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당연하죠. 언제나 저희를 뒤에서 든든하게 받치고 계시니까요. 막 입학했을 때만 하더라도 수상한 게이트에서...시답잖은 잡담과 같은 대화을 이어가는 와중에도 린은 계속해서 전해야할 정보와 받아들여야 할 정보를 정리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토고와 마찬가지로 상대는 순순히 정보를 받아들였다. 의외로 특별반 내에서 자신의 인망이 좋았던 건가.
[범인이 신이니 인간의 시선으로는 잡기 힘들었을 것이어요.] [물론 가디언측의 입김이 없을 거라곤 장담할수는 없사와요.]
하지만 그녀가 보기에는 가디언도 동분서주한다는 느낌이 강했다. 적어도 토고에게서 들은 바로는 가디언 측의 정보원도 정확하게 무언가를 알고 있다기 보다는 아직 정황을 쫓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기 위해 저희가 나서야 하는 것이어요.] [...그러나 소녀가 벌인 일인 만큼 되도록 강철씨와 다른 일행분께 폐를 끼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어요.]
"그러고 보니 베이글도 좋아하셨사온지요." [이제 강철씨의 차례여요. 혈통 문제란게 무엇인지 소녀에게 설명해주실 수 있사온지요.] //14
위령제 쪽이긴 하네요! 뭔가 먹먹해지는 감상이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큰형님이라는 큰 인물이 죽음으로써 영향을 미치는 게 나타난 것도 그런 감상에 일조했을지도. npc는... 린 진행의 추기경님이요. 뭔가 묘사랑 함께해서 그런지 정말 성직자같은 느낌이 빡 든 거 같았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진행은 당연히 린이 안밀 경과 만나서 신의 존재에 대해 재정립했을때. 과거의 일에 대해 죄책감으로 스스로 길을 정하지 못하고 신이란 존재에게 벌과 상을 바라던 린이 제대로 신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신과 연결된 인간이란 무엇인지 마주하고 불안감을 털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니까. 무엇보다 쥬도님이 린의 존재를 잡고 있다는 거 정말 좋았습니다.
그러나 기억에 남는 npc는 안밀 경이 아닌 베아노 경과 안타미오씨였고... 물론 안밀 경의 의지가 담긴 아름다운 머머리는 오래 기억하고 있을거야(??? 이유는 응...이단심문관이니까...그리고 진행내 린의 몰?루 심정과 별개로 나는 이상하고 유쾌했으니까! 베아노 경은 포도주 정말 좋아하시는 것 같고 안밀 경이 좀 고지식하다는 느낌이 강했다면 이 쪽은 적당히 유들유들한 것 같은데 되게 무서운 사람이라는 거. 안타미오 씨는 처음 만난 이단심문관이고 네...힘법이셔서 기억에 남았읍니다,,,ㅋㅋㅋㅋ 그리고 신앙학자얘기에 은근 기겁했던 것 같아서 교류사제패 자랑해야지
나는 기억에 남는 npc는 린주 진행에 나왔던 안밀경. 일반인임에도 불구하고 그 위치까지 올라간 것이 여러가지로 대단했어. 거기다 둘이 나눈 대화도 신이란 무엇인지 다시금 깨닫게 하며 어찌보면 린에게 있어서 쥬도가 어떤 신인지 다시 확신을 갖게 만들어줬다는 느낌을 받았어.
두번째 npc는 미함 스님
이유는 가장 많이 접했기도 했고 전쟁스피커와의 전투에서 많은 것을 불태웠음에도 그 고결함은 오히려 더욱이 진하게 빛나는 것 같아서...
장면이라면 역시 위령제. 쑨쉬항은 틀리지 않았어... 형님의 인연은 쇠사슬로서 더욱 강하고 튼튼하게 남아 지키고자 했던 거리를 지킬거야..
'그것'에게 마도로 직접 공격하는 건 통하지 않을테니까. 의념으로 이루어진 공격을 없앨 수 있다면...마찬가지로 마도를 사용한 방어 또한 쉽게 파훼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그것'이 육탄전에 약할 것인가 하면, 그렇단 보장도 없다. 아니 오히려 근접전에도 상당히 뛰어날 가능성이 높다.
"가디언을 즉사시킬만한 피해를 입힐 전투력도 전투력이지만...방금 떠올렸는데, 공포 저항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강산의 손이 희미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것'의 능력과 전투방식은 상대에게 문명화된 인간이라면 잊고 있었을지도 모를 포식자에 대한 두려움을...사냥감이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일깨운다. 그러니 '그것'을 직면한다면 어지간히 정신이 강하지 않은 이상 공포에서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지금 '그것'의 흔적을 보았을 뿐인데도 강산과 여선 모두 동요하지 않았던가.
"공포 저항 기술...익혀두길 잘했네. 그것만으론 부족할테니 대응책을 더 찾아봐야겠지만. 나도 아는 구 세대 분들에게 연락해서 대응책이 없을지 여쭤볼게."
