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츠 어딕트 「... 그동안 신세 많이 졌습니다.」 「음. 역시 떠나는군.」 쇼츠 어딕트 「이 잔디가 그리울 겁니다. 하지만... 『시대를 만들어나가지 못한 우마무스메』에 속해 있다면 어쩔 수 없겠죠.」 「자책하지 말게. 달리기는 『시대』나 『세계』 같은 거창한 무대 위를 뛰는 종목이 아니야. 두 다리로 이겨내야 하는 것은, 오로지 두 다리로 딛고 있는 발밑의 땅이지... 앞으로는 어떡할 계획인가?」 쇼츠 어딕트 「글쎄요, 어디 코치나 트레이너 채용을 구해 보든지, 아니면 라멘집이라도... 하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 마침, 보잘것없지만 내가 알아 둔 자리가 하나 비었는데 말이야.」
【봄 피리어드】 2턴: 9/18~10/1
벚꽃이 떨어지고 한층 더 파릇한 새싹 기운이 츠나지의 산자락에 깃들었습니다. 등교길을 따라 피어 있는 들꽃들을 보며, 앞날의 기대감으로 가슴 설레는 나날을 보내 보아요. ▶ 주요 레이스: 일반 레이스(9/23), 우니상(9/30)
【마츠리 전전야 체육제】 9/25~10/1 (situplay>1596959105>1-2)
나츠마츠리가 다가왔습니다. 몇 년 전부터 츠나센 학원에서도 지역사회와의 협력 하에, 나츠마츠리를 앞둔 시기에 체육제를 열기 시작했죠. 자, 온천여행권을 쟁취할 시간입니다. 【링크】
여성 75+kg 체급 기준, 역도 용상 부문 세계 기록은 193kg, 인상 부문이 155kg이다. 그런데 니시카타 트레이너의 체급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겉으로 보기엔 그렇게 큰 체격이 아니었지. 미즈호가 그 아령을 어떤 자세로 들어올렸는지에 따라서도 근력의 수준을 달리 재어야 하겠지만, 여하간 평범한 인간의 한계를 진작 뛰어넘은 수준임은 틀림없다. 그 사실만 해도 충격적인 판에 이어지는 메이사의 상황에 증언을 듣자.
한순간, 알아서는 안 될 우주적 진리를 엿본 듯한 기분이─.
"더, 더 생각하지 말자. 왠지…… 이 이상 파헤치게 되면 돌이킬 수 없어질 것 같다는 예감이…… 들어."
사미다레는 심약한 만큼 직감이 뛰어나다. 지난번에도 그랬었다. 이를테면 코우와 미즈호를 미행했을 때, 미행 도중 종종 연원 모를 오싹한 공포감을 느꼈던 것처럼. 사미다레는 미즈호의 온화한 표정 너머에서 무엇인지 모를 괴이한 이치를 읽어낸 것이다. 우마무스메 축에서도 예리한 직감이 외치고 있었다. 이 이상 알려 하지 말라고. 방금까지 몸을 움직여 열을 내던 것이 무색해진다. 차가운 한기가 등골을 타고 내리는 듯했다. 사미다레는 식은땀이 밴 이마를 닦아내며, 메이사를 향해 희미하고 아련한 웃음을 그려내 보였다.
"강함이란 건…… 꼭 물리적인 힘에만 국한된 건 아니니까. 어떤 의미에서는 인간이 우마무스메보다 강한 면도 많겠지. 우마무스메라고 해서 단련을 게을리 한다면, 살아남지 못할지도……. 아, 아니야. 이, 이 말은 잠깐, 말이 샌 거야……."
사미다레는 그렇게 충격으로 인해 갈피 잃은 고개를 떨구고 트레이닝실의 바닥을 내려다보았다. 그러다 이내 정신을 차리기 위해 제 볼을 찰싹 쳤다. 해서 좋을 것 없는 생각은 운동으로 잊는다!
…검은 선글라스, 마이까지 제대로 갖춰입은, 단정한 블레이저 교복. 그리고 어딘가에서 따온 나뭇잎을 입에 물고, 점심시간의 교실에 당당하게 찾아왔다. 밤색? 좀 밝은 색의 머리카락을 두 갈래로 묶은 우마무스메 말이지. 교실을 둘러보니, 그런 우마무스메가 보여서, 냅다 벽에 몰아붙이곤… 이른바 말하자면, 벽쿵을 시전한 것이었다!
