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없는 것보단 허무맹랑하게 들리는 것이라도 있는 게 낫지 않나? 악의적이지만 않으면 말이지...내 꿈도 UHN에서 들으면 비웃을걸?"
아니, 비웃음을 사는 정도가 아니라 눈엣가시로 찍힐지도 모른다. 영웅이 나타나건 말건 특별반 인원을 최대한 많이 살려서 같이 졸업하겠다니. ...그러니 강산은 일부러 자신의 꿈에 대한 생각을 나노머신 내에 남겨두지 않으려 했다.
"...그거랑 별개로 그런 식으로 말했다면 한 소리 들을만 하긴 했다만. 이제 너도 알겠지만, 가디언들이 좋은 대우를 받는 건 그들이 아주 많은 희생을 감수하기 때문이니까."
얼핏 강산이 바라는 미래와 준혁이 말한 그의 포부는 맞지 않는 것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준혁의 말을 듣고 문득 떠오른 것이 있었다.
"그거 알아? '영웅'이...그러니까 영웅 급으로 아주 강력한 각성자가 나타나면 말이야. 그 영웅이 그 자리에 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다른 의념 각성자들, 심지어는 그 이후에 새로 각성하는 사람들에게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해. 나도 자세하게 아는 건 아니지만."
그래서 UHN에서는 영웅을 만들어내려 했던 걸까.
"그 정도까진 아니어도, 우리가 살아남아서 정말로 헌터계의 부흥과 발전을 일으킬 수 있다면...어쩌면 희생되는 사람이 적어질지도 모르지."
가디언들 또한 조금은 덜 희생해도 될지도 모른다. 허무맹랑한 두 개의 꿈을 이어서 그런 이야기를 해본다.
잠시 고민하다가 카쥬교햐쿠를 벽에 기대고 엘리자베스를 잡아든다. 저번에 토고랑 대련하면서 파산일검은 쓰면 안된다고 느꼈고 어느 정도까지 조절을 해야 적당한 대련이 되는지에 대한 감이 잡혔다. 내가 작정하며 일순간에 모든 힘을 집중하면 큰 피해를 입히지만 그건 대련이 아니다.
약점 간파(F) 특수적인 의념 활용의 일종. 시각을 통해 상대의 의념 흐름을 관찰하여 약점을 분석하거나 유사적인 약점을 부여한다. F랭크의 약점 간파는 미숙하여, 사용한다 하더라도 항상 약점이 관찰되지 않는다. 단, 서포터 포지션이 사용할 시 F랭크에 한정하여 특정 약점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미숙하다.
situplay>1596816093>117 갑자기 (육체적으로)힘든일들이 있어서 이제야 적는 점 정말 죄송합니다...
기: ~10살 카티야를 만나기까지
러시아 빈민가에 흔하디 흔한 연고없는 소년은 언제부터 자신이 이곳에 혼자 남겨졌는지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빈민가 말고 다른곳에서 자랐다는 기억은 없었습니다.
어렸을적부터 살기위하여 매일매일을 발버둥을 치던 그는 빈민가에서의 인간군상 속 다양한 경험을 하게됩니다.
술에 찌든 어른들한테 얻어맞지 않기위해 도망치는 것은 늘상 있는 일, 자신에게 친절을 배풀어 주는 듯한 인물이 사실 빈민가의 아이들을 납치하는 인신매매범이어서 필사적으로 도망친 적도 있었고 나름 친했다고 생각한 친구가 초콜릿을 준다는 말에 자신을 죽이려고 했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빈민가의 삶은 그에게 사람을 믿는다는 것을 잊어버리게 만들었고 사랑을 가르치지 못했으며 그 대신 증오를 가르쳤습니다.
그렇게 빈민가 만이 세상의 전부였던 소년은 세상에 대한 증오만으로 가득차게 됩니다.
그런 소년에게 어느날 큰 힘이 찾아오게 됩니다. 의념을 각성하게 된 것이지요.
이제 힘이 생겼으니 더 큰 세상으로 나가 보란듯이 성공해 주겠어! 라는 건전한 생각을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아쉽게도 이 빈민가는 그에게 자신의 미래를 생각할 여유를 알려주지 못했고 오직 빈민가만이 그의 세상의 전부였으며 그는 세상을 누구보다 증오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그는 자신이 증오하는 세상을 부수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자신과 세상을 부수며 나아가길 며칠 한명의 소녀와 만나게됩니다.
