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832083> [1:1/HL] 세상이 우릴 바라보지 않더라도 - 1 :: 57

그래서 너와 눈을 마주칠 수 있었다

2023-05-07 22:56:20 - 2023-06-04 22:13:23

0 그래서 너와 눈을 마주칠 수 있었다 (CK81bXdQYY)

2023-05-07 (내일 월요일) 22:56:20

*
별과 달 중에 누가 더 외로울까
힌트는 별은 무수히 많은데 달은 혼자라는 것

그래,별이 더 외롭지

무수히 많은 속에서 혼자인 게 훨씬 더 외롭지
당신처럼,나처럼.

- 정철, 별과 달 중에


>>1 우여은
>>2 남도현

53 남도현 - 우여은 (MWZRW/dpBQ)

2023-05-24 (水) 22:50:11

문득 안도의 한숨이 나올 뻔했다. 아차 하고 삼켰다. 시무룩해지는 얼굴을 애써 외면했다. 그렇잖아도 가녀린데 더 내려앉는 어깨도, 풀이 죽는 것 같은 백발도. 물론 쉽지는 않았지만, 그래 차라리 시무룩하는 얼굴로 끝내는 것이 나을 것이다... 그것보다 더 끔찍한 얼굴들을 도현은 많이 알고 있다. 그러니 피한다. 그는 감정적 겁쟁이였다. 헤매는 것만도 버거운 삶이다. 더 다치는 것은 사양이다. 누군가의 행복이 되기에 자신은 이미 꽤 많이 글러먹었다. 누군가의 행복이 되어줄 수 있다는 행복에 자기 차례는 없으리라고 그는 굳게 믿고 있었다. 그는 얼굴표정을 다잡았다. 속살이 물러터졌으면 겉껍데기라도 단단해야지 않겠나. 여은이 자기 일을 하러 간 것 같으니, 자기도 자기 일에 충실하면 된다. 같이 주번을 맡게 되었을 뿐인, 이제사 서로 안면이랄 게 생긴 같은 반 학생- 그 정도의 현실이면 충분하다. 도현은 빗자루를 들고 바닥을 빠르게 쓸었다.

본격적인 청소는 청소업체에 맡긴다지만 이 학교는 아직도 간단한 청소는 학생들에게 위임하고 있었다. 고루한 교육방침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항상심과 근면함을 가르친다나. 이것보다 훨씬 넓은 도장 청소도 익숙하게 해내는 버릇이 들었기에 교실 정도는 금방 청소할 수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콜록대는 여은을 힐끔 돌아봤다가, 크게 별일 아닌 것 같기에 다시 교실 바닥으로 시선을 돌린다. 어정쩡한 길이의 빗자루는 짜증나는데, 이 학교에서 마련해둔 빗자루는 무슨 해리포터 빗자루마냥 도현 정도 되는 키 큰 학생도 허리를 꼿꼿이 핀 채로 바닥을 쓸 수 있는 길다란 나무 자루라서 좋다(아닌 게 아니라 청소시간에 해리포터 장난 치는 애들도 왕왕 있다). 그러나 안 좋은 점도 있었는데-

"아."

손끝이 따끔해서 보니, 검지손가락 끝에 가시가 하나 박혀 있다. 가느다란 주제에 꽤 길어서, 손끝에 박혀있는 통증이 꽤 선명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도현은 이마를 구기며 빗자루를 근처 책상에 기대놓고, 검지손가락 끄트머리를 엄지손가락과 다른 손 손가락으로 꾹 죄었다. 가시를 짜내려는 시도다. 그러나 가시 박힌 자리에 송골송솔 좁쌀만한 핏방울만 맺힐 뿐, 암상맞게 박힌 가시는 좀체 빠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손톱 끝으로 잡아보려는 시도도 실패다. 족집게가 있어야겠는데. 남고생이 족집게 따위 섬세한 물건을 학교에 두고 있을 리 없다. 양호실을 가야 하나- 그렇지만 빗질은 다 끝내고 가야겠는데.

54 도현주 ◆qX3oSqk8rE (MWZRW/dpBQ)

2023-05-24 (水) 22:51:48

알짱거리고 싶으시다구요? 아 여깁니다요~~ (붕붕붕이)

55 여은주 ◆vGGkUkyzsY (TU7WpzLhlo)

2023-05-29 (모두 수고..) 10:29:34

잠깐 생존 갱신! 부랴뷰랴 지나갔네 저번주가 큐ㅠㅠㅠ
답레는 오늘 가져 올 것 같은데 조금만 기다려줘잉>:3!!!

56 도현주 ◆qX3oSqk8rE (oeSOw0FkAA)

2023-05-29 (모두 수고..) 15:01:19

혐생이 가혹할 계절이지요.. 이번주는 여유롭게 날로먹는 한주가 되시길 비는것입니다
요즘 비가 너무 때려붓는데 눅눅하지않게 잘계신지
답레 서두르지 않아도 좋으니 느긋하게 써주시기를 바랍니다 >:)!!

57 도현주 ◆qX3oSqk8rE (hIHDrQACwM)

2023-06-04 (내일 월요일) 22:13:23

갱신합니다! 날씨가 더운데 잘 지내고계신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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