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훈련을 마치곤 운동복도 채 갈아입지 않은 채 침대로 뛰어들었다. 슬슬 익숙해지는 침대 위에선 바디필로우를 안고 뒹굴거리기 일쑤였으니, 그야 아직 룸메이트가 돌아오지 않았으니까! 씻으러 가는건 귀찮았고, 몸이 피곤했기에 더 이상 뭘 더 하고 싶지도 않았다. 하품을 늘어지게 하며 꾸벅 꾸벅 조는 것이었다.
곧 잠이 쏟아질 듯한 눈으로 기숙사 방 문만 하염없이 바라보며 꿈뻑이기 일수, 이젠 정말 무리라는 듯 눈을 감고 선잠에 든지 이제 3분 지났을까, 열리는 문 소리에 귀를 쫑긋거렸다.
기숙사에 등록을 생각 한것은, 입학을 결정했을 때부터였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재활, 동생들 돌보기, 그리고 재정적인 문제로 미루고 미루다... 크리스마스 그 다음날, 그 밤색머리 우마무스메의 기숙사 입주가 결정된 것이였다.
"... 무겁기는 디게 무겁구마... 읏차..."
그리고 박스 몇개를 옮기면서, 중얼거리는 그녀는 트레이닝, 인사와 짐 옮기기, 그리고 아이들 달래주기로 바빠져, 원래 이른 저녁이던 입주 계획에서 한참 늦은 밤 시간대... 9시 30분에야 입주용 물품들을 옮기는 데에 성공했다. 아마 룸메이트가 될 아이는 자거나 할 시간일까 싶어 문을 살살 열었지만... 우마무스메의 귀는, 정말로 예민했다.
이 괴문서 소설은 < 츠나센 학원에 돌고 있는 시즌 000호 괴문서 >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일상 내에서 자유롭게 이 소설을 소재로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최근 들어 저….저는 제 소꿉친구 둘에게서 이상한 기류가 돌고 있는 것 같단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길게 고민을 말씀드리지 않을테니, 잠시만 들어 주시겠어요……? 정말 사소한, 아주 사소한 고민인데요…….
친구끼리 서로를 깨문다던가 하는 거, 보통의 친구끼리 하는 게 맞는 건가요?!
그, 그렇잖아요…. 보통은 친구끼리 팔짱을 낀다거나, 서로 손을 잡고 다닌다거나 하는 게 보통의 일이잖아요. 그런데 서로 깨문다거나, 깨물린다거나, 이런 게 보통의 친구끼리 하는 일인건가요….? 오늘도 말이죠? 들어주세요…. 오늘도 친구 둘이서 “허~접” 이니 뭐니 하는 말로 서로 티격태격 했는데요……이야기를 듣다 못한 친구가 글쎄…..
글쎄, 손목 안쪽을 깨물었지 뭐에요?!
얼마나 세게 깨물었는지 모르겠지만 흔적이 제대로 보일 정도로 깨물었답니다? 이빨 자국이 제대로 보일 정도로 깨물었지 뭐에요? 손목을 깨물린 친구가 오히려 킬킬거리면서 또 “허~접” 이야기를 꺼내자, 분노한 친구는 이번에는 친구에게 달려들어서…..
글쎄, 이번에는 목을 깨물었지 뭐에요?!
저는 정말로, 정말로 당황스러웠습니다….. 친구끼리 목을 깨무는 거, 보통 친구들끼리 하는 행동인가요?
이거, 정말로 친구끼리 하는 행동이 맞는 건가요?! 정말 큰 고민이랍니다. 제발 들어주세요!
부러 늘어지게 하품을 하곤 자리에서 일어났다. 짐을 푸는 달그락 소리들은 수면을 방해할거고, 문 틈 사이 저 많은 박스들을 보자니 잠이 싹 달아나는 것이었다. 짐을 풀고 정리를 하는 데만 해도 최소 한 시간은 걸릴 것 같고. 땀범벅 운동복 차림으로 룸메이트를 만날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졸린 눈 비비더니 기지개 쭈욱 하고선 문을 완전히 열었다.
"D04호, 맞습니다~. 에, 나이가 몇인데 벌써 허리 이야기를~?"
또래처럼 보이는데. 하긴, 저걸 다 들고 왔다면 많이 힘들만 하겠거니 싶었다. 여기 애… 는 아닌 것 같고. 무엇보다 저 사투리! …트레센에서도 종종 들었던 기억이 난다. 나니와 출신인가. 여기까지 와서 이런 방언을 또 듣게 되다니. 빠안 너 보다가 사람 좋은 생글생글한 미소 짓고선.
"저스트 러브 미, 오늘부터 룸메이트니까 이름 정도는 알아야 할 것 같아서~. 참, 좀 도와줄까요? 어차피 씻기 전에 잠도 깨야 할 것 같구."
땀냄새 난다면 좀 미안해? 찡긋 하더니 네 반응 지켜본다. 너를 도와서 짐을 빨리 풀고 씻고 난 뒤 노곤하게 잔다! 제 계획이었다. >>80
이 작아보이는 밤색머리의 우마무스메의 차림새는 그저 녹색 후드티에 청바지, 그리고 검은 색의 운동화였다. 일단 씻고 온 것이였을까, 새로 묶은 듯해보이는 머리는 반 곱슬로 조금조금씩 삐져나와는 있지만, 아예 헝클어져보이지는 않았다.
"그라므는 잘 찾아왔구마... 또 저거를 옮길라 카므는 내일 몬 일어나지 않을까 싶어사서 쪼매 걱정했구마. 그리고 내년 되므는 클래식 진입할 나이기는 허지마는...함 들어보그라, 아고고 소리가 안 나나... 공부할 교재랑 공책빼이 무거운기 안 드가 있을턴디... 함 안에 열어보기는 혀야겄구마... 장난친다꼬 숨어있지는 않겄제, 그 둘이 갈때꺼정 제대로 확인했응게..."
토호쿠 지방이 분명할 츠나지에서 칸사이벤이 여실히 드러나는 우마무스메는 확실히 별로 없으리라. 자신이 생각하는것을 계속 밖으로 중얼중얼거리는 것이, 살짝 혼이 빠진듯 보일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수레도 없이 박스 3개를 들어 옮기는것은, 아직 팔힘이 크지 않은 언그레이에게는 힘든 것이다.
그리고 그 전에 행한 꽤 강한 트레이닝도, 헤어지기 10초 전까지 동생들과 놀아주던 그 놀이도 꽤 부하를 줬겠지. 그 애들은 잘 자고 있을까, 500미터 안이고 달리면 2분 내로 갈수 있을터인데도 역시 걱정부터 앞서는 맏이였다.
"아. 글고 보니 소개가 일렀던가... 나니와서 온 우마무스메. 언그레이 데이즈라고 혀. 츠나지에는 인자 1년정도 지냈으야. 잘 부탁하꾸마... 그, 라미라 불러도 되겄나?"
저스트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딱딱하고, 러브나 미는 뭔가...응, 영어를 아는 입장에서, 곤란하기에. 양해를 구하는 그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