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851124> [All/육성/슬로우/무협] 무림비사武林秘史 - 121 :: 1001

◆tAmEvu6UqY

2023-05-30 00:02:07 - 2023-07-20 22:48:26

0 ◆tAmEvu6UqY (3qyBP0oTDc)

2023-05-30 (FIRE!) 00:02:07

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표준으로 적용하며, 이에 기속규칙대로 해야한다됩니다.

시트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1885835/
수련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802072/recent
다이스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2093605/recent
임시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1887528/recent
위키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B%AC%B4%EB%A6%BC%EB%B9%84%EC%82%AC%E6%AD%A6%E6%9E%97%E7%A7%98%E5%8F%B2
익명 설문지 :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e40d_FakoEwIYj7dHpDGZLWrxfDOqH6WZM-53IcFJCou4k5g/viewform?usp=sf_link

594 미사하란 (IyJixMybIY)

2023-07-06 (거의 끝나감) 20:32:25

아직 하루 남았다...!

595 강건주 (o2dCDup.Oo)

2023-07-06 (거의 끝나감) 22:12:51

>>587 용왕의 품격

그리고 1주년 ...

596 미사하란 (2uFO5O42ak)

2023-07-07 (불탄다..!) 13:59:44

손수 여름화보를 찍어 국고를 채우시는 용왕님...

597 야견 (d60lYG1FPo)

2023-07-07 (불탄다..!) 19:04:50

>>587 SSR 섬머 페스티벌 하란! 인것!

598 수아 (b15J7m7gDc)

2023-07-07 (불탄다..!) 20:38:22

수아도 수영복 이수아(ssr) 하나 뽑고 싶은것

599 야견 (d60lYG1FPo)

2023-07-07 (불탄다..!) 21:14:44

>>598 AI를 써보세용!!

600 ◆gFlXRVWxzA (.0BjBAlf0s)

2023-07-08 (파란날) 12:30:06

내일은 오후 10시 진행 예정이애용!

601 이름 없음 (9oKTYw8fVQ)

2023-07-08 (파란날) 12:33:59

힘!내!요!

602 미사하란 (oo/xf0yJ7k)

2023-07-08 (파란날) 14:58:28

603 야견 (BcQ23FEQ5g)

2023-07-08 (파란날) 16:18:34

알바 파이팅인것!!!

604 이름 없음 (fMXD6Or7tI)

2023-07-08 (파란날) 18:41:55

알바 홧팅!!!>:3

605 미호주 (fMXD6Or7tI)

2023-07-08 (파란날) 18:42:07

않 나메!!

606 고불주 (Zyv8gkO1no)

2023-07-08 (파란날) 21:11:14

오후 10시! 아마..참가가 어려울 것 같아 슬픈 것!

607 ◆gFlXRVWxzA (FOo4UhIPuU)

2023-07-09 (내일 월요일) 09:56:59

속보)김캡...여자친구 이슈터져...오늘 진행 불가...

608 재하주 (Oimu.7fK.w)

2023-07-09 (내일 월요일) 14:29:57

화긴이에용...! 김캡 힘내시기...

간만에 맬렁재하가 생각나는데 젊고 예쁘고 누군가와 사랑까지 하며 신민에게 평판 좋은 감찰국장이 볕 좋은 여름날 호수 주변 풀숲에 앉아 뭔가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길래 뭐지? 했는데 열심히 길 가는 콩벌레 있고 그거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손가락으로 톡톡 데굴데굴 하더니 만족스럽게 ㅎ...하고 웃는 그딴 썰...🤦‍♀️ 그 나이 먹고 아직도 콩벌레 건드리기가 세상에서 제일 즐거움(?)

609 수아 (BuK3glDmMY)

2023-07-09 (내일 월요일) 14:34:01

진행은 희생된거다...!(죠죠풍)

610 ◆TbsBf69AH6 (jhenPQ40pw)

2023-07-09 (내일 월요일) 21:14:35

안녕하세요 무림비사 레스주 및 캡틴 여러분 🥹 외부홍보 어장 자커홍 홍보담당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이번 외부홍보 situplay>1596591086>759-760 주제로 캡틴 분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인터뷰 차원에서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총괄 입장에서의 간단한 의견을 듣고자 하는 것이니, 편하실 때 오셔서 다들 말씀 부탁드립니다.
갑작스레 찾아뵙게 되어 죄송합니다. 모두들 좋은 시간 되셨으면 합니다!

