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훈련을 마치고 간단히 점심을 먹고 돌아왔을 무렵이었다. 니시카타 미즈호는 간단히 트레이닝 용품을 정리하며 트레이너실에서 오후 훈련에 있을 플랜을 정리하고 있었다. 현재 중앙식으로 훈련을 시작한 것은 메이사가 유일하기에 나머지 인원들은 원래 돌아가던 플랜 그대로 짜면 되기에 특별히 더 수정할 것은 없었다. 그나마 조금만 더 훈련하면 중앙식으로 바꿀수 있을 것 같은 사례가 스트라토 정도이고, 마사바는... 여전히 철저한 식단과 함께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다이어리에 열심히 플랜을 정리하고 있는 도중에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ー똑똑.
"네, 들어오세요. "
트레이너실 바깥에서 들리는 노크 소리, 편하게 들어오라는 듯 미즈호는 소리 높여 말했다. 이 시간에 노크하고 들어오는 것이면 학생인가?
파란만장은 끝이 없다고 해야하는 것인가. 복잡하게 꼬인 끈들이 풀어해치기 힘들게 얽혀있다. 얽혀있다면 얽혀있는대로 나아갈 방법을 찾고있지만, 트레이너 니시카타는 지금의 내 선택을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보고할 필요는 있었다. 어떻게 본다면 독단적인 행동임에 틀림없었으니까.
"스트라토입니다. 긴급 보고사항이 있어서 연락없이 방문했습니다."
요컨데 마사바건에 대해 내가 한 대응에 대해서는 알릴 필요가 있었다. 구심점은 트레이너로부터 이루어지니까.
>>668 갑작스레 문을 열고 들어온 이는 스트라토 액세서였다. 게다가 말을 꺼내온 내용은 긴급 보고 사항. 다급하게 뭔가 말해야 할 일이 있어서 온 것인가? 미즈호는 애써 당황스러움을 숨기고 "자, 일단 이쪽으로 앉아 주시겠어요? " 란 말과 함께 스트라토를 둥근 테이블로 안내하려 하였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나 일단 이야기를 들어봐야 할 것 같다.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으나, 들어보겠어요. 스트라토 씨. 이렇게 다급하게 온 이유가 무엇인가요? "
>>670 "……요컨대 그래요, 스트라토 씨께서 스스로 악역을 자처하셨다, 그 말인가요? "
긴급 보고라 해서 무슨 일인가 했더니 역시 이번 임시 입부에 관련된 일이었다. 새 팀원이 그냥 입부도 아니고 임시로 입부했으니 다른 아이들에게 있어 반항은 클 것은 이미 예상한 일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 이미 야나기하라 씨와도 상담을 했었지만, 이렇게 직접 스트라토에게서 듣고 있으니 [ 내기 ] 라 설명한게 생각 이상으로 큰 반발을 가져온 모양이다. 지끈거려오는 듯한 이마를 애써 부여잡으며 미즈호가 스트라토를 향해 똑바로 시선을 돌렸다.
"스트라토 씨, 당신의 이 행동이 다른 팀원에게 어떤 영향을 갈지 예상하고 하신 일인가요? " "이 팀에는 마사바 씨의 친구 역시 같이 훈련중에 있어요. 그녀 역시 적으로 돌릴 수 있는 일인 것을 알고 행동하신 것이겠지요? "
여기서 마사바의 친구라는 건 당연히 메이사 프로키온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무라사키는 아직 들어올 예정인 신입이고, 정식 입부를 하지 않은 상태이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이 선택자체가 벌칙게임을 하는것을 팀의 입부조건으로 했다는 인식. 그것으로 불신감을 조장하고있었으니까. 독단적인 행동이다 보니 골치아파보이는듯한 트레이너의 반응이 역시 쓰게 느껴졌다.
"그나마 다행인점은 메이사씨와는 모의전을 겪고 적어도 지금의 상황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납득한 반응이었습니다. 지금의 선택에 대해선 달리 방법이 없었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쪽보단 신뢰할 수 없는 쪽의 가지를 쳐내는게 이해득실상 맞다고 판단했을 뿐. 훈련기간 내내 태풍이 부는걸 태풍의 눈으로 옮겨놓는 게 최선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적어도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누구도 지금의 상황을 놓고 와해시키는 것은 뒤로 미룬 셈이다. 결과라는 태풍이 불었을때의 피해는 더 커질수도 있겠지만. 그땐 내가 감당할 일이다.
"질 수 없다는 감정. 호승심은 각성시키는데 도움은 될겁니다. 다만 방식이 잘못된 것을 꾸짖는다면 달게받겠습니다."
에~ 의외로 잘 안 떠지네(?)같은 생각을 하며 메이사는 말끝을 길게 늘였다. 조르는 것 같은 말이지만 사실 어쩐지, 지금 여기서 말해줄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더 컸기에 굳이 재촉하는 말을 더 붙이진 않는다. 그 생각이 적중했다고 하듯 하또(...)가 다른 화제를 꺼냈다.
"음~ 비.밀."
팀 생활은 잘 하냐는 질문. 요즘 어때?도 아니고 대놓고 잘 하고 있냐는 말이 나온 걸 봐서는 아무래도 이 트레이너도 현재 상황에 대해 어느정도는 아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메이사는 잠시 말을 고르는 척 하다가 히죽거리며 비.밀. 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아무 일도 없을 수도 있고 뭔가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그건 우리 팀의 일이지 하또랑은 별로 상관없는 일이잖아?"
그렇다. 이 꼬맹이... '그 사연'을 말해주지 않은 것에 대한 복수로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