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9 ▶ 깡깡이 목소리 ◀ 구시대의 무선 이어폰을 닮은, 의념이 깃든 알 수 없는 장비. 착용한 상태로 타인의 의념 파장을 맞추면 통신을 할 수 있다. ▶ 고급 아이템 ▶ 양산형 무선 이어폰 같은!!(심한 말) - 최대 2명의 의념 파장을 기록한다. 통신 당 10의 망념이 증가한다. 일정 거리 이내의 인원들과 통신을 이어할 수 있다.
오발탄이라는 말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단지 하룻밤의 불장난이었든, 그것을 책임지려 하다가 이 밋밋한 삶을 벗어나고자 나를 버려냈든, 결국 그렇게 토고 쇼코라는 탄이 세상에 떨어졌습니다. 기억나는 것은 탄의 이름 뿐. 그 외에는 모든 것이 바닥에 구르는 탄일 뿐. 쏘아진 탄환은 다시 회수한다 한들 다시 쏘아낼 수 없다. 그러기 위해선 새로운 탄환을 만드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 생각으로, 아마 토고는 입을 열었을 겁니다.
" 그렇군요. "
미함 스님은 그 말에 많은 이야기를 꺼내지 않습니다. 너 참 불쌍하다. 그런 동정도 하지 않습니다. 그렇더라도 길을 잡았어야지. 그런 타이름도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가만히 들어주었습니다.
>>507 " 작은 시냇물이 흐르는 길을 따르면 큰 바다로 가게 됩니다. 큰 바다의 물을 알면 그 깊이를 헤아리게 됩니다. 세상이라는 장은 너무나도 크고 멀기에 그것을 헤아리긴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라는 작은 것은 눈과 귀를 기울일 수 있습니다.
많은 이들은 꺠달음을 자신의 일, 사건들을 통하여 묻습니다. 다다른 번뇌와 고민들은 문장이 됩니다. 그것들이 차츰 커지기 시작하고, 모든 내용이 될 쯤이 되면. 우리는 다달랐던 번뇌조차 잊게 됩니다. 그 번뇌가. 나로부터 왔다는 사실을 잊습니다.
생각하는 것은 필요로 하기 때문에 행해집니다. 내가 무엇을 바라고, 무엇을 떠올리기에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이뤄지는 것은 그저 이뤄짐입니다. 길이 가기에, 시냇물이 흐르기에, 저절로 큰 바다에 닿는 것처럼. 모든 것은 이뤄짐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경국을 놀라게 하는 외모, 강건하며 부동한 육신, 타인의 호의와 애정. 그 모든 것은 지연히 이뤄지는 것입니다. 자신이 하기에 따라 경국을 놀래키진 못하더라도 한 이를 담게 해줄 수 있겠고, 강건부동한 육신이 없더라도 한 사람 지탱할 육신은 있겠지요. 호의와 애정을 받지 못한다 한들 미움이라도 받지 않을 수 있을 겁니다. 모든 것은, 이뤄짐을 담습니다.
그러나 그 길에, 그 마음에, 그 행동에 돌을 던지다 보면 이 작은 시냇물은 막히고 맙니다. 우리는 이것을 세상의 불만이라고 하고. 이 늙은이는 번뇌라 칭합니다. 하나의 번뇌를 지우기 위해서는, 이뤄짐을 위해 움직이는 것보다 수 배. 수십 배의 이룸이 필요로 하지요. 그러니 많은 이들은 잊고 있습니다. 내가 가졌던 번뇌가 단 한 문장에서 온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
미함은 빙그레 웃으며, 토고를 바라봅니다.
" 그대의 삶은 오발탄. 잘못 쏘아진 인생입니다. 남녀의 교합에서 나온 쾌락의 부산물이건, 원치 않던 결과의 흔적이던. 그러나 그대라는 존재가 이 세상에 태어날 것임은 이뤄짐으로 오고 그대의 번뇌 역시 이뤄짐에서 왔습니다.
그러나 그 이뤄짐은 분명 그대를 길로 이끌었을 것입니다. 그대의 가족을 만나게 하고, 그대의 이들을 만나게 하였을 겁니다. 그런데 왜 나는 이런 운명을 타고나야 한다고, 스스로 깊은 번뇌를 가졌는가.
오발탄. 이 짧고 의미 가진 한 단어가 그대의 번뇌의 씨앗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잘못 쏘아졌기에 가장 추한 곳에 떨어졌고, 잘못 만들어져 누구도 찾지 않았으며, 잘못되었으니 누구도 사랑을 주지 않았고, 잘못되었으니 잘된 것을 질투한 것입니다. 그러나 보십시오. 그대가 이룬 것들과, 그대가 가진 것들을 말입니다. "
미함은 작은 옥거울 하나를 들어 토고 쇼코를 비춥니다. 그곳의 토고는... 무슨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 모든 것을 구분하는 것은 나我를 보아야 합니다. 가진 것과 가질 것을 구분하지 말고. 지연히 이뤄짐을 생각하십시오. 욕심도, 불만도, 희망도, 미안함도. 모두 번뇌의 감정들이라 한들 그것을 억지로 덜어내려 하지 마십시오. 다만 바라보십시오.
왜 그 번뇌를 가져야 했는지. 왜 그 번뇌에 그리도 매달렸는지. 나의 문장을 알게 되면, 나의 번뇌는 자연히 무너집니다. 가지지 못한들, 있지 않는들. 나를 위한 것들은 이뤄짐에 있고 나를 이룰 것들은 내가 담고 있습니다. 시냇물이 굽이쳐 바다에 닿으면 됩니다. 그 길이 험하다 한들, 결국 바다가 되는 여정입니다. "
미함은 두 손을 합장하며 찬찬히 토고에게 고개를 숙입니다.
" 그러나 언제고 두 다리는 알아야 합니다. 어디로 가야 함을 알아야 합니다. 실제로 가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그로 하여금, 물길이 끊어지지 않도록 스스로를 흘려보내십시오. 그런다면 모두가 바당에서 만날 것입니다. " // 여기까지!
캡틴 고생했어! 진짜 미함 스님 하시는 말씀이 불교의 가르침 적인 말씀이라 되게 몰입해서 읽었어... 개인적으로 아시는 스님께서 한참 고민 상담 해주실 때도 내 생각과 내 감정을 아는 게 중요하다고 왜 그럴까 라는 질문을 통해 아는 게 중요하다고 했는데 (자세히는 오래되어서 기억 안 남 ㅎㅎ) 그거랑 비슷한 말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