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어장은 4개월간 진행되는 어장입니다. ◈ 참치 인터넷 어장 - 상황극판의 기본적인 규칙을 따릅니다. ◈ 만나면 인사 합시다. AT는 사과문 필수 작성부터 시작합니다. ◈ 삼진아웃제를 채택하며, 싸움, AT, 수위 문제 등 모든 문제를 통틀어서 3번 문제가 제기되면 어장을 닫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감정 상하는 일이 있다면 제때제때 침착하게 얘기해서 풀도록 합시다. ◈ 본 어장은 픽션이나, 반인륜적인 행위를 필두로 약물, 폭력 등의 비도덕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지만 옹호하지 않습니다. ◈ 본 어장은 공식 수위 기준이 아닌 17금을 표방하며, 만 17세 이상의 참여를 권장하는 바입니다. ◈ 누가 불러도 들으면 반응하지 마.
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Seasons%20of%20Dimgray 웹박수: https://forms.gle/GL2PVPrsYV2f4xXZA 시트: >1596778092> 임시어장: >1596774077> 이전 어장: >1596779065> 사계의 원로 중 봄을 담당하는 '코냑'은 정원 가꾸기가 취미로, 가든 오브 헤븐의 변두리 구석이 그 본인의 온전한 소유라는 사실은 조경이 처참하게 망한 정원도 그의 손을 거치면 하나의 작품이 된다는 사실과 더불어 섹터 내부에 널리 알려져 있다.
과거, 처참하게 생긴 사람도 그의 손을 거치면 작품이 되지 않겠느냔 리큐르의 조언이 있었으나 막상 코냑에게 맡겨진 사람은 그 행방을 알 수 없게 되었고 그의 정원만 더욱 비옥해진 작은 사건이 있었다…….
어텀 카니발의 작은 살롱에 마련된 플레이룸은 원로들이 언제라도 자유롭게 드나들며 각자 만남을 가지거나 휴식을 취하는 장소로도 이용되었다. 오늘도 원로들은 제각기 모여 제 할 일을 하고 있었지만, 대뜸 걸쭉한 욕설 소리에 시선이 몰릴 수밖에 없었다. 지금껏 욕설을 뱉는 경우는 원로 사이에서도 허다했지만, 누군가를 지칭하며 대놓고 욕설을 뱉는 경우는 드물었다. 특히 마오타이가 그럴 사람은 아니었음을 알기 때문인지 시선은 첨예했다.
"뭐가 불만이길래 안 하던 욕을 하신대요?" "내가 사흘간 외출이라 했지." "그래서요?" "네 섹터 사람 관리 똑바로 안 해?"
코냑은 자신을 향한 욕설에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고, 마오타이는 눈을 부라리며 한 걸음 성큼 걸었다. 방금 전까지 무언가를 열심히 그리던 것도 멈추고 주변의 눈치를 보던 리큐르를 보던 위스키가 이리 오라는 듯 제 옆자리를 두들겼고, 리큐르는 소리 없이 후다닥 달려 위스키의 품 속으로 숨었다.
"아, 그거."
무슨 일인가 했더니. 소파에 아무렇게나 늘어지듯 앉아있던 코냑은 자신 앞에 선 마오타이를 대충 흘겨보고 한쪽 입꼬리를 비웃듯 뒤틀어 올렸다.
"주인이 가는 길을 내가 어떻게 말리겠어요?" "네 주인이 어두운 골목으로 들어갔다가 자칫하다 휘말리기라도 했으면 내게 먼저 관리를 했어야 한다며 염병을 떨었을 것이 방임을 주장하시겠다?" "내 주인이 다닐 곳의 치안을 개판으로 만든 당신이랑 당신 주인 탓이 아닐까 싶은데." "내 호랑이를 주인으로 받들 생각이 없음은 알 텐데, 머리가 어찌 된 것이더냐?" "아, 몰랐어요? 비꼬는 건데."
당신 호랑이한테 설설 기는 것 같아서 난 뭐, 주인이 바뀌었나 싶었지. 코냑의 조롱에 마오타이의 손등에 돋아난 비늘이 교차하며 기묘한 소리를 냈다. 이미 목에서는 으르렁, 하고 짐승이 위협하듯 낮은 울음 소리가 울렸고, 조금이라도 더 건드렸다간 뿔이 돋을 것만 같았다. 코냑은 그런 모습에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미간을 좁혔다.
