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815085> [All/판타지/느와르] Seasons of Dimgray | 06 :: 1001

◆4g87i2gon6

2023-04-19 01:08:22 - 2023-06-03 17:35:22

0 ◆4g87i2gon6 (B/RGzJCDfA)

2023-04-19 (水) 01:08:22

◈ 본 어장은 4개월간 진행되는 어장입니다.
◈ 참치 인터넷 어장 - 상황극판의 기본적인 규칙을 따릅니다.
◈ 만나면 인사 합시다. AT는 사과문 필수 작성부터 시작합니다.
◈ 삼진아웃제를 채택하며, 싸움, AT, 수위 문제 등 모든 문제를 통틀어서 3번 문제가 제기되면 어장을 닫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감정 상하는 일이 있다면 제때제때 침착하게 얘기해서 풀도록 합시다.
◈ 본 어장은 픽션이나, 반인륜적인 행위를 필두로 약물, 폭력 등의 비도덕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지만 옹호하지 않습니다.
◈ 본 어장은 공식 수위 기준이 아닌 17금을 표방하며, 만 17세 이상의 참여를 권장하는 바입니다.
절대 혼자 있으려 하지 마.

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Seasons%20of%20Dimgray
웹박수: https://forms.gle/GL2PVPrsYV2f4xXZA
시트: >1596778092>
임시어장: >1596774077>
이전 어장: >1596799093>
통칭 '작은 루'는 선대 겨울의 원로 보드카가 가장 소중히 여기던 존재로, 현 시즌스 킹덤 사람들 사이에서도 간간이 오르내리는 도시 전설 중 하나이기도 하다. 작은 루는 새하얀 여우, 정확히는 북극여우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보드카의 교육 덕분인지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알려져 있다. 또한 애교가 많고 사람을 좋아해 현재 원로와 지금은 사라진 4명의 선지자의 사랑을 독차지했고, 제일 좋아하는 것은 사과이며, 사과 맛 사탕 하나만 있다면 작은 루를 무릎 위에 올릴 수 있어 영웅과 구스타보도 주머니에 사탕 하나 정도는 가지고 다녔다 알려지기도 했다.

현재, '많은 것을 알고 있다'라는 점이 와전되어 '살려 데려갈 수 없다면 가죽, 그도 아니라면 꼬리털이라도 손에 넣기만 하면 무너져가는 여러 조직을 부흥시킬 수 있는 신묘한 영수靈獸'로도 전해진다.

665 ◆4g87i2gon6 (9H.p7skHKc)

2023-04-28 (불탄다..!) 01:07:50

오오케이...

666 ◆4g87i2gon6 (9H.p7skHKc)

2023-04-28 (불탄다..!) 01:11:28

"그러니까, 그 이상한 겨울의 의사…였나?"
"이번에 마오타이 님의 심기를 단단히 거스른 녀석 말이야?"
"응. 죽어가던 애 살려서 다시금 활개치게끔 한 녀석."
"…걔 얘기는 왜?"
"아니, 걔가 글쎄……."

누군가 목소리를 낮춘다.

"괴물이래."
"야, 너는 그런 말을 왜 무게를 잡고 해? 나도 수인이거든? 너 지금 퍼리 무시하냐?"
"아니, 아니! 그게 아니라, 종족 혐오 안 하고 그 괴물 뜻이!"

방독면 너머가 뒤지게 잘생겼다고!

"……100점 만점에?"
"그냥 커어어 개안한다 수준으로."
"신빙성은?"
"얼굴로 도시 온 거 아님?"
"미쳤네."

스카우트 소속인 두 멤버의 대화에 윈터 어드벤처 사람들이 귀를 기울였고, 리큐르는 그런 단원들을 흘긋 쳐다보다 아무런 생각도 없다는 양 총총 어딘가로 걸어갔다. 그래, 카타가 알아서 할 거야…… 그런데 진짜 잘생겼나? 점퍼 속 숨겨진 꼬리가 슬렁슬렁 흔들린다.

《카타스트로피를 향한 직접적인 작은 소문이 오갑니다. 해명…하시진 않을 거죠?》
《그 얘기 들었어? 우리 조직에 뒤지게 잘생긴 미남이 있대……. 방독면 벗으면 봉인 해제래…… 출처는 나도 몰라.》

667 ◆4g87i2gon6 (9H.p7skHKc)

2023-04-28 (불탄다..!) 01:23:19

코냑은 최근 바빴다. 정확히는 미지의 존재에게 알현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머리를 싸매는 것에 여념이 없었다. 왜? 미지의 존재와? 하물며 지금 제 주인을 향한 소문이 다시금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었으니, 다름 아닌 사냥제 탓이다.

─ 그 소문 들었나? 봄의 왕이 이번에 작은 루를 통해 섹터의 승리를 거머쥘 거라 하던데?
─ 기실 대단한 능력을 가졌다는 소문이 있어. 원하는 것은 뭐든 이뤄내는 능력 말이야.
─ 그렇다면 사실, 작은 루도 만들어낸 것은 아닐까?
─ 사실 봄의 왕이 미지의 존재는 아닐까?

미지의 존재 심기 건드리기 딱 좋은 소문에 코냑은 싸맨 머리를 마구 헝클었다. 어쩌지, 어떻게 수습하지. 내 왕이요 주인이 알아서 할 일이지만 걱정이 태산인데.

"뭘 그리 고민하시오?"
"미지의 존재께서 봄의 왕을 달갑게 여기지 않으면 어쩌죠……."
"그럴 일은 없을 게요."

코냑은 고개를 번쩍 들었다. Q가 어느새 나타난 탓이었다.

