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 다는 것에도 정도가 있지. 객잔에 널린 흔해 빠진 그릇조차도 고수 의 손에 잡히면 주먹을 흘리는 방패가 되는 것인가. 자신의 공격을 흘리고, 캉-하는 굉음을 울리며 땅에 떨어지는 그릇. 이미 야견은 억지로 일으킨 도련님에게는 관심을 꺼 버리고, 그릇이 날아온 곳으로 고개를 돌린다. 품위 있는 듯하지만, 살기어린 기운. 어딘가 익숙하다.
“아, 간만에 뵙습니다 모용의 소가주님. 평안하셨는지요?”
야견은 아랫사람 된 도리로 예의바르게 웃으며 포권지례를 올린다. 잊으려 해도 잊을 수가 있을까. 녹옥과 황금이 뒤섞인듯한 기묘한 눈동자. 웃는 것인지 찌푸린 것인지 모를 표정. 모용세가의 악명높은, 아니 명성 높은 소가주님. 무림인으로서 막 발걸음을 옮겼을 때였나, 술집에서 우연히 만나 겁에 질려 벌벌 떨었었지. 그리고 다시 만났을 때는 호기롭게 덤볐으나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삼도천을 건널 뻔했었다. 그때를 떠올리면 지금도 상처가 저려온다.
“하하, 피차 곤란한 상황이군요. 저도 시비를 걸어온 자를 살려뒀다간 지금 신세를 지고 있는 팔천군의 이름에 누를 끼치게 되니 말입니다.”
서글한 미소로 예를 갖추며 곤란한 듯 머리를 긁는 야견. 그러나 객잔을 둘러싼 묵직한 내공의 흐름에도 겁을 먹는 것 같지는 않다. 법화심법 10성 법심. 정신적인 공격에서는 절정 이하의 모든 피해를 막아내는 경지였다.
“아, 쇤네에게 묘안이 있습니다! 적당히 다투는 척 하다 서로 돌아가면 다른 쓸데없는 소리는 돌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떠신지?”
야견은 한쪽 눈을 찡긋하며 중원에게 말한다. 그러나 목을 긁고 있던 아문세가의 도련님은 적당히 내팽겨쳤고, 두 손은 당장이라도 달려들고 싶은지 손가락에 핏줄이 보이기 시작한다. 거기다 어금니가 보이는 희열을 감추지 못하는 미소까지. 아마 중원의 들어올리는 혈향을 자욱히 피우는 대검에 대한 대답이리라. ‘꺾을 수 없다고 돌아간다면 실망하지 않으시겠습니까?’라는.
정답이다. 도리어 도망치려 했다면 실망했을 것을, 자신과 어울려줄 것을 청하니 어찌 웃지 않을 수 있겠는가. 중원은 자신에게 돌아온 야견의 대답을 알곤 천천히 눈을 감았다. 탁발호장신공은 군대를 이끌고 다수와의 전투에서는 뛰어날지 모르나, 한 명의 상대와 겨루기에는 썩 어울리는 심법이 아니다. 그렇기에 중원은 누군가와 겨룰 때에는 비취신공을, 누군가를 이끌 때에는 탁발호장신공을 사용한 것이다. 흐릿히 눈을 뜨자 온 몸이 연한 비췻빛을 띄고, 그 눈 역시도 비췻빛으로 단아히 빛나기 시작했다. 상대의 모습도, 태도도 알아본 듯 중원의 입술이 살짝 초승달을 그었다. 발톱이 자랐으니 어디 그 무기를 실험하겠다는 듯 발을 들어내는 모습새가 아닌가.
"팔천군이라. 대단한 인물에게 뒷배를 얻게 되었군. 술잔을 두고 벌벌 떨던 이라곤 보기 어려울 만큼 나아졌구려."
그 말은 짐짓 도발처럼 들리겠지만 사파와 정파의 입장을 고려한다면 솔직한 칭찬과 다르지 않았다. 자신에게 달라들기 위해서라도 두 손에 핏발을 세우는 것이 썩 쌓인 게 많아보였다. 하긴. 중원은 적이 많았다. 그 스스로의 성정 때문이든, 문제를 남기지 않겠다는 태도 때문일지는 몰랐지만 말이다.
비취신공 석권
비취신공 강체술 비취
황룡갑 옥룡의 가호
황룡갑 금강
모든 준비를 마치고 자세를 취한 중원은 천천히 눈앞의 상대를 살펴 바라봤다. 적이다. 반드시, 죽여아만 하는 적일 것이다. 손속의 자비를 잊고, 반드시. 반드시 그 목을 뜯고야 말겠다는 살의가 피어오르자 곧 얼굴이 흉신의 그것처럼 비틀려갔다.
콰앙!!!
대검을 들어올리고, 번뇌팔보의 걸음을 한 걸음 내민다.
