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배가 고프진 않았지만, 식당으로 왔다. 지난 미승리전에서 2착을 하고, 팀을 나간 뒤. 벌써 며칠째일까? 수업에도 나가지 않고, 달리지도 않은 날이 계속된건. 뭐, 딱히 상관 없지만... 아무래도 조금, 어딘가 가슴 한 구석이 답답했으니. 식욕이 있을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젠 일과가 된 옥상에서 구름을 쳐다보며, 시간을 때우는 행동을 하다가. 점심시간 즈음까지도 낮잠을 자고 있었더니, 선생님에게 걸려버렸다. 아아, 별로 지금은 잔소리 듣고 싶은 기분이 아닌데. 그렇게 생각하는데, 선생님은 별로 화내지도 않았고. 밥은 잘 챙겨먹고 다니라면서, 천엔이나 줬다. 받기 싫었지만 억지로 쥐어주는 통에, 순간적으로 유키무라 1식을 써버릴뻔 했지만... 결국 내가 질수밖에 없었지. 이 천엔은 아껴뒀다가 나중에 만나면 돌려주고, 우선 지금은... 카페테리아에서 밥이나 좀 먹을까.
뭘 먹어야 할지. 전부 맛있어 보이긴 하다만, 별로 먹고싶진 않아서. 괜히 당근 주스나 하나 받아들고는, 테이블에 털썩 엎어지듯이 머리를 기대었다. 왼쪽 뺨을 기댄채로, 빨대를 길게 늘어뜨려 쭙, 쭙 하고 천천히 당근주스를 마시다가.
유키무라가 엎드린 채로 당근 주스를 마시고 있던 그 때! 붉은 기가 도는 포니테일 포함 2개의 꼬리를 살랑이며 카페테리아에 들어온 우마무스메가 있었으니, 연습복 차림에 굵고 짧뚱한 단무지 눈썹, 그리고...콧수염! 느긋하게 꼬리가 살랑거리는 것은 마치 걷는 우마무스메에게 동력을 공급하는 것인 듯, 그 속도에 맞춰 느릿느릿 카페테리아에서 일하시는 분들과 인사를 나눈 알레샤는, 오늘 카페테리아에서 준비한 음식들 대신 원가 담긴 찬합을 보자기에 싸서 손에 들고 있었습니다.
"어라아?"
카페테리아 내에서 찬합에 있는 것들을 먹을 모양일까요? 그렇다기엔 아무 자리에나 앉는 게 아니라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찾는 것처럼 말이지요. 네, 바로 당신! 테이블에 엎어진 채 쥬스를 마시고 있는 당신 말입니다!
"벌써 다 먹었어어?" 알레샤는 찬합을 든 채로 몸을 바짝 기울여서 유키무라의 얼굴 쪽으로 얼굴을 드러냈습니다. 속도가 느릿했기 때문에 크게 놀라지는 않을...지도요.
미간에 가볍게 닿았다 떨어지는 레이니의 검지를 보곤 웃으면서 그리 이야기하다가, 레이니의 모습에 대한 답이 정확하다는 말이 들리자 정답이구나. 하고 속으로 생각한다. 이런 면을 보면 스스로를 잘 보고 있다고 해야 하나.
"으응?" "무슨 소리야, 레이니의 '좋아'랑 다르다니."
둘 말고는 아무도 없는 트레이너실, 자연스럽게 옮겨가는 화제에 다이고는 턱을 괴던 손을 내렸다.
"아니 나는 그렇게 생각한 적이..."
말을 끝내기 전에, 대답을 확실히 들으려고 한 말은 아닌 것처럼 도시락을 꺼내달라는 목소리가 들려서, 다이고는 말을 끝내는 대신 도시락을 가방에서 꺼냈다. 히다이에게 제대로 배운 요리는 에비후라이 하나뿐인데, 오늘 이렇게 같이 먹을 거라곤 생각을 못 해서 에비후라이는 준비하지 않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연습하는 셈 치고 매번 할걸!
나는... 지금 이 타이밍에 만난다면, 가장 최악인 상대 넘버 원의 영광을 당당히 차지하는, 너를 만났다. 알레샤. 너는 꼬리를 살랑이면서, 연습복 차림인채로. 어느샌가, 네 트레이드 마크가 된 특유의 콧수염을 붙이고. 제발, 모른 척 하고 그냥 가줘. 라는 생각을 해도 소용 없겠지. 눈이 마주치면 넌 그대로 내게 인사를 건넬거고. 숨어도 도망쳐도 소용없나. 애초에 그럴 기력도 없지만...
너는 누군가를 찾기라도 하는 양,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다가. 아. 눈이 맞았다.
".....하아... 안녕... 알레샤 양.."
나는 느릿하게, 얼굴을 들이미는 네 눈동자를 바라보면서. 느릿하게 눈을 깜빡이고는, 길게 한숨 쉰 뒤에 인사를 건내었다. 응, 그래, 그렇겠지. 이렇게 말 걸지 않을리가 없다는건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아니, 뭘 먹을 기운이 없어서. ...근데, 그건 뭐야? 알레샤 양의 도시락? 아니면, 담당 아이에게 전해주려고? 벌써 담당 아이가 생겼어?"
