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오늘은 회식이 있을수도 있는 날이니 적당한 가격을 지불하는 것이 좋았다. 그렇다 해도 설마 이 자리에서 회식때 나올 가격이 나올까??? 하고 미즈호는 생각하고 있었다. 어차피 회식은 뷔페로 갈 예정이니 상관없나.....스태미너 덮밥 5그릇 정도야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가격이니 괜찮을 것이다. 가볍게 직원에게 스태미너 덮밥 5개를 주문하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아마 2턴 뒤에 바로 원더에게 기다리고기다리던 덮밥이 나올 것이다.
"퍼펙트 원더 씨도, 생각만큼 잘 드시는 타입이시군요? "
하긴 그 근력과 파워를 유지하려면 이정도 식사량은 당연하겠지만, 미즈호는 지극히 당연한 질문을 꺼내보였다.
그래서 첫 만남때부터 훈련을 그렇게 하고 있었던 거군요, 라 하고 싶은 것을 애써 참으며 미즈호는 손을 까딱였다. 고개를 돌리면 슬슬 종업원이 주문한 것을 가지고 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아주아주 간신히, 우마무스메 기준으로 곱배기인 스태미너 덮밥 5그릇을 말이다.......
"양이 많을 텐데, 곧 있을 레이스에서 문제 없으시겠나요? "
중앙에서 맡아왔을 때도 그렇고 레이스 직전에는 너무 많이보다는 적당히 식단을 짜주는 편이었기에, 미즈호는 정말 괜찮냐는 듯 원더에게 질문하였다.
>>353 "아무래도 그렇지. 초 고중량인 썰매를 끌고 제법 높은 언덕을 지나야하는 경기잖아? 본 적 없어?"
흠 중앙의 사람이라면 한 번 쯤은 봤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그정도는 아니었나... 뭐 아무리 잘해도 지방경마니까 그럴 수 있지. 아슬아슬하게 도착한 스태미너 덮밥은 탁상위에 차려지는 것 만으로도 힘들어보였다. 제법 많기는 한데... 음... 뭐 되겠네. 우선은 한그릇이다. 그대로 들고 마치 댐을 무너뜨리듯이 입을 크게 벌리고 한번에 넘겨버린다. 중간부터는 맛을 느끼게 되어서인지 뭔가 음미하고 싶은 느낌이 들었지만... 덮밥은 한번에 밀어넣는 음식이잖아.
"아, 그건 상관없어. 그딴거 달고 트레이닝 하다보니 자동적으로 연비가 개판이 되더라. 오히려 너무 적으면 괜히 힘빠져서 뛰기 힘들어."
어머니도 항상 식비가 고민이었다고 말하면서 크게 웃었다. 뭐 어제는 제대로 먹고도 방심해서 그 꼬라지 였으니 좀 부끄럽긴 한데.
>>364 "당연히 본 적 있습니다만은..... 썰매를 끌면서까지 연습하는 우마무스메들은 흔치 않답니다. "
본 적 없냐는 말에 아니라고 말한 다음에 미즈호는 스태미너 덮밥이 차려지는 걸 지켜보았다. 돼지고기 생강구이가 가득가득 올려진 스태미너 덮밥. 아무리 봐도 혼자 다 먹을 양은 아니지만 눈앞의 이 우마무스메라면 어떻게든 먹어보일 것 같다.... 는 생각을 하며 미즈호는 퍼펙트 원더가 먹는 과정을 가만히 보기 좋다는 듯 지켜보고 있었다.
"한그릇이요? 저야 괜찮습니다만...... 적당히 덜어 가는 것은 안되려나요? "
수북이 쌓인 덮밥을 보고 난색을 표하며, 미즈호는 앞접시가 필요하다는 듯 이런 말을 덧붙이었다.
"아이, 아직 한창 때의 녀석들을 잘 모르시네요~ 이맘때 애들은 말이죠, 사는 것에 애로사항이 많을 나이라 운 좋게 산 담배를 여럿이서 나눠피기도 한다구요. 운동하는 녀석들이라면 더하죠."
출처는 나 자신이다. 꽁초 말인가. 이걸 버려야한단 인식도 잘 안 했고 그래서 트랙에 버젓이 버리고 온 적이 있었는데... 쯥, 소리를 내며 꽁초를 주웠다. ...내 꽁초가 문제가 돼서 다들 더 열심히 순찰을 돈다던가, 그런 일은 없겠지? 아마. 불안감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어후, 그러고보니 춥네요. 가볼까요... 아, 그러고보니 선생님 저희 어디선가 만난 적 있는 거 같은데...? 혹시 고향이 어디십니까?"
...뭐 솔직히 기억은 안나는데 동 체급이면 그랬어. 체급이 다르면 몰라도. 적당하게 간이 배어있는 고기와 그를 뒤따르는 육수를 품은 쌀밥의 대군. ...두그릇, 세그릇. 이미 레이스는 시작되었다. 승부는 세번째 코스. 항상 그랬던 것 처럼 길게 스퍼트를 걸 수 밖에 없다. 가능하다. 이정도면 충분히 가능하다!!!
"...어쩐지 체구가 작더라니. 팔좀 이리 줘봐."
그런가... 어쩐지 몸이 작더라니 한 그릇도 제대로 먹지를 못하는건가... 병인가... 잘해줘야지... 뼈밖에 없는 주제에 그런 달리기를... 조금 눈물이 흐를 것 같아서 식사를 중단하고 그릇들을 조금 치운 뒤에 여자와 나 사이에 길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