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는 자신이 실패했던 경험을 최대한 간략하게 적기로 한다. 아무래도 요점부터 찾는 걸 좋아하는 느낌인가보다.
[다름이 아니라, 그 때 이후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불이라는 같은 속성에서 다른 성질을 조합할 수 있다면, 다른 성질들의 다른 성질을 조합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래서 일순간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번개의 빠름과, 태운다는 불의 성질을 중첩해보려고 했는데... 본능적으로 했다가는 망념화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다시, 요점은... 어떻게 해야 다른 속성을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중첩해서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조언을 구하고 싶었습니다.] # 연락
눈부신 광경 이후 전쟁 스피커, 키르카 보디악의 상태가 이상하다. 아니, 상태라기 보다는.. 그가 믿고 있던 진리가 어긋나버린 것 같았다. 그리고 어긋난 진리는 의문이 생기고 결코 온전해질 수 없는 법이다. 그렇기에 스스로 그것이 옳다고 그것밖에 없다고 스스로를 세뇌하고 있겠지. 하지만
'어쩌라고.'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건너 수 많은 희생자를 내놓은 그가 이미 한 번 죽음을 맞이해놓고서 또다시 같은 행위를 반복한다. 인간은 변한다고들 하만 죽어서도 변함이 없으면 그건 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겠지.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매몰되어 죄악을 반복한다. 그래놓고 저 눈에 흐르는 눈물은 뭘 뜻하는가?
토고는 그저 묵묵히 고르돈에 의념을 집중시킨다. 그저 쳐부수고 싶다는 강렬한 소망을 담는다. 타인을 이용하고 짓밟고 자신의 신념에 미쳐 전쟁을 펼치던 그가 무슨 자격으로 자기가 피해자인 것마냥 눈물을 흘리는지 도저히 이해 할 수 없어 그저 쳐부수고 싶다는 소망을. 그 소망에 응하듯 고르돈의 내부에 한 발의 총알이 생성된다. 분쇄자가 내뿜던 숨결처럼 고열, 고압의 탄환을 토고는 전쟁 스피커에게 발사한다.
방에서 잠시 쉬는 동안, 강산은 결국 결심을 굳히고 헌팅 네트워크로 메시지를 써서 보내기 시작한다.
[우빈아, 친해진 지 얼마 안 된 사이에 하기엔 좀 미안하지만 부탁이 있어.] [내가 좀 특수한 의뢰를 받아서 파티원을 모으고 있는데 말야...] [지금 특별반에 전열이 잘 없어. 그나마 있던 분들도 이미 바쁜 것 같고. ] [그래서 중열 딜러랑 힐러는 구했는데 전열에 설 사람이 없는 상황이라 연락해본다.] [원래 제한인원이 세 명이고 일반적인 의뢰도 아니라서 아마 너는 의뢰 보상을 받지 못하겠지만, 내 몫의 보상을 나누어줄 순 있어.] [혹시 같이 가 줄 수 있을까?]
[ 속성은 단순한 것이 아니다. 불꽃이라면 타오르고 있으므로, 태울 것을 집어삼키기 전의 순수한 불의 형태를 지니고 있을 수 있겠고 파도라면 물결쳐 서로를 밀어내므로, 쉬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겠지. 속성의 '성질'을 알기 위해선 먼저 속성을 '이해'해야만 한다. ]
......! 빈센트의 머릿속에 알 수 없는 깨달음이 몰아칩니다!
스킬 속성 이해(1/5)
>>926 곧 멜템은 방으로 옮겨져 집사장님께 개조를 당하기 시작합니다. 편하기 위해 입었던 후드 따위는 벗겨지고(이 과정에서 멜템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드레스 따위를 입긴 했지만 말입니다), 가벼운 화장을 거치며(소름돋을 정도로 빠른 속도였으며), 곧 가벼운 자세 교정을 거친 후.
" 이정도면 충분할 성 싶군요. "
집사장은 이정도면 봐줄 만은 하다는 눈으로 멜템을 바라봅니다.
" 가주님 앞에서는 고개를 잘 들고 계셔야 할겁니다. 그 눈을 잘못 피하셨다가 경을 치실지도 모르니까요. "
나름의 걱정을 담은 말에 멜템의 마음이 좀 떨리긴 해졌지만 말입니다.
>>927 블랙아웃(D) 탄환에 특수한 성질을 섞어내어 흙먼지를 일으킨다. 대미지를 주진 못 하나, 인지 능력을 감소시킨다. 적의 신속, 영성에 영향을 받는다.
여전히, 타오르는, 그 곳의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갑작스럽게 해제된 결계의 모습도 기억에 담아집니다. 쓰러진 헌터와 가디언들의 시체 역시도 떠오릅니다. 그것은, 꽤 많은 기억을 담아온 태식에게도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문득 태식은 자신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닿습니다.
이런 감정을 잊은지는 꽤 되었습니다. 아이들을 믿으니까, 신뢰하니까. 자신은 든든한 버팀목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으니까. 감정들을 파문 아래에 묻어두고 잔잔함을 연습했지요. 어렴풋이 생각은 하고 있었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책의 속에서, 특별반은 뿔뿔히 흩어졌습니다. 자신의 노력에도 어림 없다는 듯이 모두가 거리를 가지고 말았습니다.
그래요. 이 감정은 어색한 두려움입니다. 자신의 문제로, 자신의 잘못으로 하여금... 어쩌면 특별반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걱정. 떨리는 손을 꽉 말아쥐면서 태식은 한숨을 길게 내뱉습니다. 후회는 없지만, 이후의 일은 걱정을 해야 할 겁니다.
꽤나 푹신한 침대에 기대어 호흡을 고르고 있을 때. 휴식의 소음 속 새로운 소리가 끼어듭니다.
" 안에 있어? "
꽤나 냉랭한 목소리, 하지만 꽤나 친숙한 목소리. 자현의 목소리입니다.
>>934 이동합니다!
... 꽤나 서울에서 떨어진. 한때 여의도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곳으로 이동합니다. 여의도의 외곽 지역. 작은 연구소 하나를 보면서 철은 이 위치가 맞나 약도를 확인해봅니다.
.... 그런데 이 위치가 맞긴 한데. .......많이 작은 연구소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