번뇌팔보 백팔번뇌
끌어올려진 집중력과 천재의 과열된 머리는, 이 상황을 어떻게 판단할지. 어떻게 이끌어갈지를 계산해나갔다. 곧, 대도는 검풍을 끌어내어 쏘아내면서 마치 견제를 하는 듯 하다가.
북위검 도산옥
불규칙한 검기의 가치가 검을 중심으로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증명해보라! 모용의 북천독수가 봐주도록 할테니!!!"
손속을 봐주지 않는, 어디 네 과거의 대답을 들어보자는 듯한 움직임으로 중원은 기꺼이 시작을 열었다.
전투 태세에 돌입한 야견의 눈에 붉은 기운이 서린다. 머릿속의 주판이 찰칵찰칵 소리를 내며 빠르게 계산을 시작한다. 자신이 눈앞에 있는 모용세가가 낳은 걸작의 두뇌와는 비교할 수 없겠지. 하지만 위기상황에 놓인 짐승의 직감은 눈앞의 문제에 대해 나름대로의 답을 도출하고 있었다. 전신에 흐르는 비취와도 같은 녹색의 기운은 아마도 외공이리라. 그리고 그에 겹치듯 덧씌어지는 황금의 기운도 마찬가지로 전신을 보호하는 기의 갑옷이겠지. 과거 기의 외공으로 몸을 보호했던 비구니와의 대련 경험에서 비롯된 추측이었다. 이중, 삼중, 사중의 준비. 철저하기 짝이 없고, 어이 없기 짝이 없군. 이게 어딜봐서 ‘적당히 싸우는 척’이야?
그러나 투정을 부리는 것과는 달리, 야견의 얼굴에서는 이빨이 드러난 미소가 만연했다. 아마도 잊어줬으면 하는 광경이 아니겠지. 언젠가 그날의 신세를 되갚겠노라고, 그때의 대답을 들려주겠노라고 벼르고 있었겠지. 야견의 팔과 다리, 눈이 불에 달군 쇠처럼 빨갛게 달궈진다. 그리고 마치 검기와도 같은 강맹한 기가 주먹에 서린다.
법화심법 혈불, 불괴지체
“아아! 보잘 것 없고, 비열해 빠진 외도의 투로지만 똑똑히 봐주시길!”
야견은 그렇게 말하며 대도에서 피어나오는 검풍과, 마치 가시나무처럼 예측불가한 궤적을 그려나가는 검기를 간신히 피해나간다. 혈불로 인해 대폭 강화된 신체능력과 처음부터 공격을 염두에 두지 않고 회피를 결심했기에 겨우 가능한 일이겠지. 그러나 그 악귀와 같은, 살기 등등한 얼굴은 똑똑히 보인다. 야견은 빨갛게 달아오른 두 손으로 지권인(智拳印)을 맺고, 내공을 발한다. 그러나 그 내공이 향하는 곳은 옥과 금의 기로 보호받는 몸이 아닌, 그 안의 영혼.
추혼법권 오의 추혼식
애시당초 경지는 같을 지라도, 쌓아온 무공의 가짓수가, 해쳐나온 수라장의 수가 다르다. 자신에게는 처음부터 전력으로 가는 것 이외의 선택지는 없다. 영혼을 따르는 법이라는 이명이 붙은 추혼법권의 오의. 얼굴이 보이는 거리 내라면 원격으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무공이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내공을 담은 정권. 상대방의 육체가 아닌 영혼에 타격을 내지르는 정권이었다.
아슬아슬하게 공격을 피해간다. 썩 나쁘지 않은 움직임이다만, 여전히 무른 면모가 있다. 중원은 야견의 움직임을 보곤 과거의 자신을 떠올렸다. 절정에 갓 들어왔을 당시. 충분한 고양감과 힘에 취하곤 했으니 말이다. 온 몸이 붉게 타오르는 듯한 외견을 띄고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느껴졌다. 그러나 그 공포를 잊겠다는 듯 번뇌팔보의 걸음을 한 걸음 내밀자 순식간에 그를 덮처오던 공포가 흘러 사라졌다.
무언가, 몸에 느껴지는 감각이 다르다. 영혼에 새겨지는 무언가 따위를 중원이 느낄 수 있을리가 없다. 그렇지만 당당한 자세로, 주먹을 멀리서 뻗어오려는 것을 느낀 중원은 한순간 무기를 띄우며 한 팔과 다리로 축을 잡는다.
건곤대나이 회천종
내공의 흐름에는 내공의 흐름을, 단순히 뻗어지는 흐름을 타려 몸을 움직이면서 중원은 그대로 팔을 내뻗는다. 무언가가 닿는 듯한 느낌을 그대로 몸을 회전시키며 내돌리곤 마치 서커스를 하듯 땅에 팔을 딛는다.