떨림을 멈춰보려는 듯 주먹을 쥐며 여선에게 답한다. 그래도 때로는 두려워도 해내야 하는 일이 있는 것이다.
...그러고보니 이 와중에 지리산 도인 선생님이 생각이 나네요. 정규진행은 아니고 세계관 내의 NPC들과 대화하는 정도만 가능한 미니진행이었지만요...
1세대 각성자로 추정되는 인물인데, 게이트 사태를 피해 산으로 들어갔다가 혼자 살아남아 지금까지 지리산을 지키며 살고 있던 NPC였습니다. 중형 게이트에서 나온 보스 몬스터를 짜부라트려 그 잔해를 냄비로 쓰고 있다고 했던 비범한 어르신이었죠... 1세대 각상자들이란 어떠한가? 그들이 살아남아온 세상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준 NPC였습니다.
"그런 걸까요... 뭔가 더 있다면 그것도 문제지만 지금 나온 것만 해도 만만치 않아보이긴 해용.." 여선이 넌 공방이 다 쓰레기라구! 물리면 아웃이야!
"그런 셈이 되겠죠..." "이걸 가지고.. 좀 정보를 얻어보면 알 수 있을지도...모를까요?" 의념공격 무효화에 식인을 한 빌런을 찾아볼 수 있다면 조금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같은 생각을 한 모양입니다. 그렇게 쉽게 나올 것 같지는 않을 것 같다.. 라는 생각부터 들긴 해도.
"공포 저항.." "음... 그럴 수도 있겠네요." 이야기만 들어도 좀 그런데. 직접 마주하게 되면 얼마나 그렇겠어요. 같은 생각으로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입니다.
큭큭하고 웃어보이며 그때의 상황을 잠시 떠올리는 나는 매끄럽게 대화를 이어나가며 이어지는 채팅을 눈으로 훑었다. '가디언 정도의 집단이라면 뭔가 특별한 수단이 있지 않을까 했는데...' 그런걸 쓸 필요도 없는 사안이라고 말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진실로 어떨지는 알 수 없었다.
[저희는 같은 특별반 아닙니까? 다들 이해해줄겁니다.]
다른 생각을 가진 인원이 없을거라는 보장은 없지만, 적어도 자신이 본 인원들은 유대감이... '...있겠지?' 몇번 헛기침을 해보인 나는 이어지는 내용에 반박자 늦게 반응을 이었다.
" 뭐든 잘 먹습니다. 죽순 베이글이라던가? " [저를 제외하고도 특별반에 이종족의 피를 타고나셨던 분들이 있지 않았습니까?]
마도를 이용하며 상당히 사실적인 베이글(ver죽순)의 환영을 만든 뒤 그것을 먹는 제스쳐를 취한다.
[겉으로 티는 안나지만, 저는 웨어비스트의 성질을 어느정도 물려받았습니다.] [굳이 분류하자면 웨어 팬더 라고 할 수 있지 않을지...]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여전히 어이없는건 매한가지라 그만 피식 웃어버리고 만다. 그리고 그 곳에서 만났던 세 사람, 앞에 있는 강철과 그리고...린은 한숨이 나올 것 같아서 생각을 그만두었다. 인간은 얼마나 단순한가, 단지 들어온 시기가 비슷했을 뿐인데도 린은 가끔 저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그 두 명을 신경 쓰고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물론...
"여러모로 많이 혼란스러운 시기였사와요." 영월의 일로 특별반의 상황이 여의치 않던 시기라 편입생끼리 심리적으로 더 뭉친 감이 없잖아있다.
[그랬으면 정말로 좋을것이어요.] 상대도 말하고서는 캥기는지 헛기침을 한다. 린은 반응 하지 않고 차분한 미소로 고맙다 조용히 말한다.
"죽순? 녹차와 비슷한 맛이려나요." "마침 녹차 맛 베이글이 나왔다고 신 한국에 있을 때 보았던 기억이..." 일견 맥락이 맞지 않는 농담으로도 보이는 황당한 답에 린은 눈을 깜박이다가 이어지는 문자 메세지를 보고 생각에 빠진 얼굴로 눈을 내리깔았다.
[그런 사정이 있으셨군요.] [소녀를 믿어주셔서 감사하여요.]
이종족이라 하여 차별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들었고 실제로 본 적도 많다. 특히나 그녀가 청소년기에 살던 곳이 곳이니 만큼 그 차별은 만연했고 더 폭력적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린은 어릴때는 이상주의자였던 아버지에게 배운 교육 탓에, 지금은 세상에 대한 냉소주의적 감상으로 이종족에 대해 큰 감상을 가지지 않는 편이었다. 사회의 변두리에 선다면 그 피가 어디에서 오건 다를게 무엇인가? 결국 인간은 필멸하고 어리석기에 신 앞에서 모두가 평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