611 야견 (l4GiWznH0w)

2023-07-09 (내일 월요일) 22:11:25

>>607 저런....ㅠㅠ 힘내유 캡. 애정전선은 날씨 같아서 예측이안된다
>>608 소소한 행복....이네용...무림인이라 해도 사람이니.....다들 이런 소소한 힐링 모먼트 하나는 있지 않을까나...
>>601 (고고고고고고)

612 야견 (l4GiWznH0w)

2023-07-09 (내일 월요일) 22:18:01

그런 의미에서 설문조사! 캐릭터의 일상 중에서 소소한 힐링의 순간이 있다면 뭐있을라나여.

야견이놈은....음. 아침에 일어나서 절간 향냄새 맡으면 그걸로 좋아라 할 것 같네여. 하루 살아보자. 그런 생각들고....

613 수아 (BuK3glDmMY)

2023-07-09 (내일 월요일) 22:23:08

태정이랑 단란?한 한때?

614 재하주 (Oimu.7fK.w)

2023-07-09 (내일 월요일) 22:34:57

홍홍홍~ 소소한 힐링의 순간... 간만의 휴식이 주어지면 멍하니 교국 호수 근처에 앉아 물멍하는 순간이 아닐까 싶어용~ 범무구랑 같이 물멍하다가 꾸벅꾸벅 낮잠을 잘 때도 있고~ 주변에 이제 콩벌레 뽈뽈뽈... 걸어가면 공으로 만들어야 함... 방아깨비 폴짝대면 덥석 잡아서 방아 찧고 놀고 있음... 가끔 개미 보면 손가락 위로 올려서 관찰함...

정말 사소하게 시골느낌 힐링을 하는 거에용...🤔 가끔 집무실에서 거미 나타나면 아 풀어줘야지 하고 손바닥에 올렸다가 거미가 실 쭉 내리면 그거 한 번 감아주고 또 쭉 내리면 감고 반복해서 거미랑 끝없는 실타래 게임을 하며 힐링하겠지(?)

615 ◆gFlXRVWxzA (5mB86cl39k)

2023-07-09 (내일 월요일) 22:56:39

주차하다가 뒷범퍼 박아서 고통인 김캡 갱신이에용...하...외제차라서 수리 비용 많이 나올 것 같아용...아...

616 수아 (BuK3glDmMY)

2023-07-09 (내일 월요일) 23:01:00

아아... 앗...

617 재하주 (Oimu.7fK.w)

2023-07-09 (내일 월요일) 23:01:01

아아니 세상마상 김캡 어떡 아니 아 와 악... 어떡해요... 듣기만 해도 정신이 아찔한데...😰

618 미호주 (k1cIMQWqwo)

2023-07-09 (내일 월요일) 23:35:54

어...!? 괜찮아 캡틴..!?! 헉....

619 裁河 (.CAJFrDqT6)

2023-07-10 (모두 수고..) 00:00:46

재하의 주변은 사랑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기루에서 부대끼며 자랐던 누이 중 하나가 손님 하나를 마음에 품고 그 사람과 이른 아침 도망 쳐버린 일, 은야가 자기 전 들려주었던, 전 남편에 대한 이야기, 왕 씨 어르신께서 알려주시던 마님과의 불꽃 튀던 첫 만남 이야기…… 하물며 시간이 조금 지났을 무렵엔 나 노인이 가르쳐 주던 경극의 가사마저 사랑을 노래하고 있었다. 그 당시엔 시기가 조심스러웠거니와 기루에서 차마 비극적인 것을 노래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글공부를 병행하며 극을 배워가는 동안 노래의 가사에 대해 전부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은 또렷하게 알 수 있었다. 기루 안팎 사람들이 그렇게나 찬양하는 사랑, 자유, 그리고 행복. 모든 노래에서 선한 사람도, 악한 사람도 모두 자신만의 행복과 자유를, 끝내 사랑을 부르짖고 있었다. 어릴 적 보았던 사랑은 아름다움을 넘어 황홀할 지경이었고, 재하 또한 사랑에 대해 깊은 환상을 품은 적이 있었다.

