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4 전해질 수 있었다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통신은 이미 끊겨서 당신의 말은 전달되지 못했습니다. 딱히 이런 말을 하지 않아도 상대방은 아마 알 겁니다. 이런 상황에 처해져서 기분 좋을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어쨌든, 돌아가면 왕성에서 한바탕 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습니다.
>>750 신전을 조금 더 둘러봅시다. 일단 바닥은... 뜯어봐도 될 것 같은 타일이 하나 더 있긴 하지만, 여기서 그만둔 걸 보면 아마 네 번째 시도에서 정답을 찾은 걸 테니 굳이 열어보지 않아도 될 겁니다. 벽은 엉망진창입니다. 촛불을 놓는 작은 받침들을 제외한다면, 굳이 살펴볼 만한 건 없는 것 같습니다. 그 외에는, 다른 방으로 통하는 것 같은 문이 하나 있습니다. 문이라고는 하지만 문지방만 남아 있고 문짝은 저 멀리에 떨어져 있으니 그냥 지나가면 될 것 같습니다.
>>753 안쪽 공간은 널찍하지만, 꽤 소박하게 꾸며져 있습니다. 입구의 왼쪽 구석에는 지푸라기가 잔뜩 깔려 있습니다. 이건 아마... 침대인 걸까요? 입구의 반대쪽 벽에는 작은 창문이 있습니다. 여기서 보는 바깥 풍경은 쓸데없이 평화롭습니다. 오른쪽 벽에는 옷 한 벌이 튀어나온 돌조각에 걸려 있습니다. 역사책에나 나올 법한, 신관이 입을 것 같은 넉넉한 백색 옷입니다. 요즘 저런 옷을 입고 다닌다면 아마 돌 맞을 겁니다. 당신도 삼백여 년 전쯤에 신이 세상을 버렸다는 소문이 돌았던 걸 알 겁니다. 그리고 그 여파로 신과 관련된 모든 것이 박해받아 사라졌던 것도요.
>>758 요즘 신을 신경쓰는 사람이 있으면 그쪽이 더 이상할 겁니다.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면 신이 정말 없는 것 같기도 하고요. 방은 정말 그것뿐입니다. 비밀장소도 없고, 무슨 장치도 없고... 아, 먹으려고 했던 건지 사과 한 알이 침대 근처에서 굴러다니고 있긴 하네요. 붉게 잘 익은 사과입니다. 맛있어보여요.
>>759 공격을 많이 받으셨다고요?집도 부셔졌다고요?(그리 위험해보이지않는 모습인데도 공격을 받았다는것과 집이 부셔졌다는것에 안타까운듯한 눈빛으로 쳐다본다)앗,감사합니다. 이름이 없어요? 하얀말이요?(칭찬에 약한듯 수줍어하며 그러다 다시한번 이름이 없다는 말과 있는 그대로의 명칭에 안타까운듯 귀가 쳐진다)
>>761 추측하자면, 최근까지 신전은 사용되고 있었고, 이곳의 신관 혹은 그 비슷한 역할인 누군가가 머물렀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불시에 공격을 받아서 아침식사도 못하고 도망간...... ......그러면 신전에 나 있던, 무언가가 탈출한 것 같던 거대한 구멍이 설명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주사기는요? 왜 필요했던 걸까요? 또, 왕국은 왜 여길 노린 걸까요? 여기 뭐가 있기에?
>>759 듣자하니 저 인간을 죽인 건 그쪽인가 보네. (다른 게 없냐는 말에 살짝 미간을 좁히더니 어이없다는 듯 중얼댄다.) 칼이나 화살이나 찔리면 다 똑같지 뭔... ...뿔? 설마, 이거? (이어지는 말에 고민하다 잠시 석궁을 내리고 배낭을 뒤져 아까 신전에서 주운 뿔을 꺼내든다. 그러고 보니 둘 다 새하얀 게, 그 털까지 저 수인의 것이 맞는 듯하다.)
>>763, >>768 당신은 좀 더 생각해봅니다. 여기 있던 건 거대한 덩치를 가진 무언가거나, 신전을 날려버릴 공격 기술이 있는 누군가였을 겁니다. 개인 공간이 협소한 걸 보면 아마도 후자...? 그리고 주사기는... 무언가를 강제로 마물로 변화시키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왕국이 배후에 있었으니 마물을 만들어서 전쟁에라도 쓰려고 한 걸까요? 그럼 근처에 있는 아무 동물이나 식물을 잡아다가 하면 되었을 것을 왜 여기까지 와서 했는지 이해하기 힘들어지네요. 여기 있던 그 누군가가 아마 특별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런 꽁꽁 숨겨진 공간까지 구태여 사람을 보낼 필요가 없을 겁니다.
>>771 정확히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려면 정보가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신전으로 돌아갑니다. 여전히 반파된 상태고... ......기분 탓인지 아까와 분위기가 약간 다릅니다. 신전의 분위기 탓인지 약하게나마 보호받고 있었던 것 같았던 느낌이, 지금은 확실하게 보호받는 것 같은 느낌으로 바뀌었습니다. 마치 누가 결계라도 쳐둔 것 같습니다.
>>769 (순식간에 사라졌다 상대의 이마에서 나타나는 뿔을 보며 흡사 솜사탕 씻은 너구리 같은 표정이 된다. 어차피 주인한테 돌아갈 거 뭘 위해 곰덫이랑 그 난리를... 어차피 정체지도 모르니 처치곤란의 물품이긴 했지만, 이 고생을 하고도 남는 게 곰덫 하나뿐이란 사실에 절로 입안이 씁쓸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뭐, 고생깨나 하긴 했지. 어차피 싸울 생각 없어 보이니 묻는 건데, 여긴 대체 뭐 하는 공간이야? 아까 그 신전 같은 건 뭐고? (기왕 이렇게 된 거 호기심이나 다 풀고 돌아갈 셈.)
