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uplay>1596493065>522 메이사는 갑툭튀에도 압박감에도 약한 편입니다 아직 승부복(초안 30번째 갈아엎는중)을 못 올려서 다들 모르시겠지만 메이사 승부복에는 섀도우롤이 들어가거든요... 달릴 때 자기 그림자보고 깜짝 놀라기도 하는 갑툭튀 너무 무서워하는 아이구요
압박감은.. 모의 레이스에서 간간히 묘사하지만 메이사가 추입인 이유는 도주, 선행 등의 전방 각질, 심지어 선입처럼 후방이어도 조금 앞서서 뛰는 작전으로 가면 뒤쪽에서 추격하는 압박감을 못이기고 초조해하기 때문에 아예 맨 뒤쪽을 고른 것입니다 맞습니다 압박감에도 약합니다
>>532 자신을 트레이너라고 종업원이 추측하자, 마리야는 그제서야 무의식에서 빠져나와 아차하면서, 눈앞에 상대에게 곧바로 실례를 저질렀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든다.
"...그렇습니다만. 습관인지라...실례했습니다."
고개를 숙이며 조심스레 사과한다. 너무 주변을 신경쓰는게 아닌가 생각이 들긴 하겠지만. 오해를 받을 만한 행동을 한 것은 자신이기에 오해를 풀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행동이였다. 특히나 트레이너로서 안좋은 구설수라도 흐르게 된다면, 자신이나 담당인 우마무스메에게도 필시 안좋은 영향이 가게 될테니까 말이다.
그런데, 자신이 트레이너라는 걸 눈치챈 것은 어째서일까? 단순히 종업원이 그러한 사람을 많이 봤기에 그런 추측을 한 걸 수도 있겠지만 어쩐지 마리야는 눈앞의 우마무스메가 생판 초면임에도 불구하고 어째서인지 무척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뭐랄까, 트레이너들이라면 알 수 있는 훈련을 받지 않은 우마무스메와 훈련을 받는 우마무스메의 차이랄까.
달리면서 눈에서 흙을 털어내기에는 균형이 무너진다. 속도는 늦출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한쪽 떠진 눈으로 보이는 메이사는, 벌써 저만큼 멀어졌다. 한 3초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저만큼.하지만, 폭주해서 둘다 넘어진 것보다야 훨씬 낫다. 그래, 저게 내가 메이사를 강적이라 생각한 이유지. 빠르다. 빠르다. 너무 빠르다.
속도를 늦추느라, 체력은 거의 소진이 되었다. 하지만... 아직 포기할 수는 없어. 당신이 저만큼 빛나고 있는데... 이것은, 자신의 판단 미스, 그리고, 개선해 나가야 할 점. 이거, 한방 먹었네. 너무 몰아가는 것에 집중한 나머지, 너무 가까워지고 있었어. 그래도... 아직, 아직 끝나지 않았어.
너에게, 좋은 승부라는 말을 듣고 싶어. 그렇다면...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잖아. 본 레이스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해서 다시 레이스를 해 주지는 않는다고. 현재 차는 6마신... 아니, 8 마신인가. 역시 눈 하나가 안 보이니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잘 가늠이 되지 않아. 하지만... 아직, 승부는 끝나지 않았어.
어렸을 때 단골손님 중 하나가 '메이쨩 크면 우리 팀 들어와~'라고 했던 적도 있고. 아, 물론 그거 농담이었으니까. 무엇보다 내가 츠나센 들어갈쯤 되니까 그 팀 소리소문없이 사라졌고 말이야. 고개까지 숙이는 손님에게 손사레를 치며 고개를 저었다. 뭐 그 정도 본 거가지고.. 어디서는 다리도 막 갑자기 만진다고 하더만. 물론 그러면 가차없이 차버릴거지만.
"아- 맞아요. 에, 손님도 혹시? 츠나센 소속 트레이너??" "학교에선 마주친 적 없던 것 같은데.. 하긴, 이와시캔 대비한다고 교실-트랙-집만 반복하고 있어서 그런가?"
