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 동생을 위해 준비하는 것이라면 새걸로 하나 구입하죠. 어차피 용돈은 널널합니다."
어차피 구입을 위해 비행기까지 타는 상황인데, 한개더 구입한다고 해서 문제될 것은 없다. 이러면 데려갈 이유도 하나더 생긴다. 언그레이의 동생이 어떤 취향의 모델을 좋아하는지 모르니 그걸 아는 사람이 같이 가서 골라주는 편이 편했다. 여행의 목적이 늘어나는 것은 나로서는 조금 돈을 더 쓰더라도 나쁘지 않은 일이었다.
"본 항공기는 세스나사의 인기모델인 172 입니다. 파파가 마마에게 백어택을 맞을 정도로 비싼 모델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럴 만한 가치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가격에 대해서 따로 언급은 하지않을 무렵에 선착장앞으로 비행기가 멈추어섰다.
"Papa, how are you? I haven't seen you in a long time .I think it's been about a month and 15 days."
선착장에 내린 제임스 본드를 닮은 댄디한 남자, 내 아버지가 내 인사를 받자 끌어안아 들어올려 반겼다.
"I'm embarrassed in front of my friend Please let me get off."
이내 나를 내린 아버지는 쓰고있던 캡모자를 내려 언그레이 데이즈를 반겼다. 집안이 집안이다보니 간단한 영어회화로 대화하고는 했다. 딱딱한 일본어보다는 영어로 대화할때 조금 부드럽게 대화하기도하고.
"리퀘스트. 친구도 동행할겁니다. 괜찮죠? 아, 콜사인은 언그레이 데이즈라고 합니다."
너무 나와 아버지 사이의 이야기가 될거같으니 이내 일본어로 돌아와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환영한다며 아버지는 비행기의 뒷문을 열어준다.
[ 메이사 양 ]. [ 드릴 말씀이 있으니 잠시 와주시겠어요? ] [ 트레이너 실, 점심시간. 길게 시간을 잡지 않을 거랍니다 ]
어젯 밤, 메이사에게로 보내진 문자입니다. 니시카타 미즈호로부터 보내진 개인 톡입니다. 평소에는 거의 팀 채팅방을 이용하고 있던 니시카타 트레이너이기에, 이번 일은 굉장히 당황스럽게도 보일 수 있는 일입니다. 니시카타 트레이너는 도대체 왜 이시점에 메이사를 부른 것일까요?
어쩌면 이미 메이사는. 그 답을 알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ー드르륵,
문을 열고 트레이너실 안으로 들어선다면, 텅 빈 트레이너실 안에 지나칠 정도로 똑바른 자세로 앉아있는 니시카타 미즈호를 메이사는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메이사가 온 것을 확인하자마자, 그녀는 부드러운 얼굴로 이렇게 말합니다.
밤색 우마무스메는 사미다레가 그렇게 시간을 흘려보내는 동안 계속 당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걸지 모를 복잡해 보이는 눈으로 생각하는 것은...
... 뭘까 이 생명체는. 어째서 이렇게 귀여운 걸까. 표정의 변화에, 움찔움찔거리는 저 행동들. 거기다 이름으로 한번 불렀다고 눈이 저래 땡그래지고... 뭐야 저 아이. 귀여워. 더 지켜주고 싶어졌어. 뭐야. 쓰다듬어주고 싶어, 안아주고 싶어, 챙겨주고 싶어. 동생들과 거의 동격으로 귀여운 아이라니 이건 사기가 아닐까. 세에상, 이 아이가 나랑 같은 팀이라니. 야나기하라 코우 당신은 대체 나를 심장마비로 죽이려는 것인가.
... 그렇다, 자신의 가족에게만 보이던 주접들이였다.
"뭐어, 이름으로 부르는 데에는 성공혔구마. 인자 그 뒤에 붙은 걸 떼뿌므는 되겄구마. 천천히 하제이 그려. 스와브가 편해하는 페이스로 천천히 하므는 되는기제."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아이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지어지는 미소를 지우려 노력하지 않은 채 더더욱 쓰다듬는다.
>>245 “한 우마무스메가 있었답니다. 자신의 재능을 너무 잘 알은 나머지, 그 한걔를 뛰어넘고 싶어했던 우마무스메가 있었답니다. 소녀는 가장 철저하게 지도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러나 아직 경험이 없는 신입 트레이너에게 찾아와, 이렇게 말했답니다. “ “ [ 나를 담당으로 받아들여 주세요, 그러면 당신에게 모든 것을 안겨줄 것이니 ] “ “신입 트레이너는 처음에는 주저했습니다. 이 아이에게 내가 과연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 지도 ] 를 해 줄 수 있을까? 소녀는 자신의 한계를 모르는, 아니 있다 해도 그 이상을 보여줄 각오가 되어있는 아이였습니다. 이 중앙 트레센의 아이들 중에서도 유독 명예에 대한 욕망이 큰 아이였습니다. 그런 그녀를 처음에는 주저했습니다. [ 당신을 맡기엔 저는 아직 무리에요 ]. 그러자 소녀가 말했습니다. [ 정말로 무리라고 생각해? ] “
미즈호는 가볍게 숨을 들이쉬었다 내쉬며, 이렇게 말을 꺼냈습니다.
“[ 당신이라면 모든 걸 해내줄 수 있어. 그 니시카타 타케시의 유잃란 딸! 수많은 이름높은 우마무스메들을 배출해낸 이의 유일한 외동딸! 그런 당신을 믿기에 여기까지 온 거야. 다른 건 필요 없어. 그 야나기하라도 필요없어! 그러니 당신에게 온 거야. ] “ “[ 딱 한가지만 약속하세요. 내게 “한계 이상까지 갈 수 있는 트레이닝” 을 해 줄 것. 그것만 해준다면 모든 영예를 안겨줄 것이니. 제 모든 영예가 곧 당신의 영예가 될 거에요. ] “
하하하, 하며 헛된 소리라는 듯 웃어보인 뒤 미즈호가 다시 말을 이었습니다….