건곤대나이 건곤대나이 - 내공을 100 소모합니다. 일시적으로 하늘과 땅을 뒤집습니다. 사용 직후, 뒤집힌 하늘과 땅은 되돌아옵니다.
잠깐의 하늘이 뒤집히고 띄운 검으로 땅을 쳐낸 중원의 몸이 그대로 야견을 향해 스스로를 날렸다. 그러면서, 그 검이 하늘 높게 치솟고, 비췻빛의 강기가 크게 피어난다.
비취신공 녹옥파
북위검 선혈참격 - 내공을 40 소모합니다. 피가 이리저리 튀고 매우 잔인한 공격으로 인식됩니다. 시전자가 모욕을 당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같은 경지의 상대는 높은 확률로 공포 효과를 받습니다.
씨익. 사파를 상대할 때, 중원은 역설적으로 사파를 가두는 것이 더욱 효과가 확실하단 것을 알고 있었다. 자, 아견은 이 공격에 어떻게 반응할까?
야견은 절규을 내지른다. 전투를 시작하자마자 방어 불가능의 일격을 먹인다는 최선의 책략이 허무하게 붕괴되었다. 추혼일권의 주먹이 육체가 아닌 영혼, 즉 정신을 공격하는 무공이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야견의 정신은 법화심법 10성 법심으로 어지간한 정신의 피해를 방어할 수 있었으니, 내공을 허비하고 이를 악무는 것에 그칠 수 있었다. 그러나,
“....말도 안 되는 것도 정도가 있지!”
경악은 시작에 불과했다. 객잔의 기물들이 하늘로 부유하고, 휘말린 사람들의 비명이 솟아오른다. 법화심법을 갈고 닦아 어지간한 상황에서는 냉정을 잃지 않는 담을 가지게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어지간한 상황이 아니다. 그저 한 팔과 다리로 축을 잡았을 뿐인데, 말 그대로 천지가 뒤집히고 있다! 이것도 무공의 부류란 말이냐. 대체 어떤 수련을 쌓았기에, 어떤 싸움을 해왔길래 저 남자는 이런 짓이 가능한 거야!?
그리고 이어지는,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유성과도 같은 옥빛의 강기. 검기에서 보이는 미래는 자신이 선혈이 낭자하게 난도질 당한 모습. 다행이도 야견의 심법은 공포를 느끼는 대신, 파훼법을 찾아 머릿속의 주판을 굴리기 시작한다.
‘정면으로 맞서려 들어서는 안 된다.’
야견이 내놓은 결론은 단순하지만 그 스스로는 최선의 것이었다. 자신이 어떤 공격을 하더라도 당해낼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렇다면, 공격을 흘려내는 수 밖에. 야견은 주먹을 쥐는 대신, 두 손으로 무언가를 꽉 잡는 듯한 손짓을 취하더니, 이내 그것을 던지는 듯한 몸짓을 한다.
추혼법권 몌타, 추혼식
적의 옷깃을 잡아 던져버리는 초급무공. 그러나 야견은 중원의 영혼에 보이지 않는 표식을 남겨 둔 상태. 공중에서 낙하하는 중원의 옷깃을 원격으로 강하게 잡아당겨 공격의 궤도를 닿지 않는 쪽으로 흘릴 샘산이었다. 적어도 중원이 공중에서 위치를 바꿀 수 없다는 것, 몇 중의 외공을 두른다 하더라도 타격이 아닌 잡아끄는 힘이라면 저항이 있지 않으리라는 생각이었다. 다가오는 상대방의 공격에 정면으로 맞서지 않는 것은 불명예이나, 야견은 그런 것을 신경쓰는 협객이 아니었다. 그러나 저 남자는 만날 때마자 자신의 예상을 몇 번이나 부숴왔다. 과연 생각대로 잘 먹힐것인가..!
몸으로부터 어색한 부유감이 느껴지는 순간 중원은 그 흐름을 몸으로 느껴갔다. 가볍다. 어찌 보면 말도 안 되는 공격으로 하여금 자신을 피할 심산인 듯 싶은 것에 웃으며 그 흐름을 타고 날아든다. 깨지는 소리와 함께 땅을 구르고, 그대로 몸을 일으킨 중원은 크게 웃는다. 썩 나쁘지 않은 나려타곤이었다는 듯. 야견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는 것도 그만이다.
"훌륭하구나! 그 대신이랄건 모르지만 하나 알려주마."
두둑, 하고 팔을 휘휘 저은 중원은 가볍게 걸음을 딛는다. 탁발호장신공을 운용할 때에 비하면 느리지만 평범한 걸음에 비하면 보법을 쓴 것이 낫다.
"이 보법과 하나의 무공을 제외한, 내가 사용하는 모든 무공은 성취의 끝에 발을 두고 있다. 신공이기에 아직 그 영역에 도달하지 못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