"너."
"위대하신 존재께서 허락하니 메르헨의 문을 열어둘 것이오."

그리고 연기처럼 사라지는 모습을 보며, 코냑은 입속에서 거친 욕설을 씹어 삼켰다. 메르헨이면 자신의 힘이 닿지 못하는데.

당했구나.

《엘과 에얼을 향한 헛소문이 나돕니다. 당연히 무시로 일관할 수 있는 것이나, 당사자의 자존심을 긁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사실 신경도 안 쓰지만! 코냑이 지나치게 걱정합니다!》
《이봐, 그 소식 들었어? 사실 봄의 왕이 미지의 존재가 아니냐는 소리가 있어.》

668 ◆4g87i2gon6 (9H.p7skHKc)

2023-04-28 (불탄다..!) 01:31:55

"궁금하구나."

대뜸 나타난 존재를 본 비연은 겁을 먹었는지 그 자리에 그대로 굳다가 황급히 뒷짐을 지고 섰다. tv에서는 구스타보 롬바르디가 어째서 시즌스 킹덤에 오게 되었는지에 대한 바깥의 다큐멘터리가 송출되고 있었고, 그 주변에는 포장을 까 반쯤 먹어치운 초콜릿 과자와 감자칩이 널려 있었다.

"오셨습니까!"
"이가라시 앞을 막아설 때와는 사뭇 다른 태도야."
"그때는 현재 주인의 명령이었으니……."
"여전히 달고 짠 조합을 좋아하고."
"이것은─!"
"됐다, 됐어. 내가 언제까지 비룡회를 휘두를 것이라 생각하니. 아엔이 이제 비룡회의 수장이니 그 아이의 뜻을 따라야지."

존재는 반투명한 손으로 감자칩 하나를 날름 집어먹었다. 음, 되게 짜네. 이러면 건강 안 좋아진다니까.

"그, 그래서 무엇이 궁금하신지……."
"마오타이가 키우는 고양이."

시즈닝이 묻은 손가락을 느릿하게 핥던 존재가 고개를 기울였다.

"그 아이는 아예 무릎에 뉘여 잠들게 한다며?"
"귀히 여기고 계시긴 합니다."
"신기하네, 내 호위일 적엔 사람이라곤 정을 주지 않던 녀석인데."
"……."
"만나보고 싶은데─"
"그것이..."
"걱정 말거라. 내 또 이가라시처럼 속 긁을 것 같더니? 나도 배운 것이 있단다."
"만난, 다면……?"
"뭐겠어."

사냥제 때지.

비연은 다큐멘터리의 재현 장면에서 나오는 비명 소리가 자신의 것이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내 완벽한 몰래 이가라시 만나기 계획이 산산조각 나겠구나!

《'여름의 존재'가 진 마오에게 지대한 관심을 가집니다. 추후 진행될 사냥제 이벤트에서 짧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얘. 고양이라며? 나는 고양이 참 좋아한단다. 제멋대로인 것이 꼭 나를 닮았거든.》

669 이가라시주 (1Cyh34gyis)

2023-04-28 (불탄다..!) 01:34:39

🤔(감상을 말하고 싶은데 너무 많은 말이 떠올라서 턱괴고 고뇌에 빠진 이가라시주의 동상)
선장의 글.
딜리셔스 매우.

670 칸다타주 (c8XzuDIkXM)

2023-04-28 (불탄다..!) 01:35:33

생각해보니 먹었던 영혼을 대랑방출해서 소모되는일이 제일 뼈아플거같지만

671 🐱주 (VNZYZUhWsA)

2023-04-28 (불탄다..!) 01:35:37

으와......!!! 다들 떡밥이 엄청!!!!

그 와중에 여름의 존재... 마오에게 관심을..!?

마오 여름의 존재에게 입양가??(????

672 엘/에얼주 (frgUk4rtJk)

2023-04-28 (불탄다..!) 01:38:36

>>너 지금 퍼리 무시하냐?<<
참을수 없었다... 폭소했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와중에 카타스트로피 존잘 찌라시 무엇임까 궁금해지잖아.

코냑... 그렇게 걱정해도 엘과 에얼은 신경도 안 써... 쏘리.
미지님 알현 때에는 메르헨으로 가는 것인가. 벌써부터 두렵군.

비연... 힘내. 화이팅. (끄덕)

673 ◆4g87i2gon6 (9H.p7skHKc)

2023-04-28 (불탄다..!) 02:35:48

>>637 이제 봤네. 모브 시트.
그냥 ~의 ~다. 라고 해도 되고?

674 카타주 (GVR2kGRNmo)

2023-04-28 (불탄다..!) 07:34:49

ㅋㅋㅋㅋㅋㅋ아ㅠㅠ 소문 너무 웃기다

675 엘/에얼 (frgUk4rtJk)

2023-04-28 (불탄다..!) 09:19:51

오늘도 DTD는 바쁘다.
카지노를 들락거리는 사람, 호텔의 시설을 이용하려 돌아다니는 사람, 그들 사이를 누비며 맡은 바 책무를 다하는 조직원들,
사람과 사람이 치이는 곳에선 언제나 소리가 생기고 일이 생긴다.
안 그래도 조직의 특성상 소란과 야단법석이 범람하는 이곳에서 최근 돋보적인 환호를 일으키는 존재가 있다.

바로 소문의 신묘한 영수, 작은 루 되시겠다.

