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811072> [1:1/일상] So Far Away #8 :: 74

◆TrRj8FbhDE

2023-04-14 16:06:46 - 2023-05-09 16:59:06

0 ◆TrRj8FbhDE (ZfOQ99UXsA)

2023-04-14 (불탄다..!) 16:06:46

누가 뱀을 죽였나?
나, 부엉이가 말했네.
누가, 누가 죽였는지 보았으나.
그것이 누구인지 알 도리가 없으니 묻어줍세.

누가 뱀을 죽였는지 보았는가?
나 늑대가 말했네.
보름달 뜨지 않는 날이라 보지 못하였네.
본 자는 아무도 없으니 묻어줍세.

#1 >1596463088>
#2 >1596484066>
#3 >1596508086>
#4 >1596517072>
#5 >1596538088>
#6 >1596585097>
#7 >1596635084>

Perosa Montecarlo: situplay>1596463088>100
Michael Rosebud Winterborn: situplay>1596463088>145

AU

Villar Montecarlo: situplay>1596635084>891
Nema: situplay>1596635084>915

53 페로사주 ◆uoXMSkiklY (YVYzpDZlk2)

2023-04-24 (모두 수고..) 11:27:37

잠깐 갱신하고 갈게! 평화로운 하루 보내고 있길.

54 네마 - 빌라르 ◆TrRj8FbhDE (V.5sSBrGfI)

2023-04-24 (모두 수고..) 14:59:06

원치 않게 사람의 속을 읽는다는 것은, 때때로 네마를 남들과는 다른 세계에 살게끔 일조했다. 누구보다 본능을 자주 마주하고, 의도치 않게 깊게 발을 담그다 보니 그것이 당연한 줄 알고, 위협도 누구보다 빠르게 알아채니 타인들도 그럴 것이라 생각하게끔 만드는 것이다. 덕분에 타인의 눈에 비치는 네마는 의심스러운 소동물에 가까웠다.

"칼침을 놓는구나……."

지금도 딱 그랬다. 칼침을 놓을 사람들은 그 속내가 훤히 보여서 알아서 거를 수 있었던 탓에, 거기다 의심하기 전에 사람들을 피한 탓에 누군가를 제대로 의심할 줄을 몰랐는데……. 역시 사람은 무섭다. 네마의 시선이 똑같이 나무패로 향했다. 여기는 안전한 걸까, 그래도 만약에 공격하면…?

"……왜요...?"

쓸데없는 걱정으로 기운을 쭉 빼버린 탓에 질문도 영 기력이 없었다. 네마는 다시금 자기만의 생각에 빠지듯, 앞머리에 가려진 눈을 부산히 굴렸다.

"옆방 아저씨가 여기 사람들은 하루만에 불꽃 튀어서 다 붙어먹는 댔는데……."

순수하다 못해 발칙하니 광기의 도시에서 장기 털리기 딱 좋아 보인다. 입술을 꾹 다물고 당신의 설명을 듣다, 네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날이 덥더라도 따뜻한 것이 당겼다. 마침 위장으로 딸기가 쏙 들어가기도 했고, 생각 때문에 잔뜩 긴장한 탓에 차가운 것을 먹으면 속이 아플 것 같기도 했다. 네마는 무릎 위에 올린 손을 꼼지락댔다. 안주 접시에는 차마 손대지도 못한 상태였다.

"달면 더 좋아요.. 응."

작게 중얼거린 탓에 요구보다는 혼잣말에 가까웠지만, 당신이 듣지 못해도 그러려니 마실 수 있었다. 사람들이 자신의 주문을 못 듣고 제멋대로 내어준 적은 많았으니까.

55 에만주 ◆TrRj8FbhDE (V.5sSBrGfI)

2023-04-24 (모두 수고..) 15:00:40

네마 캐해가 계속 소심조그마한무언가로 고정되고 있는데 이거 맞나?! 맞아...?! 새 데탑 들인 거 축하하지만... 중요한 게... 괜찮아? 데이터 뺄 수 있었음 좋겠는데... 지금쯤 잘 문의했을지 모르겠네...🥺 나는 평화로운 하루 보내고 있어. 퇴사 전의 달콤함이란...(대체) 로로주도 부디 평온하고 좋은 하루 보내길 바라...!