이따금 호되게 매질을 당하고 울적한 마음을 누르며 창밖을 내다볼 때면 누군가 자신을 구해주리라 생각한 적이 있었다. 누구라도 좋으니 마치 기적처럼 나타나 자신에게 손을 뻗어주길 바란 적이 있었고, 요괴라느니, 불길한 하얀색이라느니 손가락질하는 바깥의 무시무시한 사람들과 달리 자신의 추한 모습마저 아름답다 품어주고 기루 밖으로 꺼내줄 것이라 믿었다. 자신을 진심으로 아껴주는 가상의 인물이 있는, 조그마한 머릿속의 망상에서만큼은 재하는 이름을 내로라하는 고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다. 바깥의 시선이라는 역경을 이겨내고, 사랑을 방해하는 고난을 이겨내는 사람이 되었다. 자신을 구해준 사람과 함께 루주에게 맞서 싸우고, 재치 있게 골탕을 먹여주고 나면 기루의 누이와 형님들마저 안전해졌다. 그리고 끝내 아무도 없고, 분위기 있는 곳에서,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면 재하의 마음에 있던 응어리는 조금이나마 풀릴 수 있었고, 하루를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었다.

그렇지만 재하는 이른 나이에 자신의 인생에서 구원자가 없음을 알게 됐다. 그리고 더 나아가 사랑 또한 자신은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니, 어쩌면 모든 사람들은 사랑이라는 것을 할 수 없는 것 같았다. 야반도주한 누이는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할 것이라 믿었지만 남편의 술 주정에 목 졸려 죽었고, 은야의 남편은 빚을 키워놓고 도망친 데다, 왕 씨 어르신도 늘 마님 이야기를 하며 사랑을 표출했으나 기루에 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다. 외면하던 현실을 직시하게 된 계기는 루주가 그깟 육체적 사랑을 탐하다 추하게 죽어버린 이후 제일상마전에게 거둬져 세상을 마주한 탓도 있었다. 사랑이라는 이름 뒤로 외면해왔던 현실은 늘 녹록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끔찍했다.

밑바닥의 인생에 손을 뻗어줄 구원자가 오긴 했으나 이미 한참 늦은 상황이었다. 도망치고 누군가의 죽음을 또 보고 나서야 기회가 주어졌다. 만일 자신이 루주의 손아귀에서 도망치지 못했다면 기회가 주어지긴 했을까? 아니다. 재하는 그 끔찍한 곳에서 홀로 살아남았다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모든 것은 늦기 마련이고, 기회를 잡아채기엔 당시의 재하는 실로 나약한 존재였다. 사랑을 꿈꾸기엔 그 이후의 삶 또한 아름답다고 할 수는 없었다. 절대적인 존재요 자신의 주군을 평생토록 모실 영광을 얻긴 했지만 세상은 더 이상 재하를 사랑으로 품어주지 않았다. 오로지 욕망, 추악한 인간의 속내만이 재하를 품고 철로 된 날카로운 이빨과 날서게 벼린 혀로 거짓된 사랑을 속삭이고 있었다.

만일 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주면 나는 어떻게 될까? 한때는 지독히도 외로워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거짓만을 속삭이는 사랑이라도 받으면 안 되는 걸까? 저 거짓이라도 받으면 잠시나마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그 단단한 혀에 꼬드겨지기 전, 마주한 시선은 그리도 끔찍할 수가 없었다. 세상에서 두려운 존재는 주 루주밖에 없다 생각했건만 그보다 더한 사람들은 지천에 널리고 셌다. 저 사람들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나의 뒷배를, 권력을, 그리고 자신의 일부만 사랑할 뿐이다. 자신을 어떠한 사람이라고 미리 규정지어버린 그 시선, 그리고 그 틀 안에 가둬버리며 사랑이란 이름 하에 입맛대로 휘두르고 쾌감을 얻을 생각에 번들거리는 눈동자. 재하는 그 시선이 두려워 자신의 마음에 빗장을 걸어 잠갔다.

때문에 재하에게 있어 사랑은 부질없는 것이며, 쓰고 버려야 하는 것이 되었다. 어느 때는 칼로 써야 하며, 방패로 써야 하고, 때로는 매정하게 내칠 줄 알아야 했다. 절대 온전할 수 없으며 영원할 수 없는 것. 소모적인 것이며 진심이 담겨있더라도 언젠가 죽은 척을 해야 할 때 아끼던 명마를 칼로 찔러 죽이듯 찢어내야만 하는 것이었다. 하나의 패이자, 재하 또한 하나의 도구였다. 그렇기 때문에 다시는 한때의 황홀함을 꿈꾸지 않았고, 구원을 꿈꾸지도 않았다. 모든 것은 흐르는 대로, 주군의 뜻대로, 그리고 천마님께서 점지하신 대로. 그리고 자신이 바라던 사랑을 타인에게 베풀곤 했다. 그렇게 하면 언젠가는, 그 모든 일이 끝나고 아주 조금이나마의 흉내 내지 보상 정도는 받지 않을까 생각했으니.

