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캡틴 바쁘실때 '언더크로우 시티'라구...전투나 행동 간략화 해서 (찾아보시면 좀 복잡하긴 한데 전투는 다이스제로 많이 간략화되어 있어요) 항구도시에서 보물도 찾고 몬스터도 잡고 하는 외전 이벤트를 했었는데... 지금은 중단됐지만 그때 개인적으로 나름 재밌게 참가했었고 또 룰을 조금 바꾸면 다른 이벤트에도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아쉽단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용...
근데 이 스케일을 그대로 적용하면 특수일상이 아니라 또다른 외전 이벤트가...되겠지요...🤔 이것도 본진행만큼은 아니지만 캡틴 입장에선 은근 신경쓸 게 많으실테고요...
완벽하진 않더라도 훌륭은 했어야지, 우린 자선사업가가 아니야, 베로니카를 루트로 보내버리겠습니다... 빈센트는 머릿속에 흘러드는 온갖 이야기들을 생각해본다. 결국 끝은 "네. 잘하겠습니다."였지만, 베로니카는... 조금만 더 안 보면 얼굴도 잊어버릴 것만 같았다. 그럴 일이 없길 바라며, 전의를 다지는데... 옆에서 자신을 반갑게 부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음."
세상에서, (베로니카를 제외하면) 자신에게 가장 친절한 사람. 강산이었다. 빈센트는 웃으면서 그쪽으로 손을 흔들고 가까이 간다. 빈센트는 악기가 올려진 받침대를 보고 강산에게 묻는다.
빈센트는 제주도에서의 의뢰 출발까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상기한다. 단순히 '듣기 좋은' 연주를 위해, 이 시급한 상황에 연주를 했을 리는 없을테고. 빈센트는 옆에 앉는다. 빈센트는 위험한 의뢰를 앞두면 계획과 준비를 한번 더 점검하면서 마음을 쓰고 스트레스를 감수하더라도, 마도 수련을 하면서 망념을 쌓는 것은 피하고 대신 푹 쉬는데, 강산은 끝까지 수련해서 "실력 부족" "연습 부족"이라는 변수를 배제하려는 타입인 것으로 보였다.
"저야 물론... 별일 없었지요. 그냥 카페에 앉아서, 제가 뭘 할 수 있는지 다시 한번 떠올려보던 참이었습니다."
"음. 그냥 뭐. 큰 진전은 없었습니다. 같은 속성의 마도일지라도, 그 속성의 각기 다른 본질을 중첩할 수 있다는 것을 빼면요."
빈센트는 '피어오르는' 불과 '잡아먹는' 불을 양 손에 만든다. 피어오르는 불은 이 세상에서 그 어떤 것도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고고하게 위로 솟아올라서 불이라는 화학반응 치고는 정말로 안정적인 모습으로 계속 타올랐고, 잡아먹는 불은 금방이라도 빈센트의 손을 잡아먹을 기세로 맹렬하게 짐승처럼 타고 있었다. 빈센트는 두 불을 합쳤고, 그러자마자 피어오르는 불과 잡아먹는 불이 합쳐져 미친 듯한 화력을 내기 시작했다.
탁! 꺼버린 빈센트는, 자신의 성과를 이야기한다.
"뭐... 이 정도고, 나머지는... 벚꽃난성의 성주님께 정신을 갈고 닦는 법을 세 번 정도 배우는 좋은 기회가 있었고, 온백자 선생에게 마도의 길에 대해 한번 배웠습니다. 뭐, 그 정도네요. 대장인급 아이템... 그건 확실히 부럽군요."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자신의 정보를 내놓는다.
"어쨌든, 좋게 말하면 화력에 집중된, 나쁘게 말하면 매몰된 상황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아마 제주도에 간다면 그 방법을 살려야겠죠."
흥미로운 듯 빈센트를 보며 중얼거리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는 조금 생각하다 다시 말한다.
"그렇지만 3인 파티에 강력한 화력을 담당하는 인원이 한 명 있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데미지 딜링은 저도 할 수 있지만, 막상 가면 저는 형님이나 여선이가 할 수 없는 걸 맡아야 할 수도 있으니까요. 제가 저희 가문의 비전 마도를 쓸 수 있게 되었다고 전에 말씀드렸던가요? 일시적으로 주변의 공간을 지배해서 조작할 수 있는 유용한 마도이지만...일반적인 마도와는 다른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걸 사용하는 동안엔 다른 마도를 사용할 수가 없어요."
다소 정석적이지 않은, 마도사 둘에 의료계 한 명의 조합.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싸울 수 있을까? 강산은 자신이 생각한 아이디어를 내본다.