56 빌라르 - 네마 ◆uoXMSkiklY (xIScYN.jHM)

2023-04-25 (FIRE!) 23:24:34

"이 도시에 온 지 얼마 안 된 사람처럼 말하는데, 꼬마 친구." 빌라르는 웃음에 가벼운 농담기를 띄웠다. "아무튼, 칼침을 놓을 수도 있고, 아니면 다른 뭔가 꿍꿍이가 있을 수도 있지. 사람이라는 건 속에 무슨 생각을 품고 있는지 모르니까. 속마음을 읽을 수 있는 게 아니고서야." 빌라르가 말하는 시점은 다른 이들의 시점이다. 당신이 가진 것을 갖지 못한 이들의 시점. 당신이 무엇을 갖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는 이들의 시점. 일반적인 사람의 관점에서 느긋하고 태평한 어조로 당연한 상식을- 당신에게는 통용되지 않는 상식을 가볍게 언급하는 것이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그의 앞에 앉아있는 지금은 그 상식이 당신에게도 적용된다. 당신이 그에게서 알 수 있는 것은, 그의 겉모습과 그가 꺼내어놓는 말뿐이다.

당신이 한 치 주저없이 발칙한 이야기를 꺼내놓자, 빌라르의 미소는 실소로 변했다. 다크 럼 병을 내려놓으며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딱 자기 눈에 보이는 것만 갖고 싶어하면 그렇게 하기도 하는 거지. 정말 중요한 건 잊어버리거나 무시하고 말이야." 보수적인 사람이 급변하는 세태를 씁쓸히 바라볼 때 지을 만한 웃음이다. "그리고 그러다 잘못 걸리는 날이야말로 칼을 맞거나 마취제를 맞고 털릴 거 털리면 안될 거 다 털리기 딱 좋은 날이지."

빌라르는 우유를 전기포트에 담아서 스위치를 키고는 머그잔을 꺼내 다크 럼과 깔루아, 크림을 붓고는 스푼으로 가볍게 저었다. "우유를 데워야 되니까 조금만 기다려."

57 페로사주 ◆uoXMSkiklY (xIScYN.jHM)

2023-04-25 (FIRE!) 23:27:57

캐릭터가 오너 의지랑 별개로 움직일 때가 종종 있지 👀 혹시 알아 저러다가 또 옛날처럼 갑자기 확 요망해질지... (페로사 시트 내기 전을 상기함)

데이터는.. 상담을 받아봐야 하는데 어디에 상담을 받아봐야 할지 모르겠네 🤦‍♀️ 어제오늘 바쁘게 준비할 게 생겨서 그거 준비하느라 시간 다 썼다.. 퇴사전의 달콤함이라니 부럽다 🥺 마음껏 만끽하는 거야!

58 네마 - 빌라르 ◆TrRj8FbhDE (Xf/Qp5EJho)

2023-04-27 (거의 끝나감) 23:53:27

"그건…… 비밀."

이에요. 끝말은 얼버무리듯 흐려진다. 당신의 뒷말 때문이다. 그렇지, 이 도시 사람들은 속마음을 읽지 못하지. 그래서 더 어려운 것 같다. 네발로 걷던 생물이 두발로 걷거나 기어다니는 생물이 왜 저렇게 사는지 이해하지 못하듯, 혹은 초식동물이 육식동물이 왜 고기를 먹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아득한 무언가의 차이 때문이다. 아니, 아니지. 지금 겪고 있지 않나? 네마는 곰곰이 생각하다 결론을 내렸다. 부럽다.

"잘은 모르지만, 이 도시 사람이라면... 당연하지 않을까요…?"

씁쓸한 실소를 개방적인(개방적인 사람이라기보단 무언가를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지나치게 순진해빠진) 네마는 이해하기 어려웠는지 고개를 갸우뚱 기울인다. "다들, 각오하고 그렇게 뛰쳐드는 게 아닐까요…… 으응, 그냥 그렇다고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덧붙였다. 찰나의 쾌락 하나 때문에 앞뒤 가리지 않는 사람들인걸. 내가 아는 도시 사람들은 그러니까, 편협적인 시선으로 보되 열린 입으로 조잘거리는 꼴이었음을 네마는 모르는 것 같다.