그렇게 낭만도, 꿈도 모두 잊고 살았을 때였다. 많은 것을 내려놓고 사는 삶이 익숙해졌을 무렵의 밤이었다. 다가오는 전쟁을 모르고 여전히 보상받고 싶은 무의식 때문에 타인에게 선행을 베풀 때였다. 아무것도 쥐지 못하고 흐르도록 두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삶 속에서 만나버렸던 한 사람이 재하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숫기라곤 하나도 없이 호객행위에 끌려와 어쩔 줄 모르는 이름 모를 도령을 도왔을 뿐이었다. 쩔쩔매던 그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짓궂게 굴어버리고 그것이 또 미안했던 나머지 진심으로 대했을 뿐이다. 그저 조용히 지나갈 하루라고 생각했지만 세상은 늘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아니,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진다고 해도 대수롭지 않던 나날에 벼락이 떨어지고 말았다. 분명 눈앞의 또래는 기적처럼 나타났다기엔 조금 모자란 면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봐주고, 품었으며, 아꼈다. 그 눈에는 한치의 거짓도, 욕심도 없었다. 덜컥 찾아온 덧없는 봄날에 가슴이 부자연스럽게 일렁였다. 훗날 무공으로도 평생을 함께 할 벚꽃잎이 때 이르게 나타나 주변에서 휘날리는 것만 같았다…….

재하는 또래가 잠든 것을 확인하고 도망치듯 자리를 빠져나갔다. 처소로 돌아가는 내내 심장이 뛰었다. 어릴 적에 바라 마지않던, 망상 속의 사람이 나타나버렸다.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바라지도 않던 사람을 인생의 기로에서 스치고 말았다. 실낱같던 희망을 걸어보아도 될까, 아직 남아있던 어린 시절의 순수함과 이성이 돌아가는 길 서로 씨름했지만, 처소에 도착했을 무렵 현실을 직시한 이성이 승리를 거머쥐었다. 재하는 여전히 도구였고, 앞으로도 도구일 것이며, 그 사람은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고작 하루 스쳐가는 인연에 많은 것을 바라다니, 그야말로 어리석은 행동이었다. 고작 두강주 몇 잔에 취하기라도 한 걸까? 짧은 시간이나마 그 사람의 생각이 자신과 같을 것이라 멋대로 판단해버린 자신이 어리석고도 부끄러워 사라지고 싶었다. 재하는 얼굴을 덮어 가렸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 손가락이 벌어졌다. 새빨갛게 달아오른 손가락 끄트머리 벌어진 틈새로, 순수하던 마음과 이성이 합의해 생겨난 작은 욕심도 치고 나왔다.

"…연이 닿아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한참을 덮어 가린 몸에서는 여전히 그 사람이 먹 지워줄 때 부어주었던 술 내음이 존재감을 발하고 있었다. 어디에나 있는 흔한 두강주지만 아마 평생 잊지 못할 내음이라 생각했다. 그 순간을 소중히 품어오며, 재하는 열일곱의 나이에 위대한 성전聖戰을 위해 전장에 발을 들였다. 전쟁 중에도 그 두강주의 내음을 기억하곤 했다. 그 끔찍하던 시간에도 버텨왔고, 주군을 위해 버텨왔다. 마침내 비구니의 목을 치고 세상이 마두의 존재를 두려워하며, 교국이 잠시나마 평화를 찾았다. 재하가 다시금 세상에 섞여가며 그 짧은 인연에 대한 감정을 마모라는 이름으로 애매하게 덮어가렸을 적.

─ 들어 보시오, 들어 보시오. 중원제일미와 비룡이 결혼한다니, 이는 세기의 한 쌍이 아닐 수가 없소! 비무제로 만난 아리따웁고 재능 있으나 자유를 찾아 도망친 사파의 여식과 범인이나 그만큼의 가능성을 내재하고 자유와 의, 협 그 자체인 창천의 핏줄이요, 이 둘의 사랑 이야기 들어보시오, 집안의 반대로 도망친 그 비극적이고 아름다운 사랑을!