"...워리어가 없는 상황이니, 전투를 하게 된다면 무작정 돌격하는 것보다는 지형지물을 활용하고 반격 위주로 전투하는 것이 좋을까요? 수성전 비슷하게 말입니다."
"그런 느낌입니다. 그래서 거기에서 더 나아가서, 같은 속성의 마도를 합칠 수 있다면 다른 속성의 마도를 못 합칠까 해서 번개의 쾌속과 불의 뜨거움을 합성하려고 했는데... 하려는 순간 본능적으로 죽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거 있지 않습니까. 망념이 거의 다 찼을 때, 무리하게 마도를 사용하려는 순간 느껴지는... 그... 진짜 죽을 것 같다는 그 느낌."
망념화, 빈센트는 그 순간 망념화의 위협을 느꼈다. 빈센트가 그런 기분을 느낀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이전에 다윈주의 암살자와 싸울 때, 잔챙이들을 잡는다고 망념을 남발한 후 암살자를 상대하려다가 망념 관리에 실패해서 5초 차이로 망념화할 뻔했고, 그 와중에 베로니카까지 업고 달리려니 진짜 죽을 맛이었다. 빈센트는 그렇게 이야기하고 나서, 강산의 '비전 마도'에 관심을 갖고 듣는다.
"주변의 공간을 조작한다라... 혹시 물리법칙도 조작할 수 있습니까? 조작할 수 있다면 국소적인 범위 등등을 지정할 수 있나요? 그런다면 정말 더할 나위 없겠군요."
그렇게 말하지만, 워리어가 없다는 말에는 빈센트도 입을 다문다. 그렇다. 워리어가 없다. 2랜 1포 조합. 3워리어 조합은 상대에게 먹일 한 방이 없어 서서히, 하지만 확실하게 무너지고, 3랜스는 막을 방패가 없고 한 방만 맞아도 무너지고, 3포터는... 그냥 그 조합 자체가 광기의 산물이라고들 한다. 그렇다고 해서 2랜 1포 조합이 통상적인 조합 축에 속하는 건 아니었다. 그래도, 강산이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건 다행일까.
"강산 씨가... 정확히는 그 강산 씨의 비전 마도가 방패가 되어 주어야겠군요."
빈센트는 그렇게 말한다. 일단 강산이 그 마도를 쓰는 걸 본 적이 없으니, 말을 아낄 수밖에 없었다.
빈센트의 경험담을 듣고 그리 평하고는, 그가 엘 데모르에 관심을 보이자 질문에 고개를 저으며 답하고 더 자세히 설명해준다.
"같은 기술을 쓰시는 저희 숙부님이라면 가능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아직 수준이 낮아서 반경 10m 내의 범위에서 벽이나 발판, 구덩이를 만들고 조작하는 정도입니다. 조금 성질을 바꾸면 함정을 만들거나 그림자를 늘리는 것도 되겠네요. '엘 데모르'로 만드는 벽이 얼마나 단단하게 공격을 막아줄지는 모르겠지만 저희 상황에서 이걸 쓰는 걸 고려해볼 가치는 있어 보입니다. 적을 어느정도 방해하는 건 확실히 가능할테니까요."
"그렇군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저를 공격하려는 적에 대비해, 제가 서 있는 땅을 위로 높여 적이 땅바닥에 코를 처박게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한 합에서 잘하면 세 합은 벌어줄거고 그 정도면 누군가 워리어가 되어 막아주는 거나 다름없죠."
가문이 이래서 좋구나! 빈센트는 이 세상의 높은 가문들과 귀족들을 생각해본다. 어떤 귀족들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는 책을 잔뜩 쌓아둔다 하고, 어디는 정말로 좋은 보물들을 사고판다고 하고, 어디는 가문 대대로 전수되는 비전을 계속해서 갈고닦아 그 자체로 전략 병기가 되고... 어쩌고... 어쨌든, 강산이 보여준다는 비전 마도는... 정말로 희귀한 것이었고,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보는 것을 제외하면) 직접 보기 참 힘든 것이었다. 아직 반경 10m라지만, 구덩이를 만들고 발판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이미 좋다고 생각했다.
"비전 마도는 아무데서나 볼 수 있는 게 아니죠. 보여주신다면 영광일 따름입니다."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고, 강산의 마도를 최대한 주의깊게 관찰하고자 한다.
//10 캡피셜로 강산의 강함을 빈센트보다 더 높게 치셨고, 그 원인이 공격에만 치중된 빈센트와는 달리 다양하게 상황전환이 가능한 강산의 유틸성을 높게 평가하셨는데... 아무래도 지금 상황은 강산이 서폿으로 갈수밖에 없어보이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