매일 정성스러운 빗질로 보송보송 보들보들한 털과 꼬리를 살랑거리며, 앙증맞은 네 발로 오종쫑 걸을 때마다 목에 예쁘게 걸린 방울 소리 총총 울리며, 드넓은 카지노와 호텔을 마음대로 누비는 모습은 어느새 입소문을 타고 명물이 되어 있었다. 유명해졌으니 일부 극성 맞은 이들에게 시달리지 않을까 싶지만, 작은 루의 곁에는 항상 검푸른 머리카락이 함께 했다. 작은 루가 언제, 어디서, 무얼 하고 있든, 푸른 실루엣이 근처에 있곤 했다. 그저 있기만 하였으나, 거기 있음으로 하여금, 카지노와 호텔의 손님이 쉬이 손 대지 못 하게 하는 분위기가 흘렀다.

그러나 개중에는, 좋지 못 한 생각을 하는 이가 꼭, 하나는 있었다.

"작은 루, 이리 와요.
간식 시간이랍니다."

오후가 한창 흐르는 무렵, 신나게 놀던 작은 루를 상냥한 목소리가 불러들인다. 목소리만큼이나 다정한 미소를 띈, 엘의 하얀 얼굴이 작은 루를 바라보고, 푸른 자켓 걸친 팔이 하얀 털뭉치를 소중히 안아올렸다. 불면 날아갈까, 쥐면 꺼질까, 귀한 것을 다루듯 품에 잘 안은 엘은 느릿한 걸음으로 카지노의 내부로 향했다.



그는 '봄'의 섹터에서 열 남짓한 조직원을 이끄는 보스였다. 인원수만 봐도 조잡한, 기껏해야 여기저기서 잡일을 하며 푼돈이나 버는, 일종의 심부름꾼 조직이었다. 그런 별 볼 일 없는 조직의 보스가 지금 앉아있는 곳은, 딱 봐도 호화스러운, 호화라는 말 외에는 표현이 안 되는 그런 방 안이었다. 아마도 접대용인 듯, 방 한켠에 놓인 소파에 앉은 그는, 매우 좋은 장소임에도 낯빛이 좋지 않았다. 그야 이곳은, 그가 여기 있는 이유는 아마.

"아아, 기다리시게 해서 죄송해요.
잠시, 일이 밀려온지라."

철컥, 문 열리는 소리가 나자, 반듯이 앉아있던 그의 어깨가 크게 떨렸다. 뒤이어 들려오는 목소리는, 분명 친절한데, 등에 식은 땀이 나는 것 같다. 아니다. 기분 탓이다. 침착하자. 작게 심호흡을 한 그는, 이윽고 맞은편에 혼자 앉는 엘을 보며, 어떻게든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하하. 아닙니다. 이 스프링 가든의 대표되시는 분이신데 그야 바쁠 만 하지요. 괜찮습니다."

"어머, 상냥하셔라.
그 이해에, 감사드려요."

후후, 하하하, 두 사람이 내는 웃음소리가, 둘 사이 거리에 흘렀다. 그리고 잠시 정적, 이었으나, 그에게는 그 잠시조차 버거워 먼저 말을 꺼냈다.

"그래서, 별 볼 일도 없는 저를 여기까지 직접 부르신 이유가..."

"아, 네, 그것이, 궁금하셨군요?"

"그... 네, 아무래도 그렇...지요."

먼저 말을 꺼내놓고, 말끝을 흐린 그와 달리, 너무도 쉽게, 그게 궁금했냐 되묻는 말이, 보이지 않는 비수 같다. 그는 저도 모르게 마른 침을 삼켰다. 도저히 눈을 볼 수 없어, 무릎에 걸친 손에 시선을 두고 있으니, 후후후! 웃는 소리 들린다. 그 소리에 흠칫, 놀란 그가 그만 시선을 올리고 말았다. 올린 끝에, 정확히 똑바로 마주친 푸른 눈동자는, 잔잔하게 웃고 있었다. 웃으며, 말한다.

"다 아시면서 물으시는 것은, 그다지 좋은 예의는 아니랍니다.
'트러슈터'의 에이반 씨."

"흐읍...!"

이름을 불린 순간, 그는 숨이 막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애써 외면한 것이 바로 옆까지 와, 눈조차 깜빡이지 못 하게 하는 것 같다. 뒤에 이어지는 말들은, 서서히, 그의 몸을 떨리게까지 만들었다.

"다, 알고 계시지요? 에이반 씨.
베스, 캐서린, 다빈, 일레이슨,
이 넷을, 차례 차례 보내어, 이곳에서 허락되지 않은 사기로 하여금, 한탕 하려 하셨지 않나요."

"그거, 그것이, 그게,"

"참, 가진 것 없고, 나약한 분들이시라.
제가 정말, 많이 선처를 해드렸는데."

"아,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감사, 를,"

"은혜는 커녕 주제도 모르고 감히 제 귀한 벗을 취할 생각을 하시다니.
정녕 대가를 치르고 싶으신가 봅니다."

다닥다닥, 딱딱한 무언가가 자잘히 부딪히는 소리는, 채 다물어지지 못한 그의 턱에서 난다. 그는 지금, 살면서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중압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변명은 고사하고 숨만 쉬는게 고작이었다. 새파랗게 질린 그의 얼굴에선, 식은땀도 안 난다. 무릎을 쥔 손은, 찬바람이라도 맞고 있는 듯이 떨려대, 무릎을 움켜쥐었으나 멈추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런 그의 귀로 돌연,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러나 저는, 미력하나마 '봄'의 대표된 몸.
어찌 함부로, 주민들을 해하겠나요.
해서 당신에게, 대가를 치를 일을, 하나 드릴까 하는데."

"하, 하겠습니다! 무조건, 뭐든 하겠습니다!"

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무슨 일인지 듣기도 전에, 일단 하겠다며 외치는 그를 보고 하얀 얼굴이 빙긋이 미소지었다. 그러자 순식간에, 그를 감싼 중압감 사라지며, 한결 편안해진다. 그런 그를 향해 엘의 기쁜 듯한 목소리가 말했다.