승: 10살 ~ 17살 카티야와의 이별까지
카티야 지마
바보같은 이상을 안고 잘다니던 가디언 아카데미를 뛰쳐나온 철없던 소녀
그 소녀가 아카데미를 나와 가장먼저 마주한건 마구잡이로 주변을 부수던 한 소년이였습니다.
눈에 보이던 모든 것을 부수던 소년은 카티야에게도 달려들었고 카티야는 아주 쉽게 소년을 제압했습니다.
깨닫진 못했겠지만 소년에게는 굉장히 행운이였어요. 각성자라고 해도 아직 10살에 미숙하기 그지없던 소년이 뒷세계에 있을 조직들의 심기를 건들이기 전에 카티야가 그걸 막은거니까요.
그것도 모자라 어떤 변덕이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카티야는 소년을 대리고 빈민가의 밖을 나와 자신의 여정에 함께 하게 되었죠.
카티야와의 여정은 소년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일반적인 지식과 상식 그리고 인간이 당연히 가져야할 감정들, 사랑하고 사랑받는 방법, 거기에 더해 '알렌' 자신의 이름도 가지게 되었죠.
소녀와의 여정은 꽤나 힘든 여정이였습니다. 바보같이 뜻 높은 이상을 지닌 그녀였기에 죽을 위기에 처한 것도 몇번이나 있었죠.
그때마다 둘은 함께 어찌어찌 이겨내었어요. 둘이 특별하다기 보단 그냥 운이 좋았죠.
카티야는 그걸 알고 있었지만 아직 세상을 배우던 중인 알렌에겐 카티야가 자신과 근본부터 다른 영웅처럼 느껴졌어요.
자신이 보기에는 터무니 없어 보이는 일에 뛰어들어 해결해내는 그녀의 모습은 알렌에게 그녀가 특별하게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위태위태한 여정의 나날 중 결국은 둘이 이겨낼 수 없는 불행이 닥쳐오고야 말았습니다.
그 불행에서 결국 카티야를 잃은 알렌은 자신의 세상에 대부분을 차지하던 그녀를 잃었다는 사실에 깊은 실의에 잠기게 됩니다.
죽음도 생각할 만큼 깊은 실의에 잠겼던 알렌은 끝네 다시 일어섭니다.
카티야가 아직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근거없는 미약한 희망, 그녀가 세상에 남긴 미약하지만 커다란 변화들 그리고 아주 약간의 삶에 대한 집착
그렇게 알렌은 언젠가 카티야를 구하겠다는 막연한 생각만을 한체 여정을 계속해 나갑니다.
전: 17세~23세 특별반에 입학하고 대운동회까지
카티야가 없는 알렌의 여정은 그닥 특별하진 않았습니다.
카티야만큼의 능력도 없고 신념도 부족했던 그는 오히려 하고싶은데로 하던 예전보다 서툴러진 느낌마저 들었죠.
그렇게 무의미한 여정을 반복하던 알렌은 지금 자신의 미력함으로는 도저히 답이 보이지 않는다는걸 깨닫고 자신을 수련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그는 특별반에 편입하게 됩니다.
특별반에 편입하여 알렌은 꽤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마치 카티야와 함께 했을때처럼요.
자신의 미숙함도 다시금 깨닫게된 그는 이곳에서의 생활에 큰 만족을 느끼며 다양한 것을 배워나갑니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 말이죠.
결: 카티야와의 재회
우연히 찾아간 보육원, 그곳에서 오랬동안 꿈꿔왔던 재회
알렌에게는 모든 것이 너무나도 갑작스러웠습니다.
카티야와의 재회, 지금 그녀가 처한 상황, 급격하게 변하는 주변상황
그런 급격함 속 자신의 행동조차 제대로 정하지 못하는 와중에도 알렌에게 결코 변하지 않는 한가지가 있었습니다.
나는 앞으로 나서서 달라 붙는 전투 밖에 할줄 모른다. 원거리는 물론 서포트는 못하고 머리로 생각하는 것은 모른다. 그러니까 특별반의 아이들이 성장할때마다 기쁘다. 날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준혁을 향해 달려가려다가 복부의 통증에 움찔한다. 생각보다 큰 부상이었나 본데 이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