대신 입을 딱 다물 때가 있었는데, 당신의 조주 과정을 볼 때였다. 네마는 그제야 후드를 벗고 머그잔에 시선을 꽂았다. 고작 무언가를 붓고 섞는 과정인데도 참 재밌다. 무언가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과정은 언제 봐도 신기하기 때문일까, 손을 조심스럽게 모은 네마의 태도는 세상이 신기한 소동물과 쏙 빼닮아있었다. 아무래도 벗겨진 후드 너머로 드러난 머리카락이 굽슬대는 것이 딱 짐승의 털을 닮기도 했고.

59 에만주 ◆TrRj8FbhDE (Xf/Qp5EJho)

2023-04-27 (거의 끝나감) 23:54:46

내가 silver를 읽고 쓰러짐(대체) ㅋㅋㅋㅋ으악 요망해질지 나는 몰라! 내 손을 떠나면 그렇게 되겠!지만! 악악악! ㅋㅋㅋㅋ쿠ㅜㅜㅜ

요즘은 좀 어떻게, 괜찮아졌을까...? 응, 퇴사 전의 달콤함... 만끽하고 싶은데...(내일 일정 봄)(아득)

61 빌라르 - 네마 ◆uoXMSkiklY (MKY74TRNtk)

2023-04-30 (내일 월요일) 21:39:47

"당연하다면 당연하지. 이 도시뿐만이 아니야, 요즘은 너무도 쉽게 잊혀져버리는 거지. 이 도시에서 더 쉽게 잊혀질 뿐이고, 사실 뭐 잊어도 상관없는 거 아니겠어. 그래서, 우리 꼬마 친구는 이런 아저씨한테 각오하고 뛰쳐들고 싶다고?" 빌라르는 짓궂게 씨익 웃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권장할 만한 다이빙 풀이 아닌데." 빌라르는 손을 뻗어서, 따뜻한 불빛 아래 드러난 당신의 복실복실한 머리를 쓰다듬으려 했다. 빌라르는 항상 이런 식이었다.

저번에도 어떤 손님이 인사삼아 볼에 대고 입맞추는 시늉을 할 때, 장난삼아 빌라르의 목을 끌어안고 놔주지 않던 손님을 빌라르가 번쩍 들더니 마침 주크박스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음악을 반주삼아 자연스럽게 함께 탱고 한 곡을 추고는 그 손님을 자연스럽게 스툴에 앉혀놓고 자신은 천연덕스럽게 바 너머로 돌아간 일이 있었다. 다른 이들은 흔히 있는 일이라는 듯이 반응했고. 그 역시 쾌락과 즐거움을 흠향할 줄 아는 광기의 도시의 사람은 맞았다.

전기 포트에서 내용물을 다 데웠다는 삑 하는 알림음이 들리자, 빌라르는 따뜻한 우유로 가득찬 포트 뚜껑을 열어 바닐라 익스트랙트를 두어 방울 떨어뜨리고 저은 뒤, 반쯤 비어 있던 컵을 포트의 내용믈로 가득 채우고 강판과 초콜릿을 꺼내 우유거품 위에 초콜릿을 박박 갈아 뿌리고는 컵을 당신의 앞에 놓아주었다. "자. 슬리퍼 시뮬런트 다크 럼을 이용한 아라비안 나이트캡 나왔습니다."

당신이 주문한 달콤한 칵테일이 맞다. 바닐라향과 견과류향, 커피향과 초콜릿맛이 가득 실린 우유의 부드러운 풍미는 알코올의 알싸한 맛마저도 달콤하게 포장해준다. 마시기 딱 좋은 따스한 온도 때문에 알코올이 더욱 쉽게 스며든다. 빌라르는 괴상하게 생긴 다크 럼 병(다크 럼이라고 큼지막하게 쓰여있긴 한데 술병이 아니라 그래픽 카드에 더 가깝게 생겼다)을 다시 들어다 선반에 얹어놓았다.

62 페로사주 ◆uoXMSkiklY (MKY74TRNtk)

2023-04-30 (내일 월요일) 21:42:13

답레가... 더블샷?
저런, 퇴사 전이라고 뽕 뽑으려고... 나쁜 회사네!
나 말이야? 정규 일정상으로는 괜찮아졌는데 금요일에 돌발사태가 좀 생겼었어... 🤦‍♀️ 좋은 주말 보냈을까?

.oO(일상 시작할 때 시간대 어쩌고 했는데 사실 네마가 마감시간까지 죽치고 있으면 다 해볼 수 있는 게 아닌지?)