"어머, 정말요?
무조건, 뭐든이라, 먼저 말씀하셨지요, 분명히."

"네, 네, 그렇습니다. 말씀 하시는 대로 다 하겠습니다."

그 순간의 그는 그저, 그렇게 말해서 그 자리를 벗어날 수 있다면, 이라는 생각 밖에 없었다. 그것이 어떤 사태를 불러올 지, 전혀 모른 채.



달칵.

'손님 접대'를 마친 엘이 카지노의 집무실로 돌아오자, 그 새를 못 참고 이리저리 뛰노는 작은 루를 발견했다. 저럴 줄 알고, 집무실은 항상 작은 루의 장난감이 여럿 있었다. 개중에는 모빌을 낮게 달고, 거기에 털뭉치 키링을 걸아, 작은 루가 얼마든지 건드리며 놀 수 있는 것도 있다. 지금도 신나게 모빌과 키링을 두드리던 작은 루가, 엘을 보자마자 달려와 발치를 요리조리 맴돌았다. 그 몸짓의 의미를 알고, 엘은 후후, 웃었다.

"저런, 작은 루, 좀 전에 간식 주었는데, 그걸론 부족했나요?"

묻자마자 얼른 대답하는 작은 루. 엘은 요 잔망스러운 털뭉치를 보며, 다시금 작은 웃음을 흘렸다. 그리고 들고 있던 서류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서, 서랍에서 자그마한 사탕 캔을 꺼냈다.

"딱 하나만 더, 줄 거니까요. 알겠죠?"

주기 전, 작은 루에게 딱 하나만 더, 라는 다짐을 받고 사탕을 꺼낸다. 자리에 앉아 무릎 톡톡, 두드리니 하얀 털뭉치 폴짝, 올라오고, 손바닥에 사탕 올려주자, 조막만한 주둥이가 날름, 가져가 까득까득, 신나게 깨물어댄다.

사탕 하나로 행복한 작은 루의 모습을 바라보던 엘은, 잠깐, 책상 위의 서류에도 시선을 주었다. 정갈하게 작성된 계약서 속, '대리 참가' 라는 단어를 응시하다가, 다시 작은 루를 바라보았다. 함박 웃음 머금으면서.

676 🙀주 (VNZYZUhWsA)

2023-04-28 (불탄다..!) 17:24:28

오! 엘/에얼의 분위기가 너무 잘 느껴진다>:3!! 갱신할게!

677 유라주 (Ar.tf.jvGw)

2023-04-28 (불탄다..!) 23:02:28

응애 ><

678 🐱주 (VNZYZUhWsA)

2023-04-28 (불탄다..!) 23:05:16

유러주 어서와!!

679 유라주 (Ar.tf.jvGw)

2023-04-28 (불탄다..!) 23:06:00

안녕하세용용

680 일리야주 (u9tFf.d/XM)

2023-04-28 (불탄다..!) 23:17:37

안녕하세요
(풀썩)

죽을 먹었는데 위장아 왜 소화를 못하니...

681 유라주 (Ar.tf.jvGw)

2023-04-28 (불탄다..!) 23:34:01

(위장 응원)

682 ◆4g87i2gon6 (9H.p7skHKc)

2023-04-28 (불탄다..!) 23:59:31

(일리야주 뽀담뽀담)

에얼과 엘은, 흠, 그렇게 되는군...(흥미)

683 밍메이 (FtYPF3ruiM)

2023-04-29 (파란날) 00:00:03

건물 한편, 작은 대합실이 사람으로 가득 찼다. 이른 아침 갑자기 불려 온 사람들은 영문도 모른 채로 쑥덕거린다. 무엇 때문에 부른 거래? 너는 짐작 가는 게 있어? 아니, 나도 모르겠는데...

“조용히 하세요, 여래님이 오셨어요!”

한 아이가 소리친다. 대합실에 순식간에 침묵이 찾아든다. 복도 멀리 한 여인이 모습을 드러낸다. 검고 긴 머리카락과 흰 옷자락을 휘날리며, 그 뒤 어떤 사내 하나를 데리고. 성큼성큼 걸어온 여인은 방문 앞에서 멈추어 선다. 모인 이 하나하나와 눈 맞추듯, 시선이 천천히 좌중을 훑는다. 모두가 모인 것을 확인한 여인은 부드럽게 웃음 짓는다.

“다들 바쁜 와중에 모여주어 고마워요. 여러분의 일을 방해한 것은 아니면 좋겠네요.”

목소리는 조용하며 한없이 부드럽다. 그러나 그에는 모두가 귀 기울이게 하는 호소력이 깃들어있다. 고요한 가운데 여인의 말만이 공간을 채운다.

“이리 모이라 함은 다름이 아니라 새 인력을 소개하기 위해서랍니다. 자, 인사하세요. 이쪽은...”

“제 발로 찾아와주어 고맙다는 말을 먼저 해야겠군요. 마침 실험해보고 싶던 것이 생긴 참이었거든요...”

목소리가 제법 유쾌하다. 아니, 목소리만 그런 것이 아니다. 여인은 실로 유쾌했다. 고맙다는 말 역시 진심이었다. 심심하던 차에 모습을 드러내 준 이에게 고맙지 않을 리가 있겠는가? 궁금하던 것이 생기던 차에 저를 쓰라며 와 준 실험체가 달갑지 않을 리 있는가?

