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야견은 물 속으로 미끄러져가는 주선생을 보며 손을 흔든다. 어라, 그런데 주선생은 어떻게 물 속에서 숨을 쉬는거지? 에라 모르겠다. 주선생 정도의 경지라면 물 속에서 숨 쉬는 것도 어찌어찌 되겠지, 하고 생각을 포기하려던 차. 야견은 뭔가가 깜빡했다는 듯 손가락을 튕기더니, 곧바로 호수 수면을 향해 주먹을 날린다.
추혼법권 8성 지진격.
땅이었다면 가볍게 지면을 뒤흔들 정도의 일격이니. 수면 아래로 떠나갔을 주선생도 눈치를 채겠지. 어디 저 정도의 경지를 만날 일이 흔한가. 게다가 지난번 대련에서는 겁에 먹은 강아지 마냥 정신교육을 받은 빚도 있다. 이 기회에 가르침을 구하는 것도 좋겠지.
“거, 귀찮고 뻔뻔하게 가시는 길 치맛자락 잡아서 죄송합니다만, 이대로 헤어지긴 좀 아깝지 않소? 귀여운 하수가 이렇게 애절하게 졸라대는데 한번만 도와주지 않으시렵니까 선생?”
야견은 씨익 웃으며 한쪽 팔을 빙빙 돌린다. 그러고보니 그 나무 상어에서 나온 기묘한 물건은 어디로 갔을까. 그거라도 줍고 나올걸 그랬나. 어찌됐건 야견은 뭍으로 나온 선생을 상대로 자세를 잡는다.
“뭐, 말로 하는 것 보다야 직접 보시는 편이 편할 것 같수다. 어깨라도 두드려준다고 생각하고 잠시만 받아주시길.”
야견은 그렇게 말하며 망설임 없이 주먹을 뻗어간다. 알고 있는 것이겠지. 자신과 하란의 아득한 역량차를. 자신이 어떤 공격을 하건, 주선생이 그것에 고통이라도 느낄지 의문일 지경이다. 어깨라도 두드려준다는 말은 비유가 아니었다.
백팔타
야견의 주먹이 마치 선풍처럼 뻗어나가며 하란의 전신을 공격한다. 속도는 물론이고, 상대방의 정신을 흐트러뜨리는 산(散)의 묘리가 담긴 주먹. 중들이 논하는 백팔번뇌와도 같은 노도의 연격이다. 그리고 마침내, 연격이 끝나자 야견이 합장하며 “폭”을 외친다. 그리고 그와 함께 하란에게 닿은 권격의 피해가 폭발처럼 재차 터저나간다. 야견은 폭발로 인한 먼지 속에서 숨을 고르고 말을 잇는다. 주선생이 자신의 공격에 다치지 않았음을 알기 때문이었다.
“백팔타. 내가 처음으로 익힌 무공이긴 한데, 보다시피 구멍 투성이 무공이요.” “제대로 된 위력을 내려면 백팔번의 권을 전부 명중시켜야 하는 것도 문제요.” “동작이 커서 상대방을 완전히 쓰러트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면 쓰기 어려운데다.” “상대방의 정신을 흩뜨리고, 빠르게 공격하는 이점은 있다만....너무 번거로워.”
"권격 108번을 이어가며 모두 명중시키는 것은 확실히 어려워 보이는구나. 싸움에서 기회란 찰나생 찰나멸하는 법이니.."
일격에 사느니 마느니 하는 판에 백팔격을 어느 세월에 치고 다니냐- 하는 이말이다. 천재일우의 기회를 잡거나, 상대가 자신보다 떨어지거나, 처음부터 상대가 맞을 생각이 아니라면 제대로 사용하기 까다로운 면이 있다고 하겠다. 참고로 주선생은 3번째 경우다.
막고 있던 팔도, 배나 다리 등 가리워지지 않는 곳도, 사실 팔로 가리고 있던 머리도. 여기저기 얻어맞고 더러는 찢어져서 피가 흐르는 곳이 다반사이다. 초절정의 육체라 한들 내공조차 끌어올리지 않고 생으로 맞은 것이다. 백팔타가 구명절초이니 망정이지. 제대로 된 추혼법권을 같은 상황에 펼쳤다면 분명 어디 한 군데는 부러지거나 터져나갔다.
"....나누어서 치면 안 되는 것이냐? 애시당초 왜 번뇌가 100개가 아닌 108개이지?"
생장선술 - 초고속재생
후우우. 그녀는 막기를 풀고 심호흡했다. 어떠한 방식으로 기가 운행하는 것이 무림인이라면 어렵잖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신나게 두들겨 맞은 피멍과 찢어진 자리를, 지우개나 바늘처럼 쓱싹쓱싹 지우고 꿰메버리는 것이 어떤 이치인지는 도통 알 방법이 없다. 인리를 벗어난 무언가이기 때문이다. 목에 구멍이 뚫리면 사람은 저승사자를 맞이해야 하나 그녀는 아니리라.
"안이비설신의 6개, 색성향미촉법의 6개, 과거 현재 미래의 3개. 6 곱하기 6 곱하기 3을 하여 108번뇌. 36번씩 3번을 나눠서 친다던지 말이야."
