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2 '뭔가를 해 보겠다'는 의욕이 있는 건 좋지만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뭔가를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건 반대야 아이디어가 부족하면 일정을 적게 잡으면 되지, 왜 미즈호주가 축제의 구색을 맞추려고 안간힘을 쓰는 거야...
정말로 번뜩이는 무언가가 있어서, 축제의 한구석에 이런 코너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해 보겠다는 제안을 하는 건지 아니면 단지 축제의 메인을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고 싶어서인지... 다른 사람이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제3자인 내가 보기에는 데방결 진행을 넣은 이상 여기에는 미즈호주의 사심이 상당히 개입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거든?
내가 그걸 말리는 건 아니라구. 스스로 솔선해서 어장의 화력을 위해 나서 주겠다는데... 우리 어장에 많은 기여를 해 준 미즈호주한테 그 정도 보상은 해 줄 수 있으니까. 그렇지만 그걸 위해서는 다음의 항들을 다시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보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거야
- 야시장이나 다양한 매대 같은 건 I&C 형식으로 운영해도 상관없을 텐데 '진행'의 필요가 있을까? - 과연 제안한 것들이 매일 1시간씩 반응레스를 소집할 필요성이 있는 행사들일까? - 과연 제안한 것들이 '마을 고유의 일본 전통식 여름 축제'라는 분위기에 어울릴까? - 과연 제안한 것들이 다른 플레이어들의 축제 향유를 방해하지 않을까? - 데이트 방해, 그리고 강도질 이벤트가 다른 플레이어들의 '여름 축제' 참여 시간을 빼앗으면서까지 '참여를 독려'할 만한 일일까?
이걸 통과한다면 미즈코우 결혼식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해도 캡틴은 태클을 걸 필요가 없겠지...
>>828 꿈속에서 끝나지 않는 공부를 계속하고 있었으니, 그 반동으로 잠꼬대를 했나 싶다. 제 물음에 대한 답을 듣고선 마미레는 고개를 끄덕인다. 고개를 슬쩍 들어 하늘을 보나 해가 진 건 아니었기에. 한 두 시간쯤 잤을까, 오늘도 벼락치기로 밤을 새워야 할지 생각하던 때 건네주는 가방을 본다. 책과 노트가 가득 들어있을 거라. 받아 들기가 싫지만, 어두운 표정으로 마미레는 책가방을 받아들며 나약한 어조로 말한다.
"나중에 다시 털어내면 되니까... 고마워."
마지막 말을 덧붙일 때엔 마미레 당신에 대한 고마움과, 또 미안함에 겸연쩍은 웃음을 짓는다. 이어 당신이 하는 말엔 동그랗게 뜬 눈으로 고갤 휘휘 돌리며 주변을 둘러본다. 그런 히또미미 괴한이 돌아다닌 다는 건 처음 듣는지라. 그 소문이 진짜라면 만나 가방이라도 뺏겼으면, -아니면 강제로 쥐여주던가- 하는 생각을 한다.
"벼락치기 하느라 밤을 새워서. 괜찮아 괜찮아."
당신의 걱정엔 태연하게 손을 내저으며 말하는 것이었지만. 눈 밑의 다크서클이나, 푸석푸석한 머리카락이나. 아무렇게나 쓰러져 자고 있던 그 모습은 아니라고 하고 있는 것이다. 그걸 증명하듯 마미레는 입을 손으로 가리며 길게 하품을 한다.
개인이 주최하는 이벤트에도 이렇게 깐깐한 기준을 적용하는 이유는 당연히 개인 이벤트라는 게 잘못 흘러가면 '에피소드의 메인은 언제나 우리여야 한다'라는 주인공화나, 자기 이야기만 풀어놓는 집단독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야 그래서 개인 이벤트 자체를 금하는 어장도 많거든.
근데 데방결을 허용해주는 시점에서 캡틴이 얼마나 우리 1호커플을 아끼는지 알 거 아니야!!
만약 아무리 생각해도 막막하다면, 처음부터 돌아가서 이 형태가 맞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어 레이스 시스템이랑 페어제 관련해서 고민할 때도 몇 번씩 갈아엎고 나온 게 지금의 앵시어스 웨이브니까... '나츠마츠리' 이벤트 자체가 스토리 전체 분량의 1/8~1/10 정도인데 이 정도로 깐깐한 건 용서해 주겠지?
역시 그렇구나. 보통은 그렇겠지,라는 말에 확인받고 나니 좀 더 뭔가- 아- 이름붙이기도 귀찮은 감정들이 생기는 느낌이다. 적당히 눌러놔야지. 꾹꾹. 하지만 그 다음은 또 예상못한 일이 일어나서, 머리에서 느껴지는 감촉에 살짝 당황했다. 당황했지만, 그렇지만... ...크게 싫지는 않아. 그러니까 그냥 내버려두는 걸로.
"에에— 그랬으면 아저씨, 여기가 아니라 중환자실에 입원중이었겠는데?"
농담섞인 소리를 하지만, 정말로 농담으로 끝날 소리다. 아마 그랬다면 나는 조금 화내면서도, 결국은 웃었겠지. 그리고 또레나가 너무한 것도 솔직히 좀 맞다고 생각해! 디저트 뷔페로 상쇄하긴 했지만! 아무튼 그래!!
"그보다 담당도 아니면서 대기실에 들어올 생각을 한다니, 이상하잖아~" "뭐어... 그래도 고마워."
"아아. 그렇구나. 우와 안색 엄청 나빠. 얼굴 완전 허접이야. 좀 쉬었다 해야할 거 같은데."
