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서 깬 나는, 입을 경망스레 벌리고 늘어지게 하품했다. 학교의 옥상은 처음 와보는데, 제법 좋네. 따듯하게 내리쬐는 봄의 햇빛도, 이따금씩 들려오는 새의 지저귐도 좋았다. 수업 땡땡이는 처음이었다. 사실 등교해서, 출석한 뒤로는 쭉 여기에 있었다. 딱히 집에 있고 싶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학교를 빠지기에도 애매했지만, 수업을 들을 기분은 영 아니란 말이지. 멍하니 가디건으로 눈가를 가려, 햇빛을 어느정도 막고서는. 그저 눈을 깜빡였다.
'할게 없네. 사실 뭘 해야할지 모르는거지만.'
돌이켜보면 내 인생은 연습으로 가득 차있었다. 물론 놀지 않은건 아니다. 어렸을때는 학교가 지루해서, 이곳저곳 쏘다니는것 만으로도 즐거웠는데. 물론 완전히 노는 방법을 잊어버린건 아니었다. 시내로 나가도 되고, 근처 다른 도시로 향할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별로 그러고 싶은 기분은 아니었다.
그러니까, 연습도 하지 않고, 놀지도 않는 내겐 정말로, 흘러가는 이 시간이 지루했다. 예전엔 좀 더, 정말로 하루가 짧다못해 모자라서, 잠까지 쪼개어가며 틈틈이 시간을 배분해 행동했는데. 이제는 휴식을 하는것도, 뭔갈 하는것도 아닌 애매한 상황에 그냥 몸을 내던지고 있었다.
'아, 이런 내가 싫단 말이지.'
생각을 하면 할수록 끝없이 자기혐오에 빠질것만 같아서, 괜히 교복을 입은채로 뒤척거리다가.
길게 한숨을 내쉬자, 끼익, 하고 옥상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누구지? 선생님들인가? 귀찮게 됐네. 여기서 뭐하냐고 괜히 쏘아붙이면, 생각만해도 기빨리는데. 뭐, 그래도 평소 이미지가 있으니.. 레이스 나간 뒤 몸이 좀 안좋아서 자고 있었다. 약은 먹었고 컨디션을 조금 회복하면 가서 수업을 받고 싶다. 이런 말을 하면 적당히 넘어가주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느릿하게 손을 뻗어 눈가를 가려놓은 가디건을 살짝 들어 당신을 쳐다보았다.
"안녕."
뭐야, 당신이었나. 그렇다면 오히려 다행이지. 조금 더 잠이나 잘까 해서 다시금 가디건으로 눈가를 가리고는 눈을 깜빡이는데.
아, 그래. 당신, 묘하게 붙임성이 좋았지. 으음, 이를 어쩐다.. 지금은 좀 기분이 애매한데. 그런데, 사실 첫 만남은 최악이었지만... 그때 그렇게 도와달라고 하면서 좀 친해졌잖아? 밀어내기도 애매하고. 뭐, 됐다, 됐어. 잠이나 자는것보다야, 당신이랑 잡담하는게 훨씬 나으니까. 나는 당신쪽으로 몸을 돌려, 옆으로 누웠다. 그리고 내밀어진 비눗방울 스틱을 바라보다가, 받아들고는 말없이 한번 후, 하고 바람을 뱉어. 비눗방울을 날리며, 공기중에 둥 둥 떠다니는 비눗방울을 바라보았다. 예쁘네.
당신은 자연스럽게 내 옆에 앉더니, 입에서 스틱을 뽁 빼다가 비눗물을 잔뜩 묻혀주었다. 입으로 받아 물고는, 다시 멍하니, 느릿하게 바람을 불어 후, 하고. 비눗방울을 만들다가.
"당신도 거리감 좀 이상하네. JK는 그렇게 입에 물던걸 서스럼없이 가져가면 대부분 싫어할걸?"
장난스럽게 말하며, 입꼬리를 살짝 올려 미소지었다. 뭐, 나야 크게 상관없지만.
"헤에."
