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대련 중이 아닐 때 빈센트가 '차라리 100연발팔콘펀치가 낫지.'라며 자신의 칭호를 질색하는 것을 들었더라면, 강산은 웃음을 빵 터트릴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통증 때문인지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빈센트 쪽으로 쓰러트렸던 나무가 빈센트의 바람 마도로 인해 도로 강산 쪽으로 밀쳐진다. 피하려고 몸을 움직이지만, 하필 나무가 제법 컸던 데다가, 그 큰 나무를 중첩 캐스팅으로 출력을 올라서 세게 밀친 터라....
"으겍!"
강산이 피하는 것보다 나무가 강산을 덮치는 게 더 빨랐다. 게다가 나무에 깔리면서 머리를 다른 나무둥치에 부딪히기까지 하니 눈 앞이 통증과 함께 번쩍인다.
"......."
그대로 나무에 깔린 채로 잠깐 정신을 잃은 듯 하다. 각성자에게 있어 이 정도는 심각한 부상은 아니니 곧 깨어나겠지만.
놀란 탓인가, 아니면 나무를 염동력으로 조작하는 데 상대적으로 집중한 나머지 흙 벽을 조잡하게 만든 것인가? 빈센트가 불러낸 바람 앞에서, 강산의 흙벽은 정말로 미세한 먼지더미로 날아갔다. 빈센트는 나무가 토벽을 강타하며 토사를 강산에게 쏟아서 얼굴을 가려버리고, 그리고 나무가 강산을 마무리하는 걸 생각하고 있었지만... 뭐, 어쨌든. 대련의 목적인 '승리'는 달성했으니.
빈센트는 나무에 깔린 것을 보고는, 얼마 안 되지만 신체를 강화해 나무를 번쩍 들어 던져버린다. 그리고... 얼굴에 물을 뿌려 깨울까 하다가 그건 좀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적당히 타협해서 아직 망념화까진 한참 남았으니 적당히 부드러운 나뭇가지와 풀들을 엮어 해먹을 만들어서 일단 깰 때까지 기다린다.
"오늘도 죽을 뻔했군."
아마, 그 때 빈센트가 조금이라도 중첩 마도 계산이 늦었다면... 아마 누워서 깰 때만 기다리는 건 빈센트가 되었으리라.
이 숲은 진짜 숲이 아니라 시뮬레이션이다. 그렇다는 것은... 대련이 끝나면 이 숲은 사라질 것이라는 것이다. 강산이 얼마 후 다시 정신을 차릴 때쯤 숲의 풍경은 다시 사라져서 그는 그 직전에 자신이 뭔가를 깔고 누워있었다는 것만 겨우 알았겠지만... 빈센트가 자신을 꺼내주고 눕혀놓았다는 것은 알 수 있었기에.
"빈센트 형님!"
나노머신으로 기절한 시간을 확인하고는, 대련에서 진 것 치고는 밝은 표정으로 벌떡 일어나서 다시 빈센트를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