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만해서는 물어보시면 답해주지 않을까요. 직접 알아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가 들은 것과 결국 당신이 들은 것이 이해하기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수도 있는 거니까. 제가 정리한 것이 잘못된 해석 일수도 있는 법이니까요."
거기에다 트레이너들 대부분이 물어본다고 거절할 사람들도 아니지않은가. 굳이 내 주관이 담긴 것을 공개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그런 이유가 있다. 둘째 이유로는 내가 정리한 것을 공개하는 것이 그냥 부끄러운 감도 있다. 내가 무슨 지위에 있는 것도 아닌데 사실상 재단해서 적은 것과 다름 없지 않은가.
"저는 보통 그것을 풍경이라고 합니다. 어떤 풍경을 목표로 트레이너라는 일을 하려고 하는 겁니까? 라고 묻는 거죠. 풍경이라는 것은 목표하고자 하는 것. 그리고 마음가짐으로 정의되는 신념. 트레이너로서 우마무스메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것. 정도로 말할 수 있겠네요. 듣고 싶습니다. 당신의 풍경도."
>>190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니시카타 미즈호는, 유키무라에게서 단어 하나 하나 가 나올때마다 차츰 눈에서 총기를 잃어갔다. 니시카타 미즈호, 무엇을 그녀는 떠올리고 있는가?
「 왔네. 오지 말라고 했는데도. 」 「 ……다이애나. 」 「 무슨 말을 듣고 싶어서 왔어요? 」 「 내게서, 무슨 말을 듣고 싶어서 왔어? 」 「 ……당신의 기분을 상하게 하려 온 것이 아니에요, 다이애나. 」 「 분명, 무슨 의미가 있는지 회의감이 들어 있겠죠? 이런 날 보고 무슨 의미가 있냐며 생각하고 있겠죠? 다 알아. 당신의 얼굴에 그게 다 보이거든. 」 「 중앙에서 내려가기로 했다며? 다 보고 있어. 당신에 대한 이야기는 놓치지 않으니까. 모든 걸 안겨줬는데 왜 떠나려는거야? 내가 보여준 성과로 충분하지 않았어? 나 하나로는 부족했어? 그래서 떠나려는 거야?! 나에게서, 도쿄에서, 중앙에서!? 」 「 그렇지 않아요, 다이애나! 나는……!! 」 「 모든 걸 안겨 주겠다고 했잖아. 그러니까 내 곁에 있어 달라고 했잖아!!!!! 」 「 … …… … 」
「 자는 말이죠. 처음에는 분명히 내 스스로 한계를 뛰어넘어보고 싶단 마음으로 뛰었지만, 어느 순간 이후부턴 당신의 옆에서 한계를 뛰어넘어 보고 싶단 마음으로 뛰었어요. 당신에게 한계 그이상을 뛰어넘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단 마음으로 뛰었어. 그래서 2착과 3착에 만족하지 못한 거야. 당신에게 보여 줄 격이 아니었거든. 」 「 달리는 것? 물론 즐거웠어!!!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 1등에 대한 집념 ] 이었어. ‘당신’ 에게 보여주고 싶은 1등에 대한 집념! 」 「 그러니까, 이런 내가 당신에게 물어보고 싶은게 있는데. 」
「 니시카타 미즈호. 」 「 당신, 트레이너 일을 하는 의미가 뭐야? 」
똑같은 물음을 들었다. 똑같은 질문이다. 그 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그 때는 병실에서, 지금은 대기실에서 이와 같은 질문을 듣고 있다. 무슨 이유로 트레이너를 하고 있냐고. 이 일을 하는 게 즐겁냐고. 그 때 니시카타 미즈호는 어떻게 대답했던가? 기억이 나지 않을리가 없지 않은가. 그 때의 니시카타 미즈호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당신들의 옆에서 당신들이 달리는 것을 보는 것, " “그것이 트레이너로써 제가 일하는 이유인 걸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워요. 지금도 그렇구요. “
그 때의 다이애나는 어떤 대답을 했던가? 지금의 유키무라는 어떤 대답을 해보일까? 아무래도 좋다. 지금으로썬 아무래도 좋을 것 같다.
“유키무라 씨, 미안해요. “ “당신이 그렇게 말하신다 하셔도, 저. 당신을 놓고 싶지가 않아요. “
부드러이 웃고 있으나, 눈은 웃고 있지 않다. 보랏빛 눈동자는, 빛을 잃었다…. 초점을 잃었다. 니시카타 미즈호는 가만히 유키무라의 양 손목을 잡으려 하였다. 꼬옥 두 손을 모으듯 잡으며 올려다 보는 눈길은, 간절하다고 보기 충분했다.
“의미를 모르신다면 만들어 드릴게요, 곁에 있어드릴게요. 곁에서 달리는 게 즐겁다는 것을 보여드릴게요. 그러니까…. “
살짝 힘이 들어갔지만 이 또한 우마무스메인 그녀가 떨쳐내기는 충분하다. 울먹이며 니시카타 미즈호는 유키무라를 향해 말해보였다.
