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 나비효과가 그렇게 되는 건가. 그래 그렇다면야. 당신을 위해서도, 나를 위해서도 자고 가는 게 맞는 거다. 절대 땡땡이나, 공부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괜찮아 괜찮아. 무릎이 마치 솜털 베개 같아서 좋네."
이렇게 누울 수 있는 것만으로 구름에 누워있는 기분이라. 편하게 잠겨오는 눈을 깜빡이던 마미레는 당신의 물음에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밀어 넣는다. 재미있는 아이. 손을 들어 주먹을 쥐고선 눈가에 가져가 엉엉 우는 듯한 제스처를 취해 보이는 것으로 대신 답한다. 바람이 불어오고, 머리카락이 흩날린다. 날아가는 꽃잎들을 바라보다 마미레는 제 두손을 편히 배 위로 모아둔다. 날씨 좋다는 당신의 말에 고개를 선선히 끄덕이며 동의한다.
12마신. 압도적인 차이. 관객석에서 내려다 본 나는, 어떻게 보이는걸까. 가벼운 발걸음으로, 적들을 따돌리고, 혼자, 여유롭게, 달려서, 결승선에 들어온 것 처럼 보이려나.
“...틀렸어.”
치고 나가는 타이밍에, 완벽한 스피드를 내지 못했다. 라스트 스퍼트에, 전력을 냈지만 역부족이었다. 역시나, 이번에도, 금발의 소녀는, 날 내버려두고, 저 멀리 앞서나간다. 날 버려두고, 영영,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난다. 아, 지방에 내려와서도, 대상경주는 두렵다고 피하고 있는 나, 중앙에서도 빛났던 너에게는, 당연히 부족한거겠지... 라니. 나, 다이고랑 했던 이야기, 지금까지 완전 까먹고 있었잖아.
뒤늦게, 관객석으로 시선을 돌린다. 서툴게 웃으며, 관객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인다. 응. 이정도면, 티 안나겠지...
전자담배인가, 하지만 액상이 같이 있지는 않다. 아이코스라기에는 뭔가 아니고. 그러면... 비타스틱이로군. 흡연자에게 "너 금연 해야 할 거 같아." 라고 말하기는 좀 그렇기 때문에 준비한 소소한 의사표명이자 선물인 모양이다.
...금연 해야 하나. 다른 녀석들도 담배구린내 나♥️ 라던가, 아저씨 냄새는 괜찮지만 담배피는 아저씨 냄새까지는 무리무리ww라고 하니까. 금연, 해야하는데 해야 하는데 하면서 막상 스트레스 받으면 입에 네 개피씩 물고 증기기관이 되어버린다.
요즘은 타의적으로 잘 못 피다 보니 쎈 녀석으로 바꾸기도 했고. ...금연, 할 수 있을까. 난 술과 담배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한데. 하, 하지만 저 얼굴 좀 봐... 여기서 "아, 금연 무리무리." 라고 할 수는 없다. 그리고 아까도 말했지만, 선물은 작은 상자가 본론인 경우가 많았다.
"...그, 금연. 마침 해야겠다 생각하긴 했는데."
젠장, 젠장... 약속하고 싶지 않은데. 하지만 이 떨떠름함 비타스틱에서 시선을 떨궈보면 라이더 벨트가. 크윽, 빌드업 개쩔엇... 이러면 거절할 수가 없잖아. 어떻게 거절하란 말이냐!
"......그, 그래. 라이더가 흡연을 할 수는 없지. 이제부터 이거로 만족해볼까!!"
에라이 X발! 그냥 내지르고 보는 거야! 술기운이 무섭다는 건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겠지. 나는 오랫동안 고통받을 약속을 라이더 벨트의 신비로운 힘에 이끌려 단숨에 질러 버렸다...
레이니의 달리기는 흠 잡을 데가 없었다. 그래, 그 달리기는 OP급이라고는 전혀 볼 수 없는 강함을 내포하고 있어서, 이 경기를 본 누구라도 레이니의 강함에 이의를 제기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이고는 분명히 보고 있었다. 한 순간 주춤했던 모습을, 그리고 분명 벌어진 거리에도 더욱 필사적으로 달려나가던 그 모습을.