재하는 두강주의 내음을 아주 오랜만에 기억하게 되었다. 암행을 위해 멱리로 몸을 가리길 잘했단 생각이 들었다. 재하의 얼굴은 그 유명한 감찰국장이 지을 온화하고 따스한 표정과는 거리가 멀었을 테니까. 음울한 눈빛이 애처롭게 휘더니 사랑을 예찬하는 호사가를 피해 자리를 빠져나갔다.

아, 그는 타인을 사랑했다.
그는 운명을 사랑했다….
그는 자신과 근본적으로 다른 존재였다…….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이 해결되리라 믿었으나 운명은 야속하게도 재하의 편이 아니었다. 걸어 잠근 빗장은 이젠 못까지 박아버렸건만 다시금 재회할 일이 생겼기 때문이다. 실로 우스운 일이었다. 7년 만에 만났으면서 호칭은 벗이 되었고, 술잔을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 세상은 변했고, 그와 재하의 세상도 변했다. 다만 그는 위에서 찬란히 승천하는 용이요 자신은 아무것도 아닌 무지렁이에 불과했다. 장성한 그를 보니 단전이 뒤틀리는 느낌이었다. 못을 그리도 박았는데 감정이 툭 치고 나올 것만 같았다. 아마 그는 평생이고 모를 것이다. 자신이 그 찰나의 순간 가졌던 감정이 어찌나 추한지, 그 추한 자신을 얼마나 타박했고 꾸짖었는지, 스스로에게 얼마나 많은 벌을 주었는지, 그러면서도 당신의 눈물겨운 사랑 이야기에 큰 동경을 품었음을, 마침내 자신이 그의 인생에 스쳐가는 불청객일 뿐이라는 것까지……. 그래서 끊어내고자 했다. 차라리 자신이 마두임을 밝혀서 끊어내고, 그가 실망해서 떠나기를 바랄 뿐이었다.

다만 운명은 남을 탐낸 죄인의 편이 아니었다.

목을 부여잡은 손길이 목을 뒤틀길 바랐다. 누군가의 어깨 위로 다정히 올라가 자신의 사람임을 공표할 든든한 손가락이 이 목을 끔찍하게 비틀고 꺾어버리기를 바랐다. 여기서 전부 끝내버리면, 앞으로 있을 감정도 모두 묻어버릴 수 있을 것만 같았고, 그 사실에 형언할 수 없는 희열이 단전 내부를 채워갔다. 평온한 기색으로 죽음을 받아들이기 위해 애썼으나 자비를 베푸는 모습에서 재하는 끝내 누군가 강제로 빗장의 못을 쥐어뜯는 것 같다는 감각을 느꼈다. 주체는 자신의 목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창천의 존재였다. 아, 차라리 떠나버리지, 차라리 나를 내치지, 잔인한 사람……. 당신 또한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에 사리를 분별할 수 없게 되어, 무심코 뱉어버린 말에 재하는 천천히 잠겨 들어갔고, 그 찰나의 안식에서 영원히 나오지 못하길 바랄 뿐이었다. 잠 오지 않는 밤마다 어떻게든 잠들기 위해 수도 없이 마셨던, 하물며 전날 밤까지 동을 내었던 그까짓 두강주에 취하기라도 했던 걸까. 그랬을 것이다, 그러길 바랄 뿐이다, 자신이 만일 맨정신이라면 이는 필히 미쳐버린 사람이리라……. 누구도 모를 밤을 지새우고 청첩장을 받았던 날, 다시금 그 순간을 생각하며 재하는 눈을 감았다. 역시 부질없는 삶이구나, 언제까지 휘둘릴 거야? 끊어내자. 진정 끊어내야만 한다. 그게 이로울 것이다.

"그리 생각할 때가 있었지."

