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기간에 한참 아이들이 공부에 치이느라 바쁠 시간, 여기 중앙 광장에 웬 가판대를 세팅하고 있는 트레이너가 있다. 니시카타 미즈호는 준비해 온 수제 초코쿠키들을 예쁜 투명 포장지에 포장해 온 상태. 예쁜 바구니에 수제 초코쿠키 봉지들을 가득가득 담아 테이블에 내려놓은 니시카타 미즈호는, 가판대 되는 테이블에 다음과 같은 현수막을 걸으려 하였다.
[ 힘내라 츠나센! 트레이너들이 응원합니다! ]
테이블 옆에는 다음과 같은 팻말이 세워져 있었다...
[ 자유롭게 가져가세요 학생 여러분들을 위한 선물입니다💕 made by Nishikata ]
"후후..... "
니시카타 미즈호는 그 현수막을 달아놓고는 가판대 앞에 앉아있는 채로 후후 웃으며 광장을 응시하고 있었다. 과연 이번에는 어떤 사람들이 찾아와 이 쿠키를 가져가게 될 것인가?
어쩌면..... 미즈호를 제압하고 송두리째로 가져갈 사람이 존재할지도 모른다. 우마무스메일지도 모르고 말이다.....
고백이라니! 나는 그냥, 라이벌로써 관심을 받고 싶단 뜻이었는데... 무무무물론? 다른 애들은 쳐다보지 마, 아기 무스메... 너의 관심은 모두 나만의 것이야... 같은건 전혀 아니니깐?! 그냥 라이벌로써, 어, 네가 부담스러워하는 그 관심을? 내가 모두 받고? 엣? 엣? 으으, 하면서 괜히 태연스러워보이는 네가 조금 짜증나서, 뺨에 바람을 잔뜩 넣고는 널 빠아아안히 바라보았다.
"우읏..."
안되겠다. 날 부끄럽게 한 죄(?), 군자의 복수는 십년이 걸려도 늦지 않는다고 했나. 내겐 다 계획이 있다. 아주 사악한 장난스런 미소를 띄우며 널 바라보았다. 이제 와서 힘든 일 있으면 언제든 부르라는 식으로 멋지게 말해도 늦었다. 절대 용서하지 않으리라(???)
"으윽... 언그레이 양, 의지가 강철같네.. 역시 모범생..."
정작 자기가 공부하자고 불러놓고선, 한시간도 안되어서 이렇게 투덜거리는게 좀 미안스럽기도 해서, 나는 툴툴거리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네가 조금 당황한것 같아서.
"그렇다면."
지금이다. 지금이 아까의 그 복수를 할 때다. 하늘이 점지해준 완벽한 타이밍이다. 집에는 아무도 없고, 대의명분도 있으니... 나는 핸드폰을 꺼내어 우마-튜브에 들어간 뒤, 네게 영상을 보여주었다.
그녀는, 조용히 학교 벤치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자신의 요점노트라고 해야할까. 뭔가 미로처럼 되어 있어 자투리 상식에서부터 대학에서 다룰 이야기까지 모든것이 한군데에 털뭉치마냥 엉겨있는 그런 노트. 해석할 만한 사람은 사실 자신 외에 얼마 없을 것이다.
"... 열역학 1법칙으로 인해, 총 에너지는 고정되어 있으므로 외부의 충격 없이는 가속도가 생겨나지 않고, 그것은 중력 가속도인 G로 설명할 수 있기에 그 마찰로 인한 기학적 에너지는 f, 각도에 따른 그것은 중력에 Sin 테타를 옮기면 되고... 그래서 이지사인테타마이너스알파... 음음..."
역시 그냥 마음에 드는 자이다, 당신은. 라이벌로써의 관심은 이미 충분히 주고 있건만 줄수 있는 최대한이라 하면 그런 뜻으로밖에 안 보인다는 것은 알까. 그리고, 자신의 귀가 살짝 빨개져 있다는 것은 알까. 물론 조금 장난식으로 한 이야기지만, 역시 이 밤새ㄱ머리 우마무스메도 청소년, 사랑이라는 것에 조금 관심이 생길 수 밖에 없던 것이다.
"모범생이라기 보다는... 이거를 해야할 거라 생각하는가 하고싶은거라 생각하는가의 차이라 볼수 있겄으야. 흥미가 생기는 거를 보고, 그거에 와 그라는고 물어보는거를 두려버하므는 안되는기라."