세뇌의 기본은 정보의 차단이라 말한다. 그리고 그것은, 여인의 능력으로 하기에 꼭 알맞은 일이다. 감각은 정보 습득의 원천이고 여인은 타인의 감각을 주무를 줄 아는 종자이므로. 그렇다면 여기서 문제, 만약 인간을 오감을 강제로 박탈한 채 방치하면 어떻게 될까? 망가지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자가 있을까? 만약 그 상태로 한 가지 자극만을 주입한다면?

여인은 흥얼거리듯 나직한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인간은 감각을 빼앗기면 미친다지요. 네가 얼마나 튼튼한 정신을 가지고 있을지 궁금하네요.”

부디 오래 발버둥쳐주세요. 곧바로 무너지면 재미 없으니까...


불현듯 여인은 말을 하다 말고 멈춘다. 뒤편에 가만 서 있는 사내를 바라본다. 무엇인가를 막 깨달은 모양으로.

“...아, 생각해 보니 아직 이름이 없군요, 그렇지요?”

여인의 입가에 걸린 미소가 짙어진다. 휘어진 눈이 무척 천진하며 장난스럽다. 여인은 몹시도 가벼운 어조로 말을 잇는다.

“그렇다면, 내가 이름을 주어도 괜찮겠지요?”

질문 형태를 띤 말이나 어투는 명령에 가깝다. 반박을 허하지 않겠다는 태도므로. 사내는 말 없이 고개를 숙인다. 그저 결정을 받들겠다는 듯한 태도다.

“후후, 착하기도 하지. 그래요, 가만 보자...”

생각 속에 잠시 침묵하던 여인은 곧 입을 연다. 사내의 어깨에 손을 올리는 동작이 퍽 상냥하다.
누구나 애완동물을 다룰 때는 그러기 마련이다.

“궁비라(宮毘羅), 당신이 이제부터 궁비라라고 불릴 거랍니다. 이해하셨지요?”

사내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에 여인은 느른히 웃는다. 다시 시선을 좌중으로 돌린다. 시선을 집중시키려는 듯 가볍게 박수 한 번을 친다. 경쾌한 소리에 사람들은 다시금 이목을 집중한다.

“좋아요, 그는 이곳에서 경비견으로 일을 할 거랍니다. 하지만 손이 부족하다면 힘쓰는 것처럼 잡다한 일을 맡겨도 좋아요. 말을 듣지 않는다면 내게 와서 보고하세요, 따끔히 타이를 테니까요...”

여인은 눈을 휘어 웃는다.

“여래님, 요즈음 자주 웃으시네요?”

“어머, 그런가요? 흐음, 아마...재밌는 것을 하나 얻어서 그런가 보네요. 사나운 들개 한 마리를 들였는데 먹이를 좀 줬더니, 고분고분해지는 것이 귀엽지 뭐예요.”

“개요? 여래님이 그런 짐승에도 관심을 가지는 줄은 몰랐네요.”

“오, -가 옳게 본 게 맞답니다. 평소에는 이런 것에 관심을 많이 두지 않거든요...”

이번이 예외라면 예외지요.


누구도 찾지 않는 짐승 한 마리가 사라진 지 몇주일 후, 약사여래의 의원에는 새로운 얼굴이 등장했다. 얌전히 짐을 나르는 사내를 보며 여인은

“후후, 양순한 것이 참으로 귀엽지 않나요?”

“네? 아, 뭐... 온순하긴 온순하죠.”

마침 옆에 있던 이는 떨떠름히 답한다. 순하긴 하지만 사내의 모습이 통상적인 ‘귀엽다’라는 말의 뜻과는 멀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여인은 아랑곳 하지 않는다. 그저 작게 중얼거린다.

“그래, 귀엽긴 귀여우나 두 번은 못 하겠어.”

너무 품이 많이 들어, 또 하기에는 제법 귀찮지...

684 밍메이주 (FtYPF3ruiM)

2023-04-29 (파란날) 00:01:36

쓰고 싶던 내용을 어떻게든 끝마쳤다... 좀 마음에 안 드는 부분도 있지만 더는 손 못 대겠단 말이죠... 뭐, 하여튼 다들 안녕하세요~ 그리고 답레는 쓰고 있는 중이라 곧 올라올 거예요, 선장!

685 ◆4g87i2gon6 (sdkpu1cG22)

2023-04-29 (파란날) 00:03:03

어어이어이어이 뭐냐고 코롸 매콤살벌하잖냐~!!!!!!! 역시 밍메이도 시즌스 킹덤에 괜히 온 건 아니구나 싶다. 답레는 느긋하게 주고.

686 밍메이주 (FtYPF3ruiM)

2023-04-29 (파란날) 00:06:22

저 내용이 며칠 전부터 떠올라서 독백으로 옮기고 싶어졌는데 글로 마음에 들게 써지지를 않아서 고생했지 뭐예요. 그래도 지금은 좀 마음에 드는데...

687 밍메이주 (FtYPF3ruiM)

2023-04-29 (파란날) 00:06:48

아니 아 문장 끊긴 데가 있잖아-!!!!!!!!! 왜 이런 건 매번 올리고 나서야 보이는 것인가....(눈물 주르륵)

688 ◆4g87i2gon6 (sdkpu1cG22)

2023-04-29 (파란날) 00:08:51

의도해서 상상력을 자극한 게...
느와르 특유의 어지러운 시점묘사를 글로 표현한 게...
아니었어?!

689 밍메이주 (FtYPF3ruiM)

2023-04-29 (파란날) 00:10:29

아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었지만 이제 그런 걸로 하겠습니다...

690 유라주 (gQvIGQh5WM)

2023-04-29 (파란날) 00:10:57

(구경잼)

691 ◆4g87i2gon6 (sdkpu1cG22)

2023-04-29 (파란날) 00:11:59

그렇다고 해줘서 고마우엉...