…물론, 아니었습니다. 아무래도 멀리서 봤던 것이지 가까이서 본 적이 없으니까 사람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다. 당황스러워하는 우마무스메 -아마 클래스메이트이지 않을까?- 를 빠안 바라보며, 대답을 종용하고 있는 것이다….
냠냠, 하고 주먹밥과 함께 히다이가 준비해 온 반찬들을 먹다 보니, 히다이에게서 메이사에 대한 이야기가 들려왔다. 메이사? 그리고 뭔가 물어보기도 전에, 히다이는 어떻게 된 일인지를 간단하게 이야기했다. 임시 담당이라. 응? 메이사?
"진짜? 내가 모르는 사이에 벌써 이적을 한 건가..."
팀 이적이라든가, 탈퇴라든가 결재되어 있는 걸 확인하지 못하고 왔는데, 임시담당이라서 안 됐었나? 다이고는 그런 의문이 피어올라 흐음, 하고 잠시 트랙을 쳐다보았다. 그러다 보니 니시카타 트레이너에게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메이사에게서 보였던 약간의 편린들이 떠오른 다이고는, 니시카타 트레이너가 병가를 낸 이유가 그 중 하나인가 싶어 작게 한숨을 쉬었다. 그래도 찾아갔을 때는 많이 추스른 듯 보였고... 메이사가 보였던 모습은 평소와는 확실히 달랐으니 안 그런 것 같아도 신경을 많이 썼겠지, 그런 상황에 임시 담당이라...
"누가 먼저 이야기 꺼낸 건지 물어봐도 돼?"
일단 임시담당이라고 굳이 이야기한 걸로 봐서,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보겠다는 느낌인데, 누가 먼저 제안한 걸까...
히다이다이야... 이렇게 살짝살짝 풀리던 게 오늘 좀 많이 풀렸네요, 국가대표 유망주였던 히다이에게 무릎 부상이라는 악재가 닥쳤고, 제대로 회복하지 못한 건 확실한 것 같은데... ㅠㅠㅠㅠ 정신적으로 많이 회복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오늘 보여준 꿈 속에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얼굴이 어느 정도 친밀감을 나눈 사람들이라는게 너무 슬퍼요
히다이야 앞으로 꽃길만 걸었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담배는 끊?자(???) 담배 불똥이 튀면 꽃길이 타버려요???(???)
느긋한 휴일의 아침. 나는 오랜만에, 기분좋게 일어나서 느긋한 발걸음으로 페트병에 담긴 우롱차를 꺼내어 마셨다. 조금은 갑갑하던 방의 창문을 열고, 오랜만에 방에서 바깥공기를 한껏 마셨다. 어느덧 벚꽃은 지고, 연두색 새순이 돋아났다. 거리엔 꽃이 피어있고, 따스하게 햇살이 내리쬔다. 아, 정말 좋은 아침이야.
나는 느긋하게 씻었고, 옷장 앞에서 한참을 서서 옷을 고민했다. 아, 어째서 옷은 이렇게 많은데 입고 나갈 옷은 없는걸까? 거울 앞에 서서, 여러 옷들을 대보며 콧노래를 부르다가. 나는 조금 멋을 부려보기로 했다. 검은 색의, 소매가 없는 롱 원피스 위로, 루즈핏의 옅은 베이지색 크롭 가디건을 걸치고는. 예쁜 단화를 신고, 핸드백에 이것저것 챙겨서는 약속장소로 향했다.
열두시에 시내에서 만나서, 데이트를 하기로 했는데. 그래, 첫 데..이트.... 아아. 붉게 물든 두 뺨이 창피한듯, 나는 벤치에 앉아 두 손을 뺨에 대어보면서 오늘의 플랜을 다시금 머릿속으로 되짚어보기 시작했다. 응, 이렇게 만나서, 밥도 먹고, 디저트도 먹고, 그러고 노는거야. 쇼핑을 해도 괜찮고. 응. 완벽해. 조금 자신이 생긴 듯, 해맑게 웃으면서, 약속장소에서 너를 기다렸다. 너무 빨리 온 것은 아닐까? 옷이 이상해보이진 않을까? 너무 들뜬건 아닐까? 으으, 긴장되네...