재하는 술잔을 넘겼다. 몇 잔 째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절여진 몸에 그딴 것을 세어봤자 의미가 없거니와 앞으로 마실 술이 중요하지 잔의 수가 중요하랴? 취했는지, 취하지 않았는지 또한 의미가 없다. 등 뒤로 수없이 늘어선 병을 뒤로 가늘게 흘리는 웃음이 교태로웠다. 낭만적인 사랑을 바라던 때를 회상하니 그 한심함에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차라리 끝내기는 무슨, 끝내지 못하고 끝까지 그놈의 낭만에 희망을 걸다 결국 떨어질 일만 남았다. 사랑을 쏟던 교인을 잃었고, 위신을 잃고, 타인의 자리를 뺏어버렸다. 꿈꾸던 것은 실로 멍청한 일이요 결국 현실이 옳았다. 외면해왔던 현실이 재하에게도 찾아왔다. 신앙적인 삶, 숨, 비참한 생을 지탱하는 촛불이 꺼져버렸다. 거짓 사랑을 속삭이는 쇠로 된 날선 아가리와 혀를 가진 끔찍한 시선보다 더 끔찍하고 두려운 미래만이 남았다. 자신을 열렬히 사랑하는 교인들의 손가락질이 남았고, 중원 전체의 경멸과 멸시가 남았다! 그럼에도 행복했다. 그토록 요부였다는 달기도 이리 지독하게 악랄한 자는 아니었을 터인데, 세상을 가진 듯 너무나도 행복하였다……. 창천의 범인은 중원의 칭송을 받는 비룡이 되고 기루의 장난감은 신민의 사랑을 받는 감찰국장이 되었으나 그 둘은 같은 목표를 향해 찬란히 추락하고 있었다. 그거면 됐다. 낭만 따위 개나 줘버린 사랑임에도, 당신이라는 이유로, 결국 쟁취하면 되는 것을 깨닫고 말았기 때문이다. 설령 갖지 못해도 그렇게 만들면 되는 것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당신만 있으면 됐다.

"밑으로 가자, 밑으로…… 하늘을 날던 새의 날개를 꺾어 아래로 가자…… 사랑이 무어냐, 추락 또한 이상이거늘."

아직 환상 속에나 남아있는 사랑을 받고 싶어 안달이 난 빗장을 무시하기 위해 급조한 곡조 흥얼거리며 몇 잔을 더 넘겼을까, 재하는 갑작스럽게 침묵하며 생각에 잠겼다. 사랑이라. 무엇이 있을까? 정조? 신의? 낭만? '진실한 사랑'? 그토록 귀한 대접을 받는 것은 얼마나 꿈같은 기분이랴, 나를 흠모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있단 것은 어떤 기분이랴? 애초에 진정한 사랑! 그놈의 사랑이 무엇인가? 여전히 우아한 손길이었기에 술잔을 채우는 경박한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바른 몸짓과 달리 삶은 이지러지고 뒤틀린지 오래라 알 수 없다. 다만 밑바닥에 절여진 이 아둔한 대가리가 아는 것이라고는 향락, 유흥, 지나가던 개조차 비웃을 정도의 놀음과 쾌락…… 끝내 진탕 떨어져 개죽음을 목전에 두는 것이렷다. 다른 것도 떠오르긴 하나 역시 그걸로 믿어야겠노라 생각을 매듭짓는다. 그래야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 후에 들이닥칠 비참함은 알 필요 없다. 난 이제 좀 당신과 함께 행복해지고 싶다. 당신도 같은 마음이길 바란다. 그 길이 답이 아닐지언정. 재하는 설설 웃으며 아무도 없는 허공에 술잔을 높이 들었다.

"나의 상공을 위하여 건배."

쟁취해낸 나의 사랑을 위해, 그 사랑을 외면하려 애쓴 과거의 나를 위로하기 위해, 안타까운 마님을 위해, 나를 구원해 준, 진심으로 사랑하는 당신을 위해, 우리의 찬란한 추락을 위해, 끝내 행복해질 우리를 위해……. 전하지 못할 많은 말은 묵직한 혀에 담겨 끝내 잔 속의 독한 술과 함께 속으로 삼켜버린다.

재하의 주변은 여전히 사랑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620 재하주 (.CAJFrDqT6)

2023-07-10 (모두 수고..) 00:01:06

지원재하 1주년 축하한드악~!!!!!!!!

621 고불주 (WvteX1rmOw)

2023-07-10 (모두 수고..) 08:38:55

>>615 세상에 캡틴..마음 고생이 심하시겠네요 아이고..

>>619 와! 일주년! 와! LOVE! 1주년 축하드려요~

622 ◆gFlXRVWxzA (wxkGYwKjl.)

2023-07-10 (모두 수고..) 09:45:21

재하랑 지원이 1주년 넘넘 축하해용!!!!!!!!

