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오랫동안 봐야(할지도 모르는)하는 직장 동료이니 등쳐먹을 생각은 없었다. 조금 말하지 않은 사항이 있긴하지만 그게 거짓말을 한 건 아니니 괜찮다고 생각했다. 어쨌건 이 일을 해서 원래라면 제로일 것이 플러스가 되었으면 되었지 마이너스나 제로는 아니지 않겠는가. 그 것만은 진실이다.
그럼 좋은 일을 한 게 아닐까? 기억하자. 마츠시타 린은 제법 양심이 없다. 끝까지 양심 없을지는 과연 두고 봐야 알겠지만.
"네 좋은 의뢰여요."
언제 미묘한 웃음을 지었냐는듯 단정한 태도로 돌아와 채팅방에 접속한다.
[용의자 목록이어요. 정확히는 몇몇 약소길드 소속의 헌터들이 모여 단체로 벌인 범행이라 보고 있사와요.] [여선양께서는 어떻게 하시고 싶으신지요.]
여선이 그런 걸 알기는 할까? 플러스니까.. 괜찮겠지! 라는 대책없는 생각을 했다는 점은 있지만... 미묘한 웃음에 슬쩍 고개를 들던 불안이 단정한 태도에 사라집니다
[음...] [무력이라고 해도 전 무력쪽은 아니라서요] 마츠시타 씨가 거의 다 해야할걸요? 라고 메세지를 보내려 합니다.
"아 그건 가능해요. 꺾어놓은 걸 치료하고 다치게 하는 그런 식으로 하면 말이지요" 제법 발랄하게 말을 하지만 그거 그냥 무한반복 고문인 거 아닌가? 일단 여선은 설득을 먼저 해보려고 한다는 말을 합니다. 일종의 명분쌓기... 에 가까운 모양입니다. 이렇게 했는데도 순순히 내놓지 않으면 메스로라도 찍어버리겠다. 가 가능한 걸까.
'생각은 했지만,' '마냥 밝은 사람이라기엔 어딘가 극단적인 구석이 있네.' 차분하게 정보를 보고하는 고문의 보좌관처럼 흔들림 없이 린은 태연하게 채팅방 창을 조작했다.
[바라던 대답이어요.] [단순히 무력으로 풀기엔 약소라도 길드는 길드라고 서로 이해관계가 꽤나 복잡하더군요.]
"그래서 여선양께 도움을 청했답니다." 물론 이전에 도움을 받았기도 하지만, 이런일에 적합한 인물이 따로 떠오르지 않기도 했다. 특별반 내 소통을 잘하는 사람 중 강산은 은근히 정도를 지향하는 면이 있고, 시윤은 제 속셈을 눈치챌지도 모르며, 토고는...의뢰를 뺏기기 싫으면 그냥 입을 다무는 편이 나았다.
"마침 관련 길드 중 한 곳에서 부상자가 나왔다 들었사와요. 적대받지 않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여요." //8
>>22 >>29 강산이가 저 자리에 있었다면 무력으로 고문한다는 얘기 나왔을때 기겁했을지도요...😅 (끄덕)
여선이가 은근 성깔이 있는 편인게... 전에 강산이랑 여선이랑 같이 의뢰가는 일상 몇번 돌렸는데요. 사설 도박장에 잠입했을 때 약물을 탄 음식을 대접받자 기회를 봐서 그 음식을 도박장 보스 얼굴에 처박는다든가... 탐색하면서 몬스터 토벌하는 의뢰에서 강산이 뒤에서 약점 찾고 보조하다가 작은 몬스터가 가까이 오자 메스로 주저없이 공격했다든가 하는 묘사가 있었지 싶어요.
린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전혀 모른다는 듯 잠깐 그녀를 바라보는 얼굴은 마냥 밝기만 한 표정이 떠올라 있습니다. 단순히 무력을 투사하기에는 보조가 있긴 하겠지만 린 혼자서 해야 할 가능성이 높고. 이해관계도 문제인 거겠군요. 라는 걸 이해한 듯....하지만 도움을 청했다는 것에 눈을 동그랗게 뜹니다. 저한테요? 같은 표정.
"그래서...인가요?" "조금 놀라워서 그래요~" 본인이 그다지 협상이나 그런 쪽에는 재능이 없다는 건 알고 있어서 그런가. 그리고 부상자가 있다는 말을 듣곤 고개를 끄덕입니다.
"의료계 각성자를 찾는 의뢰가 있거나.. 그 길드 근처쯤에서 수소문하는 이들에게 접근하는 식이 될 것 같은데.. 대략적으로 맞을까요?" 간단하게 물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