아! 그거 파쇄 왜 한 거지! 나는 가끔 가오에 영혼을 팔기 위해 헛짓거리를 좀 한다. 그때의 그것도 파쇄 안 하고 잘 간직하고 있었으면 지금 워드프로그램을 붙잡고 끙끙댈 일도 없었을 것을... 이적 처리 같은 건 나보다 니시카타가 더 잘할 게 뻔한데 왜 그랬지. 나는 왜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파쇄해버린 거지 이 바보―!
"그렇게 되면 너한테도 사본을 줄게, 일단 프러시안이니까."
딸기우유에 빨대를 콕 꽂았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내가 제의했어."
무슨 경위로 제의하게 됐느냐, 그건 짧은 시간 고민해서 꾸며내기엔 좀 어려운 일이었다.
"...이적이란 거 우리가 보기엔 별 거 아니잖아. 그냥 맞으면 붙었다가 안 맞으면 떨어지기도 하고, 샐러드 드레싱처럼 이거 썼다 저거 썼다 하는 거라고 난 생각하거든?"
"근데 둘 다, 그러니까 니시카타랑 메이사 둘 다 좀... 자기 얘기 안 하고, 그러면서 알아줬으면 하고, 담당 없으면 나 죽어, 하는 애들이라."
"이 좁은 학원에서 얼굴 계속 마주쳐야 할텐데 그대로 찝찝하게 끝내는 것도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지금 당장 둘이 대화를 하라면 하나는 울고 하나는 입 꾹 닫고 할 거 같아서. 사바캔까지 조금 케어해주기로 했어."
>>851 “알고 있어요. 당신들은, [ 다이애나 ] 가 아니야. 그렇기에 더더욱 소중해요. " "그저 이렇게 밝게 빛나는 당신들을, 기억해 줄 사람이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충분해요… “ 화풀이하지 않을거야? 정말로 그럴거야? 내가 너희들에게 1착이란 길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해도? 있잖아, 유키무라. 나는 무서워. 뭐가 무섭냐면…… 무엇을 떠올리고 있는가?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가? 안고 있는 팔이 떨려오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지금 안겨있는 당신은 영원히 모를 이야기이다. 모르는게 맞다. 몰라야만 한다.
“……메이사 양에게는, 나중에 찾아가 볼 것이에요. 저를 보고 싶어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어떻게 상황이 진정되고 난 뒤 찾아가면 될 것이에요. 그것이 [ 이적 ] 이란 것이니까요. “
조용히 유키무라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그럴 것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던 니시카타 미즈호는, 돌아가겠다는 유키무라의 말에 정말이냐는 듯 고개를 들었다.
”정말인가요? 정말로, 정말로 돌아와주실 건가요? “ ”제가 너무 지쳐 있는 것 같아서 그런 것은 아니지요, 유키무라 씨....? “
목 막힌 소리를 내며 동요하는 모습을 마미레가 놓칠리야 없다. 그 히또미미가 누구인가 했더니, 쥬라이였다니! 놀라워 마미레는 토끼 눈을 뜨고, 귀까지 쫑긋 세운다. 그러며 대자보의 내용을 떠올리기를 고백했다 차였다는 그 상대의 이름 또한 익숙한 것이니. 그 단아하던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다가, 수염 잔뜩 난 아저씨를 본다. 문득 규탄문 아래 한 줄 더 적혀있던 내용이 떠올라 눈가를 가볍게 찡그린다.
"아니... 뭐 잘못된 건 아닌데..... 학생에게 부적절한 행위를 강요했다는 것도 쥬다이야?"
목덜미을 매만지며 그렇게 묻고서 약간 난처한 낯으로 당신을 본다. 실연 당한 사람에게 괜한 소리를 한 것 같고. 미안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일단 무릎 꿇고 있는 모습을 계속 지켜보기 불쌍한 것이라, 이전에 당신에게 그러했듯 겨드랑이 사이로 팔을 넣어 자리에서 일으키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