(유라주 쓰담)

692 유라주 (gQvIGQh5WM)

2023-04-29 (파란날) 00:15:12

(꾸양)

693 밍메이주 (FtYPF3ruiM)

2023-04-29 (파란날) 00:15:27

안녕하세요, 유라주~ 팝콘 드릴까용?

어쨌거나...무사히 독백으로 옮기는 데 성공했으므로 딴소리나 좀 해보자면 말이죠, 궁비라와 약사여래를 같이 검색창에 넣고 찾아보면 재미있는 것이 나올지도...?

694 ◆4g87i2gon6 (sdkpu1cG22)

2023-04-29 (파란날) 00:17:21

(약차 설정 쩔잖아)

695 유라주 (gQvIGQh5WM)

2023-04-29 (파란날) 00:21:13

(두근두근)

팝콘 !!

696 밍메이주 (FtYPF3ruiM)

2023-04-29 (파란날) 00:23:26

ㅎㅎ... 원래 이런 건 본인 입으로 말하면 가오 떨어진다지만, 조금 더 풀어보자면 밍메이 뿐만 아니라 밍메이의 의원도 약사여래로 불리고 궁비라는 그 모두를 경비하는 역을 맡게 되었으니까...잘 어울리는 이름을 받았다고 볼 수 있죠. 그리고 약차대장이 약사여래한테 감명받아 귀의한 것까지 더해지면...

>>695 일반 팝콘과 카라멜 팝콘과 치즈팝콘 중 무엇을 고르시겠어요~?(빨간휴지 파란휴지 풍)

697 칸다타주 (q64gb0HOXU)

2023-04-29 (파란날) 00:25:34

번뜩 아이디어가 생각났는데 식인묘사있는거 문제있을려나

698 일리야주 (oTDgk9ist2)

2023-04-29 (파란날) 00:26:23

문제 없을걸요?
왜냐하면
(더보기)

699 칸다타주 (q64gb0HOXU)

2023-04-29 (파란날) 00:27:25

아 그랬었지.
딱히문제없나

700 밍메이주 (FtYPF3ruiM)

2023-04-29 (파란날) 00:28:52

잘...뭉개서 커버치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저도 지금 브레인워싱 관련 독백 썼으니까요...ㅇ(ㅡ(

701 밍메이주 (FtYPF3ruiM)

2023-04-29 (파란날) 00:29:24

하여튼 안녕하세요 일리야주, 칸다타주~

702 ◆4g87i2gon6 (sdkpu1cG22)

2023-04-29 (파란날) 00:29:55

콥스파티 안 되게끔 조절하면 허용.

703 ◆4g87i2gon6 (sdkpu1cG22)

2023-04-29 (파란날) 00:30:35

왜냐하면 더보기 독보적이라 웃다가 미지의 존재 알현할뻔;

704 엘/에얼주 (MiQnGEFYfc)

2023-04-29 (파란날) 00:36:14

나폴리탄 괴담 느낌으루다가 잘 양념치고 버무리면 맛있을 듯 함다(?)
갱신임다.

705 얽메여 있는 저주 (q64gb0HOXU)

2023-04-29 (파란날) 01:37:44

사람이 썩어갈 때의 냄새가 모든 부패에 있어서 가장 지독한 냄새를 풍긴다고 했던가. 비린내와 시취가 뒤섞인 역겨운 악취가 이 공간에서 빠져나가질 못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인간의 가죽을 쓰고 그녀들은 사람들을 속여 죽이고 그것을 요리로서 섭취했다. 이번의 타겟은 그런 부류였다. 극상의 미식을 취급한다면서 이번의 사냥감이 된 자매는 그렇게 수많은 인간을 자기 뱃속에 채운지 오래였다. 의뢰자도 나에게 찾아왔을 때는 이미 팔 한쪽과 다리 한쪽이 없던 상태였다. 얼굴로 가자면 더 뭐 말할 필요도 없었다. 내가 평온한 죽음을 주기도 전에 곧 죽을 상이 보였으니까.

"반대의 입장이 되는건 이상한 기분이네."

그런데 하필이면 자매다. 의식하기는 싫었지만, 모든 것을 잃어버렸던 그 때의 광경을 스스로 만들고 있었다. 이번에는 가해자의 입장이지만.

"그때도 우리는 피해자는 아니였잖아."

리사가 마치 생각을 읽은 것마냥 받아챈다. 눈치가 빠르긴 했다.
눈치가 빠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있지만. '눈 앞의 리사'는 그럴 수 밖에 없다.

"자, 그럼 동족을 잡아 요리하는 푸줏간을 만든 바보같은 녀석들은 어떻게 대가를 치르는게 좋을까?"

리사가 질문했다. 나는 평소와 같이 아무런 감정도 없는 듯한 연기로 대답한다.

"당연하잖아 리사. 먹어서 빼앗기는 고통을 안겨줘야 하지않겠어? 당신들도 동의하셔야 할겁니다. 당신들은 너무 저지른게 많거든요. 물론 거부의사는-."
"시끄러워! 우리의 만찬을 방해하러 온거잖아. 우릴 방해하지마!"

눈 앞의 자매중 어린쪽이 말을 마치기도 무섭게 권총을 격발해 내 정수리를 관통했다.
충격으로 뒤로 젖혀져 중심을 잃을 뻔했지만, 이내 자세를 마치 축처져있던 인형이 도로 작동하듯 역재생하며 자세를 되찾았고 탄알은 꿰뚫지 못하고 운동량을 잃어 바닥에 찌그러진 채로 떨어졌다.

"없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한번 제가 죽어버렸네요."

