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화점에 들어갑니다. 아직 이른 시간이지만, 당신보다 먼저 온 손님들이 있습니다. 아마 지금 도착했거나, 지금 떠나려는 사람들일 겁니다. 다행히 수는 몇 되지 않아서 물건을 고르고 계산하는 데 지장은 없을 것 같습니다.
"어서오세요. 물건을 골라서 계산대로 가져와주세요."
가게 주인은 약간 졸음기가 느껴지는 목소리로 느릿느릿 말합니다. 가져오라니, 가지고 튀면 어쩌나...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가게 천장과 문에 마석으로 만든 경보 장치가 있거든요. 누가 계산하지 않은 물건을 가지고 나가려고 한다면 큰 소리가 나거나, 근처의 경비대가 달려오거나, 아니면 둘 다 발생할 겁니다.
"나도 이것저것 사야겠네."
당신의 쇼핑을 기다리며 입구에 서 있으려던 시트린은, 문득 자신도 소지품이 얼마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럼 지도 같은 건 그냥 하나만 사서 돌려 보면 되지 않아?}
티케의 말에 라비가 고개를 젓습니다.
{아니, 서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으니 하나씩 사야 한다. 다른 물건들도, 웬만하면.}
그 말에 고민하던 시트린이 당신에게 제안합니다.
"나는 여행에 필요한 물건들이 어떤 건지 잘 모르니, 네가 골라주면 좋겠군... 아니, 좋겠어. 나도 같은 것들을 사면 되겠지. 물건 리스트를 만들어주는 대신, 돈은 내가 지불할게."
큰 도시의 잡화점이라 그런지 물건이 굉장히 많습니다. 아마 당신에게 필요한 것 대부분은 여기서 구할 수 있을 겁니다. 다만 전문적인 물품이나 식품류 등은 다른 가게에서 구해야 합니다.
네, 물통은 하나당 13만 9천 골드입니다. 찾아보면 좀 더 싸지만 성능도 마찬가지인 물통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확실히 있을 겁니다. 보이는 만큼만 넣을 수 있는 평범한 물통이요. 여긴 잡화점이니까요. 저건 아마 여유가 있는 사람에게 팔려고 둔 물건이겠죠. 싼 물건만 팔 수는 없으니까요.
현재 당신이 고른 물건들은
지도 나침반 침낭 텐트 냄비 머리끈
이렇게 됩니다. 지도는 대륙전도랑 방위별 지도가 있는데 어떻게 하시겠어요? 전도는 15만, 방위별은 7만입니다. 전도에 방위별 지도까지 다 사면 총 43만이겠네요. 어떤 지도를 사실 건가요? 잡화점이라 물건이 딱히 전문적이지 않을 걸 고려하면 나침반은 3천이면 될 것 같고... 침낭은 1만 5천, 텐트는 3만, 냄비는 큰 거랑 중간이랑 작은 거랑 세트로 해서 7천, 머리끈은 하나에 100골드 어떠세요? 머리끈 몇 개나 사세요?
근처에 평범하고 싼 물통이 있습니다. 2천골드짜리네요. 지도 5종과 머리끈 3개인가요? 확인했습니다. 그럼 총 가격은 48만 7천 3백 골드입니다. 물건들을 가지고 카운터로 가시면 됩니다! 그 이후에는... 비상식량인가요? 비상식이면 보존식일테니 근처의 다른 가게로 가셔야겠네요.
계산하고 물건을 챙겨서 나옵니다. 노아와 시트린의 소지금에서 48만 7천 3백 골드가 각각 빠집니다! 그리고 해당 물건들이 추가됩니다!