63 에만주 ◆TrRj8FbhDE (1cFVENOmas)

2023-04-30 (내일 월요일) 21:49:49

크로노스는 에만주가 해치웠으니 걱정 말라구~
나쁜 회사네... 라기엔 이 이후가 문제지만 어떻게든 해내리라 믿고 있어... 나는 잠으로 보냈네, 응... 이게 사람인지 곰인지 모르겠다... 로로주 돌발사태는 잘 해결됐을까?(도담)

네마와 동기화 해야해서() 답레는 오늘 당장 주긴 어렵구... 쪼끔 늦는당... 마감시간까지 취하지 말고 버티자 알쓰 네마쟝! >:3

64 페로사주 ◆uoXMSkiklY (MKY74TRNtk)

2023-04-30 (내일 월요일) 22:49:45

그만큼 피로가 쌓였던 거야... (쓰담담도담도담) (지퍼앞섶 열어주기) 저녁 차려먹고 오느라 조금 늦었네. 답레는 느긋하게 천천히 줘도 좋아! 지치고 피로한 우리 템포는 렌티시모야

65 페로사주 ◆uoXMSkiklY (MKY74TRNtk)

2023-04-30 (내일 월요일) 22:50:51

아, 그리고 나쁜 회사 맞아... (에만주의 생활리듬 상기해봄) 그것도 아주 나쁜

66 에만주 ◆TrRj8FbhDE (1cFVENOmas)

2023-04-30 (내일 월요일) 22:52:24

(뽈뽈 들어감)(꾸시꾸시) 그렇지... 맛저했길 바라구 어라... 지금은 야식 아닌가요?(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치고 피로한... 훌쨕... 그렇지, 나쁜 회사지... 난 내일부터 자유다~~~ 지만 정작 수요일부터 다시 헬 시작이고요... 끼아아악... ㅇ<-<

67 페로사주 ◆uoXMSkiklY (MKY74TRNtk)

2023-04-30 (내일 월요일) 22:59:35

(해씨 조공) 일어난 시간에 따라 따져보면 아침밥이야.. (흐릿) 메뉴는 야식 메뉴가 맞았네. 순대볶음이었거든. 갑자기 1kg짜리 순대덩어리가 생기는 바람에 👀
수요일부터 시작되는 헬이 심하지 않기를 빌어.. 적게 일하고 많이 벌기를

68 네마 - 빌라르 ◆TrRj8FbhDE (wMLfgOMtNo)

2023-05-02 (FIRE!) 22:41:12

이 도시만이 아닌 걸까, 네마는 고개를 끄덕이려다 눈을 동그랗게 떴다. 각오하고 뛰쳐드는 건가? 내가 그런 걸까? 잘 모르겠다. 당신의 장난에 당황한 나머지 대답할 타이밍을 놓쳤지만, 머리를 쓰다듬을 적까지 답이 없이 당황한 듯 아, 그게, 거리기만 할 뿐이었으니 조금은 답답할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의 장난은, 정말이지- 혼란스럽다! 장난인 걸 알지만 대처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의 융통성을 가지기엔 익숙해지지도 못했는걸. 당신의 장난을 이 바에 온 이후로 조금 보긴 했지만, 이렇게 자신 차례로 다가올 줄이야. 당신이 선 긋는 걸 알고 있으니 더 얘기하지 않아도 괜찮겠지만, 조금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여기 도시 사람들도 따뜻한 걸 찾아서 뛰쳐드는 건가, 하는 고민.

따뜻하고 고소한 우유 냄새가 코를 스쳤다. 부드러운 향과 향긋함이 바를 은은하게 채우는 느낌이 들어 고개를 들어 올린다. 초콜릿까지! 분명 사치스럽고, 맛있을 것이다. 초콜릿이 들어가는 음식은 실패하는 법이 없으니까. 저 납작하고 네모난, 독특한 모양새의 술을 이용했으니 더 고급스러울 거야. 다크 럼이 구체적으로 어떤 종류고, 어떤 맛인지는 아직 모르지만.

