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나는 전략을 세우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저 앞으로 달려나가고 처음을 최속으로 한다. 누구에게도 앞에서 보는 풍경을 빼앗기고 싶지않다는 어쩌면 욕심투성이의 결론이었다. 그래서 상대를 의식하지 않는다. 달려나가는 것을 가로막지만 않는다면 어떠한 것도 의식하지 않는 상태. 그 영역에 들어서려는 시도.
그 너머에는 분명 성층권에 닿는 듯한 선두의 풍경이 있을것이다. 하지만 아직 거기까지 닿지는 않는다. 나의 한계로는 고작 그 풍경이 존재할 것만 같은 신기루같은 것이 아른거릴 뿐이었으니까.
달려나가는 앞에 아무것도 없다면 거기서부터는, 달려나가면 나갈수록 종점에 도달하면 할수록 초반에 폭발적인 스테미너 소모가 발목을 잡고 이윽고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 된다.
"닿을 수 있을까."
3코너를 지나 경기의 후반이 될수록 그것은 점점 처음에는 단순한 경직에서, 나중에는 마치 온몸을 짓누르는 듯한 족쇄와도같은 감각. 그것을 이겨내야만했다. 이겨내야만 손가락이라도 닿을것만 같았으니까.
"아니. 정정합니다. 닿아야만 해."
불꽃의 환영이 순간적으로 일렁인다. 마치 안구에서 뿜어져나오듯. 그것은 스파크를 마치 뿜어내듯 쏟아져가며 종점을 향해 달려가는 나의 집념을 표현하는 것만 같았다.
"종점에 도착. 열기에 의한 환기를 시작합니다."
뒤늦게서야 도착했다는 사실과, 패배를 인정한 메이사의 모습을 보고서야 혼자만의 풍경이 벗겨졌다. 솔직히 말하면, 이것이 병주라는 사실도 잊은채로 그저 앞으로 나가 선두의 풍경을 꿈꾸는 것만 같았다. 어쩌면 거기에는 절대로 그 풍경을 내줄수없다는 지나친 승부욕이 없었다고는 말하지 못한다.
조금 어이없는 듯한 표정을 한 메이사에게서 그런 말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딱히 화내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정말로 이해가 안 가서 저도 모르게 던졌다는 말이 어울릴 것이다.
"아아~ 진짜~ 해변에서도 여기에서도 요즘은 지기만 하네. 되는 일이 없네에.“
어느정도 숨을 고른 메이사가 쭉 기지개를 켠다. 정식 레이스는 아니지만, 어쨌든 최근들어 승률이 낮은 것은 사실이다. ...사실 마사바를 제외한 다른 우마무스메와 제대로 겨뤄본 적이 거의 없고 혼자서만 몰래몰래 달리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다.
"뭐어, 일단... 임시라도 같은 팀이긴 하니까. 앞으로 잘 부탁해.“
스트라토에게 다가가 한 손을 내민다. 사실 달리기 전에도 '이쪽'에겐 크게 악감정이 있진 않았다. 다소 혼란스럽기는 했지만. 내기의 내용을 정확히는 모르지만, 전담 팀을 내걸고 트레이너가 제안한다면 그걸 거절할 수 있는 우마무스메는(특히나 이런 지방에서는) 그다지 없을거라는 생각도 있었고. 그런 의미에서 메이사는 그냥 임시긴 해도 일단 스트라토를 원만하게 팀원으로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악수를 권하는 것은 그런 뜻이었다.
"이의있습니다. 해당 문맥에서 비꼼의 의도는 0%에 수렴합니다. 그저 메이사씨 당신과 달림으로서 배웠던 사실을 알릴뿐입니다."
상대도 화내는 의미보다는 그저 엉뚱한 말에 어이가 없어보이는 듯했지만 애써 수습해본다. 같이 달리면서 느꼈다 나도 승부욕이 있다는 사실과 선두에 선다면 그것을 절대로 내주고싶지 않기에 심상에 잠긴다고.
"하나만 이야기 하겠습니다. 비밀로 해줬으면 좋겠네요."
마치 속삭이듯 조용한 목소리로 하나를 이야기한다.
"내기의 벌칙같은 결과는 사실 상관없습니다. 단지 트레이너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인가 아닌가. 저는 그것에 확신이 선다면 경합내용에 관계없이 팀에 정식으로 입부할 생각입니다. 저도 저 나름대로 트레이너를 믿어보기 위해 이런 불안정한 관계를 만들었습니다. 그점에는 실례드립니다만.. 적어도 장난같은 일은 아닙니다."
내가 나로서 할 수 있는 이야기. 그리고 결정. 그것을 진심을 다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달림으로서 알았던 말로 전하지 않는 대화가 전해졌다는 사실에 조금은 안도하고 미소를 지으며 나는 메이사의 악수에 응했다.
일단 또레나가 우마미미를 숨기고 있는게 아닌지 확인부터 할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자기가 인간보다 못 뛴다는 사실에 진짜로 쇼크먹을 것 같기도 하고 전자로 가면 그냥 에엑 또레나 허접이 아니었잖아...하면서 잠시동안 고분고분해지겠지만 후자라면 에 나 진짜로 레이스 재능 없잖아...하고 달리기 그만두고 열심히 공부해서 하야나미 이어받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