>>772 (단지 기분 탓이라고 하기에는… 공기가 바뀌었다. 이 신전은 확실히 누군가의 보호를 받고 있는 거처이다.) (간단히 생각해 볼 수 있는 사람으로는 역시 여기서 지내고 있던 주인이겠지.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거의 폐허따위를 보호할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아직 살아있는 건가… (짧게 생각했지만, 이대로는 역시 추측뿐이다. 파티도 전부 어디로 가버렸는지 없고…) 에휴. (알게 뭐람. 어련히 하고 있겠지. 이번에야말로 신전에 앉아서 쉬기로 한다. 에레키라도 연주해볼까…)
>>779 신전이 천천히 복구되기 시작합니다. 시간을 되감는 것보다는 상처가 회복하는 것과 비슷한 모습입니다. 당신은 신전에 앉아서 쉬기로 합니다. 그리고 그런 당신의 아래에 하얀 마법진이 그려지더니... ...순식간에 어느 동굴 앞으로 이동되었습니다. 동굴 안에는 노아와 에메르가 있고, 왠진 모르겠지만 대치 상황입니다. 네, 당신의 근처에 있는 어느 하얀 수인 남성과요. 그는 당신에게 손을 흔듭니다.
>>775 (그 곰덫, 어쩐지 욕이라고 하는 수준이 귀엽기 그지없더라니. 주인을 닮았구나 생각하면 어쩐지 납득이 되는 것도 같다.) 평범한 숲치고는 빠져나가기가 힘들던데. 순간이동도 안 되는 것 같고. 그 호수에 대해서는, 우리도 모르지. 갑자기 주변 풍경이 바뀌더니 정신 차리니까 거기 있었을 뿐이고. (부루퉁하던 표정이 뭐라도 주겠다는 말에 약간 밝아진다.) ...뭐 줄 건데?
>>781 (또 다시 의사와 상관없는 공간전이가 일어났다. 거 봐, 이렇게 될 줄 알았지.) 하아. 그래 뭐, 이젠 놀랍지도 않다… (멜루나는 가볍게 한숨을 쉬며 눈알을 굴려 빠르게 상황을 파악한다. 얼굴 아는 녀석들은 볼 거 없고… 그렇다면…) 네가 그 신전의 주인이겠네. (하얀 수인을 떡하니 가리키며 말해본다.)
>>785 그럼 우릴 여기로 보낸 놈들이 그랬단 소리군. 돌아가기만 해, 가만 안 둔다... (복수심을 활활 불태우며 속으로 칼을 갈았다. 돌아가기만 해, 싹 뒤집어 엎던지 밑천까지 탈탈 털어내던지 둘 중 하나는 하고야 만다. 계획을 짜느라 빠르게 돌아가던 머리도 돈 얘기에는 바로 멈춘다. 순식간에 화색이 도는 얼굴.) 준다면 받아야지.
>>788 "나도 가서 좀... 어떻게 해주고 싶긴 한데, 참아. 그것들, 완전히 미쳤어."
그는 할 수 있으면 자기도 가서 당신을 도와줄 것 같습니다. 왕성을 불태우자!
"사실 돈은 없고, 친구가 가끔 보내줬던 예쁜 것들이 있으니 그걸 줄게."
에메르의 머리 위에 무언가가 턱, 얹힙니다. 손바닥만 한 가죽 주머니입니다. 안에 든 건... 보석입니다! 원래 보석은 하나씩 케이스에 보관하라고 하지만 여기는 판타지니까 이렇게 다종다양한 보석들이 한데 들어가 있어도 될 겁니다. 가치는, 글쎄요, 얼마나 될까요? 빠른 시일 내에 보석상에 들릅시다.
>>786 야 이… 수전노 땅꼬마야! 수상하지도 않아?! 돈이면 다 되는 거냐! (돈에 혹하는 에메르를 향해 일갈하고서는.) 아아, 이거? (얻었던 주사기를 손에 들어보이며.) 숲에서 주웠어. 그리고 미안하지만 네 요청에도 응할 수는 없어. (당장은, 말이지.) 왜냐하면, 아무래도 왕국에서 우리를 이쪽으로 몰아넣은 이유가 바로 너 때문인 것 같거든. 달리 말하자면, 우리의 목표는 '너'라는 이야기도 돼. (지금까지의 모든 단서들이 전부 하나를 가리키고 있다면… 그건 바로 눈 앞의 이 수인인 것 같았다.) 하지만 안심해. 우리라고 해서 그 재수없는 왕국놈들처럼 널 아프게 하거나 하고 싶진 않거든. 그러니까 만약, 네가 우리 궁금증을 풀어준다면 우리가 그걸 기반으로 좀 더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도 있을 거라고… (멜루나는 수인에게 그런 식으로 말을 걸어보기로 했다.)
>>790 >>791 (머리 위에 툭, 떨어지는 자그마한 주머니를 열어 보자마자 자리에서 튀어오를 듯 화들짝 놀랐다. 실제로 튀어오르진 않았고 좀 소스라치는 데 그쳤지만, 어쨌든 괴팍하게 굴던 평상시에 비하면 한참이나 밝아진 표정. 드워프가 아니라 갯과 수인이었다면 아마 그 뒤로 꼬리가 열심히 흔들리고 있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행복한 얼굴이 된다.) 고맙다. 아, 신전 바닥 좀 뒤집은 건 미안하게 됐고. (기분이 좋으니 멜루나의 짜증도 자동으로 필터링됐다. 안 들려, 안 들려. 배낭에 주머니를 소중하게 집어넣는 데만 집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