"괜찮아."
이제 처음인걸, 너와 이야기를 나누고, 이제야 한 걸음이야. 무리하지 않으면서 천천히, 한 걸음씩. 바로 뛰어내려 달려가고 싶었지만, 얼굴을 비춰줘야 했다. 내가 여기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 있었다고, 레이니에게 알려줘야만 했으니까.
나는 손을 흔드는 레이니를 보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제, 내려가야겠다. 사람들 앞이 아닌 만큼 서툴게 웃지 않아도 괜찮은 곳에서 너를 만나러.
엉엉 우는 듯한 제스처를 보니 꽤 마음에 들어-내 말에 어울려 장난쳐준게 마음에 든 거다. 사람이 우는 걸 보고 오싹오싹두근두근하는 취미는 없다-또 다시 후히히, 하고 작게 웃었다. 그나저나 이 좋은 날씨, 정말 말한대로 트랙에서 달린다면 더 좋겠지. 이렇게 앉아만 있어도 좋으니 분명 이 꽃잎과, 바람 사이를 스치며 달린다면 즐거울거야.
"그러게 말이야. 시험만 아니었어도."
사실 난 달려도 되긴 하지만, 뭐... 당장 며칠 전까진 나도 똑같은 처지였으니 공감한다는걸로.
"에, 맞아. 봤구나 이와시 캔. 어쩐지 부끄러운데."
경기보다 그 뒤의 위닝 라이브가 말이지... 슬쩍 시선을 돌렸다. 그나저나, 2착도 의외로 기억해주는 사람이 많네. 나니와만큼은 아니겠지만 그럭저럭 관심을 받고 있군.
"도로마미레 퀸, 기억했어. 어느 쪽으로 부르면 될까?"
도로마미레? 아니면 퀸? 전자라면 너무 기니까 줄여서 부르고 싶은데... 도로..는 좀 그렇고, 마미라고 하면 마마같은 느낌이 드는걸. ....마마랑 분위기가 비슷?하긴 하지만, 역시 좀 그렇겠지. 학생한테 마미라니.
"즐겁게 달리는 현재를 소중하게 여기는 겁니까? 아니면 그렇게 즐겁게 달릴 수 있다는 결과가 중요합니까?"
후회하지않게 달리는 것을 돕겠다던 트레이너 시라기. 결과보다는 달리는 그자체에 행복을 추구하겠다던 트레이너 야나기하라. 그들이 말했던 풍경의 모습이 문득 떠올랐기에 질문해본다. 질문의 답은 양쪽 다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이던 확신하기에는 그 말은 추상적인 표현에 가까웠으니까.
"트레이너로서는 다들 달려온 것에 후회없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네요."
종합적으로 본다면 그런 것이다. 결국 우리는 언젠가 달릴 수 없게된다. 그래서 달릴 수 있는 지금에 있어서의 최고의 행복을 생각하는 것이고, 최고의 행복을 추구하기위해 즐거울 뿐 만아니라 후회없는 결과를 추구하게 되는 것이다. 어떻게본다면 저마다 보고 있는 풍경의 시점은 달랐지만 궁극적으로 보고있는 해답은 비슷하지 않은가.
나는, 당신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지 못했다. 네 눈에서 총기가 차츰 사라져가지만, 그저. 내가 떠난다는게, 역시 네게도 상처를 준 걸까 하고 짐작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나, 이것보다 큰 상처를 네게 주고 싶지 않은걸. 더이상 당신과의 트레이닝도 나가지 않고, 이리저리 놀러다니느라 당신에게 거짓말을 한다면. 다음 미승리전에서 출주를 거부하며 할 거짓말들이. 당신에게 더 큰 상처가 되리라고 생각하니까. 당신과의 관계가 소중하지 않다면 그저 그러면 될 일이다. 하지만 나는 기억하고 있다. 당신과 그날, 그 부둣가에서 나누었던 이야기를. 상처받기를 두려워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무릇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기 마련이듯, 이 세상 위에 존재하는 모든 소중한 것들은 부서지기 마련이니. 그대여, 슬퍼하지 마라. 말로 이르지 않으면 생각은 전해지지 않았다. 그것은 당신도, 나도- 서로가 닮은, 또 다른 안 좋은 습관이리라.