"보존식인가. 필요하겠지... 너무 많이는 말고. 언제나 여유 무게는 있어야 하니까." {그래. 눈앞에 좋은 게 있는데 가방이 너무 무거워서 못 들면 아깝잖아.}
티케가 끄덕입니다. 하기야 언제든 여유가 있는 쪽이 낫지요. 가방이든 뭐든 말입니다. 그렇게 보존식 가게로 들어갑니다. 가게에는 당신이 생각하는 육포나 말린 과일뿐만이 아니라 통조림이나 병조림 등도 진열되어 있습니다. 그중에는 뚜껑을 따면 마법이 발동해서 바로 조리되는 통조림도 있네요. 물론 가격은 다른 통조림보다 비쌉니다. 아, 말이나 소를 위한 건지 압축된 건초 블록도 팔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건 말도 소도 차도 없는 우리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지만, 가끔 다른 사람들이 몇 블록씩 집어가는 게 보입니다. 시트린이 건초 블록을 지그시 쳐다봅니다. 아마 친구인 하얀 말을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하기야 그쪽도 시트린과 같다면 본체는 거대한 하얀 말일 테니 건초 정도는 먹겠지요.
아무리 가방에 무게를 가볍게 해주는 마법이 걸려 있다고는 해도, 한계란 있는 법입니다... 확실히 과일이나 풀이 필요합니다. 당신의 가방에는 육포만 23개가 들어 있으니까요.
{아 뭐... 그 종류로 일단 산다는 건 나중에 고기도 산다는 거겠지?} {현명하십니다. 여행을 할수록 부족해지는 건 오히려 과일이나 풀 종류입니다. 고기는 사냥하면 되지만, 그쪽은 야생에서 채집하려면 독이 들었는지, 먹을 수 있는 건지 감별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와 이 가게 뭐가 엄청 많아~}
티케가 투덜거리고 라비가 끄덕거리는 가운데, 마일로만은 천진하게 가게 안을 구경하기 바쁩니다.
"그렇군. 이렇게 다양할 줄은 몰랐는데."
그 근처에 서 있는 시트린도 마일로와 비슷합니다. 아마 당신이 사는 것에 더해서 흥미 가는 걸 몇 개 더 살 것 같네요. 일단 양해는 구한 것 같으니, 뭘 살 지 둘러봅시다.
앞쪽에 전시된 말린 사과, 자두, 포도, 블루베리, 라즈베리, 살구, 무화과 같은 것들이 주로 보입니다. 기후가 온난해서 그런지 파인애플이나 바나나, 망고 같은 열대과일은 없군요... 아니, 있기는 하지만 가격이 꽤 비쌉니다. 말린 과일은, 구매하시면 종류 상관 없이 합쳐서 인벤토리에 <말린 과일(n개)>로 기재하겠습니다.
그 외에...? .dice 0 10. = 10 17 딱히...? 810 뭔가 더 있다 0 크리
아, 근처에 말린 과일 코너가 하나 더 있습니다. 특별한 효능을 지닌 열매를 말린 것들이군요. 싱싱했을 적의 빛과 과즙을 잃어버린 그것들은 각각 해독제, 해열제, 각성제, 자양강장제, 소화제 등등의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정제된 약품보다는 효과가 덜할 겁니다.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나은 정도라고 해야 할까요. 아마 나무에서 갓 딴 열매라면 효과가 더 좋겠지만, 필요할 때 근처에 열매가 있을 가능성은 적겠지요. 비싼 약을 살 게 아니면 이런 것들도 구비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쪽은 효능에 따라서 분류하겠습니다. 혹시 사실 거면 어떤 효능이 있는 말린 과일을 몇 개나 사시는지 알려주시면 됩니다.
{은행, 들렀고. 캠핑용품, 샀고. 보존식, 곧 살 것 같고. 그럼 더 필요한 건?}
느릿하게 꼬리를 움직이며 근처를 둘러보던 티케가 묻습니다.
{우리 여기 계속 있어? 일도 할 거야?}
이번에는 마일로가 야옹거립니다. 마일로는 활기차게... 당신과 시트린의 어깨를 번갈아 밟고 있습니다. 네, 당신과 시트린의 어깨를 발판 삼아서 계속 점프하는 겁니다.
.dice 0 10. = 5 16 시트린은 가만히 있는다 710 일을 주선할 수 있다 0 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