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도 말이제... 그마이 돈 있으므는 게이트 수리라든가 그런 짜로 쓰지 안할까 싶기는 혀... 물론 다른 지방보다야 훨 시스템이 낫기야 허지마는, 중앙과 비교하므는 당연히 지원이 떨어지는 거는 맞지 안하나. 글고 오즈 학원장 함 보기는 했나, 디게 힘들어하시는디 그래 이야기하는거는 쪼매 양심에 찔려야..."
눈 앞의 우마무스메는 풍기위원 학생. 그렇기에 오즈 학원장을 한번 볼 기회가 있었다. 그리고 느낀 감성은 둘. 너무나도 젊다, 그리고 너무 힘들어보인다. 그 둘이였다. 그렇지만, 그 눈동자에 깃들어 있는 빛은 찬란했기에 말을 할 수 없었다.
"... 희망찬 미래. 그거를 위해서 내도 노력중이기는 허이."
이미, 이와시캔을 따낸 이상 자신을 통해 미래를 보는 사람이 없진 않을 것이다. 자신이 마사바를 보고 생각한 것과 같이, 중앙의 레전드를 본 것과 같이.
...그렇기에, 조금은 두렵다. 당신이 라이스 샤워를 보고 있기에. 라이스 샤워씨는... 막판에 정말, 위험했기에. 그렇기에 지지대 없이는, 위험하다는 인상을 받은 것이였다.
손을 맞잡는다. 너는, 버틸수 있을거야. 위험하면, 내가 잡아줄게. 지금처럼.
"... 쓰담지 말그라... 참..."
씁쓸하게 웃는다. 그녀석은, 중앙으로 가서 이름을 날릴 수 있겠지. 그것을, 힘들이지도 않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재능이 있다.
... 열정이 있고, 재능이 있고, 노력을 하며, 즐기고 있다. 그 네 개를 전부 지닌 자에게는, 재능이 없는 자가 아무리 노력해도 뛰어넘기 어려운 벽이 있는 법이다. 그렇기에... 자신의 달리기는, 도박을 걸어야만 이길수 있는... 말하자면, 사파인 것이다.
"... 아가 힘들므는, 안아줄수 있고, 격려해 줄 수 있는기... 친구로써 할 수 있는 최소가 아인가 싶어사서 말여."
체육복을 입고 향하는 곳은 트랙. 츠나센의 유일한 트랙인 이 더트 트랙은 레이스나 달리기에 관심있는 아이들로 언제나 북적거린다. —라는 것도 저녁까지의 이야기. 노을이 지기 시작하고 점차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면 달리는 아이들은 확 줄어든다. 바로 지금처럼. 인적이 드물어진 트랙에서 느긋하게 몸을 푼다. 스트레칭을 하다가 낯익은 얼굴-이라고 할까, 내가 이쪽으로 부른 상대를 보고 인사를 건넸다.
메이사 프로키온은 보통 이렇게 늦은 시간에 마사바를 불러내지 않는다. 첫 기억부터 지금까지 쭉. 유치원도 초등학교에 중학교도 같이 다녔으며 언제나 사이가 좋았으니 서로 떨어질 일 자체가 적었으니 당연한 일이다. 그러니 이렇게 불려지는 일은, 마사바에게도 긴장을 하게 만드는 일이다.
오후 트레이닝을 마치고 약간의 시간이 흐른 때. 남은 업무를 마저 처리하고 난 코우는, 트레이너실을 나선다. 그리고, 어김없이 블레이징의 부실로 향한다. 고양이... 고양이...... 쉬는 시간이면 어김없이 제노사이드 커터가 생각난다. 혼자 심심하지는 않을까 걱정, 밥은 잘 먹고 있을까 걱정, 화장실은 안 갈아줘도 될까 걱정... 분명 사미다레가 처음 제안했을 때는 알아서 잘 책임지라고 했었는데, 녀석을 돌보는 사람엔 어느새 자신도 포함되어 있었다. 동물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생각했는데! 코우는 어느새 부실 앞에 도착해선, 문을 열고 들어간다.