이건 다른 녀석들에겐 비밀이라고 말하는 당신에게, 비눗방울을 한번 더 부는것으로 대답했다. 뭐, 이정도로 신뢰받는다면야... 굳이 대답하지 않아도 알지 않을까. 일전의 비밀을 여기저기 퍼트리고 다니지 않았다는것도, 소문이 돌지 않는 것으로 눈치챘을테니까. 하지만 눈치채지 못하더라도 괜찮았다. 그런가, 당신은 돈을 위해서 트레이너가 된건가. 하긴, 확실히... 돈은 살아가는데 있어 중요했다. 살아가는 거의 모든것이 돈이었으니까. 물 한잔, 밥 한끼. 잠을 한번 자는데에도 집, 침대, 이불, 베개... 숙소에서 잔다면 숙소비까지. 어디 공원에서 노숙하는것도 한계가 있으니. 살아가는건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까.
내일 쉬신다니 엄청 다행인ww 와따시는 내일도 출근이라 넘 피곤해서 집에 가서 꼭 중간에 안깨고 자볼 생각인....ww 에어팟 노이즈 캔슬링 키고자면 안깰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중인ww
이렇게 마미무메모쟌과 길게 잡담을 나눌수 있다니 너무 행복한ww 전부터 많이 친해지고 싶었던ww
역시 바쁘실것 같았던wwww 쟈라미주도 무기주도 다들 바쁜 시기이신것같은ww 곧 추석이기도 하고 한 해의 막바지에 접어드는 10월이기도 하니 이래저래 이벤트가 많을것같은ww 연말 연시는 바쁜 법인ww wwwwww코이츠ww 마지 텐시인www 와따시도 유키무라를 이래저래 어떻게 굴리느냐 고민이 많던ww 비밀이지만 처음엔 시트 내리고 새로운 캐릭터로 찾아뵐까 고민도 많이 했던ww 하지만 이런 와따시도 이래저래 잘 적응해가고 있는것같으니 분명히 마미레주도 하실수 있을거인www
ww마미레쟌의 서사 기대되는... 말씀하신대로 우니상 이후에 그 과정을 지켜볼수 있었으면 하는ww 헉 와따시에게 그런 칭찬이라니 리얼.... 새벽이라 감수성 MAX인데... 그렇게 좋은 말씀 주시니 너무 감사한....ww 이런 표현방법이 맞는지, 상대 오너분께 너무 기빨리는 일상을 하는건 아닌지 등등 이래저래 고민이 많았는데 용기를 많이 얻은ww
wwwwwww꼭 친해져서 어떤 말씀 주실지 반드시 듣고싶은wwwwwwwww 와따시도.... 마미레쟌을 마미라고 부르고 싶은 개인적인 사심이 그득그득한wwwwww
wwwwwwww미치겠다 히다이주의 중간중간 섞는 츳코미가 너무 웃긴wwwwww BK wwwwww 후....... 히다이도 리얼 매력적인 캐릭터인.... 자꾸 망가지는것 같지만 확실하게 매력적인 이야기를 가지고 있고, 히다이주 특유의 문체로 그걸 표현하시는 방식이 아주 아름다운ww
나는 우마무스메라는 녀석들이 괴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만 보며 달려왔다. 그야, 인간이 내는 최고 속력을 가볍게 조깅하듯이 낼 수 있는 녀석들이라고. 하지만 신이라는 게 있다면 밸런스 패치를 했던 것인지, 우마무스메들은 다행스럽게도 아둔하다. 인간들은 교활하고, 아둔한 녀석들의 마음의 틈에 박음질을 해넣는다. 인간과 공존할 수 있도록.
하지만 그것은 교활하고 명석한 녀석들의 특권. 나같은 아둔한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 그저 그들을 질투하고 시기하면서 달릴 수밖에 없으며, 질투를 나의 연료로 삼아 불태우는 수밖에 없다.
불태우다가, 망가지면?
'그걸 생각하지 않았었지.'
그리고 내가 시기하던 녀석들을 마주하게 된다. 일로써.
내가 멀쩡한 무릎으로 달려도 네가 가볍게 달리는 것에 미치지 못한다. 그런 네가 나에게 묻는다. 달리기가 즐겁지 않고 꿈이 반짝임을 잃어서 마음이 허전하고 살아갈 의미가 없다고. 너는 왜 살아 있냐고.
