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uplay>1596917087>987 한 눈에 봐도 나라를 잃은 듯한 얼굴을 하고 있던 니시카타 미즈호는, 진짜 정상적인 커스타드 푸딩을 메이사가 꺼내고 나서야 그나마 제 정신을 찾은 듯한 낯을 하였다. 진심으로 방금 전 푸딩은 디저트에 대한 모욕으로 생각한 것인지 아니면 충격을 받은 것인지, 여전히 충격이 덜 가신 듯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었다.
>>16 다시마 푸딩을 받게 되지만 않는다면 아무래도 좋을 것 같다. 지금 니시카타 미즈호의 머릿속에 들고 있는것은 오직 그 생각 뿐이었다. 중앙 출신 트레이너가 지방 우마무스메에게 이런 식으로 농락당하고 있는 것을 본가는 알고 있을까..... 코스를 보강해 준다는 전제라는 메이사의 말에 미즈호는 고개를 갸웃였다.
"구체적으로 어떤 코스를 보강해 주시길 원하시나요, 메이사 양? "
모든 우마무스메에겐 저마다 원하는 훈련 코스가 있다. 메이사에게 맞는 코스로 변경하는 거라면 얼마든지 변경할 수 있다.
전담하는 우마무스메가 없는 트레이너는 어떠한가? 그건 앙꼬 없는 찐빵과 유사한 것일지도! 하지만 앙꼬가 들어 있지 않은 빵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 법, 굳이 따지자면 다이고는 앙꼬가 들어있지 않은 빵을 좀 더 좋아했다. 중앙에서의 시간은 그다지 길지 않았다. 안 그래도 본래 하던 일 때문에 짧은 경력, 그런 짧은 시간으로 중앙을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누구나 자신의 짧은 경험에 비추어 생각하는 법이지 않은가. 다이고는 그렇기 때문에 지방으로 왔다. 바로 이 곳, 츠나센에! 바로 이 곳에서 그의 제 2의 인생이 시작되는 것이었다!
"어디 보자, 트레이너실로 가면 된다고 했었지."
누가 보아도 그다지 격식을 차린 것 같지는 않은 옷차림, 어디서 방금이라도 운동하고 오셨나요? 싶은 그런 차림새의 다이고가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운동화 밑창의 고무가 바닥에 문대지는 소리가 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트레이너실이라고 쓰인 문패와 문패 아래에 있는 문, 그 앞에 선 여성이 눈에 들어온다. 그런다고 딱히 걸음이 빨라지지는 않아서 그 여성이 들어선 다음에야 문 앞에 섰으려나.
"안녕하십니까!"
열린 상태 그대로라면 자신보다 앞서 들어선 사람 뒤에서, 만약 문이 닫혔다면 열어젖히며 우렁차게 소리쳤을 테다.
>>17 >>20 푸른 물고기가 들어간 로고가 인상적인 츠나센 학원의 트레이너실. 각기 다른 시간에 문을 열고 들어갔거나, 어쩌면 비슷한 시기에 문을 열고 들어갔을 수도 있겠지만, 그곳에 문을 열고 들어가면 가볍게 남청색 머리를 쪽지어 올려묶은 여인이 앉아있는 것을 볼 수 있울 겁니다. 니시카타 미즈호. 이곳에 먼저 발령와 있는 중앙 출신 트레이너.
“….못보던 트레이너 분들이신데, 처음 오신 건가요? “
니시카타 미즈호는 조용히 책상에 펼쳐둔 다이어리를 덮고, 당신들을 향해 묻습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이곳 츠나센 학원 소속 트레이너, 니시카타 미즈호 라고 합니다. "
먼저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것이, 아마 당신들의 간단한 [ 자기 소개 ] 를 하기를 원하는 것 같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전개에 메이사는 살짝 당황했다. 이게 정말로 먹힌다고? '그럴 순 없습니다'같은 말이 들리겠거니 했는데. ...다시마 푸딩, 생각보다 굉장한 물건인가보다. 이런 굉장한 걸 영구 봉인하겠다는 말은 좀 경솔했을지도 모른다. 조금 전의 말을 살짝 후회하며 메이사는 머리를 열심히 굴렸다.
"그럼 스피드. 물론 난 스테이어고, 스태미나가 더 중요한 건 알아. 알지만..."
해변에서 했던 내기에서는 같은 전술끼리 붙었다. 그리고 완벽하게 패배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같은 각질, 같은 전술, 4코너 전까지의 체력 보존도, 스퍼트 타이밍도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결과가 크게 갈렸다면 남은 것은 스피드의 차이가 아닐까. 그 이후로 이래저래 고민한 결과 메이사가 내놓은 답은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