623 ◆gFlXRVWxzA (wxkGYwKjl.)

2023-07-10 (모두 수고..) 09:46:13

허라가 좀 아픈데 이게 근육통인지 후방추돌 때문인지 모르게써용...후...심하게 아프진 않지만...다들 걱정해주셔서 매우 감사해용!!
돈은...어떻게든 벌면 되니깐...응...

624 미사하란 (mDHUZ8hLAY)

2023-07-11 (FIRE!) 00:54:17

1주년 축하드려용!!!!!!

그리고 캡틴..아이고...괜찮을거에용..(허리꾹꾹이

625 고불주 (x7IqlT9new)

2023-07-11 (FIRE!) 12:07:02

아이고..허리가 아프면 많이 힘든데..심하진 않으시다니 다행이네요 일시적인 근육통이시길 바랍니다

626 ◆gFlXRVWxzA (htwXthNP7.)

2023-07-11 (FIRE!) 12:38:32

오늘되니까 안아파용! 다행히 일하면서 생긴 일시적 근육통이었던 것 같아용 홍홍홍!

627 ◆gFlXRVWxzA (htwXthNP7.)

2023-07-11 (FIRE!) 12:38:51

1주년 축하 기념으로 뭐라도 하려그랬는데 김캡은 왜이리 바쁠까용...하...

628 수아 (k8VPmA33Sg)

2023-07-11 (FIRE!) 18:31:37

손나...

629 야견 (ELGYYkR4KE)

2023-07-11 (FIRE!) 21:18:55

아이고...세상에 캡틴. 외제차라고 해도 요즘에는 보험처리 잘 되어 있으니까요. 주변 어른 분들게 상담 잘 해보시구요. 외제차 정비업체 등에서 견적을 보거나 시세 알아보는 것도 추천드려요.....어쩌면 생각보다 일이 크지 않을수도 있어요....

630 야견 (ELGYYkR4KE)

2023-07-11 (FIRE!) 21:28:02

그리고....일시적 근육통이라고 해도 병원에 가보시는걸 추천해요!!! 교통사고에서 얻은 통증은 오래가거나, 숨어있다가 짠! 하고 나오는 경우도 있고.....또 보험 가입하신게 있으면 도움이 되실수도 있으니깐요. 꼭! 꼭 가보시기!!

631 야견 (ELGYYkR4KE)

2023-07-11 (FIRE!) 21:31:04

>>619 간만에 본다!!! 재하주의 금손 연성!!!! 나의 상공을 위하여....

지원주도 재하주랑 다시 떳떳하게 만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계실거라 믿어용...!

632 야견 (ELGYYkR4KE)

2023-07-11 (FIRE!) 21:35:03

그리고.....1주년이라.....보잘 것 없지만 이벤트를 하나 제안하고 싶은데 괜찮을까용?
최근 다들 바쁘시고, 후덥지근한 여름이기도 하니 한달 정도만 잡고, 일상 한번 정도만 해도 후하게 보상을 주는 그런 이벤트로...

예전에 나온 시공의 비틀림 설정으로 과거 시점의 캐러들을 불러와서 일상을 할 수 있는 그런 이벤트네요.
미래도 생각해봤는데 그럼 너무 자유도가 쩔어져서 곤란할 것 같고.

633 야견 (ELGYYkR4KE)

2023-07-11 (FIRE!) 21:39:43

뭣보다 캡틴 부담 없는 느낌으로다가 생각해봤어유 홍...

634 지원주 (kicldsWtTM)

2023-07-11 (FIRE!) 22:38:30

(지옥에서 잠깐 돌아온 지원주)
흐악....... 상판 간간히 체크하고 있었는데 일주년울... 설마 놓치다니........
지원아 재하야 일주년 축하하고 둘이 예쁜 사랑하렴.... 전 독백 정독해야겟음.......