당신이 이야기하기에, 그렇게 대답을 해온다.
"...이건 대체..."
우마튜브에서 본 적이 없는 것들이였다. 아니, 음악같은 것을 본다면 데이터를 너무 많이 쓰기에 정말 필요한 부분만 우마튜브로 해설집을 보고 해서 그런 것일까.
>>795 언그레이 데이즈 햇빛은 기분좋게 내리쬐고 불쾌지수도 낮아 딱 피크닉가기 좋은 어느날! 진정한 영웅은 압제에 반해야 한다고 배웠기에 나 역시 시험공부를 드랍하고 벤치에서 잠을 청하려 하고 있었다!!! 그야 애초에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 것을 억지로 공부하려 들어도 어쩔 수 없는법!!! 머리에 긴고아가 씌워진 손오공처럼 기괴한 주술(세간에서는 문제풀이라 한다)를 듣기만 해도 오장육부가 뒤틀리고 다음 미승리전조차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되는 것이 몸으로 느껴졌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것이다. 이른바 군사목적을 위한 어쩔 수 없는 희생이다.
그리고 지금 나는 그 선택을 후회하고 있다.
"그아아아아앗!!!!"
편안하게 잠을 청하려던 와중에 들려오는 기묘한 주술의 소리... 알 수없는 기괴한 외침... 츠나센에 사교라도 침입한건가?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의 근원을 찾아보니 뭔가 척 보기에 귀여워보이는 작은 생명체가 무언가를 읊고 있었다. ...단번에 저게 그 소리의 근원이라는 것만은 알아차릴 수 있었기에 지쳐있는 몸을 이끌고 아이의 근처로 갔다.
"하지마는 그 가속이 지속되었을때에는 속력은 저짜로 가이께 속도는 계속 변하지마는 가속도는 변하지 않으이께... 절댓값으로 보는거이 가속이이께 벡터로 환산하자므는... 에이프라임은 이래 가고... 재밌구마..."
사실 조용히 한다고 한 것이였다. 그러나 이런 것이 흥미를 돋구기에 왜를 물어보고 스스로 대답하며, 왜인지 자기 자신도 모를 때에는 검색엔진과 선생님의 힘을 빌려가면서 정답을 갈구하고 있던 것이였다. 그러다 보니 조금 목소리가 자신의 평소 중얼거림 정도로 올라간 것이였다.
큰 외침이 들린것도 인지하지 못한채, 당신이 자신의 앞에 와서야 인지할 수 있던 밤색머리의 우마무스메였다.
어느새 목까지 새빨갛게 물들어버린 나는 뜨거운 뺨을 두 손으로 감쌌다. 정말 그런 뜻으로 얘기한게 아닌데, 이렇게 놀림당할거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우으으. 뺨에 공기를 더 빵빵하게 채워놓고는 널 바라보았다. 이렇게 나를 잔뜩 놀리시겠다면... 어쩔 수 없다. 나는 슬금슬금 무릎과 팔로 기어서, 천천히 너에게로 다가갔고.... 말 없이 네 옆구리를 간지럽히려 두 손을 뻗었다! 닿는다면 마구마구 간지럽혀버릴 생각이었다!
"헤에, 그거 정론이네."
눈을 반짝이며 대답하고는, 네 반응에 키득거리면서 웃었다. 아주 사악한, 장난의 화신같은 표정으로.... 그러나 이어진 너의 하아? 라는 말에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두려워하면 안된다고 했지? 이것도 훌륭한 우마-돌이 되기 위한 트레이닝중 하나야. JK무스메라면 해야하는 사교 필수 코스 중 하나기도 하지. 자아, 어서 나랑 같이 영상을 찍어보자구? 우마튜브와 우마스타그램에도 올리는거야..."
말을 마치곤, 벌떡 일어나서 옷장에서 동물잠옷을 꺼내 너에게 건네었다. 아주 귀여운 날다람쥐 동물잠옷이었다. 그리고 자신은 그에 맞추어 귀여운 햄스터 잠옷을 꺼내었다.
"자아, 옷 위에 그대로 쓱 하고 입기만 하면 되니까... 안무도 내가 알려줄게."
"노래도 부를 필요 없다구? 편집으로 나중에 노래를 입히면 되니깐, 간단한 안무만 하면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