주선생 생각대로 야견이 이 무공을 실전에서 제대로 사용해 큰 효과를 본 것은 딱 한번 뿐이었다. 그것도 움직이지 않는 바위를 상대로. 그렇게 푸념하는 야견은 먼지 속에서 나타나는 주선생의 모습을 보고 경악한다. 주먹에서 느껴지는 감각이 뭔가 묘하다, 싶었는데. 저 사람, 설마 내공조차 안 쓰고 공격 전체를 다 맞았다 이 말인가? 자신의 경지가 아무리 낮다 해도 이건 너무, 과하잖아!
그러나 야견의 걱정이 기우라는 사실은 곧 자명해졌다. 피와 멍으로 너덜너덜해졌던 주선생의 몸이 이내 시간을 거꾸로 돌리기라도 한 듯이 말끔해졌기 때문이다. 하, 수준차이가 있다는 것은 확실하지만 이 정도일줄은 몰랐는데.
“혹시 주선생, 정체가 동정호에 사는 물뱀 요괴라거나 그런건 아니지? 마치 뱀이 허물이라도 벗는 것 같아서 섬뜩한데.”
야견은 그렇게 혀를 내두른다. 저도 모르게 비밀에 가까워진 것은 아마도 우연이겠지.
“역시 선생. 처음 만났을 때도 그랬지만 불가의 교리에 대해서도 훤하신데! 108번뇌의 구조에 대해서도 훤하시고! 흠...그럼 아까 주선생이 알려주신 것을 포함해 개량안이 셋 정도 마련된 건데. 혹시 각각을 받아주실 수 있겠소? 너무 부탁만 하는 것 같지만, 못미더운 동생이랑 놀아준다치고! ”
야견은 뻔뻔하게 그리 요청했다. 저런 산적같은 동생이 어디 있을까. 절정이 되면서 얼굴 가죽도 두꺼워진 모양이었다.
“과연, 도가에서는 기가 모이는 것은 삶이요, 흩어지는 것은 죽음이라 본다더니...수련에 도움이 된다면야 조금이나마 마음의 짐은 덜 수 있겠군. 그럼 좀 더 신세 지겠소이다 선생!”
야견은 육체를 검마냥 부수고 고치는 것으로 이야기하는 하란의 태도에 혀를 내두른다. 초절 정의 경지에 가면 저렇게 세상만사에 초연해지는 것일까. 야견은 잡념을 추스르고 내공을 전신을 도는 혈기에 담아 집중시킨다. 야견의 눈과 팔, 다리가 쇠로 달군 듯이 시뻘겋게 변하더니, 그대로 달려나가 진각을 밟고 정권을 발하기 시작한다.
추혼법권-혈불 백팔타
“폭ㅡ!”
주먹이 쏟아져나가는 속도도, 한발한발의 위력도 아까 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합장을 한 이후 터져나가는 폭발의 위력 역시 마찬가지였다. 신체능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려 백팔타를 최대한 빨리 명중시키고, 그 위력을 배가시킨다. 백팔타가 가진 한계를 다른 무공의 묘리를 도입해 정면돌파 해보자는 심산이었다.
“허억....허억...내 빈약한 내공으로는 꽤 지치는군. 보다시피 더 빨리, 더 강하게 주먹을 날려보려 생각한 수단이요. 주먹이 빨가니 적당히 적(赤)이라 부르고 있고.”
“........저기, 잠시. 엄청 타당한 분석이긴 한데, 피 철철 흘리는 모습에서 재생하시면서 이야기 굉장히 무섭거든요 주선생! 기담에서 나올 법한 섬뜩한 모습이라고! 뭣보다 안 아파요?”
야견은 차분히 망가진 몸을 수습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주선생을 보고 식겁하며 그렇게 말한다. 초절정이 되면 감정이 옅어진다는 소문을 들어본 적이 있는데. 주선생이 그런 부류일까. 자신도 절정이 된 이후로 차분해지긴 했지만.
“이미 완성된 무언가. 적당한 때에 잘 사용하면 되는 수법이라.....”
야견은 주선생의 메모를 머릿속에 새기듯이 말한다. 다시 말해 기존 백팔타의 발전형에 가깝다는 것일까. 어떤 의미에서는 개량형과는 거리가 먼 발상일지도 몰랐다.
“다음 수법도 비슷한 것이긴 해요. 하나로는 안 되니 다른 하나로 매꿔보자는 누구나 할 법한 생각이지. 적당히 풍(風)이라 부르고 있는데.”
법화심법-살법도 백팔타
야견은 주선생에게서 멀찍이 떨어지고, 주먹에 바람의 기를 맺게 한다. 그리고 세 번째의 백팔타를 쏟아내기 시작하자, 주먹에서 일어나는 권풍이 연속으로 불어닥치며, 주선생의 몸에 직격하기 시작한다. 권풍은 마치 폭풍처럼 몰아닥치고, 합장을 하자 바람을 머금은 폭발을 일으킨다. 백팔타를 장풍처럼 개조한 것이었다.
“후우....이젠 정말로 내공이 바닥났군”
작지만 일격일격마다 내공을 담은 주먹이다. 내공을 숫자로 환산하자면 100도 넘는 내공이 쓰였으니 기진맥진 할 수 밖에. 그러나 그만큼 위력은 강하다. 권풍의 형태이니 공격을 적중시키도 용이하고, 거리를 둔 채 공격하니 반격당할 위험도 적다. 다만 주선생도 예전의 경험을 보면 바람을 제 몸처럼 다루니, 그녀의 입장에선 어설픈 기술일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