"대체 뭐 때문에 예민한 거예요, 내 주인이 알아서 할 일이잖아요. 나의 주인이 개척하는 것이면 그것이 길이고, 외면하는 것이면 그것이 위법인 거예요. 서로의 대표는 건드리지 않는 것이 방침 아니었나? 거기다 내 주인께서 싸움이라도 붙였나요?" "그래, 붙였다. 지금 너와 내 사이에 싸움을 붙이려 했지." "당신, 칼 때문에 그렇게 예민한 거예요? 뭐, 날이 무뎌질까 두렵나?"
스읍. 마오타이는 한숨을 깊게 뱉었다. 그래, 리큐르 다음으로 어린 놈이니 내가 교육이라도 단단히 시켜야지.
"내 아끼는 칼에게 그것들이 친분을 쌓든 말든 난 개의치 않는다. 어차피 알아서 날을 갈고, 겨누고, 무뎌질 방향을 아는 녀석이니. 다만 네 주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 그분의 심기를 거스르기라도 했더라면, 아니면 이 시기에 루시드 드림이라도 갔더라면 어찌 되었을 것 같느냐?"
놀라울 정도로 사근사근한 목소리를 뒤로 코냑이 눈을 홉떴다.
"아- 젠장, 이건 내가 사과해야 하는 일 맞죠?" "알았으면 대가리라도 박지?" "그런데 어쩌나. 당신에겐 죽어도 싫은데."
두 사람의 실랑이를 보던 위스키가 눈을 가늘게 떴다. 리큐르를 토닥이던 손이 멈췄다.
"박아." "네?" "이번엔 당신 잘못이니까 대가리 박으라고." "……."
잠시 뒤, 만족스러운 마오타이의 시선과 위스키의 한숨이 교차했으나 그 과정은 아무도 모르는 일이 되었다.
메뉴얼. 그런 방법이 있었구나 즉답을 그만두고 미소지으며 차근차근 자신의 생각을 전해주는 일리야를, 베로니카는 바라봤다 그도 그럴게 이런 바닥에서 겉모습은 중요한게 아니라느니같은 말을 해주면서 진지하게 조언을 받아주는 사람이 몇 명 있겠는가 그런데...
"하아――........."
돌연 베로니카에게서 원로들도 뺨 때릴만큼 깊은 한숨이 나왔다??
"나왔습니다 나왔어요. 인간들이 곧잘하는 기계에 대한 오해 No.5. '프로그래밍이 전부 해결해준다'가 나왔네요. 네네, 압니다. 왜냐하면 일리야는 유기물로 움직이는 사람이니까요. 그런데,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그게 그렇게 쉬울리가 없습니다."
베로니카는 잘 됐다는 듯, 이 기회에 잘 들어보라는 듯이 손가락을 세워서 일리야에게 설명해 내려간다
"저는 확실히 인류의 역사에 기록해도 좋을만큼 고성능이긴한데요. 그런만큼 정교해서 어중간하게 손대면 밸런스가 흐트러져 버려요. 아마 이건 저보다 훨씬 저열한 기계들도 같을 거예요." "게다가 문화나 분위기같은 유동적인 것을 메뉴얼이나 행동 알고리즘으로 만들어 상태 변화를 시도했다가는 이상한 버그가 생겨서 루프 안에 갇혀버릴지도 모르고요." "세상만사, 어른들이랑 학교에서 배운 것처럼 돌아가지 않죠? 실전에서 플랜 A는 플랜 B의 초석이고요. 그런 것과 같다고 생각하면 돼요." "조사 : 그래서 제가 이 왕국을 일부러 돌아다니면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구요."
요컨대, 지금 베로니카의 말을 정리하면 '그렇게 쉽게 해결 될 일이 아니다'라는 것 같다 과거에 말해주어서 일리야도 알고 있듯 베로니카가 이 왕국에서 기동을 시작한 것은 고작 몇 달 뿐일테니 말하자면 사람처럼 유동적인 변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행동하는 것이 낫다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저를 점검할 수 있는 프로그래머가 죽어버렸으니까요."