“그런데 나, 더이상 달리는게 즐겁지가 않아서.”
“달리는건 사실 즐거운 일이 아니라.”
“힘들고, 괴롭고, 슬픈 일이라는걸 알아버려서.”
“그러니까, 의미를 찾고 싶어. 달린다는게 뭔지. 그 이후엔 어떤 것들이 기다리고 있는지. 저 골대 너머에-”
나는 옅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러다... 당신이 내 손목을 꾹 하고 쥐어오자, 마치 당신이 내 심장을 움켜쥔것처럼... 가슴이 아파와서, 나는 손목을 조심스럽게 움직여, 그 붙잡은 손을 떨쳐내려 하며.
“손목을.”
천천히 눈을 깜빡였고.
“그렇게, 쥐지 말아줄래? 니시카타.”
애써 웃어보이면서 당신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간신히 말을 뱉은 뒤에야.
“당신은 내게, 그날 그 트랙에서..”
“2000m를 달리는 나를 보고, 재능이 있다고 했었지.“
”중앙의 우마무스메가 될 수 있을거라고.“
”그런데, 그게 아닌것같아.“
”미즈농 작가님, 책 좋아하지?“
나는 애써서 간신히 웃으며.
”며칠간 밥을 굶어야 할 정도로. 며칠째 옷을 빨지도, 씻지도 못해서 몸에선 비에 젖은 강아지 같은 냄새가 나는.“
”집조차 없어서 인적 드문 다리 밑에서, 추위를 달래며 몸을 끌어안고 자는 어린 아이가.“
”노래를 하고 싶다고 하면, 노래를 시키는게 맞을까? 아니면, 그 아이를 위해서 일자리를 구해주는게 맞을까?“
당신의 생각은 어때? 나는 점점 흐려지는 목소리로, 당신에게 물었다.
”사랑받는 가수가 되어, 그렇게 그 아이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로 끝나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당신이 그 아이의 인생을 영원히 책임져주려고? 누구도 그러지 않아. 당신이 얼마나 부자건, 얼마나 그 아이를 사랑하건 간에... 시간은 흐르고, 아이는 성장하고.. 더이상 누구도 나를 위해서 울어주지 않을테고, 많은 돈을 쓰지도 않겠지.“
”당신처럼 예쁘고 능력있는 부자 언니가 주워서 길러주는건, 우리가 좋아하는 책 속에서나 나오는 꿈같은 이야기니까.“
”그러니까... 나는, 더 강해져야 해. 오롯이 홀로 설 수 있을 정도로. 삶의 의미를 가진 채로. 더 굳건하게, 더 완벽하게. 응. 고집이라고 해도 좋아. 철 없이 군다며 날 비난해도 좋아. 그런데...“
”한번, 의미를 잃어버렸는데. 꿈을 손에서 놓아버렸는데.“
”신념마저 사라진다면, 나는 무엇을 위해서 사는걸까? 니시카타.“
”살아 있는건 그런게 아니잖아. 그건 죽지 못해 살아있는것과 다를바가 없어.“
”나는...“
”의미를 찾고싶어.“
“살아가는 의미를. 괴로운 일을 해낼 이유를. 미래에 대한 희망을.”
긴 말을 마치며, 나는 울먹이는 당신에게 애써 옅게 웃었다. 당장에라도 사라질것만 같은, 이른 새벽의 안개처럼.
>>303 히다이와 같은 유형의 사람은, 주변에서 주어지는 기대에 약한 편이다. 다이고가 그런 걸 알고서 이런 선물을 준비한 건 아니겠지만, 먼저 마음에 드는 선물을 한 후에 의사표명으로 보일 만한 본론이라니. 이보다 완벽한 빌드업이 또 있을까... 이는 비단 다이고의 선물 구성뿐만 아니라, 큰 선물부터 확인하고 작은 선물을 확인한 히다이의 선택이 지닌 지분도 컸다.
"그렇다는 말은...?"