"지붕서 떨어지므는 엥간한 의료품으로는 안 고쳐질턴디... 거따가 다리 다치뿌므는 우애 보상할끼고...?"
그렇다. 첫 이벤트부터 위험해보이는 이벤트가 보여서였다. 장애물 레이스라는 것만으로도 위험한 일인데, 그것을 지붕에서, 그것도 매트가 깔린 곳이 아닌 그저 츠나지 주거지역의 지붕 위를 달리는 레이스. 그, 허락은 받은 걸까. 한명이라도 싫어하면 안 될 이야기고, 거기다 여기서 다치는 인원이라도 발생하면...
"...뭐? 그런 거 때문에 풍기위원이나 선도위원 중에 한명이 참석해야하고, 거서 내가 전에 이와시캔도 우승해삐서 인지도 가장 높응게 밸런스용으로 한다꼬? ... 회장은 싫다고 이미 토낐다고...?"
참 기운 빠지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일개 풍기위원이 어떻게 하겠나. 일단 너무 심한 부상은 당하지 않도록 매트를 여기저기 깔아 두고, 학생회 일원들이 전부 관리를 돕는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데 테스트를 안해볼수는 없다니.
...랄까 지붕 중에서 낡은 지붕은 올라갔다가는 무너질거 아냐. 그렇다면 더 큰 우마무스메를 데리고 와야지 자신으로 제대로 되겠나...
마-사바가 달려드는 일은 늘상 있는 일이라, 대비하고 있었지만 살짝 뒤로 밀려나는 것도 언제나의 일이다. 잠시 고민한다. 잠시가 아니다. 사실은 계속 고민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직도 계속. 금방이라도 숨어버릴 것 같은 진심을 끌어내면서도, 끌어내는 손을 놔버리고 싶다는 충동에 갈등하며— 마사바에게서 살짝 떨어졌다.
"음~ 뭐 그냥." "아니, 그냥이 아니라..."
가볍게 울타리를 톡톡 걷어찬다. 아아... 이거, 예상은 했지만 정말로.
"할 말이 있어서."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나..." "....아하하~ 진짜 어렵네. 이거~"
너무 어려워서 일부러 어색한 웃음으로 감추려고, 평소 버릇대로 해버렸지만...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아니, 역시 없던 걸로 하고 돌아갈까. 아니야, 아니야...
어디로 간다고 하는지 정확히 이야기 해 주지는 않았지만, 가겠다는 사실 하나 만큼은 변함이 없는 것 같았다는 판단이 들자 울컥 하고 감정이 요동친다. 반 걸음 뒤로 가서는 양 손으로 얼굴을 덮고 거칠게 마른 세수를 한다. 생각을 할 시간이 부족하다. 속이 울렁거려서 토할것 같아.
"......"
손으로 얼굴을 가린체로, 손가락 사이에 얇은 틈으로 상대를 훔쳐보며 마사바는 생각을 정리했다. 적어도 그러려고 했다.
".....우와...... 진짜...... 우와..........."
하지만 떠오르는 생각들은 떠나려는 이에게 감히 전해주지 못할 것 같아서, 마사바는 대신 더듬더듬 발을 뻗어 메이사에게 다가가 와락 껴안아 보려고 했다. 차라리 얼굴을 보지 않으면 조금 나을까봐.
거친 동작으로 하는 마른 세수를 빤히 보다가 잠시 시선을 위로 올렸다. 가벼운 말을 써도 말만 가볍고, 분위기는 묵직했다. 조금이라도 환기를 하고 싶어서 습관적으로 별을 찾아보지만, 슬프게도 아직 별이 떠오르기엔 이른 시간이다. 샛별조차 이제 막 지평선을 넘어오고 있어 산에 가려질 시간. 결국 올려다본 것은 그냥 하늘 뿐이라. 별 소득 없이 무거운 마음 그대로 고개를 내린다.
"아하하, 마-사바. 고장나버렸어~?"
괜히 장난스레 말해보기도 하지만, 말과 다르게 내 표정도 그리 밝진 않을 것 같았다. 살짝 떨어졌던 거리를 더듬더듬 채우며 다가오는 마사바를 향해, 나도 다시 다가가- 와락 껴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