>>118 나비효과가 그렇게 되는 건가. 그래 그렇다면야. 당신을 위해서도, 나를 위해서도 자고 가는 게 맞는 거다. 절대 땡땡이나, 공부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괜찮아 괜찮아. 무릎이 마치 솜털 베개 같아서 좋네."
이렇게 누울 수 있는 것만으로 구름에 누워있는 기분이라. 편하게 잠겨오는 눈을 깜빡이던 마미레는 당신의 물음에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밀어 넣는다. 재미있는 아이. 손을 들어 주먹을 쥐고선 눈가에 가져가 엉엉 우는 듯한 제스처를 취해 보이는 것으로 대신 답한다. 바람이 불어오고, 머리카락이 흩날린다. 날아가는 꽃잎들을 바라보다 마미레는 제 두손을 편히 배 위로 모아둔다. 날씨 좋다는 당신의 말에 고개를 선선히 끄덕이며 동의한다.
12마신. 압도적인 차이. 관객석에서 내려다 본 나는, 어떻게 보이는걸까. 가벼운 발걸음으로, 적들을 따돌리고, 혼자, 여유롭게, 달려서, 결승선에 들어온 것 처럼 보이려나.
“...틀렸어.”
치고 나가는 타이밍에, 완벽한 스피드를 내지 못했다. 라스트 스퍼트에, 전력을 냈지만 역부족이었다. 역시나, 이번에도, 금발의 소녀는, 날 내버려두고, 저 멀리 앞서나간다. 날 버려두고, 영영,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난다. 아, 지방에 내려와서도, 대상경주는 두렵다고 피하고 있는 나, 중앙에서도 빛났던 너에게는, 당연히 부족한거겠지... 라니. 나, 다이고랑 했던 이야기, 지금까지 완전 까먹고 있었잖아.
뒤늦게, 관객석으로 시선을 돌린다. 서툴게 웃으며, 관객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인다. 응. 이정도면, 티 안나겠지...
전자담배인가, 하지만 액상이 같이 있지는 않다. 아이코스라기에는 뭔가 아니고. 그러면... 비타스틱이로군. 흡연자에게 "너 금연 해야 할 거 같아." 라고 말하기는 좀 그렇기 때문에 준비한 소소한 의사표명이자 선물인 모양이다.
...금연 해야 하나. 다른 녀석들도 담배구린내 나♥️ 라던가, 아저씨 냄새는 괜찮지만 담배피는 아저씨 냄새까지는 무리무리ww라고 하니까. 금연, 해야하는데 해야 하는데 하면서 막상 스트레스 받으면 입에 네 개피씩 물고 증기기관이 되어버린다.
요즘은 타의적으로 잘 못 피다 보니 쎈 녀석으로 바꾸기도 했고. ...금연, 할 수 있을까. 난 술과 담배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한데. 하, 하지만 저 얼굴 좀 봐... 여기서 "아, 금연 무리무리." 라고 할 수는 없다. 그리고 아까도 말했지만, 선물은 작은 상자가 본론인 경우가 많았다.
"...그, 금연. 마침 해야겠다 생각하긴 했는데."
젠장, 젠장... 약속하고 싶지 않은데. 하지만 이 떨떠름함 비타스틱에서 시선을 떨궈보면 라이더 벨트가. 크윽, 빌드업 개쩔엇... 이러면 거절할 수가 없잖아. 어떻게 거절하란 말이냐!
"......그, 그래. 라이더가 흡연을 할 수는 없지. 이제부터 이거로 만족해볼까!!"
에라이 X발! 그냥 내지르고 보는 거야! 술기운이 무섭다는 건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겠지. 나는 오랫동안 고통받을 약속을 라이더 벨트의 신비로운 힘에 이끌려 단숨에 질러 버렸다...
레이니의 달리기는 흠 잡을 데가 없었다. 그래, 그 달리기는 OP급이라고는 전혀 볼 수 없는 강함을 내포하고 있어서, 이 경기를 본 누구라도 레이니의 강함에 이의를 제기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이고는 분명히 보고 있었다. 한 순간 주춤했던 모습을, 그리고 분명 벌어진 거리에도 더욱 필사적으로 달려나가던 그 모습을.
"괜찮아."
이제 처음인걸, 너와 이야기를 나누고, 이제야 한 걸음이야. 무리하지 않으면서 천천히, 한 걸음씩. 바로 뛰어내려 달려가고 싶었지만, 얼굴을 비춰줘야 했다. 내가 여기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 있었다고, 레이니에게 알려줘야만 했으니까.
나는 손을 흔드는 레이니를 보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제, 내려가야겠다. 사람들 앞이 아닌 만큼 서툴게 웃지 않아도 괜찮은 곳에서 너를 만나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