"……감사합니다."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나오는 잔을 조심스럽게 두 손으로 쥔다. 좋은 냄새. 벌써부터 속이 편안해지는 느낌이다. 잔을 들어 입가로 가져다 댄 뒤, 작게 입김을 불어 괜히 한 김 식히고 목뒤로 넘기자 속에 따스함이 들어찬다. 네마는 잔을 입에서 떼기가 무섭게 눈을 동글동글 뜨더니, 안에 든 내용물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입술을 오물거렸다. 달고, 따뜻하고, 편안하다. 더운 여름날 좋다고 마실 것은 아니지만 어디에서나 통용되는 온기는 있는 법이며, 그 문장이 딱 들어맞는 맛이었다. 단 게 좋다는 말을 들어줬구나. "맛있다……." 짤막한 감탄사와 함께 네마는 잔을 만지작, 만지작. 손으로 몇 번 쓸다가 배시시 웃었다.

"이거, 마음에 들어요. 내 취향에 딱 들어맞는 것 같아. 고마워요……."

앞머리에 살포시 가려진, 선명하고 투명한 색조를 가진 눈이 사르르 접힌다. 눈부터 시작된 미소가 얼굴에 소심하게 피어오른다.

69 에만주 ◆TrRj8FbhDE (wMLfgOMtNo)

2023-05-02 (FIRE!) 22:41:47

답레가 늦었다... 일도 준비해야 하는데 응, 헬이 심하지 않길 바랄 뿐이지... 오늘 하루는 부디 무사히 보냈길 바라...!!

70 빌라르 - 네마 ◆uoXMSkiklY (av.suYRB2A)

2023-05-04 (거의 끝나감) 21:29:21

당신이 어버법하는 반응이 재밌었는지, 빌라르는 킬킬대는 소리를 내면서 당신의 머리를 잠깐 쓰다듬고는 이내 놓아주었다. 장난을 넘어서 다가오고 싶으면, 그 잃어버린 걸 찾아와야 한다- 같은 소리를 하면서 게임 퀘스트 주는 NPC 흉내도 내보고 싶었지만, 이 도시뿐만 아니라 세상 자체가 낯설다는 듯 솜털을 다 못 벗기라도 한 듯한 당신의 태도로 미루어보아 그 장난까지 하면 당신이 무언가 엉뚱하게 받아들여버리기라도 할 것 같아서 정말로 그러지는 못할 듯하다.

이 도시 사람들이 제각기 무엇을 찾아 헤매이고 뛰어드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굳이 알 필요도 없고,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사람은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없으니까. 잃어버린 그 무언가를 되찾지 않고서는. 그래서 서로간의 이해라는 것은 이 정도에서 그친다. "새콤달콤한 과일맛으로 줄까 크리미한 걸로 줄까 고민했는데 잘된 것 같구만." 그는 뿌듯하게 웃었다. 그가 지금 어떤 처지이건, 자신이 대접한 잔을 받아들고 손님이 기뻐하는 것은 분명히 그의 기쁨이었다.

"마시고 싶은 게 있으면 언제든지 말만 하라고." 그렇게 말하며 빌라르는 다른 잔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건 내가 마실 거니까 신경쓰지 말고." 그도 목마름을 느낀 모양이었다. 셰이커에 얼음을 채워넣고, 보드카와 라임 주스, 자몽 주스, ST-GERMAIN이라고 쓰인 고딕풍의 병에 든 노란색의 액체를 조금 따르고 경쾌하게 흔들고는 하이볼 글라스에 따른 뒤에 클럽 소다로 잔을 끝까지 채운다. 스푼으로 가볍게 몇 번 후저어준 뒤에 그는 투명하고 탁한 분홍색이 된 잔을 가볍게 홀짝였다.

71 페로사주 ◆uoXMSkiklY (av.suYRB2A)

2023-05-04 (거의 끝나감) 21:30:11

어떻게 중고로 컴퓨터를 샀다지만 산 지 사흘도 안 돼서 스스디가 작살나는 거야... 억까 멈춰!
답레로 갱신이야 ㅇ<-< 목요일인데 어제랑 오늘 무사히 보냈으려나...?

72 페로사주 ◆uoXMSkiklY (ytIAt.KQAM)

2023-05-09 (FIRE!) 11:55:59

갱신해둘게! 새 일에는 적응 잘하고 있으려나.. 에만주가 너무 힘들게 지내는 건 아닌지가 가장 큰 걱정이야. 나도 매일매일이 타워디펜스 같은 혐생이라 남말할 처지가 못되지만 👀
답레는 언제나 그래왔듯 느긋하게 기다릴 수 있으니 쓰고 싶어질 때, 쓸 시간이 생길 때 천천히 써줘.