프로그래머. 말하길, 베로니카를 만들고 기동시키도록 계획한 개발자는 이미 베로니카가 눈을 뜬 시점에서는 사망이 확인되었다고 한다 자체점검을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사람이 자신의 몸을 돌보는 것은 한계가 있듯 그것은 '천사'인 그녀에게도 한계가 있는 것 같았다 신이 아니었으니까 아무튼 한 바탕 쏟아진 베로니카의 설교이자 잔소리(?)는 이렇게 끝이 났다
"어쩌다보니 불평하는 형태가 되었습니다만,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차피 제게 선택권은 없었지만요. 저의 의체는 본래 목적상, 이미 설계 단계에서 수납이 간편하고 피탄 면적을 최소화 하도록 되었다는 것 같아서요."
말하자면 지금 베로니카의 의체는, 나름의 전술적 디자인...으로 의도 된 것 같다 확실히 방금은 애취급을 당했으나 인간, 본디 그런 모습에 약한 사람들도 분명 적진 않을테니 그것이 일리야도 말하는 '겉모습은 중요하지 않다'의 본 의미일 터였다
"그래도 일단 일리야에게는 감사를 표하는게 좋아보이네요."
그렇게 말하면서 베로니카는 몸을 돌려 일리야를 마주봤다
"하마터면 그 인간, 자기 둥지가 날아가버릴 뻔했으니까요."
네 이야기가 아니고 사장님 이야기였냐?
"의문 : 그런데 일리야는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었습니까? 물어도 됩니까?"
이미 물어놓고 허락받는 것은 무슨 조화인지 애초에 그다지 예절을 지켜줄 생각이 없었는지도 모르지만, 베로니카는 일리야를 향해 동그란 눈을 깜빡거리며 답을 해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젠타는 여우가 건넨 견적서를 받아 살핀다. 돈과 관련된 부분을 체크하니, 금세 진지해진 얼굴이 된다. 싼 가격은 아니었지만, 예상하던 금액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니 괜찮았을까. 오히려 예상하던 금액 보다 낮은 것이었다. 정말 살인 보다 추적에 드는 값이 더 비싼 것은 여전히 우습고, 마지막까지 이렇게 돈을 쓰게 만든 것에는 화가 나는 것이다.
"지금 내 지갑에 얼마가 있는지 알아요? 이 정도야 뭐. 더 올라도 충분히 낼 수 있으니까. 걱정 말아요."
다시 입매 당겨 올리며 얄밉게도 웃다가, 번득이는 당신의 눈빛을 느낀 듯. 빠르게 입을 다물고서 그 미소를 지운다. 사람을 바짝 긴장하게 만드는 저 눈빛 하고는. 참. 당신들이 비밀을 유지하는 방법은 상상조차 하기 싫은 것일까. 어색하게 다시 웃으며 마젠타는 입가로 손을 들어 올려, 지퍼를 채우는 제스처를 취한다.
그건 장난치는 듯 가벼운 목소리였다. 기실 여태껏 하오체를 쓰며 무게잡는 듯 굴었지만 산군의 목소리는 여태껏 변하는 거 없이 평탄하고 일상적인 어조였다. 목소리를 내리깔지도 않았고 진중한 분위기를 잡지도 않았다. 그냥, 이곳이 요괴의 터전 같은 분위기를 가졌고, 다른 계절에서 보기에 참 이국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을 뿐.
"복수이니 할인이 들어가고, 어려운 일이 아니니 애초부터 값이 높지도 않았지. 뭐 할인이 없더라도 싸긴 쌌을 것이오."
계획수립의 난이도는 대상의 무력도 물론 들어가지만, 이 일을 하다보면 꼭 무력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된다. 조직의 규모, 충성심, 사기, 대상자의 대비, 안전에 대한 경각심 등. 직접적인 무력이 아닌 개인의 철처함과 속한 집단의 굳건함이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예외는 있는지라, 산군은 여름 꼭대기의 용이 혼자라도 계획을 수립하지 않았다.
그런 면에서, 산군은 약간 놀라운 것이다. 지금 의뢰인이 사살 대상에게 통수를 맞았다는 것이. 운이 나빴나? 입을 막는 시늉을 하는 모습을 보며 산군이 흐음, 소리를 냈다.
"그럼 됐군. 돌아가도 좋소."
소리도 없이 열린 문에서 다가온, 깃털 달린 가면을 쓴 자가 토끼 가면을 가져왔다. 그대가 이곳으로 오며 착용했던, 시야를 가리는 가면이었다.