“신입 트레이너는 처음에는 정말로 주저했습니다. 하지만 소녀의 끈질기고 끈질긴 요청 끝에, 결국 그 요청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답니다. [ 한계 끝에 도달하게 해달라 ] 는 소녀의 요청에 응답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 “그렇게 소녀와 신입 트레이너는 길고 긴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
긴 이야기를 끊으려는 메이사를 주저시키려는 듯, 미즈호가 재차 이야기를 계속하였습니다…..
“소녀는 실제로 트레이너에게 모든 영예를 안겨주었답니다. 사츠키상부터 시작해서 일본 더비, 그리고 킷카상까지. 모든 곳에서 신기록을 갱신하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우마무스메라며 각양 각곳에서 찬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소녀는 [ 한계 그 이상 ] 에 향한 열망이 끊이지 않았답니다. 그걸 잘 알수 있었던 것이 소녀의 첫 재팬컵과 아리마 기념에서였답니다. “
메이사는 이미 트로피룸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유일하게 은색과 동색이었던 트로피. 그리고 트로피에 새겨진 [ 아리마 기념 ] .
“첫 재팬컵, 그리고 아리마 기념에서의 쓰라린 패배……2착, 3착이라는 충분히 훌륭한 성과였음에도 불구하고, 소녀는 스스로를 채찍질하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 “소녀는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했답니다. 그러는 사이 주변인들과는 더더욱 멀어지게 되었고…..소녀의 곁에는 오직 신입 트레이너만이 남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소녀는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듯 트레이닝 때마다 트레이너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 내게 레이스 외에는 아무것도 없으니까 ]. 그러니까 이 트랙을 계속해서 뛰는 거라고. “ “신입 트레이너는 그렇지 않다고 계속 말해주려 하였습니다. 소녀에게 일상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소녀에게 레이스 이외에도 다른 것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소녀는 듣지 않았고, 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소녀의 시니어 시즌이 시작되었습니다. “
후우, 하고 가볍게 숨을 들이쉬었다 내쉬고 미즈호가 말을 이었습니다.
“시니어 시즌에서 다시 소녀는 눈부신 신기록을 경신하였답니다. 지금까지 보지 못한 눈부신 성과였습니다. 오사카배, 텐노상, 그리고 타카라즈카까지! 다시 눈부신 기록을 경신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소녀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한계가 그 이상일 거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 “그리고, 그 [ 아리마 기념 ] 이 찾아왔습니다. “ “소녀의 모든 것을 끊어놓은, 잔혹한 경기가. “
차마 꺼내놓기 힘든 이야기라는 듯, 잠시 숨을 다시 고르고 미즈호가 이야기를 계속합니다…..
“경기 전에 소녀는 신입 트레이너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 이 이야기가 나의 마지막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니까, 한 가지만 말해둘게요. ] “ “[ 나, 당신과 함께하면서 한 순간도 후회한 적이 없어요. 당신의 지도가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고, 전혀 후회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여기서 “어떤 결과” 가 나오던, 슬퍼하지 마세요. ] “ “하지만 신입 트레이너에게 있어선, 그 결과가 처참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 “소녀에게도, 신입 트레이너에게도….. 모든 것을 내려놓게 된 경기였습니다. “
하하….. 하고 어색하게 웃음지으며, 미즈호는 이야기합니다.
“단 한번의 실패, 단 한 번의 실패가 신입 트레이너에게 있어선 치명적인 결과였답니다. [ 중앙의 별을 무너트린 트레이너! ] [ 혹독한 성과주의자! ] 란 이야기가 오갔으니까요. 신입 트레이너는 그 비난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중앙을 나왔습니다. “ “하지만 어째서일까요, 중앙을 나온 신입 트레이너에게는 다시 손길이 내밀어졌습니다. [ 나를 중앙으로 보내주세요 ] 라는 손길이. 처음에는 신입 트레이너는 주저하려 했습니다. 그 때의 실패를 되풀이하고 싶지 않았으니까! 또다시 눈 앞에서 “가장 소중한 이” 를 잃고 싶지 않았으니까!!!! “
여기까지 이야기하면서, 미즈호의 언성이 점차 격해진 것을 메이사 역시 눈치챌 수 있었을 것입니다. 지금의 미즈호는, 메이사가 지금까지 보던 이성적인 모습이 아닙니다. 감정적인 모습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소녀의 결정은 확고했고….. 신입 트레이너는, 소녀, 아니 [ 여러분 ] 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 “여러분의 레이스에 향한 열망들. [ 위 ] 를 향한 열망에 손을 빌려주지 않을 수밖에 없었으니까요. 그것이, 그것만이 여러분에게 응답할 수 있는…. 속죄할 수 있는 신입 트레이너의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입니다. “ “그래요. 신입 트레이너의 첫 우마무스메. [ 다이애나 포그린 ] 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이번에야 말로!!!!! 모두를 한계에 몰아붙이지 않고 걱정 없이 뛰게 하리라! 신입 트레이너는 그렇게 마음먹었고, 그래서 여러분을 받아들였습니다! “
가볍게, 그러나 다소 오래 숨을 고르고서야….미즈호는 메이사를 똑바로 바라본 채 말을 잇습니다.
“…… 여기까지가. 제가 이야기드릴 수 있는 이야기랍니다. “ “이 이야기를 듣고, 메이사 양은 무엇을 생각하셨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