아프지는 않았지만 집어삼킨 영혼중 하나가 빠져나간다는 감각은 있었다. 그렇지만 일상적인 일중 하나였다. 복수대행에 안전한 날 따위는 없었기에 집어삼켰던 영혼을 잃게 되는 것도 하루이틀일은 아니였다.

"괴물자식... 왜 죽질 않는거야!"

손을 벌벌떨며 식인 자매의 동생이 총구를 계속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순간,

"오호라 언니의 말을 끊어버리다니 깡따구는 좋네~. 식인 자매의 동생쪽. 근데 그거 알아?"

리사가 손도끼를 던져 식인 자매의 팔을 찍어버렸고 그대로, 붉은 빛 선혈이 튀며 바닥에 툭하고 두 팔이 떨어져 나뒹군다.
찢어지는 듯한 비명이 썩은 푸줏간에서 울려퍼졌다. 하나가 아니라 두개가. 한쪽은 그 광경을 보던 식인자매의 언니쪽. 그것은 통곡이었다. 한쪽은 말할 것도 없이 팔이 잘린 고통에 울부짖는 소리다.

"언니가 말했잖아. 거부의사는 없다고. 이 상황까지 왔는데. 너희 자매는 머리가 이상한거 아니야? 자매라는 단어에 먹칠을 하지않았으면 좋겠는데?"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며, 식인자매의 언니가 동생을 향해 달려가 울부짖으며 어떻게든 지혈을 하려고했다. 꼴에 혈육이라는 건가. 그렇게 먹어치웠던 인간들에게 혈육애 대한 인간애는 있다는게 우스꽝스럽기 그지없었다. 그때 식인자매의 동생은 고통을 호소하면서 그자리에서 무어라 중얼거린다.

"으윽.. 언니 만큼은..."
"뭐라고? 똑바로 말해."
"리사 조용히해봐. 발버둥은 들어는 보는게 좋아."
"네에~."

리사가 잘안들린다는 듯 귀가를 가져다대는 시늉을 할 만큼 고통에 겨운 목소리라, 사실 크게 듣고싶지는 않았다.
남의 발버둥을 보는 것을 즐기는 것도 그저 그 순간일 뿐이다. 과정에 지나지않는다. 결과적으로 복수라는 일에 수단 방법 가리지않고 결과를 보는 것이 나는 우선이었으니까.

"나를.. 죽여도좋으니.. 언니는.."
"아. 무슨 소리인지는 알겠습니다."

어떻게 할까. 손가락을 입가에 가져다대고 나는 고민하는 흉내를 낸다.
그들에게 있어서 그런 행동은 조금이라도 인간성을 보고 고민하는 모습처럼 보였을까. 나는 말문을 연다.

"그런데 당신들이 요구할 입장이었던가요. 당신들의 호위가 싹다 죽고 당신들만 남은 상황에서 말입니다. 이 상황에서는 말이죠. 그런 말 아시나요? 주제를 알고 입을 떠들라. 라는 말 말이죠."
"안돼 제발.. 언니는.."
"리사."
"응 티아 언니, 저쪽도 언니 동생 거리니까 햇갈릴려고 그런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되는거야?"
"내가 하겠어."
"에~. 언니가?"

직접 나서는건 리사의 일이기도 했지만, 무언가 이 일만큼은 내 손으로 끝내고 싶었다. 이 뒤집힌 느낌이 싫었으니까. 내손으로 빨리 끝내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다. 나는 소매에 숨겨둔 나이프를 들고는 그대로 식인자매의 언니에게로 향했다.

"안돼!"
"아니야 너라도 살아야해."

정말 빌어먹을 자매애다. 바라는 대로는 절대로 해주지않겠다고 나는 마음을 먹고는 나이프를 치켜올렸다.
그리고 그 순간에, 동생쪽이 억지로 일어나 나를 가로막았다.

"언니를 죽이려면 나부터 먼저 밟고 넘어가야할거야."

나는 순간적으로 나이프를 든 손을 움직이지 못했다.
어째서일까. 왜 나는 눈 앞에 살릴 가치도 없는 인간의 목을 그어버리지 못하는가.

"그거야 당연하잖아."

'눈앞의 리사'가 어느새 옆으로 다가와 속삭였다.

"알고있을텐데?"

무엇을. '눈앞의 리사'는 무엇을 알고있냐고 나에게 질문한 것인가.

"그것보다는."

'눈앞의 리사'의 영혼없는 눈동자가 나와 마주했다.

"지금 살려준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는데? '나'는 돌아오지 않는걸."
"시끄러워."

시끄럽다. 당연히 알고있었다. 그렇기에 시끄럽다. 시끄럽다. 네가 나이기에 알수 있기에 시끄럽다.시끄럽다.시끄럽다.시끄럽다.시끄럽다.시끄럽다.시끄럽다.시끄럽다.시끄럽다.시끄럽다.시끄럽다.시끄럽다.시끄럽다.시끄럽다.시끄럽다.시끄럽다.시끄럽다. 시끄럽기에 알고있다. 알고있다. 아 그런거였다. 역시 '눈앞의 리사'는 나였다. 내가 나에게 스스로 걸어놓은 속박이니까. 그 날 잃어버린 내 여동생의 모습을 한 속박이니까. 속박이였으며 나에게의 채찍질이었다.

"그래 돌아오지 않지 알고있어. 그러니까-."

끝내버리자.

식인자매의 동생의 목에서 동맥을 향해 나는 그제서야 나이프를 슥하고 그어버리는 것에 성공했다.
물론 언니쪽은 듣기조자도 싫은 오열을 하는 것이 당연했고 나에게 달려와 애원하기 시작했다. 살려달라고 동생을 돌려달라고.