어- 이런 소리를 할 수 있는 이유는 나는 이미 시험에 응시했기 때문이지. 음, 뭐. 하지만 쉬었다가 하는 여유도 조금은 필요하다고 생각해? 아마 시험을 안 봤어도 이런 말 하면서 미루다가 막판에 봤을 거니까 나는??
"흠... 음... 어쩐다..."
눈 밑의 다크서클, 머리카락은 푸석푸석, 아까도 기절하듯 자고 있었고.. 봐봐. 하품까지 하잖아. 그것도 엄청 길게! 이대로 그냥 보내면 진짜로 길가에서 쓰러지겠는데... 잠시 고민하다가 슬그머니, 벤치의 옆자리에 앉으려고 했다.
"너무 안 자도 효율이 떨어진다고 하니까. 10분 정도 자고 다시 해."
그렇게 말하면서 무릎-이라고 할까 허벅지를 가볍게 통통 두드렸다. 그래. 이거라도 베고 자라는 뜻이다. 하? 딱히 다른 뜻이 있는 게 아니라. 그렇게 아무데서나 자다가 큰일나면 어떡해! 그럼 내 꿈자리도 사나워지고 나도 잠을 못자게 되니까. 결국 날 위해서 하는 일이라고!
장난스럽게 하는 말. 머리를 쓰다듬으면 귀가 종종 살랑거리고, 목소리는 싫은듯하면서도 머리는 계속 묻고 있어서. 나는 계속 쓰다듬어주면서 격려했다.
사람의 마음이란 복잡한 것이어서, 나를 걷어찬 게 단순히 SSR 오스가키 히다이 유우가를 목격한 충격뿐만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마사바에게 덤으로 끼어왔네 라던가, 나를 영입하는 데에는 아무 내기도 필요 없던 거야? 하는 서운함이 있었으리라고 짐작했다.
쌓이고 쌓인 거겠지.
"왜 안 돼? 넌 학생이고 난 트레이너인걸. 대기실에 들어가는 것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란 말씀. 다음 번엔 엄청엄청 쪽팔린 응원 현수막이라도 걸어둘까나. 메이사! 이번에는 꼭 1착 하자! 이러고 오타게라도 춰줄까~? 난 준비돼있다고."
하, 그래도 이정도의 성의가 있으면 이쪽도 뭐라도 해줘야겠지. 솔직히 쪽팔리긴 하다만. 나는 가면라이더 벨트를 착용하고, 특유의 변신 포즈를 취하며, 선물에 걸맞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술기운이 없었더라면, 그리고 선물해준 녀석이 다이고가 아니었다면 하기 어려운 미친 짓이었다.
나는 숨을 가다듬고 사뭇 진지하게, 블랙선이란 작품에 걸맞게 그 대사를 읊조렸다.
"변신."
ㅇㅈㄹ...... 내가 하고도 진짜, 개 어이없고, 웃음을 참을 수가 없어서 결국에 빵 터져버렸지만.
무슨 현수막인거야! 오타게라니 그런 건 그만둬!! 위닝 라이브 하기도 전에 오타게가 무슨 말이냐고! 엎드린채로 다리만 파닥거리면서 말해보지만, 음, 이제 손도 떨어졌겠다 슬슬 일어날까. 몸을 벌떡 일으켜서, 하는 김에 자리에서도 일어나서 당당하게 아저씨를 향해 삿대질을 하면서 말했다.
"하기만 해봐! 중환자실보다 더 심한 곳에 들어가게 해줄테니까!"
근데 중환자실보다 더 심한 곳은 어딜까. 수술실? 그렇게 말했지만, 뭐. 그렇게 싫은 기분은 또 아니라서. 슬슬 돌아가야겠다고 짐을 챙기는 척, 뒤돌아서 슬그머니 말을 툭 던지기도 해본다.
"—현수막이랑 오타게만 빼면 상관없으니까." "...아저씨 생각보다 나쁜 사람도 아닌 거 같고. 아저씨가 내 담당이었어도 재밌었을지도." "구린내는 싫지만 말이야."
....뭐 절반 정도는 진심이란 걸로. 작게 중얼거리고 다시 표정을 다잡는다. 예의 그 히죽거리는 표정으로 다시 아저씨를 본다. 그래- 완전 회복했지롱!
"그럼, 나 제대로 사과도 했고 용서도 받은 거다? 이제 반성문만 제출하면 오케이네!" "이제 갈게, 아저씨. 나중에 또 봐."
그렇게 말하고선, 대답이나 인사도 듣지 않겠다는 듯 바로 문으로 뛰었다. 아- 물론 너무 빠르게 뛰면 위험하니까? 적당히...
흠흠 저번에 지적 들어온 이후부터 너무 커플 서사가 메인으로 되는건.. 저는 이제 좀 지양하고 싶긴한데 미즈호주가 그렇게 원하시면 못따라갈것도 아니라... 근데 좀 회의적이긴 하네요 1호커플에 관심 많이 가져주시는분들 계신가하면 안그런분도 분명히 있을거고 그분들 입장에선 나는 관심도 없는 데방결 진행 가지고 다른사람들이 하하호호하고 있으면 소외감 느껴진다!라고 할만하거든요 저희가 그럴생각이 없었다 해도 말이져.. 아잇 무슨말하려고 했더라... 아무튼 너무 데방결 진행에 집착하지는 않으셨으면 해요 물론 하면 저도 재밌지만 안하는쪽이 마음편하긴 하거든요 그렇다고 제가 뭐 이걸로 미즈호주가 잘못했다 말하려는건 아니고...그냥 제 생각은 이렇다 말씀드리는거에요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실 필요는 없고 제가 표현을 잘 안하지만 밋쨩 많이 좋아하고 밋쨩주한테는 항상 감사한마음 갖고 있워요 이제 답레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