평소라면 이렇게까지 집중해서 히다이의 반응을 기다리진 않았겠지만, 딱 좋게 오른 취기는 선물에 대한 히다이의 반응을 기대하는 모습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잠시 고민하는 듯한 히다이의 모습,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히다이는 결국 약속을 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원하던 결과(?)를 얻은 당사자는 환희에 차 만세를 불렀다.
"필요하면 언제든 말해! 이 정도는 계속 준비해줄 수 있으니까, 힘내보자고 형! 아자!"
그렇게 취기 오른 두 남정네는 여러모로 인생에서 흔치 않은 일들을 겪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해도 좋을 것 같은 분위기네요... 후우 이런 분위기 너무 좋아... 너무 잘 받아주는 히다이와 히다이주 최고야...
미즈호주는 그동안 코우주에게 엄청난 퀼리티의 코우미즈 귀미션들을 받으면서 이런 것을 내가 받아도 되나 하고 진심으로 감사함을 느끼고 있었읍니다. 당연함. 상판생 하면서 앤오에게서 이렇게 많이 받아본 적이 없음. 근데 받은 것이 있으면 주는 게 있어야 할 거 같은게 강호의 도리 같은데 me는 그림을 못그리잖아?? 그렇다면 이걸 어떻게 보답해드려야 하나 thinking 한 결과가 나츠마츠리 데이트 진행이었음. 근데 이 원래 하기로 한 1대 1 진행이 뭔가.....뭔가 그들만의 세계가 날 것같았단 거임?? 누구 하나만 진행하면 이거 AT 머시기 아닌가요?? 소리 들을 것같고 겁났단 말이죠???? 그래서 모두가 즐길수 있는 진행을 할 수 있도록 무려 2주 내내 갈릴 진행을 짜려 햇읍니다. 모두에게 진행을 똑같이 해주면 AT소리를 듣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 하지만 그 결과는 미즈호주가 생각보다 역량이 딸렸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가 되었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시 원래대로 1대1 진행으로 하기로 결정했읍니다. @코우주 님은 암살당할 준비를 미리 해두십시오 ㅅㄱ
>>317 ww 미즈호=공 사실 커플끼리 꽁냥거리는게 AT가 되려면 둘만 일상을 한 두달째 안끊고 돌리면서 다른 사람이랑은 안돌린다던지.. 앤오 있을때만 나타나서 은근슬쩍 다른 사람들 레스 스루하면서 앤오랑만 잡담한다던지... 그런게 AT라는거 긴 커뮤생을 통해 아실터인ww very bad 행동인ww 그간의 얘기는 개인진행에서 나오는 여러 파생 문제점에 관한 이야기였던걸로 기억한ww 나츠마츠리같은 이벤트들은 사람마다 즐기는 방법이 다르니, 와따시가 유식이와 돌리고 싶은데 미즈호=공의 이벤트에 참여중이면 일상 권하기 애매해지지 않는?ww 개인진행 관련해서는 이래저래 생각해보시되 미즈코우의 꽁냥거림은 느긋하게 수위 지켜서 즐기시는ww 그러니까 빨리 나츠마츠리때 기모노유카타 데이트나 보여주시는wwwwwwwwww
쏟아져 내리는 꽃잎들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을 타며 달리는 것, 그 바람과 하나가 되는 것. 눈을 감고 잠깐 그 장면을 상상해 보던 마미레는 당신의 반응에 작게 웃음소리를 낸다.
"정말 멋있었으니까. 당당해져."
그 뒤의 위닝 라이브에서도 그렇고. 마미레의 눈에는 자신의 노력으로 반짝이며 달리는 모습과 춤추던 모습 다 아름다웠던 것이니까. 부러웠던 것이니까. 자신을 어떻게 부르면 좋겠냐는 당신의 물음에 마미레는 잠시 고민에 빠진다. 마미레라고 불러달라고 하는 편이었지만. 어쩐지 당신에게는 장난이 치고 싶어지는 것이라. 마미레는 나지막이 목소리를 내리고선 말한다.
"마미라 불러줄래?"
Call me mommy. 말을 끝내고선 참지 못한 웃음을 작게 흘리는 것을 보면 장난을 치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