"안뇽~ 유키모모쨩★" 알레샤를 보며 한숨을 쉬긴 했지만 인사를 건네오는 유키무라에게 대체 언제 저렇게 부르기로 합의가 된 건지(안 됐습니다) 애칭을 부르는 알레샤. 유키무라의 반응을 신경쓰기보다는 이어지는 질문, 찬합이 뭐냐고 묻는 말에 몸을 세우곤 테이블 위에 찬합보따리를 올려놓습니다.
"그건 아니고오, 일단 한 번 볼래에?" 그렇게 이야기하며 보따리를 푸니, 보통의 찬합보다도 몇 층은 더 올라가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알레샤가 들고 있을 때도 아슬아슬하게 땅에 닿을까 말까 한 정도였지요. 한 번 보겠냐는 질문에 대한 답도 듣기 전에, 찬합을 여는 알레샤. 그 안에는 먹음직스러운 에비후라이들이 아주 예쁘게 잘 담겨 있습니다, 뛰거나 했다면 마구 뒤섞였겠지만... 있는 그대로 운반하는 데에는 이보다 적임자가 또 있을까 싶습니다.
"쨔쟌~☆" 그저 찬합을 열었을 뿐인데 뭔가 마술이라도 한 것 마냥 자세를 잡고 손을 흔드는 알레샤입니다.
나를 유키모모쨩이라고 부르면서, 발랄하게 인사를 건네오는 너. 나는 귀를 조금 쫑긋거리며 움직이고, 뺨을 조금 붉게 물들이면서... 손가락으로 뺨을 긁적였다.
"알레샤 양... 그렇게 부르지 말아달라고 했던것같은데에.."
나는 눈을 깜빡이면서, 조금 시선을 돌린 채로 당근 주스를 쭙, 쭙 마셨다. 여기, 이렇게 사람도 많은데 그렇게 부르면... 창피하잖아. 그러다 네가 몸을 세우고, 테이블 위에 찬합보따리를 올려놓자... 나는 시선을 돌려 그것을 바라보았다. 에, 뭐야? 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거야? 나는 도저히 상상조차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너와 찬합은 번갈아 바라보다가.
"에..."
"자, 자자잠깐만 잠깐마안.. 이건 너무 많잖아..."
보통 많은 도시락이 아니었다. 뭐야, 이게. 새우튀김이 잔뜩 담겨진 도시락이잖아. 이건...
"에에 어째서어-" 귀여운데에~ 유키모모쨩~ 보통이라면 성이나 이름, 이름의 일부에만 쨩이나 군을 붙이고 말겠지만 알레샤에게 있어서 유키무라는 조금 더 친밀한 관계(어디까지나 본인 입장에서)인 만큼, 색다른 호칭을 부르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매번 약하게나마 거부당하긴 하지만 설령 강한 거부라 해도 쉽게 포기하지는 않는 법...
"우응-? 헤에 어떻게 알았어어?" 마마가 그 때 있었던 일을 전부 이야기해 준 건 아니었지만, 유키모모쨩이 에비후라이를 많이 못 먹고 돌아갔다고 들어서, 큰맘 먹고 준비해달라고 했는데에. 그 사실을 전부 파악하고 있는 건가아? 같은 말이 안 되는 생각을 하던 알레샤는 귀를 느리게 쫑긋거렸습니다.
"에비후라이 자안~뜩 준비해 왔으니까 같이 먹자아~☆" 이 타이밍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눈가에 브이를 하면서 이 멋진 에비후라이를 보라! 는 느낌으로 유키무라 앞에 찬합을 하나씩 내려놓는 알레샤입니다.
열어보려던 고양이 상자를, 다시 닫는다. 레이니・왈츠는 입을 꾹 다물고, 다이고가 가방에서 도시락을 꺼내 내용물을 보여줄때까지 얌전히 기다렸다.
“뭐야. 이러니까 미스터 몬다이가 도시락을 싸주지.”
그리고, 내용물을 보고, 웃음을 터트릴 수 밖에 없었다. 아, 안에 뭐가 들은지도 모르는 주먹밥을 보면서 뭘 먹을래라고 하면, 소용이 없잖아. 다이고.
“으음. 모르겠는데, 다이고는 다 알아? 내용물.”
레이니는 가장 가운데에 있는 주먹밥을 들어, 자연스럽게 다이고의 입가로 가져다댄다. 이제는 다이고도 눈치챘을지도 모르겠지만, 조용히 해달라는 무언의 신호이기도 하다.
“다이고, 나 말이지. 다이고가 내 옆에 있어주는것 처럼, 무슨 일이 있어도 다이고의 옆에 있고 싶어.” “레이스와 관련되거나 특별한 일이 아닌, 소소한 일도 공유하고 싶고, 실컷 바보같은 짓도 함께 해보고 싶고, 꽃구경은 늦었지만, 여름 축제를 같이 보내고, 단풍이 든 산책길을 손 잡고 걷고, 눈이 내려서 새햐얘진 풍경 속으로 뛰어들고 싶어.” “...그리고, 다이고가 날 안아줬으면, 나에게 입맞춰주면 좋겠다고, 도.” “...내 정말 좋아는, 그런 의미야.”
수명물 만화 보고있는데 이런저런 종족의 차이점이 와따시의 오딱구 하트에 불을 붙이는ww 우마무스메도 real 코 앞의 물체는 보지 못해서 우마무스메 전용 수저가 따로 있다던지 했으면 모에했을것같은wwwww 콧수염에 소스를 덕지덕지 묻히고 밥먹는 알레샤라던지... 쵸 모에한wwwwwwwww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