73 에만주 ◆TrRj8FbhDE (4.PUVHZ5ag)

2023-05-09 (FIRE!) 15:59:22

음, 요 며칠 갱신도 못하고 답레도 못 이은 주제에, 이렇게 말을 꺼내게 되네.

요즘... 현생을 비롯한 여러가지로 생각이 깊어진지라, 답레도 못 쓰고, 갱신도 못 하고, 외면하기 바빴던 것 같아. 이 부분에서 어쩌면 로로주가 찰나의 불안감을 느끼거나, 뭔가를 예상했거나, 아닐 수도 있으리라 생각해. 아마 생각한 게 있다면 맞을 거야. 미안.
최근에 에만도 그렇지만, 네마에 대해서도 몰입이나, 감이 너무나도 크게 줄어버렸어. 어디서부터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모르겠다. 언제부턴지 모르겠지만 아무리 글을 써도 예전의 에만과 같은 감을 유지할 수가 없었어. 물론 그게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알아. 내가 예전에 로로주가 가졌던 슬럼프에 대해 조언한 적이 있듯이, 스스로에게 잠시 질문을 던져보기도 했어. 과거는 과거고 현재는 현재라고. 연연하면 안 된다고. 새로운 것은 늘 있기 마련이라고.
그런데 이제, 이게 캐릭터 입장이 아닌 오너인 나도 자라면서, 현생에서도 같은 고민을 하게 되는 처지에 이르렀네. 잠시 쉬면서 돌아보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쉬고, 고민하고, 하물며 주침야활로 새벽에 바쁘게 일하면서 생각해도 이전과 같은 텐션이나 생각은 어려울 것 같단 결론에 이르렀어. 지금처럼 드문드문 글을 남긴다 쳐도 그것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고, 점차 내가 이래도 되는 걸까? 까지 생각이 미치게 돼.
아무래도 현생 탓일까, 싶었지만 막상 여유가 생기니 그것도 아니었고. 결국 외부요인이 아닌 내 자체의 역량 문제였던 거야.

그래서인지, 부끄럽고도 미안하지만 얘기할 것이 있어. 위의 여러 이유들로 스레를 계속하기 힘들 것 같아. 이런 말을 들으면 당혹스러울 건 알고 있지만, 무통잠으로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는 것 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 이렇게라도 얘기해. 정말 소중하고, 애정하고, 좋아하던 캐릭터였는데, 내 역량 문제로 일방적인 상처를 주는 것 같아서 미안해. 엔딩도 보고 싶었고, 역경을 이겨내고도 싶었는데 나는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못 되었던 것 같아... 같이 길 위를 걷게 해줘서, 그만큼 에만을 사랑해줘서 고마워. 부디 로로주도 현생 일이 잘 풀렸으면 좋겠고, 만약 바란다면 빌과 로로의 시트는 하이드 해둘게.

다시금 이런 말을 해서 미안하다는 말 남겨. 그리고 정말 고마웠어.

74 페로사주 ◆uoXMSkiklY (vpBXnfFevs)

2023-05-09 (FIRE!) 16:59:06

괜찮아. 행복해. 행복했어.
에만주가 안겨준 그 모든 순간들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 떠나가고 떠나보내야 할 순간이 있다는 것들도 충분히 이해하고. 그러니까, 그 많은 순간들 중 나를 선택해줘서, 같이 함께해줘서 고마웠어. 감사했습니다.
이야기에 몰입하지 못하는 데에 대해서도 이해해. 나도 비슷한 고민을 해본 적 없다면 거짓말일 테고.. 이야기라는 게 매너리즘이 찾아오는 순간을 피할 수 없더라. 어떤 요인으로든. 그걸 극복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받아들여야만 하는 순간도 있고 에만주가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어.
하이드할지 말지는 에만주의 마음대로 해줘. 하지만 하이드해놓지 않고 남겨둔다면 나는 에만주가 언젠가 돌아온다고 생각할 거야. 하이드한다고 하더라도, 그래도 다시 만나고 싶다면 언제든지 불러줘. 돌아올게. 그렇지 않더라도 언젠가 서로 익명으로 만나서 새로운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게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자, 그러면, 나증에 못 볼지도 모르니, 좋은 오후, 좋은 저녁, 좋은 밤이 되길 바래. 그리고 마침내 행복하길.

Powered by lightuna v0.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