메이사 택시를 운영할때도 본 기억은 없는데.. 하긴, 택시일땐 우마그린을 안 떨어트리려고 집중하느라 다른데 신경 못 쓰긴해. 아무튼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한다. 음- 자기소개 타임인가.
"메이사에요, 메이사 프로키온. 팀 프러시안 소속." "담당은 니시카타 트레이너-지만, 난 의외로 덤같은 존재랄까."
벌어진다. 거리가 벌어진다. 뒤에서 들리던 발소리는 멀어지고, 나는 더 앞으로 나아간다. 결승선을 향해 달린다. 뒤를 돌아볼 여유는- 아쉽게도 없었다. 한 순간의 실수는 실속으로 이어지고, 특히 이런 전방에서의 실수는 잘못하면 후속 마군과의 사고로도 이어진다. 우리의 레이스는, 시속 60km를 웃도는 속도로 달리는 레이스. 작은 실수가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
그나저나, 분명 단거리인데... 그것도 이제야 중반을 지난 느낌인데 실속을 하다니. 나니와, 스태미나 너무 없는 거 아니야...? 아니, 그만두자. 지금은 레이스에 집중해야지. 봐봐,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다시 쫓아오고 있어. 아아, 다시 압박감이 살아난다. 초조해진다. 이를 악물고 달리지만, 역시 여기서 더 가속하는 건 한계인가...
마사바. 언그레이. 다이고. 미즈호. 내가 죽더라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레이스에서 이기지 못하는 나는 가치가 없어서, 아무도 나를 기억하지 않고. 그렇게 잊혀져서 사라질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은 그게 아니라고 했다. 내가 상처받는것을 걱정하고, 상처를 주었음에도 내게 전력으로 부딪혀왔다. 사실 나도, 그런게 언제까지 갈 지 모르겠다. 매일이 불안하다. 하지만, 내가 듣고 싶은 말은...
“걱정돼. 후회할거야. 지금 이 순간, 너를 이렇게 그냥 보내서-”
“상처받는 널 가만히 내버려둔다면.”
“그러니까, 보내지 않을거야...“
옆에 있을게.
내가 가장 듣고 싶던 말. 한 번에 믿으리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아. 나도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아. 이런 나를 좋아해주는 친구들이, 트레이너가, 옆에 있다는게. 레이스를 위해서 많은 것을 버려왔어. 레이스를 위해서 많은것을 포기해왔어.
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레이스의 경치 속에서, 멈추고 나서야 비로소 보이던 것도 있었어. 나도 아직 실감이 나지 않지만.
“미안해서.“
”그리고, 네가 걱정되어서.“
”나를 닮은 네가.“
”그리고, 나를 닮지 않은 네가...“
천천히, 또박 또박 말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나는 너에게 나의 진심을 전한다. 네가 가방에서 나이프를 꺼내어 테이블에 돌려두는것을, 눈물 젖어 흐려진 시야로 간신히 바라보며.
“그래, 알고 있어.”
“레이니 왈츠.”
나는 너의 이름을 부른다. 어쩌면 또 다시 나는 네게 싸움을 걸 지도 모른다. 너는 지금과 똑같이 반응하며, 마음껏 치던 죽이던 하라고 할 지도 모른다. 나는 그런 널 울면서 잡겠지. 그 일의 반복 끝에, 서로가 서로에게 지쳐서 더이상 신경쓰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런 결말.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그런 건 레이스의 두려움과 같을 뿐이란 걸. 레이스에선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거잖아. 올 커머에서 트윈 터보가, 라이스 샤워를 이길 거라고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을테니까. 이게 포기하지 않는 거라며 1착을 해낸 그 아이를 보면서, 나는 많이 울었다.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직접 보았다.
“너는 정말 나쁜 아이야.”
하지만 그런 아이라도, 괜찮다고 말해주면 안 되는걸까. 나는 미안해, 짧게 속삭이면서 애써 눈물을 참았다. 네가 또 떠나갈까봐 두려워서, 네 소맷자락을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잡으려고 하며. 용기를 내어 팔을 뻗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