635 강건주 (m4RppXLSyE)

2023-07-11 (FIRE!) 22:41:19

과거 시점 캐릭터 ... 열심히 천마님을 위해 기도를 하는

636 재하주 (V9hHVet.iI)

2023-07-11 (FIRE!) 22:50:09

뭐라고 지원주라고(우다다) 아이고 지원주우

이벤트... 과거 시점... 말랑 우유떡 기루 재하...?(동공풀강진)

637 지원주 (kicldsWtTM)

2023-07-11 (FIRE!) 22:52:34

끄와아앙(우다다 받아주기)(꾸와압)
오랜만이에요 재하주!!! 오랜만이에요 다들!!!!
헉 말랑재하라고

(과거 시점 캐릭터라니 슬슬 가물가물)

638 재하주 (V9hHVet.iI)

2023-07-11 (FIRE!) 22:57:05

ㅠㅠㅠㅠㅠ 힝잉잉 요즘 많이 더운데 몸 건강은 잘 챙기고 계신거죵...(납작해짐)(맞꾸왑) 말랑재하 나오는 거에용 ㅋㅋ 채연 누이 찾아다니는 뽈뽈 우유떡... 그런데 이제 뭐만 물어보면 원시천존이 뭐지... 하다가 천유양월? 하고 범무구 됨(?)

그리고 김캡 아픈건 혹시 모르니까 병원 한번쯤은 가보시기에용...!!🥺

639 지원주 (kicldsWtTM)

2023-07-11 (FIRE!) 23:09:24

홍홍홍홍 저는 잘 챙기고 있어용! 수험생이라 오히려 이것저것 더 챙겨먹게 된지라... 재하주도 몸보신 잘 하시고 계시죵?(쓰다다담) 하아아 말랑재하 품 안에 안고 둥기둥기하다가 볼따구 쭈와압 와랄랄라 해버리고 싶어용(욕망줄줄)(?)

홍홍... 다들 아프시면 안돼용...

640 재하주 (V9hHVet.iI)

2023-07-11 (FIRE!) 23:25:51

홍홍 다행이에용... 건강이 중요하니까... 요즘 수험생 입장에서는 조금 이상한? 일이 일어났던데(뉴스 봄) 그래도 지원주 멘탈 잘 붙잡고 멋지게 해낼 수 있을거라고 믿으니까용~!!!!! >:3 저는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 마셔용~~~(고로롱) ㅋㅋㅋㅋㅋㅋㅋㅋ 말랑재하... 눈 동글동글 뜨고는 자기 볼 없어진건 아닌지 혼자 쪼물쪼물 하는 거에용...🤔 응애 지원이도 보고 싶어용... 안아주고 쓰담쓰담 너는 잘 해주고 있어 둥기둥기 해주고싶다... 사랑을 하렴 얘들아(?)

641 지원주 (kicldsWtTM)

2023-07-11 (FIRE!) 23:40:30

홍홍 덕분에 저희 학원이 세무조사도 당하는 일이 발생한 것(흰눈) 그래도 딱히 제 입장에선 뭔가 큰 불이익이나 변화는 없어서 다행이네용... 앗 그런 따뜻한 말이라니 너무 감사한 거에용... 홍...(따뜻해서 흐물거림) 크아아악 너무 귀여워..!!!! 응애지원이는 재하랑 다르게 엄청 활발해서... 이리저리 방방 뛰어다니면서 이거 모지? 저건 모지? 이러면서 눈 떼굴떼굴 굴릴거에용... 응애재하랑 응애지원이 만난거 보고싶다 히힉

642 재하주 (3vltqXSJcU)

2023-07-12 (水) 00:26:01

오...(동공지진) 그런 일이 있었냐구용 무시무시하다... 그렇지만 지원주께 큰 사건은 없었던 것 같아 안심이에용... 흐물흐물 지원주 뽀다담~~~~ >:3 뭐라고용 응애지원이는 활발 멈머라고??? 너무너무 귀엽다... 방방 뛰는 지원이 복복복복 쓰다듬고 싶어용~!!!! ㅋㅋㅋㅋㅋ아 둘이 만나면 넘 귀여울 것 같아용... 소극적인 말랑이랑 활발한 말랑이...? 화경도 이겨먹는 조합이다...(?)

643 지원주 (mft9L4p2hs)

2023-07-12 (水) 01:29:25

복복복 쓰다듬으면 손에 마음껏 부빗거리는 지원이에용 홍홍홍
저는 이만 가볼게용..! 살짝 졸다 깼더니 벌써 시간이... 나중에 또 뭔가 얼굴 비춰야 할 일이 있으면 들릴게용...!!!!

644 재하주 (3vltqXSJcU)

2023-07-12 (水) 01:32:44

악 귀여워 죽을래~~~~~(데플남) 지원주 푹 줌셔용...!! 오늘 하루도 힘내용!!!!!!!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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