왜 살아있긴, 그야... 죽음으로 도망칠 수 없어서지. "그건 네가 달리기를 좋아하기 때문이야."
"좋아하니까 그걸 생각만큼 잘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 견딜 수가 없는 거야."
"견딜 수가 없어서 싫어하기로 한 거지."
내가 담배를 피우게 된 원인.
"...너랑 나는 다른 사람이야, 알지? 내 방식을 전부 네게 적용시킬 수만은 없어."
"나는, 나를 싫어했어. 그리고 마음처럼 잘 할 수 없는 내가 끔찍했지. 내 인생의 황금기는 가고 공부를 하려 해도 머리는 따라주지 않고, 나이는 시시각각 먹어가고 누구는 게이오에 수험을 친다 하고, 도쿄를 지망으로 하고 있다고 하지. 그래서 자퇴했다."
"날 내던졌어."
"그렇게 몇 년을 지냈을 거 같냐? 9년이야. 고등학교 1학년에서 자퇴하고 9년, 24살까지 아무것도 안 했다. 아무 것도."
아무것도.
"근데, 나보다 더 일찍, 나한테 져서 종목을 그만뒀던 놈은 뭘 하고 있었는지 알아?"
"가업을 물려받아서 연 몇 천을 찍고 있던데? 하하. 그때부턴가, 분한 걸 참을 수가 없는 거야... 난 왜 나를 방치한 걸까. 그러고."
"난 그래서 세상도 싫어해주기로 했어."
그리고 끊임없이 시기하고 질투한다. 나를 견뎌주는 좋은 친구인 다이고도, 어리고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도, 집안이 있고 이 일에 자부심을 가진 동업자들도, 그리고 너도.
wwwwwww익숙한 캐릭터라던지 느낌이라던지 하면 잘 풀어나갈수 있겠지만 머릿속 이야기를 이래저래 완성시켜가는 과정은 늘 어려운것같은ww 와따시도 마미무메모쟌과 친해져가는 과정을 유키무라만의 방식으로 풀어낼수 있을것같아 기쁜wwwwww 언젠간 꼭... 듣고 말겠다는 철의 의지가 생기는ww
"...글쎄, 나는 너처럼 섬세한 사람이 아니라서 잘 모르겠어. 일어난 일은 일어난 일이고, 마음에 안 드니까 싫어하기로 한 거지. 그런 희망적인 가정을 하고 안타까워할 사람은 아니야."
난 진솔하게 말했다. 벽을 치는 건 아니다. 그저 너는 그런 사람, 나는 그런 사람.
"그냥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어서 정공법을 택했을 뿐이야. 그래서 살아있는 사람일 뿐이야."
너와 나는 같다, 그러나 다르다. 회복탄력성이 낮고 자신의 꿈과 재능에 절망하는 일이 있었다는 성질을 공유할지언정 벡터가 같지는 않다. 나는 내가 탄력적으로 회복할 수 없다는 걸 알았으니 즉석에서 위기를 모면하고 필요하면 도망하고 몇 대는 맞아주면서 내던지는, 맞아가며 크는 방식으로 날 몰았고.
너는.
"...그리고 넌 꼭 이런 방식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 보다시피 나는 그래서... 별로 좋은 꼴은 아니잖아."
"일장일단이야."
나는 툭 떨군 유키무라의 손끝을 톡 쳤다.
"하지만 번아웃이 왔을 때 푹 쉬는 건 나쁘지 않아. 그러면서 나 자신을 다시 발견하게 되거든. 아, 나 의외로 요리를 좀 잘했네. 수학은 못해도 역사는 좀 할지도. 운전은 한 번에 합격했네, 나 좀 멋있다. 그랬거든."
그래, 나는 이 일도 일종의 거쳐가는 관문이고, 휴식이고, 평생 닿지못할 꿈을 향한 징검다리라고 여기고 있다. 내 꿈은...
"쉬어도 좋아, 모모카."
"세상을 싫어하고 말고는 그 때 정해도 나쁘지 않아. 다만, 너무 자신을 내던지지 말것. 그게 형편없는 선생님이 줄 수 있는 전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