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그랬을 거라 생각합니다. 다른 각성자나, 아니면 지구와는 상관없는 다른 게이트의 방문객이 뭔가 했을 수도 있죠. 다만..."
빈센트는 아직 남아있던 유니콩깍지 하나를 본다. 다른 친구들이 먼저 날아가버리고 나서,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갈피를 못 잡고 있던 것 같았다. 하지만 빈센트가 관심을 가진 지 얼마 되지 않아, 날개를 펄럭이며 날더니 옆에 있던 나무와 쿵 하고 부딪쳤고, 나무가 쓰러져버리고 말았다. 빈센트는 그것을 보고는 고개를 젓는다.
"어지간히 강하지 않은 이상 살아서 떠나지는 못했을 것 같군요."
...라고 말하면서, 강산이 백두를 꺼내들자 웃는다. 그래, 이래야지. 이게 없으면 강산이라 할 수 있는가.
"물론이죠."
빈센트는 시작되는 노래의 여흥에 맞춰 고개를 까딱까딱 흔들었고, 일하고 있던 주민들도 가까이 와서 노래를 들었다. 물론 거기에는 '인어'들도 있었다.
빈센트는 자신이 실패했던 경험을 최대한 간략하게 적기로 한다. 아무래도 요점부터 찾는 걸 좋아하는 느낌인가보다.
[다름이 아니라, 그 때 이후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불이라는 같은 속성에서 다른 성질을 조합할 수 있다면, 다른 성질들의 다른 성질을 조합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래서 일순간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번개의 빠름과, 태운다는 불의 성질을 중첩해보려고 했는데... 본능적으로 했다가는 망념화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다시, 요점은... 어떻게 해야 다른 속성을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중첩해서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조언을 구하고 싶었습니다.] # 연락
눈부신 광경 이후 전쟁 스피커, 키르카 보디악의 상태가 이상하다. 아니, 상태라기 보다는.. 그가 믿고 있던 진리가 어긋나버린 것 같았다. 그리고 어긋난 진리는 의문이 생기고 결코 온전해질 수 없는 법이다. 그렇기에 스스로 그것이 옳다고 그것밖에 없다고 스스로를 세뇌하고 있겠지. 하지만
'어쩌라고.'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건너 수 많은 희생자를 내놓은 그가 이미 한 번 죽음을 맞이해놓고서 또다시 같은 행위를 반복한다. 인간은 변한다고들 하만 죽어서도 변함이 없으면 그건 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겠지.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매몰되어 죄악을 반복한다. 그래놓고 저 눈에 흐르는 눈물은 뭘 뜻하는가?
토고는 그저 묵묵히 고르돈에 의념을 집중시킨다. 그저 쳐부수고 싶다는 강렬한 소망을 담는다. 타인을 이용하고 짓밟고 자신의 신념에 미쳐 전쟁을 펼치던 그가 무슨 자격으로 자기가 피해자인 것마냥 눈물을 흘리는지 도저히 이해 할 수 없어 그저 쳐부수고 싶다는 소망을. 그 소망에 응하듯 고르돈의 내부에 한 발의 총알이 생성된다. 분쇄자가 내뿜던 숨결처럼 고열, 고압의 탄환을 토고는 전쟁 스피커에게 발사한다.
방에서 잠시 쉬는 동안, 강산은 결국 결심을 굳히고 헌팅 네트워크로 메시지를 써서 보내기 시작한다.
[우빈아, 친해진 지 얼마 안 된 사이에 하기엔 좀 미안하지만 부탁이 있어.] [내가 좀 특수한 의뢰를 받아서 파티원을 모으고 있는데 말야...] [지금 특별반에 전열이 잘 없어. 그나마 있던 분들도 이미 바쁜 것 같고. ] [그래서 중열 딜러랑 힐러는 구했는데 전열에 설 사람이 없는 상황이라 연락해본다.] [원래 제한인원이 세 명이고 일반적인 의뢰도 아니라서 아마 너는 의뢰 보상을 받지 못하겠지만, 내 몫의 보상을 나누어줄 순 있어.] [혹시 같이 가 줄 수 있을까?]
[ 속성은 단순한 것이 아니다. 불꽃이라면 타오르고 있으므로, 태울 것을 집어삼키기 전의 순수한 불의 형태를 지니고 있을 수 있겠고 파도라면 물결쳐 서로를 밀어내므로, 쉬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겠지. 속성의 '성질'을 알기 위해선 먼저 속성을 '이해'해야만 한다. ]
......! 빈센트의 머릿속에 알 수 없는 깨달음이 몰아칩니다!
스킬 속성 이해(1/5)
>>926 곧 멜템은 방으로 옮겨져 집사장님께 개조를 당하기 시작합니다. 편하기 위해 입었던 후드 따위는 벗겨지고(이 과정에서 멜템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드레스 따위를 입긴 했지만 말입니다), 가벼운 화장을 거치며(소름돋을 정도로 빠른 속도였으며), 곧 가벼운 자세 교정을 거친 후.
" 이정도면 충분할 성 싶군요. "
집사장은 이정도면 봐줄 만은 하다는 눈으로 멜템을 바라봅니다.
" 가주님 앞에서는 고개를 잘 들고 계셔야 할겁니다. 그 눈을 잘못 피하셨다가 경을 치실지도 모르니까요. "
나름의 걱정을 담은 말에 멜템의 마음이 좀 떨리긴 해졌지만 말입니다.
>>927 블랙아웃(D) 탄환에 특수한 성질을 섞어내어 흙먼지를 일으킨다. 대미지를 주진 못 하나, 인지 능력을 감소시킨다. 적의 신속, 영성에 영향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