나는 그제서야 웃을 수 있었다. 그건 고통스러운 웃음이었다. 몇번이고 알고는 있었지만, 알고있기에 괴로운 웃음을.
나는 돌이킬 수 없다. 돌이킬 수 없는 일 뿐이다. 잃어버린 것은 돌아오지도 돌이킬 수도 없다.

"그래. 그래야 언니지. 그래야 티아 칸다타지. 그래야 이 세상을 증오해서 세상의 끝을 원하는 망령이지."

리사의 모습을 한 미친 듯이 웃으며, 고통스럽게 웃는 나를 감상했다. 내가 나를 보고 나는 나를 보았다.
이것은 내가 얽메여 있는 저주였다. 모든 것을 되돌릴 수 없는 내가 나에게 스스로 건 사슬이었다.

"그러니까 그 부탁은 처음부터 들어줄 수가 없다고 했잖아요."

-----

푸줏간 엽기 사체 사건.

어텀의 고기를 공급하던 푸줏간에서 수많은 변사체가 발견되었다. 대부분은 부패하거나 유골만 남은 상태이며, 부패한 시신은 장기나 신체의 일부가 도려내진 정황이 발견되었다. 대부분은 이 푸줏간의 주인이던 자매와 접촉한 이후 실종된 자들 인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그것보다 가장 기괴한 엽기라고 할만한 사체는 그 자매의 시신이었다.
자매의 언니의 시신 복부 안에서 동생의 시신이 발견된 것 뿐만 아니라, 대체 누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는가는 알려지지 않았다.

706 일리야주 (oTDgk9ist2)

2023-04-29 (파란날) 11:16:50

갱... 신...
(여전히 속이 안 좋음...)

707 칸다타주 (JVf01RVdLc)

2023-04-29 (파란날) 16:43:11

갱신

708 ◆4g87i2gon6 (sdkpu1cG22)

2023-04-29 (파란날) 16:52:30

자매와 자매라. 비극이 늘 가까이에 있구만...(독백 씹고 뜯고 맛보고 즐김) 동생을 잃는 비극도 그렇고, 결국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도 그렇고... 이야기가 풀리는 건 늘 즐겁지만 이런 짠맛은 해적을 울게 만든다...(우는해적)

709 ◆4g87i2gon6 (sdkpu1cG22)

2023-04-29 (파란날) 16:56:46

아 맞다.

1. 사냥제 이벤트는 기본적으로 npc-캐릭터 페어, 캐릭터-캐릭터 페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캐-캐는 두 지문이 모두 올라오면 반응할 것이다.
2. 저번 이벤트처럼 느릿하게 진행할 예정.
3. 앞으로 해적의 일정이 좀... 불투명하다. 해적이 주야역전이 될 가능성 매우 높음.
4. 현재까지 확정된 페어 목록

라크리모사-망령여단(티아는 리사와 같이 다닌다 해서 일리야를 버려도 좋다...)
이가라시-마오
엘은 대리를 쓰기로 했고.(미지의 존재: ㅎㅇ)
밍메이-스프리츠

아무튼 그렇다.

확정이지만 '강제'가 아니다. 깨질 수도 있단 뜻이니 나는 이 캐랑 같이 다녀보고 싶어요! 하면 꼭 얘기하도록. 최선을 다해 맞춰주겠다.

참고로 원로 중에서 마오타이는 비추천한다.
그... 함 싸워보고 싶으면 말리진 않음

710 칸다타주 (q64gb0HOXU)

2023-04-29 (파란날) 17:32:29

근래본 작품중에 죽은사람에게 씌인거같은(빙의가 아니라) 녀석을 본게 있다보니 거기서 많이 따오게되는듯

711 엘/에얼주 (MiQnGEFYfc)

2023-04-29 (파란날) 17:49:20

우효 하나 끝나자마자 바로 다음 이벤트라니. 선장의 노고에 언제나 감사를.
선장도 주야역전의 세계에 입문한다니 건강이 걱정임다. 항상 조심하십셔.

712 일리야주 (oTDgk9ist2)

2023-04-29 (파란날) 18:24:32

🥹
(칸다타주 일리야 안 버릴거죠?의 눈빛)

713 칸다타주 (JVf01RVdLc)

2023-04-29 (파란날) 18:48:54

티아랑 리사를 떨어뜨릴듯?

714 카타주 (oFDJgFu3/k)

2023-04-29 (파란날) 19:40:22

저 이명을 역병의사라고 하는게 좋을지 고민...

715 ◆4g87i2gon6 (sdkpu1cG22)

2023-04-29 (파란날) 23:08:49

공지 아닌 공지.

<사냥제> 이벤트는 페어가 원칙이라서 2인 1팀이 원칙이다. npc-캐든 캐-캐든 아니면 npc-npc든

어째서냐면 어장 외적, 해적선 시점에서는 '2인 1팀으로 캐릭터끼리 친해지게 만들고 슬슬 중반부 돌입해야지~' 같은 날짜적인 이유가 있고, 어장 내적, 시즌스 킹덤 시점에서는...

사냥을 혼자 할 수 있는 건 거의 불가능하거니와 사냥 당한 녀석을 보고 도망쳐서 보고해야 하는 녀석도 있어야 하니까...
물론 혼자 다니겠다고 말한다면 막지 않겠다. 나는 자유도를 보장하니까.
먼치킨물 애들처럼 날뛰어도 당위성만 있다면 ㅇㅋ 너는 지금부터 S급 헌터 캐다. 가 되는게 우리 어장이니 잘 기억해둬~

대신, 그만큼의 난이도는 스스로 감당해야 할 거니까 그렇게 알아둬라, 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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