 부드러워지고, 나는 그 부드러운 웃음에 화답하듯 밝게 웃었다.
"그래? 응, 그러면 다음번엔 좀더 부드러운 면으로.... 에, 벌써 다 먹은거야?!"
깜짝 놀라서 널 바라보았다. 나는 이제 겨우 절반정도 먹었는데, 하며 널 바라보고는.
"아까 뜨거운거 잘 못먹는다고 했던건... 사실 귀여움 어필을 하기 위한거였나.."
장난스럽게 이야기하고는 키득거리며 웃었다. 나도 양을 적당히 맞출걸 그랬나? 많이 먹지 않아도 사실 괜찮긴 했다만은. 조금 신나서, 큰 사이즈로 시킨게 화근이었을까. 너와 속도가 맞지 않는다면, 남은건 그냥 빤히 내 밥먹는걸 바라보면서 기다려야 할텐데. 별로 재미 없지 않을까, 그렇게 걱정하면서, 나는 라면을 빠르게 먹기 시작했다. 입에 차슈와 야채, 면을 넣고 씹을때마다 부드럽게 퍼져가는 달콤한 지방의 맛이 혀 위에서 춤추듯 녹아서. 그러면서도 그 밸런스가 너무 기름지지 않게 숙주나물과, 부드러운 국물을 머금은 면이 조화를 맞춰서. 아, 정말 맛있다, 그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드는 맛이었다. 빠르게 젓가락질을 하다가, 네 말이 끝나자. 손으로 입을 가린채 몇번, 소리없이 씹고. 다 삼키고 나서야 말을 하며.
표현법이 한없이 서투른 사람 둘이서 나란히 밤길을 걷는다. 그래도, 전하고자 하는 것이 올바르게 상대에게 전해지기만 한다면 그걸로 괜찮은 것이 아닐까.
“당연히 둘만 있으니까 하는 거야. 저, 그정도 눈치는 있어요. 미스터 시라기.”
우마무스메의 나이는 비밀. 일단은 헌법상으로 결혼 가능 연령은 넘었습니다...만, 시골에서는 오해가 생길 여지를 죄다 미리 잘라두어야 하는 법. 아쉽지만, 마츠리에서는 서방님이라는 호칭은 잠시 집어놓도록 하자.
링고아메를 깨물어먹는 다이고와는 다르게, 겉 부분을 혀로만 살금살금 햝고 있던 레이니는 들려오는 목소리에 눈을 깜빡이다, 몸을 살짝 움츠린다. 아까 약속했는데도 불구하고, 하마터면 미안하단 소리가 입 밖으로 튀어나올 뻔해서. ...그리고, 그렇다고 하면, 혹시나....... 혹시나..........
“...”
레이니는 잠시동안 미소 띤 당신의 얼굴을 곁눈질로 쳐다보다가, 축제의 소란스러움에, 잘 들릴지 확신조차 들지 않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의사를 표현한다.
“...궁금해.” “나, 다이고가 좋아하는 요리라던가, 다이고가 즐겨보는 TV 프로라던가, 다이고의, 생일이라던가... 다이고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싶어서, 그래서... 그래서 그때...”
"낼 좋~은 물고기 드온다캐가, 잠깐 오사카에 갔다와야 된다. 잠만 도와주모 내 용돈 두둑하게 쳐줄테니께, 니 맘대로 쓰면 되않나?"
"에에... 귀찮은데... 난 오징어잡이 배 일 돕는게 더 편한데.. 뭐, 얼마나 줄건데?"
"이만큼..."
"헤에, 그렇다면 뭐..."
..
"으읏, 이거 사기야!!!! 안 떨어지게 장치해놓은거지? 우마 튜브에서 봤어!!"
"꼬마야, 수련을 더 하고 오거라... 홋홋홋."
"이.. 이... 바보무스메!!!!"
아- 아. 도망가버렸네. 이거 완전 안떨어지게 해놓은건 아니고, 좀 단단히 고정시켜놓은 정돈데... 뭐, 꼬마들이니까 분한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는 거겠지. 뭐, 그래도... 떨어트리지 못했는데 상품을 주는것도 좀 뭐하고. 아쉬운대로 배우는게 있을테니까. 나는 조금 경망스럽지만, 늘어지게 하품하며 사격 가게에 비치된, 작은 의자에 앉아있었다. 어느덧 야시장이 반짝거리며, 좋은 냄새와 함께 웃고 떠드는 소리로 꽉 차기 시작한, 저녁놀이 느지막하게 저물어가는 시간대였다. 이 아저씨는 사람한테 가게를 맡겨놓고, 대체 언제 온거야? 오기로 한 시간도 한참 지났는데. 원래 낮에만 손님 없을때 적당히 가게 물건도 지킬 겸, 적당적당하게 봐달라고 해놓고서는. 이걸로 몇명의 꼬마들에게 경품을 주고, 경품을 못 따자 울며 도망간 꼬마들을 멍하니 쳐다본걸까. 으음, 배고프다. 슥 하고 옆을 둘러보며, 야키소바를 파는 아저씨한테 가서 야키소바를 다섯개정도 사왔다. 축제 하면 야키소바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었고. 간식을 먹기보다는 슬슬 본격적으로 저녁을 먹어야할 시간이니까, 가볍게 뭔가 먹을 겸 해서 사왔다. 기분 좋게 포장을 벗기고, 따듯하게 모락모락 김을 내뿜는 야키소바를 젓가락으로 집어 입에 넣으면, 바삭하게 씹히는 식감과 함께, 특유의 소스 맛이 기분좋게 퍼져나가서. 후룩거리면서 몇번 집어먹다가...
왜 공주님 같다는 말이 생각이 안 났을까, 역시 어휘의 부족함을 통감하며, 야시장으로 향한다. "궁금한 게 당연하지, 그럴 줄 알고 가져왔어."
좋아하는 요리, 즐겨보는 TV 프로, 생일...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건 전혀 이상한 게 아니다. 직접 물어보기 부끄러운 것도 마찬가지고. 그렇기 때문에 호기심에 못 이겨 침실도 들어가 보고, 수첩도 확인했던 거겠지. 말하기 전에 다 보여줄 걸 그랬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레이니의 손을 잠시 놓은 다이고는 손목에 걸어둔 작은 주머니에서 수첩을 꺼냈다.
"자, 여기." "어디까지 봤는지는 모르지만... 다 봐도 돼."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레이니에게 수첩을 내밀었다.
"이야기 나온 김에, 하나씩 서로 물어볼까?"
네가 작게, 몰아서 이야기하긴 했지만, 하나씩 서로 주고받는 것처럼 이야기하면 더 좋지 않을까 싶어 그리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